소설리스트

군주의 시간-191화 (191/228)

(1)

자신은 전생의 기억이라도 있어 마검사가 되었다 치자. 안 본지 얼마나 되었다고 주술을 익히냔 말이다.

부상을 회복하는 동안 익힌 것 같은데 하급의 경지라도 대결을 하는데 방해는 된다. 아까 말했듯 고수끼리는 한끝차가 크게 나가온다.

'그러나 내가 준비한 것은 이 이상..'

비록 주술을 익혔다 할지라도, 주술과 자신의 전투 법을 조합시키는 방법은 아직 모를 것이다. 자신도 마법과 검술을 조합시키기 위해 따로 수련을 했을 정도다.

새로운 전투 법을 만드는 것은 본래 힘든 법이니, 아무리 오크로드라 할지라도 주술과 기존의 근접전투의 조화는 아직 안 될 것이다.

아니 안 돼야 했다. 오크로드가 그 정도로 발전해있어 버리면 로우드로서도 승산이 없다.

로우드는 그동안 자신이 준비한 것을 믿고, 재차 보조 마법들을 걸기 시작했다.

"헤이스트, 스트렝스, 윈드 업."

그리고 새롭게 익힌,

"익스텐스!"

보조마법을 강화시키는 익스텐스를 걸었으니, 오크로드의 약한 주술을 능히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강화시킨 것이 약화되거나. 둘 중 하나라 할지라도 보조마법이 가동되는 한 로우드에게는 좋다.

보조마법을 건 로우드가 재차 오크로드의 곁에 다가갔다.

본의 아닌 전반전의 시간이 지나가고 있었다.

****

"크윽."

지속마법과 오러를 검에 두른 로우드. 조금이나마 만들어지는 빈틈을 노려 검을 날리는 로우드이지만 오크로드는 생각보다 손쉽게 로우드의 검을 막고 있었다.

하체를 노려도, 점프 마법을 사용해서 오크로드의 머리로 부딪쳐가도 오크로드는 이미 예상했다는 듯 공격을 막아냈다.

'그동안은 오크로드를 익숙하게 한 것.'

오크로드는 분명 자신의 공격을 잘 막아내고 있다. 여태까지 검사들을 상대한 경험이 어디로 간 것은 아니기에 이렇게 손쉽게 막아내고 있는 것이다. 익숙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로우드는 그런 오크로드의 몸에 새겨진 익숙함을 다시 깨우치게 하고는 어느 순간 공격법을 바꿔냈다.

영지의 일을 뒤로하고 수련에 집중을하며 얻은 그만의 새로운 전투법!

마법과 검술의 조화를 꽤한 로우드만의 방식이다.

"섀도우 몬스터(Shadow Monster)!"

메모라이즈 해둔 로우드 마법의 발동. 주문에 맞춰 로우드의 그림자가 그의 몸에서 떨어져 나갔다. 그리곤 살아있는 생물인냥 로우드와 함께 손을 맞춰 대결에 합류한다.

로우드와 손발을 맞춰가던 오크로드가 조금씩이지만 틈이 생기기 시작한다.

로우드 만큼은 아니어도 로우드를 매개로 소환 된 섀도우이기에 웬만한 기사 이상의 공격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블링크(blink)!"

재빨리 오크로드의 등 뒤로 이동하는 로우드.

"블레스트!

(blast)!"

오크로드가 몸을 돌리기도 이전, 로우드의 5서클 마법 블레스트(blast)가 오크로드의 몸에 작렬한다. 대인 공격용 5서클 마법이기에 조금이나마 오크로드에게 타격이 들어간다.

몸 전체에 타격은 들어가지 못할지언정, 투기를 약화시키는 정도는 할 수 있는 것이다.

로우드의 공격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지금!'

때를 기다렸던 로우드.

자신으로서는 최고의 공격력을 갖춘 오러에 다시 강화를 시키는 마법을 사용한다.

"인첸티드 웨폰(Enchanted Weapon)!"

무기에 마법을 불어 넣음으로서 무기를 강화시키는 마법. 이미 오러가 둘러싸인 로우드의 검이 더욱 강해진다. 마법과 검술의 조합으로서, 로우드는 오러 이상의 공격력을 만들어냈다.

"크어!"

로우드의 낌새가 이상함을 느낀 오크로드는 몸에 남아있는 투기를 전부 일으켜 몸을 강화하고 자신의 도끼를 휘둘러 댔다. 허나, 로우드는 이미 준비가 된 상태다!

강화된 로우드의 검이 오크로드의 도끼에 작렬한다.

투앙!

오크로드의 투기가 로우드의 오러와 마법이 조화된 검을 이겨내지 못하고 부서져나간다.

오크 로드의 무기를 부수고도 여력이 남아 오크로드의 몸에 작렬하는 로우드의 검!

"크어어."

로우드의 강한 일격에 오크로드의 거체가 무너져 간다.

몸을 둘러싸고 있는 투기로 어찌 어찌 로우드의 검을 막아냈으나, 거기까지가 한계였다.

방어하는대만 투기를 전부 소모시킴은 물론 몸에 내상까지 입어버린 것이다.

단 한번의 제대로 된 부딪침이었으나 검의 강한 파괴력은 로우드에게 승기를 가져다주었다.

"로드시여!"

가만이 대결을 구경하던 오크 주술사 쓰랄이 급히 로드에게로 달려온다.

"어딜!"

전에도 이미 쓰랄이 대결에 끼어들어 로드를 놓쳤던 그다. 한번은 몰라서 당할지라도 두 번은 아니다.

"클라우드 킬!"

오크 로드와 로우드 주변으로 강한 독성을 머금은 구름이 생성된다.

"이, 이런! qlewjtlkj slkjqlt."

알아듣지 못할 방언을 사용해서 독을 내뿜는 구름을 해체하려 하는 오크 주술사 쓰랄이지만, 로우드의 마법이 원채 강력해서 시간이 걸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 대결에서 이긴 로우드와 정신을 차린 오크로드는 서로간에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

오크로드가 눈을 뜬 것을 보자마자 로우드는 오크로드의 목에 검을 가져다 대고 물었다.

"정신을 차렸나?"

"내가 진 것인가?"

동문서답. 그러나 한 명의 전사로서 로우드는 패배감의 큰 아픔을 안다.

"그래. 내가 이겼다."

허탈한 듯 말을 잇는 오크로드.

"로드인 내가... 져버렸군."

오크의 로드로 태어나 오크를 이용한 자를 처리하기 위해 지금까지 싸워 온 자신이다. 비록 잠시나마 여유를 가지고 다른 인간들을 상대했으나, 자신이 이길거라 생각한 자신감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신의 화신인 자신이 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헌데, 결과는 자신의 패배였다.

일대 일의 대결에서 패배했기에 변명조차도 남기지 못할 만큼 굴욕적인 패배다.

전대의 오크로드도, 전전대의 오크로드도 인간의 손에 죽음을 맞이했다. 패배가 좋아서가 아니다. 오크라 할지라도 패배는 싫다.

그렇지만 이번대의 오크로드인 자신도 인간에게 패배했다. 로드로서 승리를 하지 못한다면 죽는 것이 좋으리라.

오크로드는 그리 생각했기에 로우드가 자신을 죽여주길 바랬다.

"죽여라."

"쓰읍. 인간이나 오크나 꼭 이런 놈들이 있어."

살아야지 왜 죽나. 전생에 한번 죽음을 맞이했음에도 제대로 한번 살아보려 애써 살아가는 자신이다. 헌데 이놈이나 저놈이나 죽음 그 자체를 저렇게 쉽게 받아들이다니,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무슨 소리냐?"

"목숨이 아까운줄 모르냐? 애써 주어진 삶을 왜 가져다 버려. 차라리 나한테 항복하고 내밑으로 오라고."

뒤끝하나로 오크를 죽이고 이용해대던 자신이다. 허나, 그것은 오크로드와의 전의 대결에서 상쇄시켰다. 자신은 자신 나름대로 이용한 것이고, 오크로드는 그에 따라 인간들을 죽였다. 누가 옳고 그름도 없다. 모든게 로우드 마음대로 인 것 같지만 원래 사는게 그런 것 아니겠는가. 조금 부조리하고 잘못된 일일지라도 흐지부지 지나갈 때가 있는 것이다.

'거기다가..'

로우드는 오크로드가 마음에 들었다. 자신이 뒤끝을 부리던 오크들과는 다른 것 같은 존재. 능히 오크를 뛰어넘은 하이오크라 불릴만한 존재가 눈 앞에 있는 오크로드다.

구름에 갇혀 보이지 않으나, 오크주술사를 포함한 오크들은 이미 종 그 자체가 오크를 뛰어 넘었다.

"난 미치지 않았다."

"미치진 않았으나 패배했지."

"그러니 죽이라 말하지 않았나!"

"싫다니까?"

"날 죽이지 않으면 너희 인간에게 다시 쳐들어갈 것이다!"

"음..... 쳐들어 가. 나빼고?"

포로였던 이렐리안한테 장난을 쳤던 경험을 살리듯 오크로드를 말로서 괴롭히는 로우드다. 가끔 엇나가는 심술을 부리는 그다.

군주의 시간 188편 - 무시. 그리고 나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