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군주의 시간-189화 (189/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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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가격이다. 약초가 괜히 약초겠는가. 게르언 약초같은 경우에만 해도 약재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그 가격이 보통은 아니다. 한 뿌리에 못해도 1골드는 넘어가는데, 이 가격을 자랑하는 뿌리를 장기적으로 1년 이상 복용해야 한다 생각해보라. 족히 백 골드 이상이 깨져버린다.

거기다가 또 문제가 있는 것이 백 골드를 소비한다 해도 효과가 확실하면 모르겠는데 최대 5%의 힘이 상승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최대의 효능이 발휘되었을 때다. 보통은 상승했다고 하기에도 애매한 2-3%상승인 데다가, 그 마저도 상승이 되지 않거나 혹은 부작용이 일어나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덕분에 돈에 구애받지 않는 다는 귀족들도 사용하지 않는 방법이 약초를 통해서 강해지는 방법이다.

'그런 것에 대해 연구를 한다라..'

약간은 회의적이 생각이드는 로우드다. 허나, 자신의 앞에 있는 스피든이 어떤 인물인가. 막강한 무기 가디언 포도 만들어낸 그가 아닌가. 다른 마법사라면 모를까 로우드는 일단 끝까지 연구의 결과를 들어보기로 했다.

"아직은 연구가 미흡하지만, 이 약초를 마법적인 정제를 통해 일시적 혹은 장기적으로 약초의 효능을 내는 방법을 연구 중에 있습니다. 이게 제대로 완성될 경우 오러 익스퍼트급의 기사들이 사용하기만 한다고 해도 일시적으로 전력이 상승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부작용은 어찌되나?"

"연구 중이기에 아직 부작용에 대해서는 검증을 하지 못했습니다."

"흐음..."

로우드는 여러 가지 이유로 드러난 부작용만 해결한다면 영지의 전력을 강화하기에 괜찮은 방법이라 생각이 들었다.

'뭐 좋지..'

로우드가 만족해하며 작게 고개를 끄덕이자, 스피든은 그제서야 안심을 했다.

'휴우.. 그나마 다행이군. 앞으로 약초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하라 해야겠어.'

사실 영지의 마법사들이 집중했던 연구는 다른 것이었다. 약초에 대한 연구는 부수적으로 하는 것이었고, '세상 식물들의 마나에 관한 연구'라는 것을 집중적으로 수행하고 있었다. 로우드가 알면 단번에 때려 쳐 버리라고 할 만한 연구다.

'이번에야 말 빨로 넘어갔다지만, 다음에는 그냥 넘어가지 못하겠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스피든은 마법부분 중간보고를 넘겼다.

'이제 말해야 할 때인가.'

모든이들의 보고가 끝나고, 로우드는 수련에 이어서 마지막으로 자신의 욕심이라 할 만한 이야기를 해야 했다.

"여러분에게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전에 오크로드와의 대결을 하고 나서...."

로우드의 결정에 사람들은 난리다 났다.

오크로드와의 대결을 나서겠다는 자신의 이야기에 사람들은 일제히 반대를 외쳤다.

투기로 인해서 오러 익스퍼트급의 데미지가 상쇄되는 것 뿐, 오러와 마검사로서의 마법이 합일된 새로운 오러로는 공격이 가능할 것이라는 말에도 소용이 없었다.

회의는 사람들의 반대로 끝이 났다.

그리고 로우드는,

****

"후, 휠튼 남작에게서 도망칠 때 이후로 오랜만이군."

바로 도망을 나왔다. 자신의 장비를 챙기고서, 몰래 성을 빠져나온 것이다. 자신도 무책임한 짓인 것을 안다. 많은 이들이 자기만을 바라보는데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분명 군주로서 옳지 못한 것이다.

허나, 한명의 인간으로서 욕심이 나는 것을 어찌하겠는가.

"크큭."

괜스레 웃음이 나온다. 지금쯤이면 성이 난리가 났을 것이다.

자신을 찾겠다고, 레인저 기사단이 출동하겠지. 그러나 자신을 잡지는 못할 것이다. 오러마스터이자 5서클 마스터의 경지인 마법사가 맘먹고 도망치려 하는데 어느 기사단이 잡을 수 있겠는가.

아무리 마법 무구로 무장한 기사단이라 하더라도 로우드보다는 느릴 것은 당연하다. 로우드 또한 마법 무구로 무장했으며 도망을 위해 헤이스트, 윈드 업에 더해서 블링크까지 사용해대는 로우드다. 거기다가 이미 오래전에 홍수를 막으면서 얻은 월등한 마나재생력까지 더해진 그.

"가자."

북쪽으로 방향을 잡고 길을 나선 로우드.

다음날 아침이 되어 리세트 성에서는 한바탕 폭풍이 일어나고, 로우드를 쫓기 위한 추적군(?)이 결성됐으나 무의미했다.

추적군이 며칠을 꼬박세며 로우드를 향해 갈 때. 그는 이미 오크로드에게로 닿아있었다.

* * * * * * * * *

"오크로드. 오랜만이다."

"인간, 어찌 이곳을 혼자 올 생각을 했는가?"

오크로드인 그가 보기에도 지금 자신을 찾아온 인간은 특이하다. 수백의 인원을 데리고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던 자신을 꺾은 이가 눈앞에 있는 저 인간이다. 헌데 이번에는 혼자다. 아무도 데려오지 않았다.

대뜸 오크들에게 다가와서는 오크로드를 찾아왔다며 소리친 인간이다.

'상식외다.'

오크 로드인 자신이 보기에도 눈 앞에 있는 이 인간은 이상하다. 상식이 없다는 오크들이지만, 저 인간처럼 홀로 적진에 뛰어드는 오크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로드인 자신만큼 강한다면 모를까.

"그대도 알지 않나?"

뭘 안단 말이냐 인간. 내가 그대의 병사들에 의해서 꺾인 것? 아니면, 오크들이 패배하고 물러난 것을 말하는 것이냐.

오크로드 또한 로우드가 찾아 온 이유가 궁금했다.

"결투를 끝맺고 싶다."

"결투라면 내가지지 않았는가. 여기 옆에 있는 주술사 쓰랄이 아니었다면 나는 목숨마저 잃었겠지."

인정하기 싫지만, 자신은 인간들에게 도전했고 패배했다. 로드로서 인간들을 벌하려 했으나 실패한 것이다. 힘을 길러 다시 투쟁을 할 것이나 아직은 아니다.

아직은 인간들처럼 강해지는 방법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간 그대는 나의 말에 답하지 않았다. 왜 홀로 찾아 온 것인가."

"아직도 느끼지 못하겠는가?"

"대체 뭘 말하는 것이냐!"

이제는 화가 난다.

"오크의 로드여. 나에게 전율적인 강함을 선보인 그대. 오크라는 종 그 자체를 떠나 하이오크라는 새로운 종을 만들어낸 로드! 꼭 닭살스럽게 말해야만 아는가. 이 투기가 느껴지지 않느냔 말이다!"

투기? 인간이 투기를 말이냐?

"투기는! 오크만의 것이다."

"웃기지 말아라. 오크는 투쟁이자 탐욕의 종족. 우리 인간은 뭔지 아는가?"

"뭔가?"

"혼돈이다. 애당초 종잡을 수 없는 것이 우리 인간 아닌가. 그런 인간이 투기를 모를 것이라 생각하나."

"허.."

특이한 인간. 억지다. 그리나 느껴진다.

오크들이 가진 투기와는 다르다. 그렇지만 인간만의 것이다. 싸우고자 하는 마음.

자신의 강함을 알고 싶은 마음이다. 로드인 전의 자신도 느껴보았던 그것.

"투기가 아니지 않나."

이건 투기가 아니다. 그의 말은 틀렸다. 그는 오크가 아니기에 투기를 사용하지 못한다.

그러나,

"강해지고 싶어 하는 것은 알겠다!"

자신과 같은 마음이다. 인간이고 오크인 것을 떠나 강해지고 자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강함 그 자체를 좋아하는 것이 인간인가. 아니면 저 인간만이 특이한 것인가.

나의 답에 인간이 비릿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제 알았나. 나 리세트 영지의 영주 로우드 리세트. 그대에게 신성한 결투를 신청한다."

결투? 인간들이나 하던 것이 아닌가.

"결투? 우리 오크들은 목숨을 건 대결이 아닌 한 하지 않는다."

"누가 실력이나 겨뤄보자 했나. 장난질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목숨을 걸어도 좋다. 나 또한 이곳에 오면서 목숨을 걸었으니까. 미친 짓이고 미친 소리인 것을 안다."

인간은 자신도 특이한 것을 알았다.

"허나, 밤마다 너와의 대결이 그려지는 것을 어찌하겠는가. 너와 대결하고 싶다. 모두의 힘을 모은 것이 아닌, 나만의 힘으로 널 꺾어보고 싶다."

"미친건 아는군."

"크큭. 인간으로서 오크에게 미쳤다는 소리를 들은 것은 나뿐일 것이다."

"맞다."

군주의 시간 186편 - 하이 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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