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군주의 시간-169화 (169/228)

군주의 시간 165편 - 하이 오크(1)

"저들은 투기를 사용합니다. 그 정도야 직접 느끼셨겠죠. 제가 찾은 것은.."

스피든의 말을 끊는 로우드. 오크들의 움직임이 시작된다. 일단은 병력을 움직여야 할 터.

"잠시. 모두 전투 준비!"

로우드의 말에 일사분란하게 서로간의 수신호가 오가고 모두가 자신들의 무기를 빼든다.

눈으로는 병사들의 준비상태를 확인하며 스피든에게 묻는다.

"계속 이야기하도록."

오랜 전쟁을 이끌어온 자신. 다른 이의 말을 들으면서 전투 자체를 하지는 못할지라도, 준비 중에 이야기 정도는 들을 수 있다.

"원리 같은 것은 나중에 연구를 해서 말씀드리고 결론부터 말하겠습니다. 아까 헤투르란 한 녀석이 죽자 투기가 나누어져 옮겨갔습니다."

투기가 옮겨 간다고? 자연으로 돌아간 것이 아니고?

오러를 쌓은 인간이 죽으면 그 오러는 어디로 가나. 바로 자연으로 간다.

처음부터 자연에 있는 마나를 인간이 내부에 쌓아 오러를 얻었듯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 법칙이 투기라 해서 다른 것인가.

"어디로?"

자신의 활을 꺼내어드는 로우드. 그 와중에도 답을 원한다.

"바로 다른 오크들에게로 말입니다. 하이오크든 무엇이든 상관없이 마나의 눈에 보였습니다. 헤투르의 투기를 본 오크들에게 나뉘어갔습니다. 물론 헤투르라는 녀석이 가진 총량이 10이라면 3정도만 다른 오크들에게 넘어간 것이긴 합니다만.."

그런가. 그런 방식으로 저들은 강해지는 것인가. 동족의 죽음을 보고 그 죽음을 통해서 강해진다는 것.

그렇다면 싸울수록 강해진다는 것이 납득이 가지.

서로간에 일정량의 투기를 싸우다 죽음으로서 넘긴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일부를 넘기고 쌓아 감으로서 강해지는 것.

투쟁의 오크이기에 투쟁으로 강해지는 법을 저렇게 깨달은 것인가.

"효율성이 낮군."

수치적으로 전투력을 표현하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 허나 투기의 양만 보면 10의 전투력을 가진 오크가 죽어서 3을 남긴다는 것이 아닌가.

인간들처럼 성년이 되는데 20년이나 걸리는 것이 아니라 고작해야 5년도 안되어 성년이 되는 오크이기에 가능한 방식.

"어찌됐든 오크들은 진화했어."

생각을 하고 결론을 내리는 그 짧은 사이에도 오크들은 다가온다.

"마나 화살 예열!"

준비 된 가디언 포에 빛이 어린다. 제대로 된 작동을 한다는 뜻.

스피든의 개조덕분에 마나 화살을 날리는 가디언포는 더욱 강해졌다. 여러 번을 날릴 수 있으니까. 거기다가 이곳은 가디언 포를 가장 많이 설치한 곳이다.

오크들이 쳐들어 올 곳으로 예상된 곳이었으니까.

성의 크기 이상으로 많은 무장이 준비되어있다. 이곳 고이튼 성에서 끝을 낼 생각이다.

본진만을 이끌고 다니는 오크. 자신 또한 전 병력을 이끌고 온 로우드.

이곳에서 일전에 승리하는 쪽이, 전쟁에 승리하는 쪽이다.

가디언 포에 빛이 어린다. 그리고 로우드의 손에 있는 활에도 맺히는 빛.

기사단이 레인저 출신이니만큼 병사들도 활을 중점적으로 가르쳤다. 본디 활 자체가 가르치기 힘든 것이지만, 강도 높은 훈련 앞에서는 기본이상으로 가르치는 것이 가능하다.

군대는 까라면 까야하는 곳이니까.

로우드로부터 시작된 빛이 전 병력에 맺혀 들어간다. 오러와는 조금 다른 빛의 모습.

이것이 로우드가 영지의 모든 이들을 시켜 준비한 것이다.

'마나 활.'

사실 마나 활이라고 말했지만 매직 에로우가 기반. 거기다 단 다섯 발을 날리면 교체해야 되는 일회용 마법무구.

허나 로우드는 자신의 모든 병사에게 마나 활을 2개씩 쥐어줬다. 대량생산 그리고 수많은 마법사들의 노가다를 통해 만들어 낸 무장이다.

한 사람당 총 10번. 그래도 일반적인 매직 에로우보다는 강하다. 화살을 날리는 활의 당김이 더해졌으니까.

"온다."

그리고 준비. 조금 더 가까워졌을 때.

우리 인간들의 준비가 최고의 성능을 낼 수 있을 때, 활의 시위가 놓아질 것이다.

오크의 심장을 향해 조준되어지는 활.

* * * * * * * *

"꾸엑!"

"크룩투! 크룩투!"

자신의 신의 이름을 외치며 나서는 오크들. 삶 자체가 투쟁이고, 전쟁인 오크들이다.

인간들처럼 신에게 순교한다는 개념은 없으나, 전투 그 자체를 즐길줄을 안다.

멍청하기만 하던 오크들이 아니다. 이 세계의 한 개체로서 좀 더 강해지고 영리해진 오크다. 진정 하이오크라 불릴만한 녀석들.

다가간다.

한걸음. 두걸음. 점점 더 인간들의 성이라는 것에 가까워진다.

* * * * * * * *

지금이다. 적을 꿰뚫을 수 있다.

"발사!"

로우드의 명령에 일사불란하게 나아가는 화살.

매직 에로우에 활의 시위에서 만들어진 힘이 더해진다.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로우드 자신이 검과 마법을 조합해 사용하는 방식을 응용해서 병사들은 마법무구와 활을 조합해서 사용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화살이 나아가는 소리는 없다. 허나, 그 파괴력은 보통의 화살 이상!

"꾸에에에엑."

인간의 갑옷에서 떼어낸 것으로 방어를 더하고, 두꺼운 근육을 가져도 소용없다.

순식간에 쏘아지기 시작한 시퍼런 화살은 오크의 몸을 충분히 꿰뚫었다.

하기야 오크여서 한발에 한 마리가 관통되는 것이다. 인간이었다면 능히 여럿을 꿰뚫었을 터. 많이 강해지고 튼튼해진 오크이기에 이정도 피해만 나오는 것이다.

"가디언 포 예열 끝났습니다."

작동하기에 시간이 걸리는 가디언 포. 준비의 시간이 지나갔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그렇담 지금 무엇이 중요한가.

"발사시켜!"

가디언 포를 조종하는 건 마법사. 조준이고 뭐고 지적해줄 필요가 없다. 알아서 해줄테니까!

로우드의 명령이 순식간에 전해진다.

예열 되었던 가디언 포에 마나가 모여든다.

****

"저게 뭐지?"

멀리서 마나를 느끼는 오크로드. 자신의 몸에 가진 투기 이상의 마나가 여러 곳에서 뭉쳐든다. 적어도 9곳 이상이다.

인간이여. 무엇을 하려는 것인가.

콰앙.

지축이 흔들린다. 여러 곳에서 느껴지던 마나가 발사됐다. 오크들이 있었던 곳으로.

자신의 부하들이 있었던 곳으로 말이다.

"...."

주술사 쓰랄도 오크로드도 말이 없었다.

저게 무엇이란 말이냐. 뭐기에 저리 강한 파괴력을 내는 것이지?

나의 도끼, 오크들의 염원을 담은 나의 무기인 투기. 그것으로도 저런 파괴력은 내지 못한다.

나에게서 시간을 얻은 인간. 너희 인간들은 이제 저런 것도 만들어 내는 것이냐.

오크들이 발전하는 것 그 이상으로 너희 인간들도 발전해온 것인가.

"재미있다."

질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 로드인 내가 이끄는 오크들은 강하다.

죽는다 하더라도, 살아남은 오크에게 힘을 더해줄 터다.

자신이 나서면된다. 과연 인간 어디까지 보여 줄 것인가.

* * * * * * * * *

"됐다!"

순식간에 3만 정도의 오크의 목숨이 날아갔다. 무려 5분의 1의 병력이 날아가 버린 것이다.

전후무후한 어마어마한 파괴력!

앞으로 날려 버릴 수 있는 것은 2번! 그렇다면 능히 9만 정도의 오크의 목숨을 날려 버릴 수 있다.

초기의 형태로도 성의 한 귀퉁이를 단 한방으로 파괴하던 가디언 포. 그것이 더욱 강해지고 개량되었으니 이 정도 효과가 나오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거기다 한 번에 여러 방을 날리니 연쇄폭발이 일어나 버렸다. 의도치 않은 것이긴 하지만 예상보다 더한 파괴력을 보여준 것이다.

"준비되는 데로 발사 해!"

승산이 있다.

가디언 포로만 상대의 병력 9만을 깎아 버린다하면, 남은 오크 병력은 6만.

군주의 시간 166편 - 공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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