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숨이 나온다. 이들을 데리고 어떻게 지금의 오크들을 막아낼 것인가.
몇시간이고 회의는 계속되었지만, 어떻게 하냐는 같은 이야기만 반복될 뿐이었다.
그러다 누군가 하나가 말한다.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답답한 마음에 하는 이야기 일지도 몰랐다.
"... 로우드 영주에게 몸을 맡기는 것은 어떻습니까?"
지금까지 잘해 온 로우드라면 뭐라도 해내지 않을까 생각해서 말하는 것이겠지.
사람들은 혹시 하고 스피든을 바라봤지만, 다른 이가 나섰다.
바로 로우드에게서 아버지를 잃은 샤드안이 일어나서 의견을 말한 그에게 외친 것이다.
"개소리!"
하기야 자신의 아버지를 잃은 그가 아닌가. 가능할 리가.
의견을 낸 사람은 찔끔 고개를 숙였지만, 스피든은 속으로 생각했다.
'정안되면.. 정말 안된다면..'
어차피 형이 죽은 것이야 상관 없었다. 가족의 정도 없었으니까.
다만 걸리는 것은 광증에 걸린 자신의 아버지. 허나 상황이 급하면 자신의 사람들을 위해 로우드의 밑에 들어가는 것도 못할 것도 없다.
명예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목숨이 중요하니까.
어차피 서자로서 슈모덴 가문에서 겉돌던 자신.
자신의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다.
그리고 스피든은 단 3일만에 로우드의 밑으로 가게되는 선택을 하게 된다.
오크들! 그리고 그들의 침공!
그것이 블라디 후작령보다남쪽에 있는 영지.
슈모덴 남작령의 영지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무자비한 오크들의 공격.
영지를 지킬 힘은 스피든에게 없었다.
힘을 내서 항전을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병력의 수가 다르고, 전력이 차원이 달랐다.
2개의 성을 버리고 그들도 로우드의 영지가 있는 남쪽으로 향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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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스피든 슈모덴 남작. 로우드 리세트 자작님에게 충성을 받칩니다."
자기 혼자라면 어떻게든 아버지를 데리고 도망갔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을 믿고 따라준 사람들이 있다.
자신이 어르고 달래고 하지 않았다 할지라도, 가문에 끝까지 남아주었던 사람들.
다른 세습귀족을 찾아간다하더라도 충분히 떵떵거리며 살 수 있었을 터인데도 자신에게 남아줬다.
그런 그들을 어떻게 배신 할 수 있겠는가.
'로우드. 당신은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렇게 강해질 수 있었던가.'
쓸데없는 생각이라기엔 계속 신경이쓰인다.
자신도 가족에게서의 도피를 위해서 마법을 수련하는 것이 아닌, 가족에게 다가서기위해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마법을 익혔다면 어땠을까란 생각이 든다.
"그대의 충성 받아들인다."
충성의 맹세를 하며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는 로우드.
"그대의 남작위는 계속 이어질 것이며,"
자신의 충성 맹세를 받으면서 기쁜 표정을 짓고 있는 그가 부러운 것은 왜 일까?
"그대가 충성하는 한, 나는 언제나 그대의 든든한 기둥이 되어 줄 것이다."
로우드의 검이 스피든의 어깨에 드리우고. 충성에 대한 예가 끝나면서 둘의 충성의식은 끝이났다.
"정말 저를 받아 주실 수 있습니까?"
충성의 의식이 끝났음에도 불안하다.
로우드도 알 것이다. 자신의 아버지는 로우드에 대한 광기에 먹혀 버렸고, 자신이 충성을 맹세하고 있는 지금도 반대하고 있을 것이다. 로우드에 대한 충성에 대한 반대를 말이다.
그러나 자신의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는 로우드의 밑에 들어가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국왕이나 다른 세습귀족은 전혀 믿음이 가지 않았으니까. 아니 그들은 자신을 받아준다 하더라도 이용하다 버릴 것이다. 그것이 그동안 베어 온 그들의 습성.
같은 세습귀족의 가족으로 자라온 스피든이기에 이러한 사실을 잘 안다. 그래서 택한 것이 원수인 로우드다.
"이미 충성의 맹세는 끝이났지. 마나의 맹세라도 해준다면 괜찮겠나?"
로우드의 얼굴엔 굳은 신념이 보인다.
'하아.'
한때는 라이벌이라 생각했다.
자신이 그에게 진 이유는 하나때문이라 생각했다.
준비를 할 시간이 없어 졌다 생각했었다. 가장 먼저 영지전이 시작되기 전에 자신이 나섰다면 상황은 지금과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 생각했다.
'아니었다.'
로우드의 눈빛을 가까이서 마주 대하고 알았다.
그는 자신과 그릇이 다르다.
"아닙니다. 군주께서 저의 충성을 받아주신다면.. 저 또한 그대에게 충성을 받치겠습니다."
앞서 한 충성 맹세와 말은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그 의미는 다르다. 자신의 사람들을 지키기위해서 하는 필요에 의한 충성이 아니다.
그릇의 차이를 인정하고 진심으로 굴복해서 하는 충성의 맹세.
그런 의미를 알고 있는 것일까? 로우드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가지. 오크들은 지금도 다가오고 있어."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군. 자신의 진정한 충성보다도 자신의 사람들을 지키는 것에 더욱 집중하는 사람.
"알겠습니다."
이 사람과 한 걸음을 내딛으면, 뭔가 달라질 것 같다.
가문의 서자로서 냉대 받았던 자신.
크라튼에게 괴롭힘 당하며 복수를 꿈꾸던 자신.
자신만을 위해 힘을 기르던 자신이 달라질 것 같다.
'누군가와 함께 걷는다는 거.'
참 좋은 일이군. 왠지 모를 기분 좋음에 웃음을 지으며 스피든은 로우드의 뒤를 따랐다.
그와 함께 들어선 회의장.
"왔는가?"
첼로스라 하는 노 기사.
"로우드. 이번 전쟁 예산이 너무 많이 들 것 같다고. 여유가 없어. 여유가."
비대한 몸집의 사내. 재정담당 우른이라 하던가.
"영주님~ 성 증축 문제가."
음? 메이드 복? 저 여인은 도무지 모르겠다.
자신의 영지 마법사였던 파르넨. 행정관장이라는 인물. 전쟁에서도 봤던 다리우스라는 자까지. 다양한 인물들이지만 단 한가지 같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로우드를 바라보는 눈빛.
정이있고 신뢰가 있다.
'좋구나.'
왠지모를 따뜻함을 느끼며 스피든은 자신에게 마련된 자리에 가서 앉았다.
그리고 오크들을 막기위한 회의는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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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에에에엑!"
괴성을 지르는 오크들.
"가자!"
로드의 우렁찬 외침.
우리를 수없이 죽인 자.
시체마저도 이용하는 자.
그를 벌할 시간이 머지 않았다.
로우드가 스피든을 얻은 그 순간에도 오크들은 다가오고 있었다.
챕터 10. 신 무기.
'지루하다.'
인간들을 기대했다.
나의 피를 끓게 해주는 존재가 되어줄 것이라 생각했다.
우리 오크를 이용하는 이들이라면 충분히 어려움이 있을 거다.
나에게 고난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강함을 보여 줄 것이다.
결국에 내가 승리하더라도. 내 앞에 적들이 무릎꿇는다 할지라도.
전장의 흥분을 느껴보고 싶었다.
'시시하다.'
오크의 신 크룩투의 사도.
오크의 몸이면서 오우거만한 거대함과 힘을 가진 존재.
인간과 같은 지능을 아니 보통의 인간 이상의 지능을 가게 된 존재.
'그게 나.'
블라디 후작의 기사들의 머리를 깨부수고.
그들의 성을 으깨면서, 자신은 더욱 강해지고 똑똑해졌다.
그런데 인간들은 뭔가.
자신에 놀라 도망가기만 할 뿐. 강한 인간을 찾아 볼 수 없다.
그래.
'그 퍼런 빛.'
가끔 말을 타고 퍼런빛을 내며 나의 부하들을 죽인 존재들이 있긴했다. 허나 적었다.
"로드시여."
쓰랄이라 했던가. 주술사이면서 나 다음으로 가장 강한 오크.
같은 오크의 죽음을 지켜보며 각성해버린 주술사.
"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