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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백년간 정체 된 이곳 사회를 변화시킨 장본인이 로우드다. 그는 충분히 이런 말을 할 만한 일을 해내왔다.
"대처는 어찌 할 텐가?"
사실 대처랄게 뭐있겠는가.
"영지를 정리해가는 작업을 각자 영역에서 잘 해나가 주십시오. 불순한 세력이 들어오는 것도 막아주도록 노력해주세요. 각 영역 마다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우성 행정관장은 세금을낮춰주십쇼."
행정관장은 영지의 세금을 낮추고, 민심을 얻는 방향으로. 국왕 스웨드의 세금면제가 아직은 유효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것을 다시 가져가려하면 국왕이라 해도 뻣댈 것이다.
"마법 관장은 가디언에서 얻은 기술을 가지고 계속 연구를,"
다음으로 마법관장은 가디언으로부터 얻은 기술에 대한 개조를 계속해서 할 것과 병사들에 대해서 마법무구 지급 속도를 더욱 높여주도록 할 것.
당장에 훈련이 된 병사들 숫자를 늘릴 수 없으니 정예화를 통해 영지를 안정시킬 생각인 것이다.
"첼로스님은 기사단의 훈련을."
스승인 첼로스 그가 영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기사단 훈련과 기사들의 중심을 잡아주는 일이다.
"다리우스는 내가 말한 것과 같이 영지에서 믿을 만한 이를 간추려서 새로운 기사들을."
자신이 배운 오러 연공법을 가르치라. 일반적인 기사들이 종자를 얻는 것과 같이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이를 구해서 오러 연공법을 전수하라는 말이다.
이 정도 영지를 커버하는데는 더욱 많은 기사들이 필요하다. 단기간에 오러 익스퍼트들을 찍어낼 수는 없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옳은 일이다.
일단 단기적으로 필요한 전력은 비록 적이었지만 슈모덴 남작령 출신의 기사라도 등용시키도 록하고, 용병 출신의 오러 익스퍼트라 해도 받아들이도록 했다.
"이렐리안은 호위대의 수를 더욱 올려서."
말이 호위대지만 로우드는 호위가 따로 필요하지 않다. 어차피 영지내에서 가장 강한 인물은 로우드이고 용병출신에 전생의 기억덕분에 임기응변(臨機應變)도 충분히 잘 해낸다.
왠만한 상황에서는 다 빠져나올 수 있기에 로우드는 인원을 늘린 호위대를 몬스터 토벌에 활용하기로 했다. 말이 호위대고 어찌보면 새로운 기사단을 이렐리안에게 맡기는 것이나 다름없다.
타국 거기다가 적국인 아크란 제국 출신인 이렐리안이지만, 그녀가 로우드의 여자인 것은 모두가 알고있기에 다들 믿고 있었다.
"우른은 이미 알고 있겠지?"
마법무구 판매는 다시 미뤄졌다. 지금은 로우드의 부하들을 무장시키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병사들은 조금씩이지만 천천히 훈련을 받아 늘어나고 있었고, 무장을 시킬 것은 아직도 많다.
로우드가 말하는 의미는 특산물 판매를 다시 요구하는 것이다. 이제 전쟁도 안정화 되었으니 원래 있던 땅의 일부를 활용하여 특산물 사업을 더욱 크게 벌릴 생각이다.
항구라던지 뛰어난 곡창지대가 없는 로우드로서는 특산물 사업이 돈을 벌어주는 유일한 줄이다.
하나 하나 설명한 로우드는 자신의 사람들을 믿기에 다른 말이 없이 일을 진행 시키도록 했다.
레나타에게는 조직의 재정비를 부탁할 참이다. 이제 슈모덴 남작을 떠나 왕국 전역에 정보망을 퍼트리려면 새롭게 조직을 정비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적이 18대 세습귀족 중 하나 슈모덴 남작이었다면 이제는 아니다.
자신은 슈모덴 남작에게서 승리했고, 다른 이들에게서 견제를 당하기 시작했다. 왕궁으로 불러들이는 일이 첫 번째 견제일 것이다.
이제 시작된 견제. 본격적으로 견제가 시작되기 이전에 자신은 준비를 해야했다.
빈란드 왕국의 모든 귀족들을 상대할 정도로 말이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마친 로우드는 다음날 바로 길을 나섰다.
국왕 스웨드와 세습귀족들이 기다리는 왕도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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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도행은 자신을 건드릴 사람이 없기에 금새 도착할 수 있었다. 사실 로우드가 조심성 있게 움직인 것도 있다. 몇몇의 레인저 기사단원들을 데리고 움직인데다가 바로 인접한 곳이 국왕이 있는 수도이니까.
많은 영토를 차지해서 권위가 올라간 로우드. 자신에게보다는 자신의 사람들을 보호하는데 그 권위를 사용하는 그다.
조용하고 빠르게 왕도로 들어온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바로 자신에 대한 회의가 시작되기 이전에 국왕 스웨드를 만나보기 위해서다.
전령이 가져온 칙서의 마지막에 적혀있는 것이 가능하면 은밀히 한번 만나보자는 은밀한 뉘앙스가 있었기에 그리 행동한 것이다.
왕성의 경비도 미리 지시를 받은 것인지 로우드는 조용하고 은밀하게 왕성에 들어가 국왕 스웨드를 만날 수 있었다.
"제대로 일을 냈더군."
국왕 스웨드는 기쁜 표정인지 아니면 귀찮을 일이 생겨 힘든 것인지 피로한 표정도 함께하고 있었다.
큰일이라.
"그렇지요."
"그래. 정말 그대의 말대로, 그대가 벌인 뒷감당 하느라 고생이었네."
하기야 그럴 것이다. 자신이 보통일을 벌이는 것이 아니니까.
"그래도 세습 귀족 하나를 몰락 시켜드렸지 않습니까. 동부의 역학 관계가 달라졌지요."
로우드의 말대로다. 그도 그동안 슈모덴 남작을 상대하기 이전에 많은 공부를 해두었다. 자신이 귀족이 되어 살아가고 있는 나라 빈란드 왕국에 대해서 기본적 정보를 떠나 정치적 역학 관계까지도 공부한 것이다. 자기 자신이 귀족이자 앞으로 정치를 해야 할 것을 느꼈기에 공부한 것이다.
"자신감이 넘치는군. 좋아 그대 덕분에 짐이 이득을 얻은 것은 맞지. 그래서 좋게 부르려 했으나.. 일이 이렇게 되어 버렸네. 자네에게는 항상 할 말이 없군."
탐욕에 가득 찬 귀족들이 재촉했겠지.
".. 다시 그대의 것을 뺏으려 할지도 모르네."
그럴 일은 없다. 자신은 절대 자신의 것을 뺏기지 않을 것이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 노력해온 것이 아닌가. 성2개로 이미 교훈은 충분하다.
교훈의 대가인 성 2개마저도 이미 자신의 것이고.
"그럴 일 없습니다. 그들이 반역이라도 하지 않는 한 말이지요."
왕의 앞에서 말하기엔 어려운 말. 반역.
로우드는 이렇게 말한다 하더라도 국왕 스웨드가 자신을 헤코지 할리는 없다 생각했다. 지금 국왕에게 득이 되는 일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은 자신밖에 없으니까.
군주의 시간 141편 - 국왕의 부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