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군주의 시간-142화 (142/228)

(1)

"로드시여."

주술사로 보이는 오크가 그 오크에게 로드라 칭한다.

수십만의 오크 중 단 하나가 태어나는 개체. 혹자는 돌연변이라고도 말하고, 다른 이들은 오크신의 축복을 받아 태어난 존재라 하는 오크들의 로드.

큰 덩치를 자랑하는 현 시대 오크들의 로드인 것이다!

수백년에나 한번 태어난다는 오크 로드가 지금 존재하고 있었다. 오크 로드가 태어날 때마다 오크와 치열한 싸움을 해야했던 인간들은 오크 로드의 무서움을 기억하고 있다.

오크로드가 태어나고 쳐들어 올 때마다 인간끼리의 전쟁 이상의 난전이 벌여졌었으니까.

"오크에게 복수는.."

목숨을 걸만큼 당연한 것. 몬스터 중 개체로서는 약한 오크이기에 복수를 통해 자신들의 힘을 길러왔다. 그러기에 이 세계에서 하나의 종족으로 자리를 잡고 살고 있는 것.

"모아라!"

그가 외친 한마디. 그것이면 충분하다.

"알겠습니다. 로드시여."

인간과 같은 지능을 가졌다는 오크 주술사. 오크 로드로부터 힘의 일부를 전수받은 이 오크 주술사는 더욱 강해졌다. 그러기에 신체적 한계도 극복하여 인간처럼 말을 하는 것일 게다.

그 주술사가 깊이 무릎을 꿇고 허리를 숙여 복종하고 굴복한다.

이번 대의 오크로드가 그만큼 강한 오크라는 뜻.

"꾸르르륵!"

마의 숲 언저리에서부터 시작한 오크들의 이동. 오크 로드가 있는 마의 숲의 북쪽으로 그들은 모이고 또 모였다.

오크로드가 자신들을 부른다.

인간은 아무것도 모른 채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 난립할 때.

오크의 소리없는 준동(蠢動)이 시작되었다.

챕터 5. 국왕의 부름.

"로우드 리세트 자작을 불러들여야합니다."

"맞습니다. 그는 왕국의 균형을 해치는 존재입니다! 어서 불러들여야만 합니다.

너도 나도 로우드를 성토한다. 그들이 하는 말은 한 가지.

지금의 질서를 깨고 있는 왕성으로 로우드를 부르라는 말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질서는 로우드가 영지전을 일으키기 전의 상황. 18대의 세습귀족이 왕을 견재하며 자신의 이권을 챙기는 상황이 이들에게는 질서다.

그들의 질서 상황에서는 자신들에게 이득이 돌아 오니까.

가장 열심히 로우트를 성토하는 자는 바로 카오딘 공작.

귀족파의 핵심인물이자 로우드가 영지를 받을 당시 가장 반대했던 귀족이다. 국왕의 일에 사사건건 대립하고 날을 세우는 자.

남쪽의 곡창지대와 항구지대에서 얻어지는 많은 부를 이용해서 자신의 영향력을 쌓아 국왕의 라이벌과도 같은 존재가 된 이다.

젊은 국왕 스웨드에 생기게 된 대부분의 주름살의 원인이 카오딘 공작이나 마찬가지니 말 다 한 것 아니겠는가.

"로우드 리세트 자작을 부르도록 하겠다."

국왕은 귀족들의 계속되는 성토에 로우드를 부를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자신도 부를 생각이었으니 겸사 겸사 부르는 의미도 있다.

'이왕이면..'

국왕 스웨드는 승전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축하는 못해주더라도 좋게 불렀으면 했다.

그런데 이렇게 로우드를 찾게 되다니, 로우드에게는 항상 미안함이 느껴진다. 왕이랍시고 고생만 시키고 있지 않은가.

그가 슈모덴을 몰락시키다 시피 해준 덕분에 국왕 스웨드는 왕국 서부에 영향력이 더욱 커졌다. 그런 도움을 받았는데 자신은 로우드에게 해준 것이 없다. 이래저래 지금의 상황이 껄끄러운 국왕 스웨드다.

**

국왕의 부름이 있기 얼마 전까지 로우드는 영지를 정리하느라 바빴다.

새롭게 얻은 성들이 20개가 넘으니 어떻게 하겠는가. 물론 제대로 된 성은 9개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원래 가졌던 리세트 성을 기준으로 말이다. 허나 장원보다 큰 것을 성이라 치면 20개가 넘는다.

그 많은 성들에 필요한 인원들을 배치하는 것만으로도 로우드는 하루가 쉬이 지나갔다.

공백이 생긴 곳에 수비병을 넣어 줘야하고, 행정이 돌아가기 위해서는 행정관들을 풀어 넣어 줘야 한다. 행정관들이야 어떻게 다시 평민 행정관들을 고용해서 해결한다지만 수비병들의 공백은 뼈아프다.

당장에 방법이 없어 레인저 기사단을 성 주변에 있는 몬스터를 처리하는데 돌리면서 몬스터의 준동을 막는 정도밖에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인재가 없어서 전과같이 영지가 돌아가도록 만들지는 못한 로우드. 어찌하다보니 로우드의 리세트 영지에서 모든 것을 통합 관리하는 것이 되어버려서, 중앙집권체제가 되어버렸다.

일이 바쁜 로우드로서는 한숨이 나오는 상황.

당장에 새로 얻은 영지들을 돌리려면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바삐 시간을 보내고 있는 로우드에게 왕의 전령이 찾아왔다.

"로우드 리세트 자작은 빈란드 왕국의 국왕 스웨드 빈란드님의 칙서를 받으라."

우렁차게 자신의 말을 건네는 전령.

'아아.'

한창 바쁜데 짜증나게 이럴 때 찾는 것은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기야 국왕이 이렇게 귀찮게 할 리는 없다.

귀족들이겠지. 로우드는 전령이 왜 찾아왔는지에 대한 상황을 대충 유추하며 예를 취해 칙서를 받아들었다.

'로우드 리세트 자작이여.

짐은 그대의 이번 영주전을...'

길게쓰여있는 국왕 스웨드의 칙서. 그도 미안한 것이기에 이렇게 길게 작성한 것일까? 모를 일이다.

내용을 정리해 보면 단 한마디로 줄어든다. 어서 중앙에 있는 수도에 오라는 것.

'또 나거야 겠군.'

영지전을 끝내고 이제 막 안정화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을 찾다니.

전령을 보내고 나서, 로우드는 오자마자 또 영지를 벗어사는 것에 깊은 한숨이 나왔다.

"휴우. 이렐리안!"

"응?"

그녀도 로우드의 지금 기분을 대충 알기에 딱히 떼를 쓰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저 걱정되는 표정으로 로우드를 살펴볼 뿐.

"모두를 불러와줘. 회의를 해야겠어."

모두가 바쁜 것을 알기에 그동안 로우드는 회의를 자주 열지 않았다. 그런데 국왕의 칙서를 받고 이렇게 불렀다는 것은 무슨일이 있다는 것.

이렐리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급히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금새 모인 영지의 핵심 인물들.

로우드의 영지가 커지고 관리 해야할 곳이 많아지다보니 새롭게 보이는 인물들도 몇몇이 있다.

우른의 추천을 받아 새롭게 행정관장을 맡게 된 허클도 있고, 마법사가 많아지면서 마법단을 맡게 된 인물 파르넨도 있다.

마법사로서 마나의 맹세를 한 그가 마법을 포기 하지 않는 한 배신을 할리는 없기에 슈모덴 남작령 출신이라 할지라도 마법관장의 자리에 앉힐 수 있었다.

거기다, 로우드 자신을 제외하고는 4서클 마법사로서 영지에서 가장 뛰어난 마법사이기에 맡길 사람이 그밖에 없었다.

새로 오게 된 인물들을 더해서 회의실에는 첼로스, 우른, 다리우스, 세렌까지 핵심인물들은 한명을 제외하고 모두가 모였다. 레나타는 정보 수집을 위해 나가있어 당장에 올 수가 없었다.

"방금 전에 왕으로부터 전령이 왔습니다. 전령이 전한 칙서에 의하면 제가 수도로 가야할 것 같습니다."

로우드는 전령으로부터 얻은 칙서의 내용을 간략히 회의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설명했다.

"뻔하군."

자신의 경험을 거울삼아 로우드에게 현명한 판단을 내리게끔 도와주는 첼로스. 그도 로우드처럼 지금의 상황을 대충 예상하고 말한 것이다.

"그렇습니다. 귀족들이 제가 얻은 이권 혹은 영지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제가 꽤나 해냈지 않습니까."

어찌보면 잘난척하는 말이듯 하지만, 로우드는 사실 이 빈란드 왕국에서 대단한 일을 해냈다. 몇백년간 변화가 없던 귀족사회를 진입해서는 세습귀족이 되질 않나.

다른 세습 귀족 슈모덴 남작을 몰락시켜서 19대 세습귀족이 되었다가 18대 귀족으로 됐지 않은가.

군주의 시간 140편 - 국왕의 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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