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군주의 시간-120화 (120/228)

(1)

저런. 레나타의 낚시질에 그대로 걸려드는 로우드다. 속마음을 그대로 말하다니.

"쳇. 나도 애인이라고."

그제서야 로우드는 자신이 낚시에 걸린 물고기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어쩌겠는가. 이미 물고기는 뭍으로 나온 것을.

한참을 로우드가 레나타를 달래고 있을 때. 사람들이 하나 둘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나마 다행이군.'

낚시질에 걸려 고생하던 로우드는 들어오는 사람들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후우."

우른을 시작으로, 첼로스, 다리우스까지 영지의 모든 인물들이 모이고 회의는 시작 되었다.

"지난번에 보았던 크라튼이라는 녀석 기억합니까?"

"아주 멍청한 녀석이었지."

"그 녀석이 슈모덴 남작령 직할지에서 벗어나 휴모뎀 성으로 오고있다고 합니다."

"전에 휴모덴 성주와 크람스 성주가 영지를 벗어나더니 크라튼을 데리고 오는 것인가?"

"그런 듯 합니다."

크람스 성주와 휴모뎀 성주가 자신들의 성을 벗어나는 것은 로우드의 매의눈에게 금방 포착되었다. 무언가 일을 획책하려면 조심성이 있어야하는데 크람스 성주와 휴모뎀 성주는 그런 것이 없었다.

아무 생각없이 슈모덴 남작령으로 평상시처럼 마차와 많은 수의 호위대를 데리고 슈모덴 남작의 직할지로 간 것이다.

전에 매의눈을 가지기 전인 로우드라면 그런 움직임을 포착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정보란 것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매의 눈을 가진 로우드.

아무리 경험이 얼마 되지 않은 정보조직이라고 하더라도 그 정도로 화려하게 이동을 하면 금방 눈치 챈다.

그리고 이 사실은 영지의 핵심 인물들은 모두 알고 있었다.

그런 둘이 슈모덴 남작가로 가서 무엇을 하나 보았더니, 크라튼을 끌고는 왔다.

"대어를 낚아왔군."

첼로스의 말.

안 그래도 슈모덴 남작가를 낚기위한 낚시대를 만들어 놓은 로우드다. 낚시대가 무엇이냐고? 바로 뒷공작이다.

곤란함을 주고 그들을 유인해 냈던 것이다. 한참을 고생시켰더니 미끼를 물었다.

그것도 대어가 말이다.

"자아, 군대를 가지고 이쪽으로 온다는 것은."

"전면전 혹은 암살. 그 둘 중 하나아니겠나?"

워낙 슈모덴 남작 쪽이 고전적으로 나오는지라 쉽게 예상이 됐다. 한번 당했으면 상대에 대해서 조심해야 하는 법인데, 전혀 조심성이 없는 슈모덴 남작 측이다.

아직까지도 로우드 쪽에 방심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백년간 세습귀족으로서 땅을 다스려 온 뿌리 깊은 오만이 빚어내는 결과물이다.

"이미 적이고, 언젠가 싸울 자들 아니겠습니까?"

"그렇지."

"언제로 잡는 게 좋겠습니까?"

일을 처리하기 위한 날짜를 잡자는 것이다. 대어를 낚았으니 맛있는 회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준비를 확실히 하는게 좋지 않겠나? 도구는 많은 수록 좋으니."

연륜이 있는 첼로스의 말. 로우드가 전생까지 합하면 첼로스와 살아온 날이 비슷할지 몰라도, 큰 전투 경험은 첼로스가 압도적으로 많다.

요새에서 전성기를 보낸 인물은 첼로스이기 때문이다.

준비를 확실히 하고 조심스럽게 진행을 하자는 것이다.

"음. 마법무구는 아직 좀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마법사들이야 자신들이 머무를 곳 만드느라 바쁘거든요."

"아쉽군."

"그래도 이 속도면 곧 마법무구를 만들 수 있을 겁니다. 3달 정도쯤이면 말입니다."

"영지전 때는 볼 수 있겠구먼."

"그렇지요."

마법사들이 하나 둘씩 로우드의 영지에 와서 충성을 맹세하고 있다. 마법서를 공개하는 대신에 로우드의 가문에서 봉사할 것.

아직은 가문이라기에는 로우드 하나밖에 없긴 하지만 엄연히 귀족가는 귀족가다. 로우드는 마법사들에게 마법사로서는 절대 거역할 수 없는 마법사의 맹세를 시켰다.

마법사들은 기꺼이 마법서를 익히기 위해서 로우드에게의 봉사를 맹세했다. 의뢰를 받고 전장에서 목숨을 걸고 돈을 모아 마법서를 구하느니, 로우드에게 봉사를 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기 때문.

지금도 마법사들은 로우드의 밑으로 하나 둘씩 들어오고 있다. 마법 물품을 생산하는 것은 시간을 필요로 할뿐 금방 가능하다.

마법 물품을 제작하는 것 자체가 그리 고서클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니까.

"자아 어쨌든 대어를 어서 잡아버려야지요."

로우드의 대어 크라튼을 잡기위한 계획은 회의를 통해서 조금씩 조끔씩 구체화 되고 있었다.

계획이 모두 완성 됐을 때.

크라튼은 대어에서 횟감이 되어버릴 것이다.

눈만 끔벅 끔벅 뜨고 있는 횟감 말이다.

로우드에게 크라튼은 그저 맛있는 먹이일 뿐이다.

챕터 9. 첫 활약

'언제 해 볼까나.'

뒷끝은 빨리 발휘할수록 좋다. 그래야 화병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크라튼은 휴모뎀 성으로 와서는 아무 일도 없는 것 마냥 가만히 있었다. 마치 자신이 이곳에 온 것을 들키기 싫다는 듯이 말이다.

이미 로우드에게 모든 것을 들킨 이후임을 모르고 있는 그다.

로우드는 그를 어떻게 회칠까를 고민하고 있었다.

'가만 있는 것으로 봐선.'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몰래 온 것 마냥 숨어있고 아무런 짓도 하지 않는 다는 것. 거기다가 자신을 직접적으로 감시는 하지 못하지만, 십여 명 정도의 인물들이 로우드의 영지에 숨어들었다.

크라튼과 같이 온 병사들에 대해서는 이미 파악한 로우드 쪽이기 때문에 숨어든 인물들의 신상은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덕분에 쉽게 숨어드는 인물들을 발견한 것이다.

자신이 움직이면 그들은 크라튼에게 보고를 할 것이다. 자신이 영지를 벗어났다고 말이다.

그리곤 역으로 걸려들 것이다. 로우드의 덫에 말이다.

'어떻게 지금까지 세습귀족의 지휘를 유지한 것인지.'

저렇게 능력 없는 크라튼을 보라. 얼마나 무능한가. 아직 어려서 연륜이 부족하다기엔 너무도 부족하다. 그런 인물이 나중에 슈모덴 남작령을 차지할 것이라 생각하면 참으로 걱정되는 빈란드 왕국이다.

듣기로는 둘째가 능력이 있다지만, 그는 서자. 크라튼이 영지를 물려 받을 터인데 그는 능력이 참 부족하다.

물론 로우드에게 곧 당할테지만.

"스승님."

"음?"

한참 수련을 진행하던 첼로스와 로우드다. 둘의 경지는 같은 경지인 최상급 오러 익스퍼트.

같은 경지라고 하더라도 차이가 있다. 첼로스는 오랫동안 최상급의 경지에 있으면서 열심히 검술을 갈고 닦았다. 오러의 경지는 첼로스와 로우드가 같을지언정 검술의 경지 하나만큼은 다른 것이다.

그래서 아직도 첼로스가 스승으로서 로우드에게 가르칠 것이 있다.

수련 중에는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던 로우드. 그런 로우드가 첼로스에게 말을 건다라.

"집중이 되지 않는가?"

"그렇습니다."

솔직한 로우드.

"안달이 났군. 그럴 때 보면 영주도 확실히 어려 보일 때가 있네."

"하하. 뭐, 그렇지요."

로우드의 스승 첼로스. 그의 눈에는 로우드가 한없이 어리고 보호해야할 아이로만 보인다. 다른 이들이 들으면 5서클 마법사에 오러 익스퍼트 최상급에게 무슨 걱정이냐고 할 것이다. 그러나 첼로스에겐 아니다. 자신의 제자이니까 말이다.

"어서 처리해야겠습니다."

크라튼을 처리하겠다는 말.

"흠. 어떻게 할 생각인가."

"회의에서 이미 결정이 났지 않습니까. 제가 먹을만한 먹이감으로 보이면 되겠지요. 레인저 기사단 인원 50명을 데려가려고 합니다."

레인저 기사단의 기사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기사가 된 전 기사후보생들이 아직도 기사후보생에 머물고 있는 이들에게 자신의 깨달음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주의 시간 118편 - 첫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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