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의 시간 87편 - 이상해지는 주변(1)
한참이 이어진다.
"큭."
한번의 강한 맞부딪침 이후 로우드가 물러선다. 검술로 안된다.
그렇담 남은 것은 검사의 상징!
"제대로 가겠습니다."
'지이잉.'
로우드의 검에 오러블레이드가 맺힌다.
그 뒤를 따라서 오러 블레이드가 맺히는 기사 첼로스의 검.
'지잉.'
전자음같은 소리만 들릴 뿐. 둘의 맞부딪침에 검명은 없었다.
그렇지만 어느 한쪽이라도 조금만 실수를 하더라도, 치명적 상처를 입을 상황이다.
"제대로 가네. 막아보게!"
그때와 같은 상황. 첼로스는 지금 자신의 실력 이상을 보여줄 것이다.
갑자기 더욱 두꺼워지는 기사 첼로스의 검!
'이런.'
자신과 같은 중급이 아니었다. 그는 상급 이상이었던 것이다.
"막아보게. 모든 힘을 쏟아 부어야 할 것이야."
기사 첼로스의 검이 날아든다.
"막겠습니다!"
온 몸의 마나를 다 동원하여 오러블레이드에 마나를 쏟아 붓는다.
그리고 맞부딪치는 부딪침.
"크윽."
로우드가 완연히 밀림을 느낀 기사 첼로스가 뒤로 물러선다.
조금은 허무한 끝.
"그만하지. 오러익스퍼터 중급. 제대로 수련했군. 검사로서도 노력했어."
"그, 그렇습니다."
마나가 빠진 로우드가 힘이 빠져 말도 겨우 한다.
"자네, 가보라는 것. 말이 안 됨을 느꼈지."
"역시. 그렇지요?"
"그동안 병사들이 믿는 것이 이상한 것이지. 자네에 대한 존경심이 높기에 의심을 하지 않았을테니 말야. 그런데, 기사후보들이 가보라고하는 게 워낙 이상했단 말이지. 자네 집은 내가 잘 아네. 고른마을에 평범한 농가였어. 그런데 가보가 마법무구라? 거기다가 파이어 볼이 그렇게나 많이 나가는? 말도 안 된다 생각하고, 자네를 자세히 살펴보았네. 내 경지는 방금 자네가 느꼈듯 오러익스퍼터 최상급. 이런 내가 오랫동안 자세히 살폈는데 모를 리가 없지."
지금까지 중 가장 많은 말을 하는 기사 첼로스다.
"첼로스님 말고도?"
조심을 했는데도 기사 첼로스가 알았다. 그렇담 다른 이들도 알았을까?
"아니 나정도 경지가 오래 살펴보고서야 알았네. 마검사여서 느끼기 힘든 것일런지도 모르지. 검사로서도 충분히 노력하는 것을 알았으니 됐네."
기사 첼로스는 자신을 검사로서 시험해 본 듯 했다. 마검사인 것은 아무래도 상관이 없고 말이다. 그렇지만 자신에게도 의문점이 생긴다.
"좋습니다. 그런데 저도 의문이 듭니다. 대체 오러 익스퍼터 상급의 실력으로 왜 휠튼 남작밑에서 단지 평기사로 보내신 겁니까? 충분히 그 이상의 자리를 차지 하실 수 있으셨을 텐데요."
"지쳤었네. 전투, 전장을 너무 질리도록 겪었거든. 생과사가 너무도 덧없이 흐트러졌지. 전장이란 곳은 말야. 평민출신으로 어차피 전공에 된 제대로 된 인정도 받지 못했어. 모든게 허무했지."
"허무였습니까?"
"그렇네. 그런데 그 허무가 자네를 보니 깨졌거든. 로우드 자네가 휠튼 남작에 시달리고 마을 주민들에 시달리면서도 그렇게 치열하게 사는 것이 나를 끌리게 하더군. 그래서 내가 이곳에 온 것일세."
"아!"
자신이 그렇게 살아온 것이 그리도 치열해 보이고, 다른 누군가에게 그런 모습으로 보일 줄은 생각 못했다. 그것도 첼로스에게 말이다.
그런 모습이 누군가를 변화 시키게 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자신은 그저 주변의 소박한 행복만을 바랬을 뿐이다.
자신의 경지를 다른 누군가가 알게 됐지만 이제는 상관없었다. 자신의 편인 기사 첼로스이니까 말이다.
드디어 누군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터놓을 이를 찾은 것이다.
비록 다시 삶을 살게 된 것은 말하지 못하는 것이지만 말이다.
그렇게 로우드는 기사 첼로스라는 이의 마음을 완전히 얻었다.
영주라는 직함이 아닌 한명의 검사라는 이름으로서 말이다.
챕터 9. 도발이 오다.
세명의 인물이 두런 두런 이야기를 나눈다. 뭐가 그렇게 부족한 것인지 두명의 인물은 옆으로 큰 몸도 부족해서 보석을 손가락이고 팔목이고 목까지 다 걸치고 있었다.
그 중 가운데 있는 인물은 몸은 탄탄하게 균형 잡혀 있었지만, 눈빛이 탁한 것이 그 탐욕을 드러내고 있었다. 물론 입고있는 옷도 잘 살펴보면 화려하기 그지 없었다.
"역시나 어마어마 하더군요."
"얼마나 되었길래 그러십니까?"
"그 들이 챙겨온 짐마차를 제외하고도 50골드나 되는 돈이 있더이다."
"허.. 무려 상행 한번에 50골드 이상되는 돈에 짐까지 말입니까? 그럼 100골드 이상이라는 소리 아닙니까."
"그렇지요."
"이거 이거 레작 성주님의 말이 맞군요. 사기에요 사기."
"그러게나 말입니다."
"역시. 처리해야겠습니다!"
"왕이 준 병력이 2천이나 된다고 들었습니다!"
"허허. 우리가 가진 정예 병력이 1500명입니다. 거기다가 슈모덴 남작님도 천의 병력을 후속으로 보내주신다고 하셨으니, 걱정없습니다! 곧 도착할 것이니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말 하기는 그렇지만 슈모덴 남작님이 보낸 병력이 오면 저희가 가질 것은 하나 없지 않겠습니까?"
"그도 그렇군요."
보석으로 온갖 치장을 한 중년둘이 두런 두런 이야기를 나누던 때, 탄탄한 몸의 사내가 끼어들어 이야기 한다.
"1500에 저까지 나서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뭐래도 우리들은 정예병들 아닙니까. 거기다 소드익스퍼터인 저도 있습니다!"
"오. 레작성주님이 직접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어서 선전포고문을 작성하도록 하지요. 신사적으로 말입니다."
"그럽시다!"
"큼큼. 그러도록 하지요."
자신들이 먼저 몰래 공격한 것은 생각지도 않고 신사적으로 선전포고를 한다고 난리다. 모든 것이 자기 중심대로인 인물들이다.
거기다가 그나마 슈모덴 남작이 내어주는 병력 1000명과 함께하면 2500의 병력으로 그나마 승산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욕심에 눈이 멀어서 자신들의 상관인 슈모덴 남작과도 나누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사자의 입에 기어들어가는지도 모르고, 탐욕에 눈먼 돼지들이었다.
이미 이성을 잃은 그들에게 인간과 같은 판단은 없었다.
모든 것이 로우드의 예상대로였다. 레낙성의 성주와 그 옆의 영주들이 야합을 한 것이다.
바로 로우드의 상단을 털면서 까지 말이다. 자신들이 노력하지 않은 것은 생각지도 않고 로우드의 영지를 단지 사기라고 밀어붙이고 있다.
서로 되도 않는 논리에 논리를 더하면서 말이다.
오히려 로우드가 영지의 영주로 오고 나서 부터 주변의 몬스터들을 토벌하여 자신들이 성을 관리하기 쉬워진 것은 생각하지도 않는다. 남이 베푸는 은혜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것이다.
"서두르게."
"알겠습니다. 이랴!"
더러운 탐욕의 야합이 빚어낸 선전 포고문을 실고 전령이 로우드의 영지를 향해갔다.
**
'슈모덴 남작님 휘하 레작 성주, 휴모뎀 성주, 크렘스 성주가 말한다.
이번에 새로 부임한 영주 로우드는 자신의 사사로운 이익을 취하느라 주변영지와의 화합을 깼다고 판단이 든다.
지금부터라도 레작, 휴모뎀, 크렘스 이 세 성과 고개숙여 화합을 청한다면 우리의 군화발이 당신의 영지를 밟을일은 없을 것이다.
머리를 조아리고 레작성으로 오길 바란다.'
로우드는 전령의 선전포고문을 보자마자 와락 구겨 버렸다.
완전한 도발이고 무시였다!
작위만 보더라도 고작 슈모덴남작보다는 자신이 한끗빨 높다.
그런 남작의 밑에 있는 성주들인 것이다. 잘해봐야 고작 준남작일 성주들이 시작부터 반말이며 자신에대한 무시다.
이는 명백한 도발이다. 화합은 무슨 화합인가.
군주의 시간 88편 - 도발이 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