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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의 시간-89화 (89/228)

군주의 시간 86편 - 이상해지는 주변(1)

"질투라.."

"충분히 가능성 있어. 거기다가 생각해 보라고. 우리 영지는 아직까지 슈모덴 남작 쪽이 보기에 굉장히 약해. 아무리 국왕이 준 병사들이 있다지만, 그들도 우습게 볼걸? 그들은 나처럼 전장을 경험하지 않았고, 또한 그동안의 권력을 맛보며 썩어있었지. 우리의 전력이나 힘은 생각하지 않아. 그저 우리를 맛있는 먹잇감으로 보겠지. 이미 권력에 눈이 썩어버렸으니까."

"허.."

확실하지는 않지만 로우드가 생각하기에도 우른의 말이 맞아 보였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일이다.

슈모덴 남작이 아니더라도 주변 단승귀족들이 보기엔 로우드에게 질투심이 날 것이다. 자신들은 대대로 슈모덴 남작에게 아부를 떨고, 돈을 바치거나 힘을 보여줘서 대대로 성주의 일을 이어 받았을 것이다.

거기다 슈모덴 남작이 18대 세습 귀족이라고 할지라도, 남작은 남작. 명목상 준남작까지 밖에 작위를 줄 수 없다.

세습 귀족의 많은 권력은 나눠먹었겠지만, 이들 귀족에게 작위고 이름값이란 게 뭔가.

바로 명예와 같은 것이다. 평민 이상으로 가질 것을 다가진 귀족들은 명예를 좋아한다. 이름값 같은 것 말이다.

그런 명예를 전쟁에서 한번 승리한 로우드가 남작보다 높은 자작이 되어서는 세습귀족까지 되었다. 왕에게서 세금도 내지 않는 특혜를 가지고 말이다.

로우드가 아크란 제국의 공격을 막아냈다는 것은 이들에게 의미가 있지 않다. 전쟁도 겪어보지 못한 자들이고 힘을 길렀다고 하더라도, 실전이 없었던 이들이다.

로우드의 힘은 모르되, 그가 누리는 권리와 권력만이 부러워 보였을 것이다.

그들 눈엔 로우드가 그저 웬 애송이가 어디서 왕의 눈에 들어서 18대 세습귀족에서 19대 세습귀족을 만들어버린 운 좋은 놈으로 밖에 안 보이는 것이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거라 생각하지?"

생각을 정리한 로우드가 우른에게 물었다.

"쳐들어 오겠지."

"설마 그럴까?"

"아니. 그들은 충분히 그럴걸. 휠튼 남작때를 생각해 봐. 그들은 주변을 배려하지 않아. 무조건 자기 것이라 보지. 휠튼 남작은 너마저도 그렇게 생각했지 않아?"

"그렇군."

사람인 자신조차 평민이기에 소유물로 보던 휠튼 남작이다. 자신의 힘을 생각하지 못한 상대는 우른의 말대로 충분히 쳐들어 올만하다.

애시 당초 자신과 영지의 병사들의 전력을 생각하지 않았기에 이렇게 도발을 한 것이다.

"미리 준비해야겠군."

"그렇지. 쳐들어 올 것을 아는데 말야."

"가장 먼저 쳐들어 올 것이라고 생각이 드는 쪽은?"

"왕이 보는 눈도 있으니 슈모덴 남작은 아닐 거야. 아무래도 내가 상행을 할 때 보았던 영주들 중에서는 기사급이면서 탐욕많은 놈이 하나 있었지. 바로 북동쪽 영지."

"레작 영지 말인가."

"내가 생각하기엔 그곳이야. 거기다가 그 놈만이 아니라 붙어있는 나머지 두 영지도 같이 올지 모르지. 아무래도 성주 하나가 하기엔 배포가 그리 크지 않아. 모여야만 무언가 할 수 있는 승냥이 들이지."

"승냥이들이 노린다라. 어차피 쳐들어 올 것 제대로 처리 해야겠지? 적어도 주동자라고 예상이 될만한 녀석은 말야."

슈모덴 남작과 당장에 일전을 벌일 상황은 안 된다. 그렇지만 쳐들어오는 것을 막는 것 쯤이야 이들도,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다.

명분이 로우드 쪽에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예상이 되는 침략 제대로 준비를 해야 했다.

로우드는 바로 조치를 생각했다.

"우리가 레인저 부대라는 걸 상대는 잊은 듯 하군. 일단 기사후보생들 100명을 2교대로 광산에 돌리고 나머지 200명을 레작 남지 주변에 배치 시켜. 숲에서 생활하는 데에 익숙한 이들이니 걸리지 않고 충분히 보낼 수 있을 것이야. 이래저래 굴려다녔던 부대거든. 그러다 보니 살려고 정예병이 된 것이고 말야."

"좋아. 일단 200명 배치를 한다고 쳐. 그래도 부족할 것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저들 병사들이야 제한 수가 정해져있다고 쳐도 500명이야. 그것도 각각 말이지."

"충분해. 레작성을 뭉게 버리는데 있어서는 말이지. 기사후보야 말그대로. 다들 마나유저들이란 말이지. 익스퍼터가 곧 될것이라고 예상되는 병사들이야. 적들이 모두 마나유저 병사들이 아닌바에야 500의 병사들이야 처리하는 것 200이면 충분해. 장비가지 우리가 훨씬 나으니까 말이지. 거기다 나도 갈 것이야. 레작성을 속전속결(速戰速決)로 해결하지. 그리고 나머지 800의 병사들은 기사 첼로스 님이 방어를 맡아주시길 바랍니다. 레작성을 순식간에 해결한 후 다른 곳도 쳐들어 올 경우 1000여명의 병사들과 레작성을 처리한 기사후보들을 이끌고 나머지를 쳐 부순다."

"가능하겠어?"

"날 믿어. 대대 인원으로 사단급을 처리했던 나야. 전장을 겪어보지도 못했던 병사들에게 내가 질 리가 없어."

"내 보기에도 영주라면 충분하네. 그렇지 않나?"

"음. 네."

순간 전의 프레핸드가 말했던 것이 생각이 나는 로우드였다.

생각은 나중이고 일단은 회의를 마쳐야 했다.

"좋아. 이대로 진행하도록 하지. 우른 상행을 당분간 나가지 마. 그리고 부관 다리운 수고스럽겠지만 병사들을 이끌고 레작성 주변으로 가있게.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도록 하고. 알아서 잘 할것이라고 믿네. 서둘러야하니 바로 준비를 해서 가주게. 부탁하겠네."

"알겠습니다."

부관 다리운이 경례를 하고는 바로 나아간다. 한시가 바쁜 것을 인식했으니 먼저 출발을 한 것이다.

"우른 가서 처리하도록 해줘. 레온 영지에 있는 식량들과 무구들을 정비하도록 각 대대장들에게 전해주게. 바로처리하도록."

"알겠습니다."

"알았어. 가도록 하지."

재무 담당 우른과 집사 레온이 로우드의 명을 받고 갔다.

이제 회의실에 남은 이들은 둘.

기사 첼로스와 영주 로우드. 로우드는 자신이 생각이 났던 의문을 말했다.

"언제 알고 계셨습니까?"

전에 프레핸드가 로우드에게 말한 적이 있었다. 프레핸드 자신 외에 영지의 누군가 하나는 로우드의 힘에 관해서 알고 있다고 말이다.

그게 내심 신경이 쓰였던 로우드였다. 혹시나 다른 영지의 세작이 있는 것인가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회의 때, 기사 첼로스의 의미있는 듯한 말을 듣고 알았다.

자신이 마법사의 힘을 가진 것에 대해서 알고있는 이는 가까이에 있었다.

로우드가 예상하기에 첼로스였다.

"일단은 따라오게."

부정은 하지 않았지만 긍정도 하지 않은 기사 첼로스다. 그리고는 갑작스레 뒤돌아 나가는 첼로스.

일의 맺음을 해야겠다, 생각한 로우드는 기사 첼로스를 따라갔다. 이야기를 들어야했다. 어찌되었든 기사 첼로스는 자신이 스승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니까 말이다.

둘이 도착한 곳은 영지 내에 있는 기사후보들의 연무장이었다.

"검을 뽑게."

대뜸 첼로스가 하는 말이다.

'스르릉.'

전에 검술에 대한 힌트를 얻었을 때와 같은 상황. 그 때의 첼로스의 고집을 다시 느낀 로우드는 따라서 검을 뽑았다. 대치상황에 첼로스가 말한다.

"전에도 이런 때가 있었지."

"그렇지요."

"자네의 열정을 보고 순수 검사인 줄 알았네."

"검에 대한 열정도 누군가에게 뒤지지 않습니다."

"검은 말로 나누는 것이 아니네. 오게나!"

검을 든 이상 뒤로 물러섬은 없다. 나아간다.

기사 첼로스에게로!

'챙, 챙. 챙'

둘의 검이 부딪치며 맑은 검명이 울린다. 오러블레이드가 없는 순수한 검술의 대결.

한참이 이어진다.

"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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