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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의 시간-88화 (88/228)

군주의 시간 85편 - 이상해지는 주변(1)

로우드는 어느 날 우연히 발견한 영지 광산을 통해 영지의 돈도 절약하면서, 병사들의 전력강화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특산물 수익들에 의해서 발전을 이룬 로우드의 영지가 자신을 지킬 힘까지 갇추게 된 것이다.

영지 발전과 전력 강화라는 양 날개를 등에 업게 된 로우드였다.

그렇지만 인간사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다.

좋은 일만 계속 생길지는 두고 볼 일인 것이다.

챕터 8. 이상해지는 주변.

"영주님! 이곳입니다!"

멀리서 병사가 로우드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가세."

"넵. 영주님!"

모두들 병사가 있는 쪽으로 뛰어갔다.

"허, 참."

"이럴수가."

로우드와 일행이 도착한 그곳에는 온통 시체들 뿐이었다. 날카로운 것들에 당한 듯 칼질이 되어있고, 가져왔을 짐은 사라져있었다.

우른의 명으로 상행을 준비해서 나간 영지소속의 상단원들이었다.

상단원들이 한참 전에 돌아올 시간이 지났는데도 오지 않아서, 로우드는 이상함을 느끼고 사람을 파견했었다.

많은 상행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우른이 일처리를 맡긴 상단인원들이 예정보다 늦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상함을 느끼고 로우드가 사람을 파견하는 판단이 맞았다.

상단인원들에게 무언가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것을 증명하는 것이 눈앞에 핏덩이들로 펼쳐져 있었다. 일방적으로 당한 듯 참혹한 모습들이었다.

요즘 들어서는 영지 주변의 몬스터들을 전부 다 처리했었다는 것에 영지의 수뇌부들은 방심했다.

노천광산이 중요하기에 그를 위해서 기사후보생들을 노천광산 경비에 돌려가면서 두고 훈련만 시키느라 상행에 동참시키지 않았다. 기사 첼로스는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병사들도 훈련이나 토벌에 보냈을 뿐이고, 정기적으로 있는 상행에 여태까지 아무일도 없었던 터라서 용병들만 모아서 호위부대로 보냈을 뿐이다.

'내 불찰이군.'

몬스터만이 로우드의 적이 아니다. 바로 사람도 적인 것이다.

그를 잊었던 것이 이렇게 뼈아픈 결과로 드러났다. 바로 영지 상단인원들의 죽음이라는 결과로 말이다.

"사람이 죽인 것이군."

"그렇겠지요."

기사 첼로스도 로우드가 생각하는 것과 같은 답을 내린다.

국경지대에서 몬스터, 아크란 제국 병력들과 사투를 벌이며 젊은 시절을 보낸 첼로스다. 이런 판단을 틀릴 리가 없었다.

로우드가 보기에도, 몬스터들이 상단원들을 노렸다면 시체들이 남아 있을 리가 없다. 몬스터들이 사람을 죽이는 이유는 하나다.

자신들을 토벌한다는 원한이 있어서가 아니다. 바로 식량을 얻기 위해서다.

상단인원들이 가진 식량을 뺏을 것은 당연하고 거기에 더해서 시체들마저 먹어버리는 것이 몬스터들의 본능이다.

"시체를 수습하고 돌아갑니다."

로우드가 병사들에게 수습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모두 발길을 돌리는 수 밖에는 없었다.

지금 당장에는 말이다.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모두가 당장에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무언가 증거를 찾던지 해야했다. 그렇지만 당장에 눈앞에 보이는 것은 상단인원들의 시체들 뿐이다. 누군가가 했다는 증거가 없는 것이다.

물론 상황상 누가했는지 짐작은 가지만 말이다. 심증만을 안고 로우드와 일행은 영지로 철수를 했다

**

"영주. 괜찮은가?"

"로우드.."

영지의 수뇌부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로우드와 안타까움을 느낀다.

아직은 대부분 젊은 인원들로 구성 된 이 수뇌부가 어찌할지 몰라서 그러는지도 모른다.

다들 각자의 생각으로 지금의 상황에 대해서 난감하면서도 분노를 느끼고 있다. 그리고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도 함께하면서 말이다.

일단 상황이 벌어진 이상 해결책을 생각해 내야한다고 판단한 로우드는 주위를 환기시켜야 할 것을 느꼈다.

"자, 일단 일이 일어난 것. 정리해봅시다."

"그러지."

그나마 경험이 많은 기사 첼로스가 모두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와중에도 로우드의 말을 맞춰준다. 경험이 이래서 중요한 것이다.

"같은 인간이 저희 상단원들을 죽였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의 있습니까?"

"없네."

"그렇담 누가 왜 죽였을까가 문제가 되지요."

"일단 산적은 아니지."

기사 첼로스의 말 대로다. 이곳 영지의 주변은 마의 숲이다. 뭐 얻을게 있다고 마의숲 주변에 산적이 자리를 잡겠는가. 말도 안되는 일이다.

그런 이유로 산적들은 용의선상에서 제외된다.

"그렇지요. 산적이었다면 용병들이 그렇게 쉽게 죽어있을리는 없습니다. 익스퍼터는 못 되도 적어도 마나유저 정도는 되야 죽일 수 있겠지요. 아무리 씨급 용병들이 대다수 있었다지만 말입니다."

"마나 유저 정도라면 어딘가의 상급 병사들은 되겠지. 혹은 비급 용병이거나."

"그렇지만 주변 영지의 용병들 대다수는 저희 영지에있지요. 영지의 상단인원들을 노리느니 몬스터 토벌이 위험한 일이긴 해도 나으니까요."

"그렇지. 조사가 나갈테니까."

"네. 바로 조사 때문이지요. 영지를 오고 갈 때마다 일단 기록이 되니까요. 뒤처리 때문에라도 노리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용병들이 아무리 목숨을 걸고 험한 일들을 한다지만 로우드 말 처럼 상단을 털지는 않는다. 혹여나 돈을 노려서 한다고 하더라도 영지의 추격대가 조직될 경우 언젠가 발각될 것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상단 인원들을 죽여 얻었다고 하더라도 함부로 쓰지 못한다. 용병이 갑작스레 돈을 많이 쓴다면 용의선상에 들어가니까 말이다. 차라리 그렇게 쥐죽은 듯이 한탕하고 사느니 몬스터 토벌에 껴서 의뢰를 받는게 났다. 마나유저급 용병들이라면 말이다.

조금씩 쥐죽은 듯이 살면서 쓰느니, 실력으로 토벌을 해결해서 버는 돈이 더 낫다.

그리고 마나유저급 용병들이 그리 흔한 것도 아니다. 대량으로 영지에서 빠져나갔으면, 바로 용의선상에 들었을 것이다.

"본론으로 가지. 우리 상단이 일을 마치고 돌아갔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최소 마나유저 급의 실력으로 몰살 후 흔적을 남기지 않고 짐을 가져갔다. 영주. 뻔하지 않나?"

기사 첼로스가 로우드에게 답을 유도한다.

"네. 슈모덴 남작의 수작 혹은 슈모덴 남작 밑의 성을 맡은 영주들일 것입니다."

"뻔하지."

상단이 오고가는 것을 주변 영지는 보았으리라. 그리고 많은 돈을 버는 것도 내심 눈치를 챘을 것이고 말이다.

가죽 갑옷이 좋다는 것은 용병들로부터 시작해서 주변 영지에 퍼지기 시작한 것도 오래 되었다. 거기다 딸기주나 포도주는 귀족들 자신이 직접 구매를 하니 어느정도 벌었겠구나 하고 예상을 할 것이다.

그렇지만 한가지 의문이 남는다.

"이유가 뭘까? 돈?"

"돈은 아니라고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탐욕스러운 귀족이라고 하더라도, 고작 상행으로 벌어들이는 돈들을 노리고 이런 짓을 했다고 생각하기엔 어렵습니다."

"원점이군."

옆의 영지인 것은 알겠지만, 이유는 모르겠다. 누구인지를 대략적으로 찾았지만 왜인지를 모르는 것이다.

그때 가만히 보고있던 우른이 나선다.

"로우드. 난 대충 알것 같군."

"우른. 뭐라고 생각해?"

"질투와 시기지."

"질투? 시기?"

"응. 뭐 상단일을 하다보면 가끔 당하는 일이야. 잘 나가는 상단이 있다면, 처리해 버리는 것. 악독한 곳인 경우에 때로는 용병을 통한 무력을 동원하기도 하지. 이번의 경우는 스케일이 크지만 그것은 주변 영지라고 생각해 버리면 답이 나와. 로우드 네가 생각해도 우리 영지는 급성장하고 있어. 가죽갑옷에서부터 시작해서 술까지 말이지. 아주 큰 돈을 주변으로부터 벌어들이고 있지. 그것도 국왕의 명에 따라서 세금도 내지 않고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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