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번처럼 유인 작전을 해볼까?'
라고 잠시 생각했던 로우드였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언제까지나 피해가 적다고해서 유인작전만 수행할 수 는 없다. 부대원들 때문이다. 나름 앞으로 기사가 되기위해서 열심히 수련하고 있는 기사들이지만, 근거리의 감을 너무 떨어트리면 안된다. 실전에서 검술을 사용하긴 해야 하는 것이다.
안그러면 감이 떨어진다. 그래서 로우드도 혼자서 수련을 할 때에 의도적으로 검을 사용하긴 했었던 것이다.
언제까지고 유인작전만 한다면 활실력만 늘어나는 기형적인 기사단이 될 지도 모른다.
레인저 기사단을 대륙 최초로 꿈꾼다지만, 그렇게만 해서는 기사단이라고 할 수 없다. 그저 최정예 레인저일 뿐이다.
그런 이유로 로우드의 유인 작전은 이번엔 실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정면 대결을 준비한다."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로우드의 말에 부상병을 우려하는 다리운이다. 아무래도 여태까지의 로우드의 전술은 생존위주로서 조그마한 부상에도 대비하여 준비하던 습관때문일 것이다.
"아니, 앞으로는 위험도가 적을 때에는 정면대결 위주로 진행하지. 위험도가 올라가긴해도 우리 부대원들이 훈련도가 낮지도 않을뿐더러, 기사단으로서 제대로 활동하려면 검술도 능력이 올라가야해."
실전만큼이나 실력이 빨리 오르는 것은 없기에 로우드가 이렇게 준비하는 것이다. 전에 로우드도 수련을 할 때에 계속된 실전이 없었으면 아무리 전생(前生)의 경험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20대에 소드 익스퍼터 중급이 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이나 실전은 중요한 것이다. 이유를 알아들은 부관 다리운이 바로 행동에 옮긴다.
"명령대로 실행하겠습니다."
"좋아."
이유만 알게되면 시원시원하게 일을 처리하는 부관 다리운이다.
"부대 착검!"
"착검!"
구호를 외치며 부대원들이 등에 다시 활을 짊어지고, 자신들의 검을 뽑아든다.
어느 정도 준비의 시간이 끝나고, 로우드가 외친다.
"전진한다! 정면돌파!"
"정면돌파!"
"와아아아!"
로우드의 명령에 구호와 함성을 함께 섞어가며 300의 기사 후보생들이 나아간다.
'오크새끼들 다 죽여버리자!'
그런 마음가짐으로 전투에 임하는 로우드다. 원한은 잊지 않는 것이다.
언제나 시작은 로우드의 가보.
항상 시작이 같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부대단위의 전투는 사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근거리전 실전을 거치게 하기 위해서 후보들에게 검을 쓰라고 했다고 하더라도, 사기는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다. 혹여라도 오크 부족의 사기가 높을 경우에는 한명이라도 더한 사상자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피해 없이 실전을 하려는 것이지, 피해를 보면서 병사를 죽이면서까지 토벌을 하려는게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오크 부족만 상대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마의 숲은 몬스터들의 천지이기 때문이다.
"파이어! 볼!"
그런 이유로 로우드가 먼저 부대와 오크의 부딪침이 있기전에 파이어 볼을 난사한다.
그렇게 날아가는 2방의 파이어 볼!
"퍼버벙."
"꾸웨웨엑"
기대한만큼 효과를 보이는 파이어 볼이다. 역시 마법은 강하다.
막 인간의 병사들을 보고 뛰어오던 오크들 40여마리 정도가 로우드의 파이어볼에 죽은 것이다.
같은 인간이라면 마법사가 있을 경우 흩어져서 대비라도 했겠지만, 몬스터인 오크들은 그런 것도 없이 마냥 뭉쳐서 왔기 때문에 피해가 컸다.
"와아아아아!"
"역시 영주님의 가보!"
이 정도쯤 되면 아티펙트가 아니라 로우드가 마법사라는 것을 의심도 할법한 병사들인데, 로우드 덕에 전쟁에서 승리도하고, 오러 연공법도 얻어서인지 로우드의 말이라면 끔뻑 죽는 병사들이다. 과장하면 로우드가 팥을 가지고 콩이라고 하면 믿을 수준이라는 것이다.
로우드의 가보로 힘을 얻은 병사들이다.
그리고 오크들과 인간 병사들의 부딪침.
로우드도 이번에 오러블레이드를 사용하지 않았다.
오러블레이드를 사용하면 쉽게 오크들을 베어버리겠지만, 자신의 실력이 늘지 않을 것을 염려한 까닭이다.
그렇게 로우드의 마법을 제외하면 힘과 힘으로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그쪽 막아!"
"꾸엑!"
병사들과 오크들의 사투의 소리.
"이크."
"조심하도록."
"죄송합니다. 영주님."
정예 레인저들이라지만 주로 활을 사용한 치고 빠지는 전투를 했던 병사들은 근거리에서 조금씩 잔실수를 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직까진, 익숙하지 않군.'
로우드의 생각대로 병사들 곳곳에 익숙하지 못한 모습이 보인다.
그것을 조율하는 것이 이 병사들틈에서 실력이 가장 좋은 로우드와 부관 다리운이 할 일이다. 기사 첼로스는 기사단장이라지만 우른의 호위를 부탁했기 때문에 없다.
조금이라도 밀리거나 실수가 있는 곳은 두명이 오가고, 진행되던 전투는 어느새 끝맺음을 향해 갔다.
"꾸어어어억."
우렁찬 마지막 남은 오크의 소리. 남은것은 덜덜 떨고 있는 오크 성채안의 암컷과 새끼들이다.
"마지막으로 남은 오크들을 처리한다."
"넵!"
"모두 성채내에서 오크들을 처리하고 시체는 따로 수거한다. 실시!"
"실시!"
로우드와 부관의 외침. 남은 오크들 마저 씨를 말리기 위해서 였다. 비정하다고 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 인간과 오크는 천성적으로 적이다. 오크는 농사를 짓지 않은 채 먹을 것을 쉽게 구하기 위해서 인간들을 침략한다.
인간들 또한 계속적으로 발전을 하면서 오크들의 터전인 숲을 없애고 경작한다. 오크들의 터전을 위협하면서 말이다.
서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부딪침은 필수다. 인종이 달라도 부딪치는 인간들인데 종족까지 다른 오크들에게 죄책감을 느낄리는 없다. 죽고 죽이는게 서로의 삶인 것이다.
남은 오크들을 모두 처리한 로우드와 병사들.
"부관 다리운. 보고하게."
"넵. 이번 오크 부족 처리 192마리, 그리고 그중 쓸만 한 가죽을 131개. 그 외 모든 손톱과같은 잔여물은 184마리 분을 얻었습니다."
부관의 말을 듣고 의문을 느끼는 로우다. 가죽이 생각보다 적었기 때문이다.
부관은 쓸만한 가죽이 192마리 중 131개라고 했다. 무려 61마리분 거의 3분지 1에 가까운 가죽들이 쓸만하지 못하다는 소리기 때문이다.
사라진 가죽이 너무 많다.
"다리운, 가죽이 너무 많이 상한 것 같은데?"
"그 것이, 일단 영주님의 가보에 죽어나간 오크들의 가죽은 타버려서 쓸모가 없습니다. 거기다가 아직까진 집단 근거리 전투에는 병사들이 익숙하지 않은지라 많이 상한 가죽들이 있습니다."
"아."
그걸 듣고서야 로우드는 깨달았다. 자신이 병사들의 사기를 위해서 사용했던 파이어 볼이 문제였던 것이다. 파이어 볼은 말 그대로 불로 이루어진 구체다. 그런 구체가 폭발력을 가지고 오크들을 휩쓸어 버렸으니 죄다 타버리거나 쓸모없는 가죽이 돼버린 것이다.
병사들의 사기를 위해 사용한 것이 얻은 사기 이상으로 많은 대가를 지불하게 만들었다. 사업의 재료인 가죽을 얻지 못하게 하였으니 말이다.
'파이어 볼은 자제해야겠군.'
앞으로는 파이어볼 사용 자제를 생각한 로우드다. 아무래도 마법보다는 선공으로 화살을 사용하는 것이 좋을 듯한 것이다.
병사들의 익숙하지 못함이야, 그래도 몬스터와의 장거리전과 전투의 실전으로 길들여진 병사들이니 얼마 안가서 적을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렇게 약간의 시행착오를 겪고 로우드는 첫 오크 토벌전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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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의 시간 75편 - 오크로 사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