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억나는군.'
로우드는 자신이 그런 말을 우른에게 했었던 것이 기억 났다.
"그래 기억나. 그런데 그 이야기를 갑자기 왜 하는 것이지?"
"모르겠어?"
"응."
로우드는 있는 그대로 답했다.
"하아. 내가 다 설명하지. 너 용병도 했었다며?"
"그렇지."
"그때 갑옷으로 뭐 썼냐."
"가죽 갑옷."
"정확히 뭐였어?"
"오크 가죽 갑옷이었지."
로우드가 순순히 답한다.
"그래 그렇다면 다음을 묻지. 마의 숲하면 떠오르는 것은?"
로우드도 여기까지 듣고는 짜증이 났다.
"그냥 말하면 안 되는건가?"
"후. 내가 말을 말아야지. 생각해보라고 마의 숲하면 떠오르는 것은 몬스터다. 바로 네가 어제 싸그리 죽여버린 오크도 포함되지. 생각해봐. 몬스터들의 시체가 얼마나 유용하지? 마법재료도 되고 갑옷도 된다. 네가 썼던 갑옷이지. 가격대 성능비가 아주 좋아서 용병들도 자주 찾고, 너희 레인저 같은 경우에는 필수 갑옷일 정도지. 아냐?"
"아."
거기까지 말을 하니 로우드도 이해했다. 지금 우른이 말하는 것은 하나다.
바로 흐름을 만들자는 것이다. 지난번에는 특산물을 이용했다면 이번에는 오크, 아니 마의숲의 몬스터들을 이용하자는 것이다.
마의 숲하면 떠오르는 것은 몬스터다. 콩나물시루마냥 줄기줄기 있는 것이다. 그만큼 몬스터가 많다.
안 그래도 마의 숲 주변에 있는 영지인 로우드의 영지로서는 몬스터를 처리해야한다. 그것도 주기적으로 말이다.
그걸 이용하자는 것이다. 몬스터들의 가죽. 특히나 많은 오크들의 가죽을 이용해서 가공하고 유통해서 흐름을 만든다는 것이다. 하나의 사업으로서!
잔인할 것도 없다. 자신들이 죽이지 않으면 죽이러 오는 것이 몬스터 들이니까.
안 그래도 자주 쓰이는 것이 몬스터들의 가죽이다!
철제 갑옷은 돈많은 기사들이나 쓰는 것이다. 무기로 만들 철도 부족하다. 그러니 상대적으로 값싼 가죽갑옷에 대한 수요는 무궁무진하다.
자신들은 재료를 많이 구해 대규모로 만들 수도 있다. 대량 생산을 하면 가격도 싸질 것이니 만들면 만드는 대로 팔릴 것이다.
당장에 자신들이 쓰기만 해도 군사 유지비가 확 줄어드는 것이다.
'우른, 나 이상으로 발전했군.'
로우드는 우른의 말을 이해하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감탄스러울 만큼 그때의 어리버리한 우른이 이렇게까지 변했다.
특산물 사업을 할때 자신의 말에 무언가 깨달은 듯한 로우드가 이렇게까지 성장한 것이다. 흐름을 자신이 만들어 낼만큼!
"이해했다."
"이제 한건가?"
"해보자. 몬스터 사업!"
"그래. 특산물에 이어서 둘이 해보자!"
세부적인 사항을 정리하면서 그렇게 영지를 위한 둘의 새로운 발걸음이 이어진다.
챕터 3. 오크로 사업하다.
그렇게 우른의 제안으로 로우드 영지의 오크 사업이 시작되었다.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로 하는 것은?
재료와 사람이다. 로우드의 영지는 몬스터, 정확히는 오크를 주 사업으로 하기로 했기 때문에 오크가 필요하다. 다른 몬스터들도 잡힌다면 이용을 할 것이지만 영지의 주변 대부분 몬스터가 오크이기 때문에 오크가 된 것이다.
아마도 로우드의 오크에 대한 원한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그는 오크학살자다.
그날부터 로우드 영지의 오크사업화 계획은 시작 되었다.
영지 주변도 정리되는 겸, 겸사겸사다.
"영지 기사단 후보들 준비됐나?"
"준비됐습니다."
로우드는 아무래도 자신과 가장 손발을 맞춘 제 3 궁수대대 출신과 함께 작전을 수행하는 것을 선호한다.
말그대로 자신의 명령을 가장 잘 따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어느 정도 위험 부담이 있는 마의 숲 오크 토벌을 제 3 궁수대대 출신과 준비했다.
이들은, 로우드 영지에 앞으로 만들어진 기사단의 후보들이기도 하다.
오러 연공법을 익히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들 제 3 궁수 대대원들이 다른 부대원들에게 오러 연공법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
자신들도 그 가치에 대해서 알기 때문에 비밀로 하는 것이다. 뭐 로우드 입장에선 다행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자신의 밑천이 다 나가지 않는 것이니까 말이다.
자신의 사람만이 익히는게 좋긴 하다.
그 뒤로는 로우드도 직계 가족들 외에는 전수하는 것을 금지하였는데, 부대원들도 아무런 반발이 없었다. 전장의 피로 이어진 전우의 의리 같은 것이다.
"후보들 전진!"
"전진!"
그런 기사단의 후보들의 실전에 대한 감도 떨어지지 않고, 주변 영지도 정리하며 돈을 벌 일석 삼조의 토벌단이 출발했다.
로우드와 오크 토벌단이 떠날 때, 다른 이도 영지를 떠났다.
바로 우른이다.
우른이 떠나는 이유는 하나. 오크와 몬스터들의 가죽을 무두질하고 갑옷을 만들어낼 무두장이들을 모으기 위해서다. 재료는 로우드가 모은다면 사람은 우른이 모으는 것이다.
옆의 영지 중 슈모덴 남작 직할지를 가기로 했다. 그곳에 있는 정보길드를 이용해서 필요한 무두장이들을 구하려는 것이다.
그냥 그 지역에서 잘 살면서 자리잡은 무두장이는 올 일이 없으니, 정보길드를 통해서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무두장이를 수소문할 생각인 우른이다.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평시보다 높은 임금에 가족들까지 대우를 해준다고 하였으니, 위험한 로우드의 영지이지만 많은 무두장이들이 넘어 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당장의 배고픔 해결을 통한 유인이다.
가능하다면 노예도 구해오라고 명령을 내린 로우드다.
3만 골드의 여유자금을 가지고 갔으니 그리 못 데려오지는 않을 것이다. 아주 큰 금액이니까 말이다. 2만 골드면 로우드가 있던 고른마을, 약 150여개가 내는 세금 액수인 것이다. 결코 작은 액수가 아니다.
그러니 이번 우른의 여정에 많이 기대를 거는 로우드다.
우른이면 알아서 하려니 하고 마중도없이 자신은 출발을 한 로우드다.
"갑시다."
우른의 짧은 말에 짐을 꾸린 인물들이 출발한다. 대부분은 혹여나 사고가 날까봐 100여명의 영지병들이 호위병으로서 따라가고, 나머지는 상단인원들이다.
로우드는 혹시 몰라 호위병에 기사 첼로스도 보냈다. 후보들이 나서는데 기사단장이 없는 것은 웃기는 일이지만, 2만골드나 우른을 통해서 보내니 호위가 걱정 되서 였다.
로우드와 우른 모두가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이제 이들이 얼마나 좋은 사람들을 데려올지는 기다려야만 할 일이다.
**
"영주님, 오크 부족 찾았습니다."
"어디인가?"
"언덕 뒤 아래 바로 있습니다."
정찰을 나갔던 정찰대가 레인저 출신이어서 그런지 금방 오크들을 찾아온다. 오크들이 워낙 많아서 인지 언덕하나 넘었을 뿐인데도 오크 부족이 꽈리를 틀고있다.
역시 마의 숲인 것이다.
'많기도 하구만.'
로우드는 속으로 생각하며 인원을 물었다.
"대략적 규모는?"
"중급에서 상급 사이입니다. 대략적 인원은 200여마리 입니다."
정찰을 다녀온 병사의 시원시원한 대답이다.
'중급이라.'
자신이 고른마을에서 베일리프직을 할때도 중급 규모의 오크를 상대했었다.
보통 중급이라하면 구성원이 100, 이번에 상대할 오크들은 200이다. 보통 오크 부족의 전투가능 오크가 6대 4의 비율이다. 10마리면 6마리는 전투원이란 소리다.
그 비율대로라면 전투로 상대해야할 오크가 120마리 정도 된다는 소리다.
고른 마을에서 잡을 때와 다른 점은 오크들이 작지만 방책을 가지고 있다는 점일까?
인간이 만든 것보다는 튼튼하지 않고 허술하지만, 일단 방어시설은 방어시설이다.
군주의 시간 74편 - 오크로 사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