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지를 발전시킬 방법을 위해서 말이다. 이대로 두기만 하면, 언젠가 망할 영지다.
몬스터는 마의 숲에서 계속 쳐들어 올 것이고, 병사들은 계속 소모될 것이다.
시간이 지나는 만큼 그나마 있는 돈도 소모될 것이겠지.
당장에 상단 재조직이나 기사단 조직도 과제이다. 그렇지만 세부사항을 논의 해야 하는 것이다.
주먹구구식으로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영지를 이끄는 것은 말이다.
"어떻게 하지?"
로우드가 우른에 묻는다.
"음.. 필요로 하는 건?"
"전부 다. 돈, 사람, 곡물, 생필품. 모두 전무해."
"하. 거참. 여기가 어떻게 지금까지 돌아간 것인지."
어이가 없는 우른이었다.
"집사 레온 말로는 옆 영지들의 지원을 받았었다고 하더라. 자신들이 생필품이나 곡물들을 줄터이니 몬스터들한테 대신 버텨달라 이거였겠지. 그조차의 지원도 많지는 않았지만."
"그것마저도 이제 네가 영주이니 끊어졌다 이거군."
"그렇지."
말하고 보니 더욱 답답해지는 로우드와 우른이다.
"에휴."
"휴."
나오는게 한숨뿐.
"일단은, 하던걸 하자."
우른이 로우드에게 말한다. 하던 것이 뭔지 모를 로우드는 당황스러울 뿐.
"뭘 말하는거야? 하던거라니?"
"그거있잖아! 참외, 사과, 포도, 딸기."
"아!"
자신이 고른마을에서 했던 특산물!
"이미 선점 효과가 있지 않아?"
"아니. 아냐. 네가 어떻게 키웠는지 몰라도 니가 가고나서 질도 떨어지고 거기에다가 양마저도 별로야. 아니 아주 하급이었지. 노하우가 뭐야?"
"아.."
로우드가 생각해보니 그럴 만도 했다. 자신은 농산물들을 마법으로 키웠었다. 그것도 매일같이 플렌트를 난사하면서 말이다.
마법이란 마나를 활용해서 이세상의 법칙을 비트는 것.
그러면서도 마나란 것은 식물부터 사람, 동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있다.
사람의 몸에 마나가 많아지면 강해지는 것처럼, 마법을 이용해 키운 작물도 마나가 깃들며 더욱 병에 튼튼하고 좋은 맛을 낸다.
어느 마법사가 로우드처럼 플렌트를 이용해서 농사를 지었겠는가?
마법 수련으로나 플렌트를 사용할 뿐이다.
로우드는 그래도 특산물 사업이 자신이 떠나고 꽤나 시간이 지났으니 다들 어느 정도는 해냈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말이다.
그런데 자신이 떠나고서는 제대로 이루어진 것 없이 규모만 망가진 듯 했다.
안 그래도 휠튼 남작이 영지를 받을 때 심하게 이를 갈더니 다 그런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자신의 수익이 줄었으니 오죽 짜증이 났으랴. 안 그래도 돈을 밝히는 인물인데 말이다.
'다시하면 되겠군. 휠튼 남작에게 복수도 하고 말야.'
로우드에게는 오랜만에 신나는 소식이었다. 안 그래도 이미 한번 맛 본 음식들을 귀족들이 그리워 할 것은 당연하다. 거기에 대고 자신이 새로 특산물을 키우면 아마 바로들 구매할 것이다.
거기다 맛도 더 있을 것이다. 자신이 4서클이 된 만큼 그때보다는 더욱 마나를 풍족하게 써서 키워줄 수 있다. 1서클 마법 쯤, 준비를 갖추고 메모라이즈만 제대로 한다면 하루에 200번씩도 써줄 수 있는 것이다.
거기다 가장 마법 연습용으로나 쓰는 기초마법인 플렌트니 실패도 염려 없다.
예전처럼 휠튼 남작에게 뜯기지 않으니 수익도 어마어마할 것이다. 세금과 휠튼 남작이 가져가는 것이 안 그래도 80%는 됐었던 것이다.
로우드는 바로 결정 했다.
"당장에 하지! 특산물 사업말야. 안 그래도 곧 여름이잖아."
로우드가 신나서 말한다.
"좋아!"
그에 동의하는 우른.
"근데 그래도, 당장이 문제군. 이거 하나만 보기에는 수익이 좀 적잖아?"
"하. 그렇지."
그나마 희망은 찾았지만 아직은 더욱 뭔가를 필요로 한다.
일단은 기틀을 잡기위해서라도 로우드는 특산물 사업을 당장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다음은 기사단 문제.
"첼로스 님.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허허. 뭐 나야 노년에 누군가 찾아준 다는 것이 고맙긴하지. 실력은 많이 늘었는가?"
"아직은 부족하지만, 얼마 전 중급에 이르렀습니다."
"좋군."
만족스런 웃음을 짓는 기사 첼로스.
"기사단 문제 말일세."
"네."
"역시 당장에는 힘들어."
방법이야 다들 알지만 당장에는 힘든 문제이다. 소드익스퍼터는 찍어내는 것이 아니니 말이다. 이는 둘도 잘 알고 있다. 깨달음의 벽을 직접 깼던 이들이니 말이다.
"그렇지요."
"내 노력해 봄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것."
로우드는 미리 준비했던 것을 기사 첼로스에 넘겼다. '발튼 검술서'였다. 빠른 시간에 '발튼 검술서'를 필사한 다리운이 넘긴 것이었다.
"호오."
오랜만에 호기심어린 표정을 짓는 첼로스.
"제가 우연히 얻어 익힌 검술입니다."
"그런데 이걸 왜?"
"이걸 참고하셔서 부관 다리운부터 병사들까지 기사가 될만한 이들로 키워주셨으면 합니다."
로우드가 못내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비싼 검술서로구먼."
첼로스는 농담으로 말하지만 사실 그렇긴 하다. 오러 연공법 자체가 대단한 것이긴 하지만 기사 첼로스도 가지고 있다. 안그러면 기사가 되지 못했겠지.
거기다 노년인지라 새로 익히기도 힘들다. 오러 연공법끼리 충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발튼 검술서가 첼로스에게만큼은 빛좋은 개살구 일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이런 농담도 하는 것이고 말이다.
"죄송합니다."
로우드가 할말은 이것 뿐이었다.
"아닐세. 노년에 힘한번 써보지."
"정말 감사합니다."
자신이 해준 것도 없는데, 여러 가지로 주기만하는 기사 첼로스다.
"단, 언제한번 검이나 나누세."
"저야 기꺼이. 영광이지요."
"허허. 난 이만가네. 할게 많아."
"멀리 가지는 못 합니다. 저녁 수련때 뵙겠습니다."
우른과 첼로스를 번갈아서 만나고 피곤함을 느끼는 로우드다. 앉아서 잠시 쉬고 있으려니 문을 '똑똑'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들어와."
로우드의 말을 듣고 들어오는 이.
오랜만에 보이는 세렌이다. 로우드가 집안일을 맡기고 나서부터는 어디서 메이드 복을 입고와서 있다.
새하얀 프릴들이 달려있는데 가슴은 조금 파여있다. 섹시함과 귀여움이 공존한 달까?
이상하게도 이런 옷이 세렌에게는 잘 어울린다. 그만큼 몸이 풍만하고 잘 빠져서 일 것이다.
"세렌."
"영주님. 드릴 말씀이 있어서 왔어요."
"뭐지?"
로우드가 궁금함을 느낀다. 요즘 통 보이지 않았던 세렌인 것이다.
"저기. 저. 영지가 어려운 것은 알지만."
"빨리 말해줘. 난 길게 말하는 것 싫어해."
"돈이 필요합니다. 집을 꾸며야 해요. 이대로는 제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집안의 총괄을 맡고부터는 기가 팍팍 들어간 세렌이다. 의욕만땅인 것이다.
'허허허. 이거 내가 시켰으니 거절 할 수 도 없고.'
로우드는 난감함을 느꼈다.
"저기 아직은.."
힘들 수밖에 없다. 돈이 별로 없으니 말이다. 여유금도 아껴야한다.
"왕이 주신게 있으시지 않으신가요?"
"그래도. 들어갈 일이 많잔아."
"영주님. 아~잉. 네?"
"허허."
세렌이 이렇게까지 나오면 질 수밖에 없다. 로우드 자신도 남자인지라 말이다.
"천골드까지야. 이 이상은 나도 힘들어."
"음. 좀 아쉽지만.. 감사합니다 영주님."
넙쭉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하는 세렌.
약간 가슴이 파인 옷 위로, 큰 두 개를 로우드가 쳐다본다.
남자인 로우드에게는 당연히 그곳에 시선이 가는 것이다.
"아이 참. 영주님도. 있다 저녁에 뵈어요. 제가 보내드리겠사와요. 호홋."
'쪽'
그리곤 입맞춤을 하고 종종걸음으로 로우드의 집무실을 나서는 세렌이다.
"가장 행복해 보이는군."
조금은 잡혀사는 로우드다. 자신도 그게 싫지는 않으니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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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자신의 스트레스와 피로를 풀기도하고, 업무상 가야하는 곳.
바로 감옥이다.
군주의 시간 72편 - 기틀을 잡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