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군주의 시간-73화 (73/228)

(1)

역시나 반응이 귀엽고 재미있는 그녀!

"하하. 내가 언제 나한테 몸을 달라고 했나? 내 여자가 되라고 했지 말이다."

"그말이 그말 아닌가!"

"아니. 내 기사가 되라는 거다."

로우드가 다시 진지하게 이야기한다.

"내가 될 것 같냐! 너같이 비열한 사람한테!"

"그렇담 평생 여기서 썩던지. 어차피 아크란 제국과 포로 교환은 끝났어."

"그, 그게 정말이냐?"

설마 설마 했던 것인지 이렐리안은 놀라서 묻는다.

"그래."

냉혹하지만 현실은 현실.

"아.."

놀라서 있는 그녀를 두고 로우드가 뒤돌아 나온다.

"생각해봐. 아니면 여기서 평생 썩던지."

로우드는 시간은 걸리겠지만, 그녀가 언젠가 자신에게 온다고 생각했다. 달리 선택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라도 혼자서 감옥 안에서 평생을 썩기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흔들었으니 된 것이다.

아쉬운 것은 로우드가 아니다.

**

앞으로를 위한 것들은 준비를 다 했다.

현재할 수 있는 것은 해놓은 것이다. 언젠가 다리운이 저리 노력하면 소드 익스퍼트에 돌입하여서 기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세렌은 지금 당장에 어디서 구했는지 모를 메이드복을 입고 돌아다니며 집안 이곳 저곳을 꾸미고 있다.

이렐리안? 그냥 두면 된다. 시간이 해결할 문제다.

문제는 지금 당장에 필요한 무력과 재정담당의 부재이다.

그런데 그것은 로우드가 이 곳에 정착하고 2주가 채 되지 않아 해결이 됐다.

'똑똑'

"영주님, 찾아오신 분들이 있습니다."

집사 레온이 와서 로우드에게 말을 건넨다.

'음? 날 찾을 이들은 없을 터인데.'

"누군가?"

궁금증을 느낀 로우드가 묻는다.

"고향 사람들이라고만 합니다."

'고향 사람이라.'

라고 생각하며 로우드가 들여보내라 말하니 곧 반갑고도 익숙한 얼굴들이 들어선다.

여전히 반백의 얼굴을 하곤 더 늙지도 않은 강한 기사 첼로스. 로우드가 반쯤은 사부로 생각했던 이.

상인이라고 하면 당연히 배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전에 보았을 때보다 조금 살이 쪄서온 우른. 같이 특산물 사업을 벌이면서 각별한 사이가 되기도 했고, 많이 친해졌던 인물이다.

기사 첼로스와 우른을 본 로우드는 앉아있던 자리에서 벌떡 놀라 일어선다.

"우른! 첼로스경!"

"상인 우른. 로우드 리세트 자작님을 뵈옵니다."

"기사 첼로스. 로우드 리세트 자작님을 뵈옵니다."

짠듯이 두 인물들이 인사를 한다.

"하하. 그렇게 하지 않아도 돼요. 우른 너도. 저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게 없습니다. 예를 거두세요."

오랜만에 반가움을 느끼는 로우드.

정말 의외였다. 이들이 자신을 찾아오는 것은 말이다.

"그렇게 하지."

기사 첼로스가 가장 먼저 적응한다. 안 그래도 첼로스 자신도 답답했을 터이다.

"우른 괜찮아."

"으, 응."

역시 아직까진 전의 어눌해던 모습이 남아있다.

"그런데 어떻게 찾아온 것이야?"

로우드는 궁금증을 느꼈다.

"네 덕 좀 보려고."

"노년에도 할 수 있는게 있을까 해서 왔소."

각자의 말은 다르지만, 답은 하나다. 자신을 돕기 위해서 온 것이다. 지난 인연과 자신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고맙군..'

오랜만에 느끼는 정에 요즘들어 혼자라 느끼고 살아왔던 로우드는 가슴이 따듯해짐을 느꼈다.

"우른, 이 곳은 알다시피 상권도 너에게 줄 이권도 없어. 아직은 말야."

"응. 알아."

우른이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답한다.

"그런데 왜?"

"난 상인이야. 공짜로 뭔가를 하지 않지. 대가없이는 움직이지 않아. 하지만 투자는 해. 날 이렇게 까지 변하게 해준 것은 너야. 흐름을 가지는 법을 깨닫게 하고 날 성장하게 했지. 덕분에 이렇게 젊은 나이에 성공할 수 있었지. 상인으로서 말야. 내가 지금까지 얻은 것을 걸고 너에게 투자하려고 해. 내 상단을 너희 영지의 상단으로 넘기지. 단, 톡톡히 챙길거야. 괜찮겠어? 그리고 날 이끌 수 있겠어?"

'변한건가.'

로우드는 한 때, 꿈은 크지만 아직까지는 어리숙 했던 우른이 이렇게나 자라있을 줄은 몰랐다. 생각도 행동도 깊어져 있었다. 거기다가 자신과의 인연을 잊지 않고, 자신을 믿어 여기까지 온 것이다. 로우드는 뿌듯함과 함께 고마움을 느꼈다.

"이런 나라도 괜찮다면 기꺼이."

"역시! 앞으로 내가 할 일은?"

"이곳의 상단 운영과 재무 장관. 아직은 별게 없지만 한번 해보자. 너가 이곳의 처음온 상단이야."

"독점이군."

"너가 좋아하는 독점이지."

웃음기 맺은 두명의 얼굴에는 아무런 근심도 없다. 둘이서 한다면 무언가 이룰 수 있을거라는 믿음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옆에서 가만 있던 기사 첼로스가 말한다.

"내가 할 것은 없는가?"

"아, 첼로스님. 이 좁은 영지에 기사단장이라도 괜찮으시겠습니까? 말이 기사단장이지, 기사는 한명도 없습니다."

"허허허. 한가하겠구먼."

고래를 흔들며 로우드가 말한다.

"아닙니다. 아마 가장 많으 바쁘실 겁니다. 적어도 가르칠 이가 300은 넘으니 말입니다."

"삼백?"

놀라서 묻는 기사 첼로스.

"오러 연공법을 익힌이만 최소 300명입니다. 그들을 이끌어 주십시오. 이 대륙 최초의 레인저 기사단이 나올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최초라. 그리고 기사단장. 허허. 로우드 자네는 내가 없는 사이 많이도 변했군."

"사람은 누구나 변하니까요. 괜찮으시겠습니까?"

"잘부탁하네."

허락은 그것으로 족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로우드는 진심을 담아 그 둘에게 진심을 담아 말한다.

서로 웃음지며 있는 이들.

이 두명의 울타리 안에서 로우드는 더욱 성장하고 훨훨 날아 오를 것이다.

그렇게 로우드는 영지에 필요한 인재들을 모을 수 있었다.

챕터 2. 기틀을 잡다.

당장에 필요한 인재들은 모두 모을 수 있었다. 핵심인재들 뿐이지만 말이다.

이제 해야할 일은 그런 인재들을 활용할 기틀을 만들어야하는 것이다.

우른의 경우에는 상단을 데려온 상단원들을 재정비해서 영지에 많는 영지 직영상단을 조직 만들어야 할 과제를 가지고 있다.

기존의 하던 사업으론 되지 않는다. 이 곳 영지에 맞는 새로운 사업을 찾고 정비해야 했다. 거기다 부족한 생필품들도 당장에 가져와야하고 말이다.

그가 이번에 오면서 가져온 금액은 2만 골드 가량이다. 상단주인 아버지를 최대한 설득해서 인원이고 돈이고 여유가 있는 만큼 최대한 뽑아온 것 같았다.

그나마 그것은 다행이었다. 그렇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 기본 상권도 갖추지 못한 이곳 로우드의 영지로서는 말이다. 바쁘게 보내야만 할 우른이었다.

본디 투자는 그만큼 힘든 것이니, 자신이 감수할 일이다.

기사 첼로스의 경우는 더 힘들다. 그는 이곳에 기사 단장을 맡았다. 아직은 자신 혼자인 기사단이지만 말이다.

오러 익스퍼트가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깨달음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스승이 하나하나 가르친 다고해도 오래 걸리며, 또한 될지 안될지 모르는 것이 소드 익스퍼트다. 그만큼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기사 첼로스가 가르쳐야할 인원만 300명이다. 그것도 오러 연공법에대해선 얼마 배우지도 못한 인원들이다. 다행스러운 점이라고는 체력 단련과 실전 경험만큼은 확실한 인원들이랄게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이랄까?

거기다 개인 교습이 당장에 필요한 부관 다리운도 있다.

어쩌다보니 가장 바쁜 이는 영지 내에서 기사 첼로스다.

각자의 할 일을 위해서 모두의 고민이 깊어져 가고 있었다.

**

오늘도 이들은 영지를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

군주의 시간 71편 - 기틀을 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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