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군주의 시간-67화 (67/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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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엔 요새의 지휘관이 누군가?"

백작이 궁금증이 생겨서 물었다. 처음에 지휘를 맡았던 지휘관은 이미 왕국의 수도에 도망쳐 와있는 것은 누구라도 다 알기 때문이다.

"연대장이랍니다. 이름은 로우드 리세트. 이번에 새로 자작위를 받은 중앙 귀족이라고 합니다."

"뭣! 연대장? 그것도 자작?"

놀라서 외치는 나르그 백작이다.

**

게릴라전을 한참 진행하고 있는 로우드의 군대.

"적병들이 갑작스럽게 늘었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적들도 퇴각한 것인가?"

"아마 아직 전령을 받지는 못했지만 맞다고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저렇게 많아서야 제대로 작전도 진행하지 못하겠군. 마무리 작전하고 코엔 요새로 물러나세."

"아, 드디어 끝나는 것입니까?"

"그래 확실하지는 않지만 일단은 물러나야 겠군. 우리도 보급품이 이제는 충분치 않아. 준비한데로 처리하고 가세."

"알겠습니다!"

로우드의 마지막 명령에 부관 다리운이 바빠지기 시작한다.

"마지막 작전 명령 실행이다!"

"오오!"

"드디어 돌아가는 것인가?"

모든 설명을 미리 들어 알고 있는 로우드의 병사들은 마지막 작전에 환호한다.

**

"적군 발견!"

퇴각을 한참하고 있던 아크란 제국군이 로우드의 군대를 발견한다. 저 로우드의 병사들 때문에 이번 전쟁을 진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아크란 제국군 사령관이 급히 명령했다.

"추격해! 당장에 추격해!"

"추격하랍신다!"

로우드 군을 쫓아 적의 병력들이 미친 듯이 쫓아 온다.

이를 본 로우드가 명령한다.

"마지막이다. 모든건 준비한데로. 이대로 코엔 요새까지 주파한다. 준비됐나?"

"그렇습니다."

"그럼 달려!"

로우드의 말을 뒤로하고 레인저 출신 병사들이 미친 듯이 달린다. 추격하는 무리들을 유인하기 위해서!

그리고 한참을 10여분 가량을 추격하던 적군의 병사들은 이미 보급로를 지나 마의숲의 한참을 들어왔다.

"파이어! 볼!"

'화르르르륵'

순식간에 불이 인다. 로우드가 자신들이 가기위한 불길을 만들어놓곤 마지막으로 화공을 사용한 것이다!

적의 부대가 마지막까지 자신들의 퇴로를 쫓는 것을 막기위한 작전이다. 많은 피해를 줄 필요도 없이 이렇게 불길로 적의 진입만 막으면 되었다.

불을 끄는 것을 응용한 불길을 이미 작업해 놨기 때문에 로우드군은 불이 크게 번지기도 전에 빠져 나올 수 있었다. 미리 준비를 해놓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허허. 또 당했군. 이제부터는 빈란드 왕국에 방비를 철저히 해야겠군."

아크란 제국군의 사령관은 크게 번지는 불길에 허탈함만 느낄 뿐. 어찌할 수가 없다. 더 추적해봐야 아군 병사들만 잃는 것이다.

그렇게 로우드의 화공을 마지막으로 아크란 제국 대 빈란드 왕국전이 끝이 났다.

처음부터 끝까지 로우드의 활약이 만들어낸 빈란드 왕국의 승리인 것이다!

**

전쟁이 끝나고 남은 것은 휴전 조약.

언제고 깨질 수 있는 형식적인 것이지만 포로들에 대한 처분이라든지 앞으로를 위해서 양국 모두 조약을 해놓을 필요가 있었다.

아크란 제국의 일방적 기습 침략이기 때문에 적당한 보상을 하기로 조약을 맺었다. 포로들 또한 서로의 계산 하에 다시 송환시키기로 끝이 났다. 물론 몸값을 낼 수 있는 귀족 포로들만이지만 말이다.

모든 조약이 끝난 후.

"좋으시겠소이다."

아크란 제국의 외교관이 쉰소리를 한다.

"뭘 말이십니까?"

"허. 시침떼시는 것 보시게나. 당신네에 대단한 용장이 있지 않은가?"

아크란 제국의 외교관의 말에 빈란드의 외교대신과 외교관들은 이상함을 느꼈다.

"뭐요? 그게 무슨."

용장이라니? 자신들에게 그런 보고는 없었다. 그저 나르그 백작의 지휘하에 잘 수비를 해낸 병사들의 활약으로 전쟁이 끝났다고만 보고가 올라온 것이다.

18대 세습귀족이 권력을 독차지 하고 있으면서 나온 여러 가지 폐해가 전쟁에 관련된 보고에까지 손길을 뻗친 것이다.

이러고도 나라가 돌아가는게 신기한 빈란드 왕국이다.

제국의 외교관의 쉰소리로 어느정도 이상한 것을 느낀 외교대신이 빈란드 왕국의 왕에게 보고를 한다.

"소인이 이번에 휴전 조약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사옵니다."

"뭔가?"

"이번 전쟁의 최고로 공을 세운자가 나르그 백작이 아니랍니다."

"뭣이?!"

"아크란 제국의 외교관이 쉰소리로 했던 것이지만, 거짓은 아닌 듯 하옵니다. 무언가 이상하긴 하였습니다. 기습적으로 쳐들어 와 놓고는 갑작스레 빠져나간 것이 말입니다. 그저 수비만 했는데 그렇게 전투가 진행되었을 리가 없습니다."

"이이, 이런! 아무리 나라가 썩었다지만 전쟁 보고까지 제대로 하지 않다니! 당장에 나르그 백작을 소환하도록 하고 다시 조사하도록 하게."

제국 외교관의 발언한마디가 빈란드 왕국을 뒤엎었다. 그리고서 이어지는 나르그 백작에대한 소환 조사와 함께 왕국의 정보부가 총력을 다해 전쟁의 양상에대해서 조사를 했다.

"호오."

정보부의 조사를 받은 빈란드 왕국의 왕 스웨드는 호기심을 느꼈다.

조사의 내용은 코엔요새에서부터 시작 된 반격이 적의 보급로를 끊고 유다요새를 점령 후 파괴. 그리고 이어진 화공까지 아주 자세하게 조사되어 쓰여 있었다.

그런데 그것이 처음부터 끝까지 얼마 전에 왕도에서 자작 작위를 받은 신생 귀족이 이끌고 끝마쳤다는 것이다.

오히려 자신의 공을 부풀린 나르그 백작의 공은 수비를 해낸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물론 기습적인 침략을 잘 수비해 낸 것도 공이긴 하지만 로우드의 공에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로우드라.."

왕은 궁금증을 느꼈다. 그리고 이번 참에 18대 세습 귀족인 나르그 백작의 기를 한번 꺾어 놓아야할 참이었다.

국왕 스웨드는 새로운 인물 로우드라는 인물이 등장한 것이 자신에게는 아주 큰 복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권력을 향유하고 자기 이득만 챙기는 18대 세습귀족으로는 더 이상 국정을 이끌기 힘들었다.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던 차에 왕의 앞으로 로우드가 나타난 것이다. 거기다가 명분으로 할 만한 큰 공까지 들고서 말이다.

모든 보고서를 살핀 국왕은 즉시 명령했다.

"코엔 요새에 복무하고 있는 자작 로우드 리세트를 즉시 불러들이게!"

"알겠습니다."

그렇게 로우드의 중앙 무대로의 대뷔가 결정되었다.

**

"대대장님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코엔 요새를 떠나는 로우드의 곁으로 같이 싸워온 전우이자 부하들이 나와서 마중을 나온다.

제대로 된 사령관이 떠나는 것이 못내 아쉬운 것이다.

그렇지만 잘 된 일이었다. 병사들이 생각하기에도 그렇게 활약을 하고도 로우드가 아무런 포상을 받지 못하고 계급 특진도 없는 것이 못내 이상했었다.

이제야 제대로 일이 제대로 돌아가는 것이니 병사들로서도 좋은 사령관을 보내는 것이 아쉽지만 기쁜마음으로 보내는 것이다.

"내, 다녀오겠네. 앞으로 다시 볼지 모르는 일 아닌가?"

그렇게 아쉬움을 달래고 로우드는 코엔 요새를 떠난다. 고작 1년도 되지 않는 복무 기간 동안 로우드는 많은 일을 해낸 것이다.

그렇게 코엔 요새를 올 때의 맨몸과는 다르게 왕이 보낸 마차까지 타고 왕도로 다시 오게 된 로우드.

18대 귀족세습귀족들의 권위도 낮출 겸, 국왕 스웨드는 로우드의 공을 더욱 부풀려서 왕국민들에게 퍼트렸다. 정보부를 활용해서 말이다.

안그래도 크게 활약한 로우드인데 그것을 더욱 크게 부풀렸으니, 백성들의 귀에는 얼마나 대단한 영웅으로 들어갔겠는가.

군주의 시간 65편 - 전쟁이 끝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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