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군주의 시간-61화 (6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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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요새로 온 부대가 각각 3개 사단이 왔단다. 즉, 각각 요새마다 3만명 씩 부대가 왔다고 한다. 자신들이 있는 코엔 요새가 2만의 병력이 왔었다.

그렇다면 이번 전쟁에서 아크란 제국이 공격에만 동원된 부대가 8만명이란 소리다. 보급부대가 보통 4분의 1선을 차지하니 2만명이라 예상하면, 총 동원부대는 10만명. 정말 헉소리 나는 숫자이다.

우리 세계에 삼국지에서야 100만 병사니 어쩌니 하지만 어느 정도 과장이 있는 것이다. 실제로 만명의 사람만 되어도 어마어마한 힘을 발휘하는 법이니. 아크란 제국으로서도 국경을 맡는 부대를 제외하고 여유분이 있는 병력을 모두 이번 전투에 투입했다고 생각해도 될 정도다.

'그렇다면 지금 2천명 조금 넘는 우리가 다른 요새에 지원가봐야..'

소용이 없다.

다른 부대에서는 전쟁이 진행된 지가 꽤 됐다. 여기보다 먼저 적이 침략한 것이다.

어렵긴 하지만 아직까지 함락되었다는 소리가 없는 것을 보면, 어렵사리 막고는 있다는 뜻이다.

이번 방어전에서 지금까지야 지형의 이점과 전략을 사용해서 적 부대를 쉽사리 끊어서 막아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전략적 우위를 바탕으로 낳은 결과인 것이다.

코엔 요새를 떠나서 다른 요새를 가면, 자신의 연대에 속한 부대원들도 아크란 제국의 병사들과 같이 지형을 알지 못한다. 로우드의 부대원들이 가진 큰 장점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 점 때문에 로우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고민을 했었다.

'어찌한다.'

로우드도 일단은 아무런 결정을 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있을 수 만은 없기 때문에, 정찰병들을 적국의 요새 방향으로 출발시켰다. 답답한 로우드로서는 무언가 소식을 전해주길 바랄 뿐이었다.

**

그렇게 초조하게 보내는 어느 날. 기다리던 소식이 들어왔다.

"연대장님! 적군의 패잔병을 보았다는 정찰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약 400여명 정도. 적들이 화공에 의한 부상병들에다가 패잔병을 모아서 수습하느라 아직까지 요새 주변에 있었던 듯 합니다."

'어서 막아야한다!'

패잔병이 적국의 병사들과 조우하는 것을 막아야했다. 마의 숲의 몬스터 때문에 모이지 않으면 통과할 수 없는지라 숫자를 모으며 수습하고 있었던 듯 했다.

적이 시간을 지체한 것이 로우드에게는 천운이다.

적군이 코엔 요새가 오히려 역으로 다시 함락 당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어떻게든 다시 부대를 이쪽에 보낼 것이다. 아마 다른 요새를 공략하고 있는 부대원들을 빼서라도 보낼 것이다.

아군에 병력이 2천밖에 안 되는 것을 모를 것이기 때문에 아크란 제국 입장에서는 옆에서 당하느니 미리 병사를 보내려고 들 것이기 때문이다.

'후방이 위험하면 전투 수행은 불가능하니까.'

일단은 패잔병부터 처리해야 한다!

"부관 준비하게. 1500명의 레인저 부대만 데려 간다. 부족한 인원은 보병대에서 활을 어느 정도 사용할 줄 아는 인원으로 채우도록. 이번 전투에서 살아남은 병사들이니 그래도 일정 이상의 실력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어서 준비하게."

로우드가 판단하기에 코엔 요새가 아크란 제국에서 넘어갔을 때, 요새 밖에서 버텨낸 대대원들은 마의 숲의 몬스터들로부터 자신의 몸을 지켜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이유로, 어느 정도는 정예 병사들이라 생각해서 차출을 한 것이다.

1500명 이상은 안 된다. 기동성이 확실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패잔병의 뒤를 치기위해서 로우드는 서둘렀다.

휴식은 끝이다. 이제 다신 전쟁을!

"전군 출발!"

로우드의 명령에 모든 채비를 마친 1500명의 연대원들이 출발한다.

다시 전쟁의 시작인 것이다!

**

"적이 있다!"

3일에 걸쳐서 적군이 돌아갈 방향으로 추적을 가니, 로우드 군의 눈 앞에 적병들이 보였다.

화공에 패배해서 도주하는 패잔병들인 것이다. 그 사이에도 몬스터들에 당했는지 처음에 보고받은 숫자보다 인원이 꽤나 줄어 있었다.

찾았으니 서둘러야 했다. 적의 발걸음은 지금 이 순간도 아크란 제국에 가까워지고 있으니 말이다.

"전군 전진! 적을 사살하라!"

이번에는 작전이고 뭐고 필요가 없었다. 패잔병인 적군에 비해서 아군이 압도적으로 전력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로우드의 명령 소리를 듣고 적군의 패잔병이 뒤를 보았다.

쫓아온 부대를 본 패잔병들은 급히 뛰기 시작했다. 뛰어야 사는 것이다!

가장 앞서는 것은 마나로 몸을 강화까지 한 로우드!

"어림 없다!"

패잔병의 등 뒤로 로우드의 검이 작렬한다.

가까이 있는 병사들에겐 등뒤로 검이, 이미 멀리 도망친 병사들에게는 화살이 작렬한다.

패잔병들에게 보일 인정은 없다. 잔인하다 생각해도 어쩔 수 없다.

전쟁은 원래 잔인한 것이다.

아군이 지난 전투에서 작전이 실패했다면 이렇게 당했을 것이다.

로우드와 병사들은 광기에 젖어서 학살아닌 학살을 자행했다.

"부관! 보고!"

약간은 흥분한 로우드가 짧게 외친다.

"보고 드립니다. 아군 부상병 34명. 큰 부상자는 없습니다. 나머지 인원은 이상 없습니다."

"적은 어떤가?"

"전멸에 가깝습니다. 단, 지휘부로 보이던 인원은 마나로 몸을 강화한 듯 빠르게 도망간지라 병사들이 쫓아 갈 수 없었습니다."

"이런 젠장. 그걸 왜 이제 말하나. 내가 가겠다. 병사들은 부관이 수습하라."

"죄송합니다. 적 지휘관으로 보이는 이는 저쪽 방향으로 갔습니다."

"있다 다시 오겠네. 이쪽에 캠프를 잡도록!"

로우드는 급히 부관에게 수습하라 명령을 내리고 뛰어갔다.

적군의 지휘관이 다시 오는 적군의 보급대와 조우라도 한다면 아군으로서는 매우 좋지 못한 상황에 처하기 때문이다. 고생해서 이렇게 추적한 보람도 없다.

그러기에 로우드는 전력을 다해서 뛰었다. 막아야 하는 것이다.

한참을 뛰어가니 눈 앞에 사람하나가 보였다.

지금 이 순간 마의 숲에서 보이는 사람이라면 뻔하다!

그토록 애차게 찾던 적인 것이다!

로우드는 재빨리 외쳤다.

"매직 에로우."

20여개가 넘는 매직에로우가 생성되었다.

이것으로 마나로 몸을 강화할수 있는 경지의 적 검사를 죽일 수 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렇지만 진로는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자신과의 거리만 줄이면 된다.

'쉬쉬슁'

매직에로우들이 날아가 적의 등뒤로 작렬한다.

"크악."

매우 고통스러운지 적군이 소리를 내질렀다.

'됐다.'

이 때를 기다린 로우드는 다리에 마나를 더해 속도를 냈다. 속전속결(速戰速決)해야 하는 것이다!

고통스러워 하는 적의 뒤로 로우드의 오러 블레이드가 다가간다.

순식간에 반으로 갈라지는 적의 몸!

끝이다.

"헉 헉."

한참을 전력으로 적을 찾아다닌 로우드는 숨을 골랐다. 아무리 소드익스퍼터인 그이라 할지라도 지치는 것이다. 마법을 사용하지 않았으면 적을 이렇게 쉽게 잡지 못했을 것이다.

'추격은 역시 힘들군. 가만? 추격이라..'

로우드는 생각했다.

고민거리를 해결 할 실마리를 찾은 것이다. 자신은 방금 전 추격으로 매우 어려움을 겪었다. 그만큼이나 누군가를 추격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다. 적이야 자신의 마음 내키는 대로 가지만 자신은 적의 흔적을 따라서 가야하기 때문이다.

'바보같이.'

자신의 부대가 가장 잘하는 것을 두고 어렵게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의 부대의 장점은 기동성을 통한 기습!

다행히 이번에 추격을 통해서 적의 패잔병이 뒤따라오는 보급대에 상황을 전하는 것은 막았다.

막을 생각만 한 것이 바보였다.

군주의 시간 59편 - 유가요새 공략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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