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군주의 시간-55화 (55/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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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급 인원에 종군 마법사들이야 많아야 한명에서 두 명. 원래 종군 마법사라는 것이 흔하지 않다. 대부분의 마법사들은 종군행보다는 수도에서 마법 연구나 텔레포트 마법진 유지에 더 많이 쓰이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이번 전투에 고 서클 마법사는 없을 것이다. 고위 마법사들은 언제나 적국의 감시의 대상이다. 이번에 아크란 제국의 고위 마법사들이 이동을 감지한 첩보는 없었다. 아크란 제국의 기습적인 전투였기 때문에 고위 마법사를 제국으로서도 동원하지 못한 것이다.

고위 마법사들이 이동하게 되면 로우드가 속한 빈란드 왕국도 대비를 할 것이기에 아크란 제국으로서도 고서클 마법사를 동원할 수 없었다. 고로 이번 아크란 제국 침략군의 마법사들은 저 서클 이란 말이다.

이런 부분이 로우드에게는 호재로 작용했다. 적군에 마법을 막을 인원들이 없다는 말이다.

로우드는 애당초 적들의 수뇌부를 노리지 않는다. 쉴드가 쳐져있는데 무엇하러 지휘부를 노리나.

맛있는 먹잇감은 널렸다. 뭉쳐 있는 병사를 노리면 되는 것이다.

'퍼버벙'

파이어 볼이 날아가 적의 병사들을 뜨겁게 달군다. 전쟁의 꽃 파이어 볼. 괜히 있는 별명이 아닌 것이다.

날아간 뒤 다시 시전 되는 파이어 볼!

적장이 안되겠다 생각한 건지 명령을 내린다.

"절벽을 올라! 마법사는 하나다. 마법사를 죽이면 돼! 우리가 아직 30배는 숫자가 많다. 올라가!"

사령관의 말을 듣고 적군이 힘을 얻는다. 아니 명령 체계 때문에라도 절벽 위를 오른다. 적들도 자신이 살길이 로우드를 잡아야만 하는 것을 아는 것이다.

그렇다 적은 사단급 병력. 자신에게 일부는 당했다지만 거의 만에 가까운 병력들이다. 300명으로 이루어진 로우드의 대대에 비해 10배 이상 많은 수다.

그런 적군의 병사들이 개미떼처럼 로우드의 대대가 있는 절벽을 기어오른다.

"준비한 바위를 굴려라."

"넵!"

"어서 굴려!"

준비가 화살만 된 것은 아니다!

로우드는 적의 사령관의 명령에 뒤질세라 절벽에 준비한 바위를 굴린다.

'우르르르르.'

바위가 굉음을 내며 절벽을 굴러 내려간다.

"아아아악."

절벽을 기어오르던 적병들이 죽어 나간다.

"전진! 전진해! 어차피 저 절벽에 준비할 바위는 많지 않아!"

신중한 만큼 잘 꿰뚫어 보는 적의 사령관. 전쟁의 광기가 절정에 다다르고 있다.

"파이어 볼!"

마법이 날아가고,

'쉬쉬쉭.'

"아악!"

화살들이 적의 목을 꿰뚫는다.

광기. 모든 이들이 전쟁의 광기에 휩싸여 있다.

한참을 절벽을 사이에두고 한편은 막고, 한편은 사력을 다해 올라간다.

한손이 열손을 이길 수는 없는 법.

결국에 아크란 제국의 병사들이 절벽을 거의 기어 올라오고 있다.

'여기까진가.'

로우드는 슬슬 퇴각해야 할 때를 느꼈다. 맞붙어서 싸우게 되면 더 죽일수야 있지만 아군의 병사들도 희생이 생긴다.

얼핏보아도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죽인 적군의 수가 4천은 되어 보인다.

작전과 훈련도 그리고 상황이 아주 잘 먹혔기에 나오는 전과인 것이다!

"퇴각하라! 퇴각해!"

로우드가 명령 한다.

"퇴각하라신다!"

"퇴각!"

부관의 목소리가 뒤이으며 일사불란하게 아군 병사들이 퇴각을 한다.

급하게 빠지면서도 견제 사격은 잊지 않는다. 적이 뒤따라오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로우드의 병사들은 이때부터는 미리 짜둔 대로 각개 후퇴를 했다.

"쫓아! 어서 쫓아서 주살하란 말야!"

가장 늦게 퇴각하는 로우드의 등 뒤로 분노한 사령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

먼저 도착한 로우드의 뒤로 속속 병력들이 도착한다.

마지막 까지 병사들을 챙기느라 늦은 로우드다. 그렇지만 소드익스퍼터로서 강화된 몸이 어디 가겠는가. 출발은 늦었지만 도착은 가장 빠르다.

"헉 헉."

부관이 숨을 고를 시간을 주었다.

'되었겠군.'

로우드가 부관과 병사들을 살펴보고 부관에게 묻는다.

"상황 보고."

"상황 보고! 보고드립니다. 대대인원 300명 전원 무사 귀환! 사상자 0명! 적 사상자 약 4200여명! 대승입니다! 축하드립니다! 대대장님."

존경의 눈빛으로 부관이 로우드를 쳐다본다. 말도 안되는 대승을 한 것이다. 아마 로우드가 목숨을 건 기습을 하지 않았거나 가보(?)가 없었으면 안됐을 대승이다. 그러기에 부관이 이렇게 고무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 부관을 로우드는 담담히 쳐다본다.

"수고했다. 가서 쉬도록."

"감사합니다! 병사들 휴식!"

"휴식!"

병사들은 애시당초 퇴각할 이곳에 전투에 필요한 짐을 빼고는 모든 짐들을 두었었다. 안그래도 오러 연공법에다가 레인저 정예로 활약하는 병사들이다. 군장도 없었으니 그 속도가 오죽하겠는가? 원정대인 적들은 제대로 쫓아오지도 못했다.

병사들은 각자의 군장에서 식사거리인 육포를 꺼내서 휴식을 취했다.

'적은 사단급 병력.'

이번 작전으로 꽤 많은 인원들이 당했다지만 아직도 반은 남아 있다.

적의 장점은? 많은 숫자.

'우리의 장점은 기동력이다.'

애시당초 기동력이 강한 부대인 레인저 부대원들이 얕지만 오러 연공법까지 익혔으니 조금이나마 더욱 빨라졌다. 이를 활용해야 했다.

'기습을 더 가한다.'

어차피 본대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상대해야할 적의 부대다. 기회가 있을 때 조금이라도 줄여 놓는 것이 좋다.

그날로 적군의 병사들의 고통이 시작 되었다.

안그래도 절벽을 통과하고 나서 얼마뒤의 길을 로우드가 디그로 미친듯히 헤집어 놓았다. 돌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마의 숲 안으로야 적들도 통과할리 없다. 길은 정해져 있는 것이다.

모든 인원들이 다 돌아가며 작전을 시행할 필요는 없다. 교대를 하면서 일단의 소수 정예 무리로만 다니면 되는 것이다.

그날부터 로우드는 봐두었던 곳에 캠프를 설치하고 병력을 나눠서 작전을 시행했다.

**

'쉬쉬쉭'

"아악!"

"적이다!"

이것을 알고 있는 로우드의 대대원들은 그날부터 밤이면 적의 병력에 기습을 가했다. 약 30여명의 병력들. 대대의 10분의 1병력이다. 이쯤이면 적의 피로 회복을 방해하고 신경을 쓰이게 하는데 충분하다.

안 그래도 지난번에 절벽에서 당한 뒤인지라 사기야 떨어지든 말든 척후대를 다시 조직한 적이다.

이래저래 적군 사령관의 신중한 성격이 로우드에게는 호기로 작용하는 것이다.

화살을 날리고 적의 주의를 끌면 그 뒤에는 로우드의 가보의 활약!

"파이어! 볼!"

어차피 전처럼 미친 짓하고 들어가서 날리는 것이 아니기에 한번에 많은 인원을 죽일 순 없다.

그렇지만 로우드의 마나는 명상을 하면 다시 찬다. 하루에 파이어볼을 4방씩은 척후대에 꼭 날리고 가는 로우드다. 모두 가보(?)덕분인 것이다.

그런 로우드의 기습부대 활약 덕분에 하루하루 아크란 제국 병사들은 야금 야금 줄어들고 있었다. 많이 죽일 필요도 없다.

어차피 앞으로 붙을 부대. 사기라도 죽어라 떨어트리면 로우드 부대로서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고블린 절벽에서의 치밀한 준비가 있지 않는 한 이정도 성과가 최고인 것이다. 아니면 미친 짓을 또 하거나.

하지만 신중한 성격의 적 사령관인 이상 그런 짓은 두 번은 하면 안 된다.

"퇴각!"

"퇴각하라신다!"

로우드의 병사들이 신나게 퇴각한다.

"쫓아!"

다시 조직된 척후대의 간부가 소리친다.

그렇지만 벌써 며칠째 로우드의 병사들에게 당한 적군은 제대로 잠도 자지 못자고 기진맥진 해 있다.

로우드의 부대는 로우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교대를 하지만 적군은 그러지 못하기에 일어나는 일인 것이다.

군주의 시간 53편 - 매복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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