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없군."
다행히 당장에 주변에는 몬스터들이 없는 듯 했다.
전투에서 승리했으니 이제 남은 것은 전리품!
로우드는 몬스터들의 시체를 분리하기 전에 인간들이 남긴 전리품을 보았다.
처음에 봤을 때의 그을린 흔적! 그것은 마법이 시전 된 흔적이다.
로우드는 로브를 입은 사람의 시체부터 찾기 시작했다. 그가 마법사일 것이다.
"찾았다!"
역시 처음의 장소에 있었다. 마법을 시전하고 오크들에게 집중 공격을 당한 듯 했다.
어차피 죽은 자의 물건은 누군가라도 써줘야 하는 것. 그것이 용병의 방식이다.
그런 방식에 익숙한 로우드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시체의 품을 뒤졌다.
있었다!
꿈에도 그리던 그것이!
'아크식 3서클 마법서'
오크들의 무기에라도 약간 상한 듯 했지만 마법서 자체가 워낙 두꺼운데다 보존 마법이 걸려있어 크게 상하지 않은 듯 했다. 가장 대중적인 3서클 마법서다.
전투의 흔적들에서 그을린 흔적들은 아마도 마법사의 파이어 볼 흔적이었던 듯 하다.
이런 곳에는 왜 있는가 모르겠으나 로우드로서는 행운이다.
마법서를 구할 시간이 단축 된 것이다.
어차피 생존자들도 없는 것을 아는 로우드는 남은 전리품들도 챙기기 시작했다.
뒤이어서 오크와 놀들을 뒤질 때도 로우드는 기뻤다.
한참 뒤에나 구할 것이라 생각한 3서클 마법서를 구한 것이다.
겉은 약간 상했다지만 그게 무슨 대수랴. 안의 내용이 중요한 것이다.
오랜만에 큰 수익을 얻은 로우드는 마법재료를 거래하기위해 영지로 가는 것 보다는 집으로 가는 것을 택했다.
몬스터 부산물들의 가격이 떨어지는 게 대수가 아닌 것이다.
'마법서를 살펴보는 것이 먼저다.'
**
"후후. 살펴볼까."
집에 도착해서도 로우드는 콧노래가 절로 나왔었다.
평상시라면 곱게 다룰 전리품들과 몬스터들의 시체를 대충 정리했다. 아니 급한 맘에 던졌다는게 정확한 표현이리라.
자신에게는 당장에 목표가 있는 것이다.
'3서클 마법서'라는 오랜 기다림의 존재가!
가장 먼저 순차를 본 로우드는 원하는 것을 찾았다.
3서클 마법의 상징. 그동안에 써보지도 못한 마법.
'여기다!'
긴 목차를 쭉 둘러보던 로우드는 흥분하며 원한 곳을 찾아 넘겼다.
바로 파이어 볼을 찾기 위해서다.
-파이어볼.
파이어볼은 시전한 마법사의 클래스와 마나양에 비례하여 데미지를 입히는 화염을 터뜨린다파이어볼은 이름과 같이 구형으로 터진다.
데미지를 입히는 것 외에도, 파이어볼은 폭발 범위 내의 발화성 물질을 모두 태워 버리고, 고열로 연 금속까지도 녹인다.
'이 얼마나 높은 전투력인가?'
이미 아는 것이지만 로우드는 설명을 읽으면서도 흥분했다.
계속 이어지는 탐독.
몇 시간이고 읽던 로우드는 어느 순간 책에서 눈을 뗏다.
"진짜다!"
확실히 익혀봐야 겠지만 몇 번이고 읽은 마법서는 진짜였다.
그날부로 로우드는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검술을 주로 익히려고 오긴 했지만 지금 이 순간은 마법도 중요한 것이다.
로우드는 적어도 파이어볼 하나만큼은 익힐 때까지 기본적인 검술 수련 이외에는 마법만을 익히려고 했다. 실전은 잠시 없는 것이다.
**
다음날 아침 로우드는 영지부터 향했다. 매일같이 몬스터들의 부산물을 처리하기 위해서 나섰던 마법재료 거래소가 당분간은 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영지에 오지 않는 동안 식료품부터 시작해서 구매할 것이 많았다.
한사람이 다 들기도 힘들만큼 많은 양의 생필품을 구매한 로우드는 숙소로 돌아왔다.
'해보자.'
이제부터는 진정한 수련의 시작인 것이다.
그날부터 로우드의 3서클 파이어볼 익히기가 시작되었다.
3서클이 된 것은 오래되었기 때문에 마나 자체는 모자랄 것이 없다.
수식을 익히고 마나를 달리 발동시키는 법을 마법서를 보고 익히면 되는 것이다.
그러기를 3주 뒤 집 앞의 공터.
긴장한 듯한 로우드가 신중히 마법을 영창한다. 뒤이어지는 시전어.
"파이어볼!"
'푸시시식.'
불이 꺼지는 소리가 마치 비웃음 소리처럼 들리는 로우드다.
그 뒤로는 반복이다. 마법도 결국 노가다인 것이다.
그렇게 또 다시 가는 시간들.
"젠장. 내가 곧 해낸다."
진중한 영창. 다시 한번 시전!
"파이어볼!"
'화르르'
"됐다!"
3서클을 익히기 시작한지 약 한달. 로우드는 드디어 파이어 볼을 사용할 수 있었다.
정말 오래전에 도달한 3서클 마법 경지에 걸 맞는 마법을 드디어 시전 한 것이다.
혼자서 바보마냥 기뻐하던 로우드.
갑자기 퍼뜩 무언가 머릿속에서 지나갔다.
'마나 사용? 구체화?'
한참을 기뻐하던 로우드는 갑자기 멈춰 섰다.
의외의 곳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그날부터 로우드는 검을 들고 미친 듯 휘둘렀다.
번개 치듯 지나간 생각을 현실화 하기 위해서다.
하루
이틀
-그리고 한달여.
다시 시작되는 그만의 끊임없는 수련이었다.
한달이 지나 다시 이주가 흐른 뒤.
최소한의 끼니만 간단히 떼우고 미친 듯 검을 휘두르던 그가 멈췄다.
그리고 홀린듯 마법진이 설치된 곳에 가 오러 연공법을 시작했다.
'팟'
로우드의 몸에서 평상시보다 밝게 빛나는 빛!
평상시의 명상보다 2배가 더 되는 시간.
한참이 지나서 로우드의 감겼던 눈이 떠졌다.
강도 높은 수련으로 초췌한 듯한 몸이지만 굳게 닫혔던 눈이 떠지니 그 안의 눈동자는
기광이 서려 있었다.
"드디어!"
무엇이 그를 그리 촉박하게 하는지 로우드는 검을 들고 미친 듯이 달려 나갔다.
'휙. 휙'
뛰는 로우드의 옆으로 주변 경관들이 빠르게 지나간다.
"크웨엑."
로우드는 금세 원하던 것을 찾았다. 오크! 망할 놈의 오크!
"시작엔 역시 오크지!"
로우드의 말소리를 듣고 오크들이 로우드를 발견한다.
"꾸웩!"
오크들이 괴성을 지르며 로우드를 향해 달려온다.
평상시라면 몬스터들이 선공을 하면 로우드는 자신의 특기를 살려 마법을 사용할 것이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로우드의 허리춤에서 뽑아지는 검!
'위이잉'
그리고 이어지는 소리와 함께 로우드의 검이 밝게 빛난다.
로우드의 검에서 환하게 빛나는 빛!
검사의 상징!
오러 블레이드!
3서클 마법 마나운용에서 실마리를 얻은 로우드가 오랜 수련 끝에 소드 익스퍼트가 된 것이다!
지속되는 수련이 낳은 성과였다.
21살의 어느 날 로우드는 소드 익스퍼트가 되었다.
신분 상승을 위해 온 영지에서 목표한 바를 이룬 것이다!
목표를 이룬 것을 확인한 뒤 이어지는 로우드의 칼질.
많이도 필요 없다.
기교도 검술도 필요 없다.
갑옷도 가르는 오러 블레이드의 강한 절삭력 앞에선 오크의 두꺼운 가죽도 무용지물.
크게 휘두른 일 검에 로우드에게 달려들던 오크 2마리가 한 번에 잘려나간다.
학살!
마법도 없이 검술만으로 로우드가 이루어낸 성과다.
"떠날 때군."
영지에서의 목표를 이룬 로우드. 이제 새로운 선택을 위한 여행을 시작할 때가 왔다.
신분을 상승시킬 때가 온 것이다.
챕터 4. 선택지
오랜 강도 높은 수련으로 지친 심신을 달래면서 로우드는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
20대 초반의 로우드는 소드 익스퍼트이자 3클래스 마법사가 되었다.
전투에 유용한 파이어 볼을 사용할 수 있으니 어디에서 무시당하지는 않을 마법실력.
거기에다가 파괴력 높은 오러 블레이드까지.
이 말은 로우드가 어디 가서도 무시 받지 않을 경지에 올라섰다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로우드가 소드 익스퍼트에 오른 검술 실력만으로 하급 귀족으로 신분 상승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