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군주의 시간-41화 (4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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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와 같이 오전의 검술 수련을 끝낸 로우드. 그렇다면 다음 일정은 정해져있다.

실전의 감을 유지하고 실력을 쌓기 위해 오늘도 사냥을 나선다.

바로 몬스터 사냥을 말이다.

'오늘부터는 멀리 나가야겠군.'

오늘은 평상시 가던 곳만 가지는 않기로 했다.

자신이 이곳에서 보낸 지 벌써 세 달이 다 되어간다.

아무리 마의 숲이라지만 몬스터들이 공장에서 찍어내듯이 찍어 나오는 것이 아니다.

몬스터도 성장하는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가장 성장 시간이 짧다는 오크도 3년은 걸린다.

그런데 로우드가 주변을 돌아다니며 매일같이 사냥을 했는데 몬스터가 남아 돌겠는가?

적어도 로우드가 사는 주변만큼은 잠시 몬스터들이 정리가 되었다.

그래도 악명 높은 마의 숲이니 다른 곳들에 비해서 금방 몬스터들이 정착을 하겠지만 적어도 당분간은 아니다.

"룰루루."

자신의 마의 숲 주변을 정리했다는 나름의 뿌듯함(?)에 평소 잘 부르지 않는 콧노래까지 부르며 나아가는 로우드다.

그가 숲 안쪽으로 한참을 가고 있는 그 때.

"으악! 살려줘!"

멀리서부터 비명 소리가 들렸다.

급박한 상황인 듯 했다. 로우드도 사람인지라 이런 소리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누군가가 도움을 청하는데 그걸 무시할 만큼 매정한 사람은 못되는 것이다.

"서둘러야겠군."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로우드는 급히 달려갔다.

로우드가 금세 뛰어서 도착한 그 곳.

한마디로 엉망이었다.

뿌리 채 뒤엎어진 나무들부터 시작해서 파이어 볼이 터진 듯 흩어진 나무 조각들.

그리도 탄내를 내며 연기를 흩뿌리는 풀들.

흡사 전쟁이 난 듯 한 그 공간에 몬스터들의 사체와 사람의 시체가 여기저기 널려있다.

지옥과 같은 풍경들이다. 그런 풍경이 쭉 이어지고 있었다.

전투의 규모가 생각보다 큰 것이다.

이런 잔인한 곳도 이미 경험이 있는 로우드는 급히 칼을 뽑았다.

자세한 조사는 나중에 일단은 전투다.

혹시나 모를 인간의 생존자와 몬스터를 찾아야했기 때문이다.

로우드가 깊게 수색할 것도 없었다.

"크악!"

칼을 뽑은 때 사람의 비명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금방 가보니 몬스터의 날카로운 손톱에 사람이 쓰러지고 있었다.

주변에는 오직 몬스터들 뿐. 남은 것이 없었다.

지금 당장 보기엔 마지막 남은 생존자가 쓰러진 것이다.

"키익."

로우드의 기척을 눈치 챈 것인지 몬스터 중 하나가 로우드를 쳐다봤다.

그리고는 이어지는 시선들.

개머리를 가진 놀 떼였다. 그것도 오크들과 연합을 한.

마의 숲에서는 약한 몬스터들은 대형몬스터들의 일방적인 밥이 될 수 있다.

워낙 대형몬스터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의 숲에선 저렇게 부족 생활을 하는 몬스터들의 연합을 자주 찾아 볼 수 있다.

남은 몬스터의 숫자는 대략 20여 마리.

처음에는 꽤나 많은 숫자 였겠지만 그나마 인간들의 무리가 활약을 해서 많은 수를 처리한 듯 했다.

인간으로서 구출은 못했으나 복수는 해줘야 했다.

너무 많은 수가 남아서 처리하지 못한다면 어쩔 수 없이 도망쳐야겠지만 마침 가능은 할 것 같았다. 조금은 힘들 수도 있지만 말이다.

"시작해볼까."

언제나와 같은 말. 로우드의 전투 시작을 알리는 말이다.

로우드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미 전의 전투로 잔뜩 흥분한 몬스터들이 달려온다.

남은 인간은 하나!

자신들은 여럿!

몬스터들은 자신의 심장과 손톱을 로우드의 가슴팍에 꽂고 싶었을 것이다.

아직도 남은 살육의 갈증을 풀기 위해서!

그렇지만 그것이 자신들에게는 사신의 부름일지는 몰랐겠지.

적당한 거리에 몬스터들이 다가왔을 때.

로우드는 당황하지 않고 주문을 시전 했다.

"디그 - 디그."

그의 특기 디그 이중영창이다. 너무도 많이 디그를 시전해서 다른 마법은 몰라도 디그만큼은 이중 영창도 쉽게 한다. 노가다와 근성을 이길 것은 없는 것이다.

엇박자로 시전되는 디그에 놀과 오크들이 쓰러진다.

턴은 로우드에게 넘어왔다.

"개머리나 돼지머리나."

쉰소리를 하며 로우드가 점프를 한다. 기회를 얻었을 때 한 마리라도 처리해야하는 것이다.

몬스터들이 일어나기 전. 로우드의 재빠른 칼 질.

'쉬익.'

한 번의 바람소리에 한 마리씩.

순식간에 세 마리의 놀들의 목이 따였다.

"끼에에엑."

"크르르륵!"

오크와 놀이 가지각색의 괴성을 지른다.

전의 전투의 흥분때문인지 순식간에 동족들이 죽었음에도 몬스터들은 기세를 잃지 않고 로우드에게 달려온다.

준비 되었던 마법.

"매직 에로우! 9연발!"

3서클은 없어도 2서클 까진 자유자재인 로우드다. 이것이 지금까지의 실전에서 얻은 힘!

각각의 화살이 앞으 3마리에게 날아든다.

각기 한 마리당 세 방씩 날아가는 화살이 적의 심장을 뚫지 못할 것은 그도 안다.

그가 목표로 했던 것은 몬스터들의 일시적 멈춤과 진형파괴.

인간처럼 진형에 대한 교육을 받지는 못한 몬스터지만 본능적으로 사냥에 특화된 진형은 짜고 온다. 경험이 있으니까 말이다.

그것을 로우드는 깨려고 한 것이다.

'퍽퍽퍽'

박힌 화살에 앞열에 있던 놀과 오크가 움찔한다.

로우드가 원한 일시적 주춤거림!

전투는 기세이자 순간이다.

앞열의 주춤거림에 뒷열의 몬스터들이까지 속도가 줄었을 때.

다시 반복되는 주문 영창.

"디그 - 디그"

학습능력도 소용없다. 땅이 파이면 하급몬스터들의 신체능력으로는 넘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거기다가 로우드의 매직에로우로 엉키기까지 했으니 이 상황의 디그는 금상첨화!

"꾸에에엑."

"끼웨웩."

다시 또 재 반복 되듯 넘어진다.

로우드의 작전덕분에 아까보다 더욱 엉켰다.

기회다!

뒤이어지는 마법. 이번에는 그리스!

"그리스."

한참 일어서려던 몬스터들이 다시 뒤엉킨다.

뒤엉킨 몬스터들을 보며 로우드는 차분히 마법을 영창한다.

이제 마법을 이용해서 최대한 수를 줄여야하는 것이다.

"매직에로우."

매일같이 써서 익숙한 것도 있지만 전생에 알던 마법이 몇 개 없는 것도 있어서 어쩔 수 없다.

로우드로서는 최대한 효율적으로 전투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어지는 매직 에로우와 풀릴만하면 다시 시전 되는 그리스에 몬스터들이 하나하나 목숨을 잃는다.

로우드가 마나를 조금 남기고 거의 사용했을 때 남은 몬스터의 수는 3마리.

가진 마나를 다 사용할 수는 없다. 아무리 마나 회복속도가 빠른 로우드라도 마나 탈진 현상 상태에선 검을 휘두를 순 없으니까 말이다.

마법이 없으니 힘이 빠졌다고 생각을 한 것인지 몬스터들이 로우드를 향해 달려온다.

몬스터들은 몬스터다.

처음 자신들이 죽은 건 로우드의 검이라는 걸 잊고 있으니 말이다.

마나를 거의 다 소모해서 조금은 지친 로우드가 아끼던 검의 시전어를 사용한다.

단번에 끝내기 위해서다.

"파이어."

짧지만 붉게 빛나는 검!

'치이익.'

살을 찢는 저항감도 없이 녹아버리듯 몬스터의 목덜미를 끊는다.

단 세 번의 검 휘두름 뒤에 남는 것은 로우드의 일방적인 학살.

그렇게 그 날의 전투는 끝이 났다.

로우드의 승리인 것이다.

**

전투가 끝나고 로우드는 전리품을 챙기기 전에 주변을 둘러보았다.

"병신들."

주변을 살펴보던 로우드가 본 것은 전투의 흔적 중에 남아있는 깃발이다.

'마의 숲 원정대'

전에 마을에서 사람들을 모으더니 끝내 출발했나보다. 이유야 모르지만 여기서 죽다니 개죽음이다.

혹여나 남은 몬스터가 있을까 주의해서 주변을 더 살펴 봤다.

크게 전투가 일어나서 주변의 몬스터가 거의 다 왔겠지만 혹시 모르는 것이니 말이다.

군주의 시간 40편 - 마법서를 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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