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유는 모르겠지만 로우드가 사정을 알바는 아니지 않은가.
모여 있는 오크들은 열 마리.
"시작해볼까."
냅다 오크들을 향해 점프를 한 로우드는 검에 마나를 한껏 집어 넣고 휘두른다.
'퍽'
로우드의 일격에 한 마리의 오크가 두개골이 쪼개지며 주저앉는다.
한방에 사망.
뒤이어서 이어지는 로우드의 매직 애로우!
단번에 여러 발이 생성된 애로우가 왼쪽에 놀란 오크의 심장에 순차적으로 꽂힌다.
'퍼버버벅.'
순식간에 두 마리.
놀란 오크들이 대항하려고 무기를 꺼내든다.
그 사이 오른쪽 사선으로 그어지는 로우드의 검.
"꾸어어억"
길게 찢어지는 오크의 가슴 팍. 순식간에 전투불능이 되는 오크.
로우드는 쏟아지는 오크의 피를 피하면서 오크와의 거리를 확보한다.
무기를 꺼내든 오크들이 달려든다.
"꾸에에에!"
뭐라는 지는 인간이기에 모르겠지만 쓰러진 동료 오크들에 대한 분노인지 크나큰 괴성을 지르며 달려드는 오크들.
이미 용병들 사이에서는 오크 학살자로 불리는 로우드다. 이딴 놈들 괴성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제대로 시작해 볼까."
로우드에게 이제는 주문 계산도 필요 없이 자신의 분신과 같은 주문.
"디그. - 디그."
순식간에 이루어진 디그 2영창.
순차적으로 마법이 발동 되며 남은 오크들이 순차적으로 넘어지며 뒤엉켜 버린다.
"꾸에엑?"
겪어보지 못한 상황에 크게 당황하는 오크들.
다시 다가가 휘둘러지는 검.
'퍽, 퍽.'
오크들이 일어나기도 전 두 마리의 오크가 다시 눕는다.
남은 오크들은 반인 5마리.
야생의 전사라는 오크들이지만 순식간에 동료들이 죽는 것을 보면서 전의를 상실했다.
'우리끼린 어떻게 해도 죽는다. 동료를 부르자!'
동료들의 죽음을 복수하기 위해 끝까지 쫓아가는 오크라지만 일단은 살아야하지 않겠는가?
아니면 적어도 자신들의 부족에 알리기라도 해야 하고 말이다.
"꾸에 꾸에엑."
아마도 도망치란 말 일거다.
이상한 괴성을 지른 오크들이 뒤돌아 흩어져 뛰기 시작한다.
"안될 말이지. 돼지 머리들."
다른 오크들을 더 불러오려는 걸 알고 있는 로우드는 급히 쫓아간다.
그 뒤로는 로우드의 일방적인 학살이다.
날아가는 매직 에로우와 휘둘러지는 검에 한 마리 한 마리 무릎 꿇는다.
전생과 현생에서의 경험을 살려 마법과 검을 조화롭게 쓰는 로우드다.
사냥이 끝난 뒤에는 수확의 시간!
어김없이 오크의 어금니부터 챙기고, 쓸 만한 가죽들을 챙긴다.
많이 챙길 수는 없다.
들고 가는 양도 문제일뿐더러 이곳이 마의 숲 지류이기 때문.
시간을 길게 끌면 다른 몬스터가 꼬일 수 있다.
적당히 전리품을 얻은 로우드는 남은 것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가까이 있는 마을로 간다. 어서 처리해야 제 값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몬스터 가죽은 어느 정도 손질을 해야 하는 짐승의 가죽과는 다르다. 마법 실험에 쓰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빨리 보급해 줄수록 가격이 좋은 것이다.
이것을 아는 로우드는 걸음을 바삐 마을 쪽으로 옮겼다.
도착한 영지의 목표지는 '마법재료 거래소'
아직도 거래소에 들어가기 전엔 가끔 한숨을 쉬는 로우드다. 미리아가 생각나서 겠지.
'들어가자.'
문을 열고 로우드가 거래소에 들어선다.
'딸랑.'
거래소의 트레이드마크인 종이 울리며 들어서는 로우드.
"안녕하십니까. 어? 로우드군이구먼."
카운터에 있던 중년사내가 반갑게 로우드를 맞이한다.
이 곳 영지에 정착을 한지 어느새 한달이 된 로우드다.
매일같이 사냥을 하는 로우드가 마법재료 거래소의 단골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자신의 실적을 매일같이 올려주는 로우드이다 보니 중년은 반갑게 맞이한다.
"게런씨. 안녕하세요."
"그래그래. 로우드군 오늘은 또 무얼 사냥했나?"
"오크들입니다."
"오크? 좋지! 어서 물건을 보게."
일격에 모든 것을 처리했기 때문에 로우드가 건넸던 것들은 상태가 좋다.
어금니부터 가죽까지 모든 것을 카운터 위에 올린다.
"오오!"
오크의 부산물로 금세 가득 차는 카운터에 게런이 흐뭇한 표정을 짓는다. 리액션도 참 큰 사내다. 그런 리액션에 아랑곳없이 로우드는 용무를 말한다.
"얼마에 되죠?"
"어디 보자."
게런이 주섬 주섬 카운터의 물건들을 센다.
"오크 어금이 20개에 허벅지 힘줄들 약 3kg. 그리고 가죽 3마리 맞나?"
"네. 맞습니다."
"1골드. 어떤가?"
"저 여기 단골입니다."
"아니 뭐. 그래도."
"그럼 그냥 차라리 가죽 말려서 옆에 가겠습니다."
손해 봐도 가죽 공방에 가겠다는 이야기다. 로우드가 아무리 단골이어도 상점들 자체가 많지 않기에 매일같이 흥정을 해야 했다. 제대로 흥정을 못하면 금방 황금이 색만 같은 똥값 된다.
"허허 참. 매일 이러는 구먼. 여기 있네, 여기 있어. 1골드 20실버일세."
손에 돈을 쥐어든 로우드는 만족했다. 이 정도면 생각하는 만큼 된 것이다.
"안녕히 계세요."
"내일 또 오게나."
게런의 인사를 뒤로하고 로우드는 거래소를 나선다.
로우드가 이렇게까지 열심히 돈을 버는 이유는 앞으로를 위해서다.
언젠가 애검이 될 만한 검도 구입해야하는 데다가 가장 큰 이유는 부모 안부 묻는 가격의 마법서 때문이다.
3서클 마법서만 150골드. 마정석을 구매하느라 이미 가진 돈의 대부분을 소모한 로우드에게는 한숨이 나오는 가격이다.
쉽게 계산해서 매일 같이 이렇게 벌어 한 푼도 쓰지 않는다고 해도 150일 정도나 걸린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에휴."
앞으로의 고생을 생각한 로우드가 한숨 짓는다.
그는 신세한탄을 하며 간단한 생필품을 구매하려고 잡화점을 향해갔다.
잡화점을 가는 길에 거쳐 가는 광장. 사람들이 모여서 웅성웅성대고 있다.
"마의 숲을 거친다니 거참. 말도 안되잖우?"
"그러니까 말야."
"자자 들어주십시오. 실력있는 자들은 모였습니다. 3서클 마법사도 있고, - 일꾼으로 가실분..."
중간까지 듣다 로우드는 사람들 틈에서 벗어났다.
용케도 실력 있는 사람들에 마법사도 구했다지만 로우드 자신이 보기에 미친 짓이다.
거길 어디라고 횡단을 하는가 말이다. 그게 됐으면 마의 숲은 벌써 빈란드 왕국의 영지가 되었겠지.
조금 구경하던 로우드는 모여 있는 이들을 무시하고 자기 볼일을 보러갔다. 간단히 잡화점에서 식료품을 사기로 한 것이다.
'목숨 건 객기는 젊은 날에나 하는 것이다.'
현생에선 20대인 로우드는 그리 생각하며 이동을 시작했다.
구경을 하느라 지체된 시간만큼 걸음을 바삐 해야 했다.
남은 수련을 하기 위해서.
**
몬스터의 부산물을 정리하고는 어느새 시간은 저녁.
마을에서 사온 식료품으로 대충 끼니를 때운다. 혼자서 허겁지겁 먹은 로우드.
"피곤하군."
식후의 식곤증을 느끼지만 해야 할 일이 있다.
로우드는 새벽과 같이 마나 집적진에 앉는다.
이번에는 마법 수련을 위해서다.
마법진이 없어 아직도 3서클 마법서를 얻진 못했다. 그렇지만 얻을 때를 대비해서 언제나 노력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조용히 눈을 감고 명상을 시작하는 로우드.
명상을 하는 로우드에게서 작은 빛이 어린다.
검술 수련. 실전. 마법 수련.
수련과 실전.
그것이 새롭게 정착한 로우드가 지내는 하루의 모든 것이다.
끊임없는 노력과 근성
그것이 로우드가 계속 강해질 수 있는 원동력일 것이다.
로우드의 수련의 나날이 지나가고 있다.
챕터3. 마법서를 얻다.
"오늘도 나가볼까나?"
하루가 잔뜩 짜여진 생활. 로우드의 모든 생활을 대변하는 말이다.
군주의 시간 39편 - 마법서를 얻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