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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재서야 고개를 들고 로우드를 쳐다보는 행정관.
숲 외곽은 있으나 마나한 땅이다. 거기다가 몬스터가 출몰하기도 하니 위험하기 까지 하다. 의뢰를 수행하는 용병들도 대부분은 꺼려한다. 그런 숲을 원하니 행정관이 놀란 것이다.
수련을 위한 것이지만 행정관에게 설명할 필요를 못 느낀 로우드는 다시 물었다.
"숲 외곽에도 분양받을 수 없는 겁니까?"
"가.. 가능은 하지만 이유는 왜.."
"거기까진 말씀 드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로우드는 행정관과 간단한 절차를 끝내고 영지 외곽에 있으나마나 한 땅이기 때문에 아주 싼 가격에 지낼 곳을 구매할 수 있었다.
그리곤 그 곳에 기사 첼로스의 집을 짓던 경험을 살려 조그마한 집을 지었다.
목재로 지은 집이다. 볼품도 없고 별로 튼튼하지는 않지만 평생을 머물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관은 없었다.
로우드는 이곳에서 수련에 대해서 집중을 하면서 보내기로 했다.
현생에서는 대부분의 수련을 아주 이른 새벽이나 저녁이후에만 할 수 있었다.
이미 배운 길도 있고 경험도 있어서 빠르게 성장은 했다. 일정 경지까지는 말이다.
그렇지만 이제 혼자 남은 지금은 그렇게 정해서 할 필요도 없다.
오로지 수련에 집중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실전을 겸해서는 마의 숲 외곽에서 실전을 하면 되고 말이다.
실전과 수련의 집중 그것을 위해서 로우드는 이 곳에 정착을 한 것이다.
신분 상승이라는 목적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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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차!"
이른 새벽. 로우드는 오래 된 습관으로 일어난다.
수련을 하기 위해서다. 마나가 집중되어있는 이른 새벽에 수련을 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습관이 아니더라도 일어났어야하긴 하다.
그의 새벽의 일정은 오러 연공법.
'발튼검술서'라는 검술서를 얻고부터 시작한 수련이다.
그 전에는 혼자서 익혀왔던 것이기 때문에 오러 연공법은 없었다.
약간의 호흡법만을 가지고 있었을 뿐이다. 이 것은 용병이라면 누구나 아는 정도의 낮은 토납법 수준이다. 마나가 모이긴 하는데 워낙 기초적인 것이라 한마디로 효율성이 영 꽝이다.
이것을 오러 연공법과 비교하면 효율성이 매우 낮다. 오러 연공법이라하면 기본적으로 10을 쌓으면 토납법은 같은 시간에 1이나 쌓을까? 그렇지만 어떻게 하겠는가. 오러 연공법 자체가 귀한 것을 말이다. 마법서는 일정 경지까지는 돈으로라도 구매할 수 있지만 오러 연공법은 택도 없다.
원래 연공법 자체가 기사나 귀족들의 전유물이다. 만드는 것 자체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드는 과정자체가 실험을 하다가 사람이 죽을만큼 험난하기도 하고 말이다. 만들다 보면 사람 목숨이 여럿 쉽게 날라 간다.
아니면 절세의 천재라면 혼자서 가능할까?
결론은 귀족이 아니고서는 힘들다.
그러니 비전인 것이다. 어딘가에서 공개가 되기라도 하면 목숨을 걸고 부나방처럼 달려드는 것이고 말이다.
힘이 모든 것이 시대이다 보니 그런 면은 더 심하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연공법이라 하면 검사들이 꿈꾸는 물건이다.
로우드가 이 것을 준 것이 이상한 것이다. 누군가에게 말하면 미쳤다고 할 정도로 말이다.
이렇게나 소중한 오러 연공법을 얻은 로우드는 그 동안의 움추릴 날개를 펼 때가 왔다.
연공법이 없이도 소드 유저 상급까지 온 로우드다.
그런 그가 오러 연공법을 얻었으니 호랑이가 날개까지 얻은 격이다.
"오늘도 시작해볼까."
혼잣말을 중얼거린 로우드는 갑자기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마법 수련에나 쓰이는 마나 집적진을 그리는 것이다.
익숙하게 마법진을 그리고 가운데에 앉는 로우드.
그리고는 손에 쥔 하급의 마정석 하나.
자세를 다 잡은 로우드는 오늘도 연공법 수련을 시작한다.
이것은 사실 로우드가 전생에서 얻은 로우드만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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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에서 로우드는 의뢰 수행 도중에 운이 좋게 하급 마정석을 몬스터로부터 얻은 적이 있었다.
"아싸!"
하급 마정석은 몬스터들이 가끔 죽고 나서 주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행운을 로우드가 얻은 것이었다.
하급이지만 마정석은 매우 큰 돈이 된다.
그렇지만 큰 돈도 지켜야만 힘이 있어야 하는 법.
'숨기자.'
의뢰를 위해 뭉친 동료들의 배신을 염려한 로우드는 하급 마정석을 품에 담았었다. 배신을 염려하는 만큼 나눌 의리도 없었다.
당시에 로우드는 생각했다.
'평상시와 같이 행동해야 해.'
도둑이 제 발이 저리는 짓을 하지 않기 위해서다. 이상한 짓을 하면 사람들도 무언가를 눈치 챌 태니 말이다.
자신이 비록 2서클이지만 마법사인 것은 알려져 있기 때문에, 마나 집적진을 그리고는 마나수련을 했다.
그 날 마법 수련을 시작하자마자 로우드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이런!'
마정석을 품에 넣고 수련을 하니 마나가 평상시 보다 많이 몰려들었다.
아무래도 마정석 자체가 마나를 끌어들이는 성질이 있으니 그런 듯 했다.
본래 마정석은 워낙에 고가이다 보니 다들 금고에나 넣어두거나 애지중지한다.
마정석에 혹여나 무슨 일이 있을까 걱정하며 보물처럼 모시는 것이다.
그나마 마정석과 가장 가까운 마법사들은 마정석을 가지고 실험하느라 바쁘고 말이다.
다른 고위 마법사들도 마정석을 품에 넣고 하면 마나가 더욱 많이 차는 것을 알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다.
작은 수련의 비법 같은 것이지만 비전 같은 것이어서 그런 듯했다.
이런 것을 모르고 놀란 로우드는 욕심이 들었다.
혹시나 새벽에 하는 토납법에도 효과가 있지 않을까?
그 다음날 새벽 로우드는 마나 집적진을 그리고 마정석을 품에 넣은 채로 토납법을 했다.
결과는 대 성공!
연공법에 비하면야 10분의 1밖에 안 되는 효율성을 겨우내는 토납법이지만 2배로 쌓였던 것이다.
로우드만의 비전이 생기던 날이었다.
현생에 들어서는 이 방법을 쓰지 못했었다. 집중을해서 수련만 할 시간도 없었지만 마정석이 없었기 때문이다.
전생에 비해서 현생에서는 마나도 좀 더 쉽게 얻는 듯 했기에 모자람이 없었고 말이다.
그렇지만 이제는 수련에 집중하기로 한 로우드다.
의뢰에서 얻은 모든 돈과 가진 돈의 대부분을 사용해서 마정석을 구입한 로우드였다.
빨리 강해지기 위해서다.
이런 자신만의 방법으로 빠르게 수련을 하는 로우드.
그는 날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
"합!"
한참을 검을 휘두른 로우드가 검을 손질하고 자신의 몸을 닦는다. 이제 다음을 진행해야 할 때.
'새벽 수련은 끝이다. 나가자.'
새벽의 수련이 끝난 뒤에 일과는 몬스터 사냥!
마의 숲의 지류이기 때문에 몬스터들은 언제나 넘쳐난다.
실전도 겸하고 언젠가 마법서를 살 돈을 모으기 위해서 매일같이 사냥을 하는 것이다.
"오늘은 뭘 사냥할 수 있으려나?"
언제나와 같은 실전의 두근거림을 가지고 길을 나서는 로우드다.
"꾸엑. 꾸에엑."
"꾸에에에."
집을 떠나 한참을 주변을 돌아다니니 어디선가 몬스터들의 소리가 들린다. 마의 숲 주변이다 보니 몬스터들이 워낙 많은 것이다.
'오크다!'
로우드는 이제는 소리만 들어도 오크를 안다.
오랜만에 연인을 만난 듯이 기쁜 얼굴을 하고 달려가는 로우드.
오자마자 사냥으로 오크들의 씨를 천천히 말려가고 있는데, 오랜만에 오크들을 만난 것에 기쁜 것이다.
꽤나 많이 오크를 처리하면서 원한이 희석될 것도 같은데 은근히 뒷끝이 긴 로우드다.
로우드의 생각대로 달려가 보니 오크들이 무엇이 문제인지 서로가 모여 뭐라 뭐라 대화를 하고 있다.
군주의 시간 38편 - 수련에 집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