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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첼로스와 로우드가 제대로 힘을 쓰면 별 피해 없이 오크들을 토벌 할 수 있을 것이다.
평범한 마을 사람들이야 오크 토벌에 대해서 경험이 없어서 할 말이 없었다. 마찬가지로 훈련만 받았을 뿐 경험이 없는 병사들도 조용했다. 자경대 한슨이야 무슨 말을 하고 싶었지만 지위가 안 되니 방법이 없다.
그 상태로 로우드는 혼자 회의를 조율했다.
토벌을 위한 날짜는 오크가 완전히 정착을 하기 전인 바로 내일.
병사들과 자경대는 숫자는 맞지 않지만 손이 맞는 것이 중요하므로 2조로 나뉜다. 병사들은 기사 첼로스의 지휘를 자경대는 로우드의 지휘를 받는다. 이 점은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음을 인식시켰다.
다들 자신이 가진 무기들을 잘 준비하고 자경대 외에 마을 장정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기본적으로 마을 방비를 맡긴다.
회의의 요체는 여기까지였다. 사실 기사 켈로스의 참여로 토벌을 위한 힘은 넘치게 되었다.
이제 토벌만이 남은 것이다.
그날의 회의는 로우드의 결정 하에 다른 사람들은 별 의견이 없이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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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가 끝난 다음날 오전.
조용하기만 했던 평화로운 고른 마을의 모든 사람이 마을 중앙에 모여 있다.
어제 회의한 데로 오크를 토벌하러 가기 위해서다.
다들 웅성 웅성거리기는 했지만 불안한 마음 때문인지 소란스럽지는 않았다.
'어서 처리하자.'
로우드의 마음만큼이나 실제로 할 일도 많았다. 로우드에 대한 호기심을 가진 기사 첼로스가 지켜보기만 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사람들에게 회의의 결과를 알리고 불안함을 없애야 했다. 어제 회의를 할 때에 그렇게 마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 것을 말했는데도 누군가 말을 한 듯 했다. 그래서 가장 로우드가 먼저 해야할 일은 불안함 해소를 위한 연설이었다.
"마을 사람 여러분. 모두 아시다시피 저 베일리프 로우드입니다. 이번에 오크 부족들이 저희 마을 앞 몬스터의 숲에 정착하려 합니다. 이 일을 막기 위해 저희는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보십시오! 오늘 출정을 하기위한 사람들을 말입니다. 기사 첼로스 경까지 나섰습니다. 위기는 없습니다. 그러니 안심하고 저의 말을 따라주세요!"
마을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어느 정도나마 줄인 뒤에 할 일은 마을 장정들에게 도리깨나 창같은 비축용 무기를 건네주는 일이다. 그리고 마을 장정들이 방책에서 방비할 곳을 알려주고 배치한다. 이것으로 오전의 시간이 거의 지나갔다.
이제 남은 것은 출정 인원 정비와 출정.
회의 내용 데로 인원을 둘로 나눈다. 자경대 조와 영주 병사의 조로 말이다. 이 점은 평상시에도 나뉘어 있기에 금방 끝이 났다.
모든 출정 준비가 끝나고 마을 사람들의 로우드의 연설 뒤에도 약간 남은 불안감어린 웅성거림을 뒤로하고 토벌대가 출정한다.
여느 귀족 병사들의 출정만큼이나 나팔소리나 북소리는 없었다.
초라한 출정이었다.
그렇지만 마음의 비장함만큼은 여느 출정식과 같았다. 목숨을 걸고 싸우는 것은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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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나무꾼 크롤의 안내를 발판삼아 토벌대는 전진해 나갔다.
어차피 지난 겨울 마을의 방책공사로 방책과 몬스터의 숲이 그리 멀지 않았기 때문에 오크가 도착할 만한 곳은 금방 찾아냈다.
가장먼저 로우드는 병사들에게 휴식을 취하게 하고, 오크들이 있는 지형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전투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전투이기 때문이다.
인간보다 머리가 나쁜 오크들이긴 하지만 조사를 할 필요는 있다.
혹시라도 오크들이 매복을 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런 요소를 떠나서라도 토벌대 병사들의 안전함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서는 조사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많군.'
처음에 예상한 숫자보다 오크의 숫자는 20마리 가량 많았다. 세어보니 총 숫자는 120마리 정도. 전투 가능 오크가 70마리가 조금 넘는다는 소리다.
조사해 보니 지형은 토벌대에 있어서 좋았다. 오크부족의 오크 숫자가 중급은 되어서 120마리. 많은 숫자만큼이나 오크 부족들의 정착을 위해서는 넓은 땅이 필요했다.
정착할 넓은 땅을 정착하려 찾던 오크들이 선택한 곳은 인간 토벌대가 위치한 곳의 언덕 아래였다. 머리가 나쁜 오크들이다보니 방비를 위한 높은 지대보다는 그저 넓은 땅만 찾은 듯했다.
시간이 지났으면 위험했을 것이다. 오크들이 얕지만 건축 기술이 있으니 목책으로 된 방책이라도 조잡하게 만들려고 했을 것이다.
조기에 발견한 것이 다행이었다. 주변의 몬스터 숲은 크기에 방책을 위한 재료인 나무는 얻기 쉬었을 것이다. 조잡하더라도 방어시설이 있으면 토벌은 어려워진다.
로우드는 분석했다.
'숫자가 많은 것은 낭패지만 지대 자체는 우리에게 좋다.'
분석을 마친 로우드는 휴식을 취하고 있는 토벌대 인원들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 분석을 토대로 짠 작전을 설명했다.
"오크들의 숫자는 생각 보다 많습니다. 예상되는 전투인원은 72명. 그렇지만 정착을 하려고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방책 같은 방어시설은 없는게 다행입니다. 거기다가 정착을 하려고한 곳이 이곳보다 낮은 지대. 전투에 유리한 점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설명은 여기까지고 이제 작전을 설명합니다. 오크들은 멍청합니다. 이 점을 이용하겠습니다. 지금부터 병사들과 자경대원 10명은 저와 함께 나무를 가져옵니다. - "
로우드의 설명은 이렇다.
몬스터인 오크들의 멍청함을 이용하자는 것이다. 토별대원들과 함께 로우드가 나무를 가져온다. 숲이라 시야도 넓지 않으므로 그렇게 많은 양은 필요 없다. 언덕에서 몰려오는 오크들의 길을 막을 정도면 된다.
----나무---- 토벌대 ----나무----
이정도만 되어도 되므로 많은 나무가 필요 없는 것이다.
나무를 토벌대 양옆으로 8개씩만 쌓아도 방진이 형성된다. 멍청한 오크들은 작은 병진을 돌아서 올 생각 따위 하지 못할 것이다.
평상시 방책을 중심으로 방어를 맡는 병사와 자경대 몇몇에게 활은 기본적으로 있다. 더욱 기본적인 무기인 창도 마찬가지. 방책의 위로 자경대 7명과 병사 7명이 각각 오른편과 왼편으로 활과 창을 들고 올라간다. 활을 든 병사들은 오크들을 쏘고 방책위로 혹시라도 기어 올라 올만한 오크들은 창을 든 병사들이 처리한다.
그리고 남은 인원은 방책이 뚫린 곳 가운데에서 대기.
가장 위험한 선봉은 왼편은 기사 첼로스, 오른쪽은 로우드가 맡는다는 작전이다.
인간 병사들에게는 먹히기 힘들만큼 간단했지만 오크들을 상대로는 효율적인 작전이다.
방책으로 오크들을 부르는 유인 또한 로우드가 맡기로 했다.
병사들은 제일 위험한 일을 로우드가 하기 때문에 별달리 반대하지 않았다. 단 마을 자경대 출신 사람들은 걱정을 했지만 말이다.
'간단하지만 오크들 상대로는 효율적이군.'
기사 첼로스는 로우드의 설명을 듣고 생각했다. 이렇게 효율적인 작전까지 짜서 지휘하는 로우드를 볼 수록 호기심이 든다. 그냥 베일리프는 아닐 것이라 확신하기 때문이다.
이런 기사 첼로스의 속마음을 뒤로하고 로우드는 오크들을 향해 뛰었다.
'젠장. 어디서나 오크들이 문제야. 전생이나 지금이나. 내 언젠가 학살한다!'
이런 생각으로 전력을 다해 뛰다보니 어느새 오크들 앞.
오크부족의 오크들은 왠 미친(?) 먹잇감이 달려오나 했다. 어찌되었든 빛나는 날붙이를 홀로 오는 사람이다. 빛나는 날붙이는 무섭지만 인간은 맛있다.
'먹이다!'
오크들은 로우드를 보고 미친 듯이 달려가며 전의를 불태웠다. 오크들이 보기에 인간 한 마리는 자기가 먹을 것도 없다. 먼저 먹는 오크가 임자인 것이다.
로우드가 유인하는 것도 모르고 그런 생각으로 오크들은 로우드를 향해 미친 듯이 뛰어갔다.
군주의 시간 26편 - 오크가 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