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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언제나 마을 방책 보수 시에 있었던 부상자가 확 줄어들었다.
농노들은 내년에 새로운 봄이 되면 특산물 재배에 활용을 하기로 했다. 사과에서부터 포도까지 준비된 종자는 많다.
'내가 해야지. 어떻게 하겠는가? 시작은 난데.'
로우드는 생각보다 일이 커진 것에 대해서 누굴 원망할 수도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기획한 것이다. 거기다가 특산물의 성공에 대해서 짜증을 낼 수도 없지 않는가.
묵묵히 마을과 방책 확장 작업을 진행할 뿐이다. 급한 대로 방책을 공사를 중점적으로 했다. 병사와 농노들을 위한 거주지와 초소는 임시 가건물로 때웠다. 우선순위가 있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봄이 돼서야 병사와 농노들을 위한 건물도 완성이 될 것이다.
마을 사람들과 새로 추가된 인원 모두의 협력으로 방책이 새롭게 완성되었다. 고른 마을은 강의 지류를 크게 끼고 몬스터의 숲에 바로 맞닿은 방책을 가지게 되었다.
예전보다 더욱 인접하기 때문에 몬스터에 대한 위협은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새로운 부족단위의 몬스터들도 정착하지 않은데다가, 영주의 병사 지원이 있어서 지금 당장에는 문제가 없었다. 앞일은 모르지만 말이다.
참외 특산물을 성공시킨 첫 해이자 로우드가 베일리프를 맡은 첫해.
고른 마을의 세금 수익은 방책이 커진 만큼이나 수익도 커졌다. 무려 세금으로 500골드나 나왔다. 어마어마한 금액인 것이다.
160골드였던 세금이 고작 참외 하나를 성공했다고 나오는 세금이 3배를 약간 넘겼다는 것은 말이다. 이는 참외가 귀족들과 부유층을 상대로 하는 높은 가격의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세금이 늘어난 만큼 마을의 규모도 커졌다. 영주가 보내준 병사 20명, 농노 50명, 특산물 관리자겸 감시자로 딸려온 행정관 하나와 가족들까지 이 사람들로도 80여명은 된다.
거기다 돈이 돌게 되면 사람도 모이는 법. 약 70여명의 이주민이 마을에 더 왔다.
원래의 마을인구는 약 200여명 거기에 150여명이 인구가 늘어서 350명대의 큰 마을이 됐다. 순식간에 마을 인구의 반 이상이 늘어난 것이다.
이런 큰 변화를 이상하게 여길 수도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쉽게 접하는 말을 생각해보라. 정보는 큰 힘이라는 말을 말이다.
로우드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흐름을 자신에게 가져온 것이다. 본디 작은 것에서부터 큰 변화가 시작되는 법이다. 그것을 예측한 자에게는 이런 부가 선물로 딸려오는 것이다.
'생각대로 되었어.'
이런 커다란 성공 뒤에 따라오는 것은 로우드의 첫 소망대로 마을 사람들의 행복과 여유이다. 로우드는 자신은 일이 많아져서 바빠졌지만 결과물인 마을 사람들의 행복에 그저 좋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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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기만 했던 시간이 지나고 봄이 되어 찾아온 로우드의 19세.
마을의 보수 공사와 다음 특산물의 준비까지 모두 끝났다. 휠튼 남작의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마을 사람들이 로우드를 보는 시선도 많이 달라졌다. 예전처럼 귀엽기만한 어린 베일로프이자 이웃사촌으로만 보는 눈빛이 아닌 약간은 존경스러운 시선으로 보게 되었다.
지금 누리는 여유가 모두 베일리프인 로우드 덕에 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마을 사람들의 행복만을 위해서 일을 벌인 로우드에게는 약간의 거리감이 느껴져서 내심 섭섭했지만 별달리 방법이 없었다. 여유와 함께 나온 부작용이다.
대신에 부모님은 아들인 로우드를 좀 더 믿고 기대게 되었다. 마을 사람들의 존경이라는 약간의 부작용(?)을 제외하면 모든 것이 로우드가 원하는 대로 되었다.
소중한 이들이 더 큰 행복을 가졌다. 그것이면 로우드에게는 족하다.
로우드가 하나 원하는 것이 있다면 검술과 마법의 더 높은 경지랄까?
어쩌면 이것이 육체든 정신이든 모든 수련을 하는 이들에겐 가장 큰 욕심일지도 모른다.
더 높은 곳으로의 향함. 그것은 본능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마법은 3클래스. 16세에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3서클이 된 이후로 늘어난 것이 없다.
마나는 그 뒤로도 계속 쌓아 와서 준비가 되었지만 3서클 마법을 알지 못한다.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3서클 마법서를 구할 수 있겠지만 아직은 아닌 것이다.
로우드는 근성 있는 노력가이지 천재가 아니다. 혼자서 마법을 만들어 낼 수 없는 것이다. 새로운 마법을 구할 때까지는 마법에 관한 부분의 진척은 없을 것이다.
16세 이후에 그나마 발전한 것은 검술이다. 검술은 현재 소드유저 중급. 전생의 경지를 되찾았다. 그때 당시에는 이것으로도 기뻤다.
예전의 경지를 되찾았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사람이 항상 만족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거기다가 처음이 아닌 전에 있는 능력을 되찾은 것 뿐이다.
'더욱 위로 올라가고 싶다.'
새로움을 향한 로우드의 갈망이 계속 되었다.
마을 사람들과 가족들이 안정을 얻고 로우드 자신에게도 여유가 생기니 이런 갈망은 더욱 커졌다.
여유 속에 있는 강함에 대한 끝없는 갈망이다.
로우드로서는 자기 자신만을 위한 유일한 욕구.
그러나 아직까지는 별다른 수가 없다. 계속되는 수련을 반복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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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갈망으로 계속되는 수련의 나날. 한가로운 일상에 로우드를 찾는 소리가 들렸다.
"로드, 로드."
소꿉친구 멜른이었다. 다른 마을 사람들은 부작용(?)예 씌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그런 부작용이 없는 친구이다. 전생에서나 지금이나 멜른은 최고의 친구다.
"로드라고 하지 말라니까. 누가들으면 큰일 나."
로우드의 별명은 로드이다. 로우드에서 '우'라는 말을 뺀 줄임말이 별명이 된 것이다.
멜른은 새롭게 특산물 산업을 해낸 로우드를 놀리려고 이런 말을 지어냈다. 마치 로드와 같이 마을을 운영한다는 핑계로 말이다.
몇마디 쉰 소리가 지나가고 로우드가 물었다.
"무슨 일이야? 급하던데."
멜른이 그제서야 용건이 생각나서 말했다.
"아! 영주 직할지에서 왔어!"
"제대로 말해줘. 누가 왔다는 거야?"
"기사님이!"
19세가 되었음에도 아직은 순수한 멜른이 신이 난 듯이 말했다. 이 나이가 되었음에도 아직까지 기사에 대한 순수가 있는 것이다. 남자 아이라면 어릴 때 꿈꾸는 그런 것 있지 않은가. 기사가 되고 싶다는. 그런 것을 멜른은 아직도 가지고 있다.
그런 친구의 순수에 로우드는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알았어. 어디쯤 있지?"
"내가 올 때 방책으로 들어섰어. 널 찾는 거 같던데?"
'기사가 찾아 온다라.'
순수한 멜른은 기사가 온 것에 좋아하기만 했지만 로우드는 불안했다. 마을은 커졌고 특산물은 성공했다. 그와 함께 마을의 수익은 크게 늘어났다.
그는 감시역으로 보낸 행정관으로 충분할 텐데 영지의 고급 자원인 기사를 보낸 것은 생각 보다 큰 일이라 생각했다.
기사는 어딘가 함부로 파견하지 않는다. 고급인력이기 때문이다.
기껏 파견을 한다면 귀족일가가 어딘가로 이동을 할 때이거나, 국경의 근무이다.
기사 한명이면 병사 50명 정도를 쉽게 감당한다. 기사는 기본적으로 소드 익스퍼터인 것이다. 그것은 즉 로우드처럼 마나를 사용해서 몸 내부의 힘을 약간 강화한다거나 무기를 강하게 하는 경지가 아니다.
사용하는 무기에 따라서 검이면 검, 창이면 창까지 무기 외부로 검기를 오러를 내뿜을 수 있는 존재이다. 익스퍼트 또한 경지에 따라서 유지시간과 강함이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철갑옷을 쉽게 자를 만큼 강하다.
이 정도의 경지가 흔하겠는가? 당연히 별로 있지 않다.
기사는 많지 않은 것이다. 가끔 명예로움을 추구하는 귀족 자재들이 오러도 없으면서 기사를 하긴 한다. 그렇지만 이런 곳에 파견 나오는 기사가 그렇겠는가?
군주의 시간 23편 - 발전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