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군주의 시간-21화 (2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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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오렴 로우드."

"잘 다녀 오겠습니다, 어머니. 성공할게요."

언제나와 같은 어머니의 배웅. 참외를 수확한 다음날 로우드는 작은 수레를 이끌고 영주 직할지로 출발을 했다.

참외 판매를 위해서 로우드는 3개월 전부터 준비했다. 키우는 기간 동안에 바보같이 기다리고 있기만 한 것은 아니다.

휠튼 남작의 영지령은 직위로는 남작이라는 하급귀족의 영지이지만 그래도 당당한 18대 세습귀족 중 하나의 영지이다.

다시 말하면 나라가 생기고부터 권력을 잡은 집안이라는 것. 권력이 있는 곳에는 돈이 따른다. 자연스럽게 돈이 따르는 18대 영지에는 상단 인원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 영지에 따라서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말이다.

세금을 내러 직할지에 갈 때마다 로우드는 영지에 다니는 상단 사람들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알게 된 사람이 우른이다.

우른은 이곳 영지의 2번째 가는 케런상단의 아들이다. 나이는 현생의 로우드와 같은 나이. 18세이다. 상단의 주인인 아버지에게서 인정을 받고 그 뒤에 영지의 첫째부터 시작해 나라에서 제일 가는 상단이 되는 것이 목표인 나름의 꿈이 있는 청년이다.

로우드는 마을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려는 꿈이 있고 우른에게는 상단을 키울 꿈이 있다. 꿈이 있는 남자 둘이 만났으니 남은건 하나다. 바로 서로의 협력이다.

둘은 최선을 다했다. 로우드야 참외를 키우기위해서 노력을 다했다. 그것만으로도 끝이 아니다.

우른은 상단의 기존 거래망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구상했다. 거기에 로우드도 참여했다.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이다.

로우드는 미래의 거대한 흐름을 직접 겪어서 잘 알고 있다. 처음에 어떻게 특산물 사업이 시작되었는지는 전생의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온 만큼 잘 알고 있다.

그것은 초기에 귀족을 향한 진상에서 시작되었다. 휠튼 남작에게 작은 양을 진상하는 것에서 시작한 게 아니다.

전생에서 처음 특산물의 유행을 이끈 자는 큰 파티가 있을 때를 노렸다. 사람이 모여야 유행도 만들어지는 법이니까 말이다.

로우드는 미래에서 있었던 일을 그대로 말할 수는 없으니 자신이 생각한 것처럼 조금 꾸며 말했다.

"귀족들의 거대한 파티가 시작되는 날. 참외를 진상하자. 어차피 맛은 보장되어 있으니 잘 될 거야. 유행을 만들자고."

"유행?"

"그래. 사람들이 모이면 흐름이 만들어지는 법. 그걸 이용하자는 것이지."

"흐름을 직접 만드는 것이라고?"

흐름을 자기 자신이 만든다는 것. 그것은 어려서부터 상단 일을 배워온 우른에게도 충격이었다.

이미 있는 상단망을 이용할 생각만 했지 자신이 흐름을 만들 생각은 하지 못한 것이다.

이런 충격이 후에 우른에게 세계적인 거상으로 성장하게 되는 밑거름이 된다.

로우드는 아무런 생각 없이 전해주는 미래의 흐름이 사람들을 변화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

"그대로 진행하자."

참외의 유통에 대한 회의 결과는 우른의 찬성.

참외가 다 키워진 지금. 이제 머릿속에서 계획을 끝내는 것이 아닌 실행만이 남았을 뿐이다.

로우드가 참외를 가지고 왔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귀족과의 인맥. 아직 18살인 그들에게 그 방법이 없었다. 3달간 우른이 판로를 개척하려 노력해왔다.

그런 노력의 결과로 참외가 유행만 탄다면 소량이지만 귀족가 어느 곳이나 가져다 줄 수 있다. 어차피 귀족의 수가 많은 것은 아니기에 많은 양이 한번에 필요하지 않다.

문제는 유행을 아직 만들지 못했다는 것.

둘에게는 아직 귀족들에 대한 인맥이 없었다. 전생에서도 용병만 하던 로우드에게 어떻게 귀족관련 인맥이 있겠는가.

그나마 아는 귀족이라고는 마지막에 오크들에게 둘러 쌓여 지휘도 못해서 자신을 죽게 한 원수같은 귀족 하나뿐이다.

지킬 것이 많은 로우드는 고민할 것도 많다. 자신이 선택한 것이니 어쩌겠는가. 계속 방법을 찾아보아야 하는 것이다.

둘이 계속되는 회의를 했으나 전체적 그림은 만들어졌으나 시작할 방안이 없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다시 생각난 방법. 밉보여서 큰일 날 수도있지만 단 하나 마주할 귀족이 있다.

"로우드. 결국에 방법이 하나 뿐이겠는데?"

"역시.. 휠튼 남작뿐인가?"

사실 초기에 생각했으나 버려놓았던 생각이었다. 그 방법은 휠튼 남작에게 부탁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휠튼 남작이 바보가 아니라는 것이다.

베일리프 시험 때에도 그랬듯이 그는 가진 권력을 향유 할 줄만 아는 다른 귀족들과 달리 돈을 만들고 볼 줄 아는 자이다.

아마도 로우드와 우른이 설명을 하게 되면 참외가 돈이 된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게 문제이다.

어느 정도 아니 생각보다 많은 수익금에 대한 배분을 요구할 것이다.

그렇지만 어찌하겠는가. 이 시대에는 냉동이 그렇게 발달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참외가 썩기 전에 빠르게 행동해야 한다.

바로 다음날 로우드는 마을의 세금을 핑계로 영주관을 찾아갔다. 하늘이 돕는 것인지 그 날은 얼마 기다리지 않고 영주를 볼 수 있었다.

언제 나와 같은 모습의 휠튼 남작. 찾아 온 이유가 있는지라 평소보다도 휠튼 남작이 어렵게만 보였다.

"고른 마을의 베일리프 로우드. 휠튼 남작님을 뵈어서 영광입니다. 오늘 긴히 아뢸 일이 있어서 찾아 왔습니다."

"고른 마을의 베일리프군. 이름이 로우드던가? 이상하게 많이 본단 말이야. 옆에 함께한 이는 누군가?"

본디 귀족들과의 대화에서 처음은 쓸데없이 길어지는 말이 오가는 법이다.

"소생의 이름을 기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 이 친구는 케런 상단의 상단주의 아들입니다."

"그래. 쓸데없이 나를 찾아왔을 리는 없겠지? 세금으로 날 만나자고 한 것 같은데 말야. 고른 마을에 문제가 생겼나?"

"아니옵니다. 저희는 자작님의 세금 수익을 늘려드릴 묘안을 찾아왔습니다."

"호오.. 묘안이라하면?"

꽤나 흥미로운 듯 했다. 평민들 중에서 이런 제안을 하는 이가 지금까지 어디 있지 않았으니 말이다. 거기다가 둘의 나이는 18살이다. 중년인 휠튼 남작이 보기에는 아직 파릇파릇한 아이들, 그는 별다른 일이 없이 심심하던 차에 이야기나 들어보기로 생각이 들었다.

"송구하오나, 여기서 부터는 여기 우른이 설명을 드릴 것입니다."

이는 로우드가 특별히 부탁한 일이다. 로우드는 마을 사람들의 행복을 바랄 뿐이지 크게 이름을 날리는 명예나 어마어마한 부를 추구하지는 않는다.

기본적인 욕심은 물론 가지고 있지만 가족이나 마을 사람들과 같이 소중한 사람들을 먼저 생각한다고 보면 된다.

그렇기에 눈에 띄는 일을 우른에게 부탁한 것이다. 우른도 자신에게 좋은 일이기에 딱히 반대를 하지는 않았다. 아니 오히려 대신 생각을 말해달라는 로우드의 제안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휠튼 남작께오서 몇달 전에 진상 받으신 참외라는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그렇지. 그것이 꽤나 작지만 맛이 있었어. 다시 먹지 못 한게 참 아쉬웠지. 갑자기 그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저희가 이번에 그 참외를 길렀사옵니다."

"그래서?"

"그것을 귀족 분들이 한데 모이시는 파티에 소개해 주셨으면 합니다."]

"거기서 내가 얻는 것은?"

"그... 앞서 말씀드린.."

거듭되는 질문에 아직은 경험이 많지 않은 우른이 당황해 했다. 꿈이 크고 실행하려는 의지가 있더라도 완숙한 경험이 없는 게 문제였던 것이다. 로우드야 정신적으로 40세가 넘지만 우른은 아직 18세다.

보다 못한 로우드가 나섰다.

"송구하오나 제가 말씀드리겠사옵니다. 바로 세금입니다."

"흠? 참외를 소개한다고 영지의 세금이 늘어난다?"

"예. 영주님께서는 저희 평민들에 비해서 많은 좋은 음식을 드셨을 겁니다. 그런 영주님께서도 한번 먹어보시고 기억하실 만큼 참외의 맛은 맛이 있사옵니다."

군주의 시간 20편 - 참외를 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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