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복이 굴러들어왔다는 것에. 무려 마법단검이다.
로우드가 오히려 기뻐하는 얼굴로만 있자 강도들은 이게 아니라고 생각을 했다.
"이얍!"
허접한 소리를 지르며 로우드에게 강도들이 달려들었다.
허접함의 강도 뒤에 이어지는 로우드의 나직한 목소리.
"매직 에로우."
그의 목소리 뒤에 9개의 매직에로우가 생성되었다. 주문 영창도 필요 없었다.
로우드의 마법 서클은 3서클.
각각 서클이 올라가면 마력이 거의 3배가량 올라가는 만큼 한번의 시동어에 생성되는 마법의 양이나 질도 달라진다. 3서클이 된 로우드에게 한번의 영창으로 1서클 마법을 시전해 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마나만 불어 넣으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고서클 마법사가 전장에서 무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고 말이다.
갑작스레 생겨난 마법의 화살에 강도들은 당황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생각한 상황대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다.
"마법이다!"
로우드의 마법에 강도들이 당황한 그 때.
로우드의 가차 없는 매직 미사일이 강도들에게로 날아갔다.
한사람 당 3발씩. 로우드의 평상시 전투 페턴대로 매직미사일은 어김없이 도적들의 심장으로 날아갔다.
허접한 강도들이 요행히 마법무기가 있다지만 어디 제대로 활용이나 하겠는가.
마법을 방어하거나 쳐내는 것은 상급 병사정도나 돼야 하는 것이다.
각각의 마법 화살들이 강도떼 3명을 눕혔다. 한순간에 3명이 죽어버린 것이다.
남은 강도들의 숫자 또한 셋.
로우드를 잡는 것이 쉬운 일이라고 생각했던 강도들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전투에서 방심이나 당황은 곧 패배로 직결된다.
경험 많은 로우드는 그 때를 놓치지 않았다. 강도들에게로 바로 달려간 것이다.
'지금이다.'
목표는 로우드의 마법에 죽은 강도의 마법 단검!
혹여나 강도들이 겁먹고 도망을 갈까 싶어 먼저 선수를 친 것이다.
순식간이었다. 그는 먹이를 낚아채는 매처럼 단검을 쥐었다.
그때서야 강도들도 정신을 차렸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당황하였었지만 자신들도 살기위해서 정신을 차린 것이다. 그리곤 바로 로우드에게 달려들었다. 겁이야 나지만 어찌되었든 그들이 수가 더 많은 것이다. 당장에 마법화살도 사라졌고 말이다.
로우드가 일반적인 마법사였다면 이런 상황이 위기였을 것이다.
주문을 영창해서 마법을 준비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평상시는 3서클 마법사라 주문 영창없이 저서클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지만 이미 전에 매직 미사일을 사용하면서 마나를 많이 사용했다.
한 번에 다량의 마나를 사용하면 마법사에겐 딜레이가 생긴다. 이때 위기가 생기는 것이다.
그렇지만 로우드는 일반 마법사와 다르다.
몇 년간이나 아침마다 단련한 소드유저에 들어선 검술 실력이 있다.
거기다가 강도들에게서 얻은 마법단검까지!
평상시 사용하던 목검과는 다르지만 기본이 있지 않은가.
'제대로 시작 해볼까.'
성급하게 다가서지 않고 로우드는 단검을 쥐고 적을 맞이했다.
"파이어."
강도의 손에 쥐어졌던 단검이 로우드의 손에서 새빨갛게 불타오르기 시작한다.
그 뒤로는 일방적인 학살이었다. 세명의 강도따위 로우드에게는 식후 운동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약간은 허무하게 전투가 끝이 났다.
별일이 없었던 것 마냥 로우드는 죽은 강도들의 품을 뒤지기 시작했다.
돈은 별로 없었다. 6명의 강도의 품을 다 뒤져도 2골드 가량밖에 나오지 않는 것이다.
그래도 로우드는 만족했다.
예상치도 못하는 수확을 얻었기 때문이다.
잠시 정리를 하고는 로우드의 걸음은 다시 영주 직할지로 향했다.
직할지에 도착했을 때 전투로 시간이 지체가 되어서인지 날이 저물어가고 있었다.
노숙을 하지 않으려면 서둘러야 했다.
**
"후. 겨우 잡았네."
로우드가 직할령에 도착했을 때는 한참 날이 저무는 때였다.
직할령에 들어서자마자 부랴부랴 서두른 로우드는 낡은 여관에 짐을 꾸릴 수 있었다.
고작해야 하급귀족 자작의 작은 직할령이기에 여관을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좋은 여관은 구하지 못했지만 그거라도 어디겠는가.
로우드는 그저 누워서 쉴 만한 공간만 얻으면 되는 것이다.
여관에서의 저녁, 로우드의 하루가 지나갔다.
**
로우드도 현생에서는 처음으로 마을 밖에서 지내보는 것이다.
비록 전생(前生)에서는 구걸을 하면서 보냈던 악몽으로만 가득 찬 휠튼 남작령이었만 말이다. 그러나 홍수를 막고 전생(前生)의 트라우마를 극복한 현생의 로우드에게는 설레임이 가득한 공간이었다.
'바삐 다녀야겠군.'
전생(前生)의 흐릿한 기억을 더듬으며 여관을 나섰다. 전날에 도착했을 때는 날이 거의 저물어서 잘 돌아보지 못했었다. 그러기에 다음날에 이르러서야 볼일 도 볼 겸 여관을 나선 것이다.
로우드가 들러야 할 곳은 두 곳이었다.
첫 번째는 몬스터의 숲에서 얻은 마법재료들의 처리이다. 두 번째로는 베일리프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공부 교재였다.
마법재료를 처리할 곳을 찾는 것은 쉬웠다. 여관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은 마을이지만 직할령쯤 되면 마법관련 물품을 처리하는 곳은 하나쯤은 있다.
개발이 덜 되어서 몬스터의 숲이 어디에나 있는 만큼 마법 재료를 주는 몬스터도 어디에나 있다.
어느 곳이든 마법재료를 거래하는 곳은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마법 재료 거래소는 마법사의 탑 직할로 처리된다.
그동안이야 약초나 팔면서 돈을 구했으니 잡화점에서도 가능했지만 고가의 재료인 마법재료를 어느 점화점에서 사겠는가. 마법재료는 마법재료 거래소에서 처리를 하면 되었다.
로우드도 시간을 적게 들이고 찾을 수 있으니 좋았다.
'딸랑'
거래소에 들어서니 작은 종소리가 로우드를 반겼다.
안은 생각보다는 작았다. 지방에 있는 거래소 이다보니 그나마도 대부분은 창고로 사용하고 거래를 위한 카운터는 작게 둔 것 같았다.
"아무도 없나요?"
종소리만 반길 뿐 아무도 나서는 이가 없어서 로우드가 혼자서 말했다. 잠시 동안 기다리고 있자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리면서 누군가 카운터로 나타났다.
아저씨가 나올 것이라 예상한 것과는 달리 다른 이가 나왔다.
새하얀 피부에 오똑한 콧날. 그리고는 어딘지 모르게 신비스런 보랏빛의 머리를 가진 여인이었다. 이제 막 20살이나 되었을까?
전생(前生)까지 합을 하여 40이상을 살아가는 로우드가 보기에도 참 풋풋한 여인이었다.
"안녕하세요. 어? 무슨일 이시죠? .. 혹시 심부름?"
로우드의 키는 현생의 체계적인 수련으로 전생(前生)보다 자랐지만 얼굴만은 아직 어렸다.
아직 17세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카운터를 보는 여성은 로우드가 심부름을 왔다고 생각한 듯 했다.
'역시나 어리게 보는군.'
그럴만하다 생각한 로우드는 짧게 답했다.
"아뇨. 거래할 물품이 있어서 왔습니다."
카운터의 여인은 매일같이 거래소에서 나이 많은 손님들만 상대하다보니 로우드가 귀엽고 어려 보이는 것일까? 여성은 살풋 웃으면서 답했다.
"그래. 어린 손님 뭘 거래 하실려구요? 오크의 이빨? 오우거의 머리뼈? 여기는 보다시피 마법 재료 거래소랍니다."
'이 작은 곳에 오우거의 머리뼈는 무슨. 허풍이 쎈 여자네. 유쾌는 하군.'
로우드는 여인의 과장스런 농담에 살짝 웃으며 답했다.
"그거야 알고 왔습니다. 오크랑 고블린에 관련된 재료를 팔려고 왔습니다."
"음? 너가 말이니?"
여성은 살짝 놀라며 되물었다.
그녀가 어떻게 로우드를 생각하는지 깨달은 로우드는 전생(前生)의 나이를 합치면 자기보다 어릴 나이일 여자가 이렇게 대하는 것이 살짝 거슬렸지만 참았다.
거래를 하려는 것은 자신이니 어쩌겠는가. 목마를 사람이 우물을 파는 것이다.
군주의 시간 13편 - 시험을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