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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의 시간-2화 (2/228)

군주의 시간 2편 - 돌아가다(1)

천애 고아가 되고, 마을을 떠나서 용병이 되었었다. 살아남기 위해서 치열하게 노력해야 했었던 삶이었다.

어찌저찌 해서 검술을 배워 익혔고, 죽은 동료마법사의 품에서 훔쳐서 얻은 기초 마법서로 혼자 고생하며 아등바등 마법도 익혔었다.

덕분에 나이 서른 때에는 2클래스 마법사이자, 검을 제법 다룰 줄 아는 B등급의 용병이 될 수 있었다.

B등급 용병이면, 제법 풍족하게 살 수 있음에도 그는 어디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아 다니는 생활을 계속 했다.

그리고 결국에는 몬스터 토벌 의뢰를 하던 와중 대규모 오크 무리의 습격을 받아 죽고 말았다. 흔하디 흔한 삶이었다.

그리고, 쓸쓸한 삶이기도 했다.

그런 생을 다시 살고 싶지는 않았다. 다른 누가 보더라도 행복하고 성공한 삶을 살고 싶어졌다.

자신은 전생(前生)(前生)의 12살의 자신에 비해서 많은 것을 알고 겪었으니까 말이다.

무엇이 소중한지 알고 무엇이 중요한지 아는 자신이기 때문이다.

어느 마을에나 있는 야트막한 작은 언덕에서 로우드는 누구보다 큰 성공을 결심했다.

현실을 인정하고 결심을 하니 자신의 눈에 보이는 것들이 모두 아까와 같은 혼란이 아닌 아름다움으로 보였다.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가 하늘을 보니 해는 서쪽에 치우쳐 있었다. 혼란스러움에 한참을 생각하다 보니 점심나절을 한참 지난 것이었다.

그런 작은 것에도 기분 좋은 마음으로 피식 웃고는 로우드는 언덕을 내려가 다시 마을로 들어섰다. 그리고는 아까의 혼란스러워 하면서 살펴보아왔던 모습과는 다르게 하나 하나를 차분히 살폈다.

"로우드 또 왔니?"

마을의 가장 높은 사람 베일리프 콥슨이었다.

베일리프는 촌장과 비슷한 것이지만, 영주에게 직접 임명을 받은 관리라고 할 수 있었다. 마을에서 나이가 많거나, 개중에서 가장 지혜롭거나 해서 마을의 촌장이 되는 것과는 다르다. 엄연히 하급이지만 행정관의 한 종류라고 볼 수 있다.

베일리프는 한 마을의 세금을 걷고, 또한 그 세금으로 그 마을의 공공기물을 운영하는 역할예를 들어서 로우드가 사는 리든 마을은 한해 수익이 100골드 정도이다. 그 중 60골드를 세금으로 걷는 것이 베일리프다.

그렇게 걷은 60골드 중에서 40골드는 영주에게 바치고, 20골드 정도로 마을의 공공기물이나 관리들의 운영한다.

물레방아, 우물, 밭갈이용 소나 말 같은 것들을 보수, 유지하거나 마을의 방책같은 것을 수리할 때 쓴다. 이 방책은 가끔 있는 몬스터의 침입을 막을때에 사용된다.

물론 그 10골드 안에는 베일리프 자신의 급여도 포함이 된다. 때문에 베일리프틑 마을의 제일가는 권력자이자 자산가라고 할 수 있었다.

아까 전에 마을을 둘러볼 때는 로우드가 정신이 없어서 보지 못하였지만 콥슨은 잠시 본 듯 했다.

콥슨은 마을의 대소사를 책임지고 운영하는 베일리프이다. 이 베일리프라는 것도 그냥 그저 그렇게 임명 되는 것은 아니었다.

영주의 임명을 받은 일종의 행정관, 비록 평민이라고는 하지만 마을 에서는 가장 높은 사람이다.

그런 베일리프이기에 로우드는 공손하게 인사했다.

외지에서 대부분 40이라는 삶을 살았던 로우드는 권력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이다.

"안녕하세요. 베일리프님."

오래 살아본 로우드여서 그런지 다른 아이들보다는 더욱 예의바르게 보였다.

그런 로우드의 모습이 기특해 보였는지 베일리프 콥슨은 로우드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래 어머니의 심부름으로 왔니?"

"아뇨. 그냥 이곳 저것을 살펴 보려구요."

"일찍 들어가라. 방책이 있어도 몬스터가 잡아갈지도 몰라."

"네 알겠어요. 안녕히 계세요."

로우드는 끝까지 콥슨에게 예의를 지키며 인사를 했다. 그런 모습이 흡족한 것인지 콥슨은 평소와 다르게 손까지 흔들어주면서 로우드를 보냈다.

마을을 지키는 자경단의 한슨, 잡화점을 운영하는 레이든, 그리고 평상시 가볼 일이 없는 여관에까지 가서 로우드는 인사를 했다.

마을 사람 모두를 볼 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자경단이나 몇몇 상점을 보면 마을의 모든 것을 보았다고도 말 할 수 있다.

로우드가 사는 마을은 고작 남작령에있는 그것도 끄트머리에 있는 마을이다.

마을 전체의 인구는 200여명 정도. 농경사회다 보니 일손이 많이 필요로 해서 사람들의 대부분은 혈족으로 이어져 있다.

로우드의 친척들 몇몇도 이곳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

옆 마을에서 이사 온 어머니의 집인 외가는 옆 마을에 있지만 아버지는 이곳에서 나고자란 토박이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누구 누구 집 밥숟가락이 몇 개나 있는지 서로 아는 사이라고 할 수 있다.

옛날 한국의 농경지 마을을 생각하면 될 것이다.

주 생산업은 농업이기에 마을 대부분은 밀을 키우며 농업을 하고 있다.

특별한 특산물은 없고 그나마 있는 상업은 아까 로이드가 둘러본 잡화점이나 식당 가끔 들르는 여행객을 위한 여관 정도가 다이다.

이런 작은 마을이지만 한참을 어린 몸을 이끌고 빨빨거리면서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세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많이 늦었구나 생각한 로우드는 여전히 즐거운 기분을 안고 집을 향해 걸어갔다.

조금 걸어서 집을 도착할 때 즈음 집 앞에는 로우드의 어머니가 집 앞에 서계셨다.

로우드가 너무 늦으니 걱정이 되셔서 기다리신 듯 했다. 안절부절하면서 로우드를 기다리고 있던 어머니는 로우드를 보자마자 외쳤다.

"로우드! 늦었잔아! 어서 이리오지 못해?"

말은 오라고 하면서도 로우드의 어머니는 로우드에게 달려왔다. 그리고는 소리가 날정도로 쌔게 로우드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전생(前生)(前生)의 12살 로우드라면 자신이 잘못했어도 서러움에 엉엉 울었을지도 몰랐다. 그렇지만 40이된 로우드는 어머니의 이런 걱정이 너무도 감사하고 행복했다.

어머니하고 외치며 로우드는 품에 안겼다.

그런 로우드의 행동이 당황스러운지 어머니는 얘가 왜이래 하면서도 로우드와 같이 안아주었다.

아침과 이어지는 또 한번의 신파극.

그렇지만 아까의 혼란스러움이 더 많은 것과는 다르게 행복함이 느껴졌다.

어릴 때는 당연하게만 느껴졌던 집을 천천히 살펴보았다.

주로 나무로 엮여진 허름한 집. 마을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집이다.

아버지 또한 다른 마을 사람들과 같이 농사를 짓기에 특별히 잘나거나 못난 것도 없는 집이다.

좋게 말하면 평범하고 다르게 말한다면 남들과 전혀 다를 바 없는 가난한 삶을 산다는 것이다. 그런 집의 모습을 보면서 로우드는 다시 한번 성공을 결심하고 있었다.

또랑 또랑한 눈으로 로우드가 집을 쳐다보고 있는 것을 본 어머니는 로우드가 평상시와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서 로우드가 어느 정도 진정했다고 어머니는 느끼고는 로우드에게 집으로 들어갈 것을 재촉했다.

집을 들어서면서도 어머니의 손을 꼭 잡은 로우드는 다시 한번 행복함을 느꼈다.

어렸을 때 잃었던 부모님을 정말 소중히 생각해야겠다고 여기면서 말이다.

이 행복을 꼭 지키겠다고 로우드는 다시 한번 결심했다.

챕터2. 수련하다.

로우드가 현생에서 다시 삶을 살기 시작한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부모님과 다시 만난 사람들과의 행복을 즐기다보니 시간이 금세 지나간 것이다.

어느 정도 현생의 삶에 적응을 한 로우드는 언덕위에서 결심했던 성공을 위한 준비를 어떻게 해야할 지 생각했다.

자신이 남들과 다르게 가지고 있는 것.

단편적이지만 미래에 대한 정보. 그리고 나이와는 다른 경험.

그 두 가지가 자신이 남들보다 유리한 성공으로 갈 수 있는 밑바탕이었다.

첫 번째 가진 미래에 대한 정보.

비록 자신의 경험이 바탕이 된 단편적인 것이지만 이것은 큰 힘이 될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라.

만약에 이번 해에 농사가 흉작이 될 것을 미리 안다고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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