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역대급 헌터의 강함
루크(S급 워리어&아쿠아 컨트롤러 헌터, 피닉스 길드)
체력: SS 마나: S- 근력: S-
민첩: S 지능: A 정신력: S+
피닉스의 가호(S)-신체의 이상과 상처를 회복시켜 주며, 지치지 않는 체력이 부여된다.
피닉스 아츠(A)-피닉스의 형상을 본따 만든 전신 무술로 피닉스의 가호와 함께 사용하면 능력치가 130% 향상된다.
불굴의 정신(S)-어떠한 상황에서든 무서움과 공포를 극복하고 냉철한 정신을 유지한다.
아쿠아 오러(SS)-물에 대한 저항력을 150% 향상시키고, 자유자재로 물을 다룰 수 있다. 마나를 이용해 성질 변화를 일으킨다.
‘특수 직업? 이 미친 스킬들은 뭐야?’
그의 능력치와 스킬들을 본 김강현은 놀라 할 말을 잃었다.
불굴의 정신 스킬은 김건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급박한 싸움에서 많은 도움이 되는 스킬이었다.
여기에 피닉스의 가호와 피닉스 아츠만 하더라도 최강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말도 안 될 정도로 뛰어난 아쿠아 오러라는 특수 스킬을 통해, 직업을 두 가지나 가지고 있는 셈이었다.
‘신이 헌터를 만들어도 이 이상의 헌터는 만들 수 없을 거야.’
물론 김강현도 뛰어난 스킬들을 가지고 있지만, 이 이상 뛰어나지 못했다.
그가 얻은 스킬들은 테라에서 맨바닥에서부터 노력과 경험을 통해 얻은 것이었다.
루크도 이 스킬들을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했겠지만, 기본적으로 주어진 스킬들이 매우 뛰어났다.
‘성질 변화? 이게 무슨 말이지?’
김강현이 아쿠아 오러 스킬 창의 마지막 설명이 이해되지 않아 고개를 기웃거리는 사이,
물로 형상화된 동물이 나타났다.
“새? 아니, 피닉스?”
루크가 만든 피닉스는 불꽃이 아닌 물로 이루어져 있지만, 깃털들이 하나하나 세밀하게 구현되어 있을 정도로 퀄리티가 높았으며 날갯짓 한 번에 바람이 몰아치며 위압감이 넘쳤다.
게다가 물의 진동과 바람을 이용하여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울음소리가 났다.
“카아아아아아!”
“크라라라!!”
피닉스가 토해낸 울음소리와 날갯짓은 진동파가 되어 쏘아졌고, 바실리스크도 대항하기 위해 괴성과 함께 불꽃 덩어리들을 쏘아 보냈다.
퍼엉! 펑! 펑! 펑! 펑!
불꽃 덩어리들이 피닉스의 양 날개를 관통하자 치이익- 소리가 나며 수증기가 치솟아 올랐다.
그럼에도 피닉스는 타격이 없는 듯, 슬라임처럼 물을 움직여 날개를 금방 복구했다.
“고작 이 정도냐? 더 발악해 보아라!”
피닉스의 몸통 안에는 루크가 들어가 있었다.
보통의 인간들과 달리, 루크는 스킬을 이용하여 물속에서도 숨을 쉴 수 있었다.
피닉스의 몸속에 들어가 조종하면 마나 소모를 줄여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원격으로 물을 조종하는 것은 마나 소비가 컸고, 사실 이 정도 크게 형상화를 성공시킨 것도 처음이었다.
‘유지 시간은 4분 정도? 정말 미친 속도로 마나가 빠지네.’
겉보기에는 허세 가득한 모습이었으나 루크의 속마음은 굉장히 타들어갔다.
거대한 피닉스를 유지하는 것도 모자라 싸움에 써야 하는 만큼, 전신에 가득했던 마나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어 갔다.
싸우다 보면 3분도 채 견디지 못할 것 같았다.
“크라라라라!!”
“망할! 설마 죽기야 하겠어?! 한 번 해보지 뭐!”
루크는 물러날 수 없다는 생각에 피닉스를 바실리스크를 향해 쏘아 보냈다.
몸통 박치기 공격에 바실리스크는 급히 꼬리를 휘둘러 피닉스의 하체를 가로로 잘라냈으나, 금방 루크의 마나에 의해 복구되었다.
콰아아아앙!
“크라라라!”
“카아아아아아!!”
서로 덩치가 비슷한 덕분에, 몸통 박치기 공격 한 번으로 바실리스크가 1㎞ 뒤로 밀려 나가며 옆으로 넘어졌다.
이에 피닉스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날개를 이용해 진공파를 날렸고, 바실리스크는 입으로 불꽃을 토해내며 바로 상쇄시켰다.
파아아아앗!
순식간에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며 시야가 가려진 틈을 노려, 피닉스가 연기를 뚫고 바실리스크를 덮쳤다.
날카로운 발톱과 부리를 이용해 근거리 싸움을 피하면서, 날개바람과 아쿠아 브레스!
“카아아아!!”
“크라라라라라라!”
바실리스크는 전신에 불꽃을 두른 채 독을 뿜어냈다.
불꽃을 이용해 공격하면 피닉스에게서 수증기가 일어나 시야가 가려졌다.
바실리스크는 눈보다는 상대방의 체온을 통해 위치를 감지하는데, 수증기가 일어나면 열 감지가 되어 루크의 위치를 포착하기 어려웠다.
지금도 루크의 체온은 피닉스에 의해 가려져 굉장히 희미한 상태였다.
“이게 몬스터와 사람의 싸움이 맞아?”
“이건 꼭 담아야 해!”
“CG라 해도 사람들이 믿을 것 같아…….”
이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방송국 사람들은 피닉스와 바실리스크의 싸움을 보며 감탄하기 바빴다.
카메라 렌즈를 최대한으로 당겨 촬영하고 있었는데, 피닉스와 바실리스크의 덩치가 크고 기술이 많이 좋아져 거리가 많이 떨어져 있어도 생생하게 장면을 담을 수 있었다.
두 마리의 몬스터가 움직일 때마다 주변의 나무들이 뽑히거나 으깨지고, 주변의 산이 흔적도 없어지며 새로운 지형을 만들어졌다.
마치 박진감 넘치는 괴수 영화를 보는 느낌.
“저 새? 피닉스 아냐? 분명 그가 물로 피닉스를 만든다고 했었는데!”
“피닉스 길드장 루크?”
“행방불명되었던 그가 여기 있다고?”
“에이, 설마!”
“아냐. 헌터들 중 저런 능력을 가진 헌터가 몇 명이나 있다고. 그동안 행방불명 된 게 아니라 저 몬스터를 찾기 위해 사라졌던 건 아닐까?”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야.”
문득 일행 중 한 사람이 루크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상상이 덧붙여져 진실과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루크의 등장.
지금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용기가 줄 수 있는 이야기인 데다 특종이라 해도 손색이 없었다.
곧 방송국으로 괴수들의 격돌과 피닉스 길드장의 등장이 속보로 전달되었다.
* * *
루크의 등장 소식은 빠르게 퍼져 나갔다.
“피닉스 길드장이 거기에 있다고?”
“그 사람이라면 분명 쓰러트릴 거야!”
“서둘러 놈을 쓰러트리고 도와주러 가자!”
촬영진의 예상대로 헌터들의 사기가 단숨에 높아짐은 물론이고, 아까보다 레이드 현장 분위기가 활발해졌다.
‘그놈이 왜 여기서 나타나?’
‘오빠가? 혹시 마스터 소드가 오빠의 잠적 장소를 알고 있었던 걸까?’
‘바실리스크의 싸움을 발견하고 끼어든 거야?’
하지만 진실을 알고 있는 유럽 헌터협회의 간부들은 혼란스러웠다.
로렌스는 루크의 깜짝 등장으로 자신보다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는 것 같아 괜히 시기와 질투가 일어났고, 루시아는 사전에 검천호가 루크에게 연락해 합류한 것이 아닐까 짐작했다.
‘검천호 못지않게 강한 인간이군. 어쩌면 승산이 있을지 모르겠구나.’
헬릭스는 김강현의 기감을 통해 루크의 실력을 확인했다.
그를 통해 바실리스크 공략에 필요한 물을 얻었으며, 가진 능력도 뛰어나 쓰러트릴 수 있는 가능성도 올라갔다.
‘그 둘이 꽁꽁 숨겨 놓은 것을 털어놓으면 이길지 모르지.’
그동안 내색하지 않았지만 김강현과 검천호 나름대로 수련하고 있는 기술이 있다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다.
김강현은 지그문트를 상대하기에 자신의 실력이 절실히 부족함을 깨닫고 필사적으로 수련 중이었고, 검천호는 이런 김강현에게 지지 않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
“더 절실하게 노력해라. 네가 강해지는 만큼 이 몸 또한 강해지니 말이야.”
물론 헬릭스도 과거의 자신을 뛰어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김강현이 강해질수록 영혼의 계약으로 맺어진 리미트가 점점 풀리는 것이 느껴졌다.
“슬슬 이 몸이 나설 차례구나.”
한편, 헬릭스 눈앞의 바실리스크는 헌터들이 호수로 유인해 빠져 있었다.
물을 싫어하는 바실리스크는 전신에 불꽃을 일으켜 없애려 하고 있으나, 물의 양이 많아 한동안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다크홀(Dark hole).”
헬릭스의 말과 함께 바실리스크 주변에 주먹 크기의 검은 구체들이 수십 개 나타났다.
주변의 헌터들은 갑작스러운 검은 구체들의 등장에 시선이 집중됐다.
빛조차 빨아들일 만큼 검은 구체에서 어둠이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
“가라.”
핑! 피잉! 핑!
“크라라라라라라!”
명령과 함께 검은 구체들은 순차대로 쏘아졌다.
기이하게도 몸을 관통하는 것이 아니라 닿자마자 강한 회전을 일으키며 신체의 일부가 소멸되는 것 같았다.
바실리스크는 검은 구체들을 피하려고 발버둥쳤지만, 마치 추격 기능이 있는 것처럼 끝까지 쫓아와 몸을 노려왔다.
“저게 무슨 기술이야?”
“마치 블랙홀 같잖아……?”
“어둠이 모든 걸 없애고 있어!”
워리어 헌터들은 검은 구체들이 바실리스크를 공략하는 모습을 할 말을 잃고 바라보았다.
다크홀은 헬릭스의 어둠과 그림자 속성을 섞여 만든 융합 마법으로, 마력을 세밀하게 컨트롤해야 할 뿐더러 속성이 다른 마법을 동시에 사용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김강현이 점점 강해짐에 따라 과거 자신의 능력도 서서히 돌아왔고, 최근에는 융합 마법까지 펼칠 수 있게 되었다.
“크라라라라라!!”
바실리스크는 연달아 쏘아지는 다크홀의 무서움을 경험하며 헬릭스를 발견했다.
그 순간, 놈은 전신에 소름이 끼쳤다.
마수로써의 본능이 자신보다 상위 개체이며, 더 깊고 무서운 마력을 지니고 있음을 소리치고 있었다.
왜 이제서야 헬릭스를 발견한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
“그동안 이 마법을 준비하느라고 나설 수 없었느니라.”
마치 바실리스크의 속마음을 꿰뚫어본 것처럼 헬릭스가 말했다.
혹시라도 캐스팅하다가 실수할 경우 다크홀이 그 자리에서 시전되어 주변의 인간들이 휘말릴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원래 마지막에는 주인공이 나서는 법이니라.”
이 레이드를 단숨에 끝내기 위해 헬릭스는 바실리스크의 20m 크기로 다크홀을 만들었다.
태양을 완전히 가리며 빛이 존재하지 않는 어둠의 세상이 만들어졌다.
“크라라라라!!”
바실리스크는 대형 다크홀을 발견하고 도망가려고 했으나, 도저히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
다크홀은 흔적도 없이 바실리스크를 소멸시켰다.
콰아아아앙!
바실리스크가 있던 호수에는 폭발음과 함께 지진이 일어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잠시 후 거대한 구멍 하나만 남겨진 채 싸움의 흔적도 모조리 지워져 버렸다.
‘바실리스크의 피가 필요하지만, 다른 쪽에서 잘하겠지.’
스펠 바이러스의 치료제를 위해 바실리스크의 피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했지만, 인간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놈을 소멸시킬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계획과 달리 자신의 존재를 감춘 채 바실리스크가 방심하는 사이 단숨에 죽이는 방법을 사용했다.
만약 계획대로 움직였다면 생각보다 바실리스크 강해 레이드가 성공하더라도 절반 이상의 헌터들이 죽었을 것이다.
“이, 이게 어떻게 된 거죠?”
“왔느냐? 이 몸은 힘들어 죽을 것 같으니 좀 안거라. 너에게만 특별히 주는 기회니라.”
“네? 헤, 헬릭스 님!”
완전히 마력이 고갈되어 나중 일은 나중에 맡긴 채 헬릭스가 정신을 잃으려던 찰나, 후방에 있던 이유하가 헬릭스에게 달려왔다.
헬릭스는 그녀를 보자마자 안도감에 바로 정신을 잃었고, 그녀는 다급히 헬릭스를 안아 들었다.
* * *
“크라라라! 크라라!!”
물의 피닉스와 싸우던 바실리스크는 비늘들이 망가지고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게다가 놈과 부딪칠 때마다 상극의 마나가 상처를 악화시키고, 몸속으로 흘러 들어와 마력 운용을 방해하고 있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었다.
“후우.”
그렇지만 그건 루크도 마찬가지였다.
‘이제 한 번이면 끝난다.’
입가에 흐르는 피를 소매로 훔치며 생각하니 예상했던 시간보다 1분이나 빨랐다.
예상외로 바실리스크의 반격이 거셌으며, 처음으로 이렇게 거대한 피닉스를 만들었다 보니 마나 효율이 무지막지하게 안 좋았다.
그는 조금이라도 검천호와 김강현에게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바실리스크를 향해 피닉스를 돌격시켰다.
“크라라라!!”
이에 기다렸다는 듯 바실리스크는 전신에 불꽃을 휘감았다.
단숨에 피닉스의 물을 모조리 불태울 기세.
그런데 직전과는 달리 피닉스는 발톱으로 바실리스크의 몸통을 꽉 쥐었다.
바실리스크가 몸으로 피닉스를 휘감자 물이 불꽃에 의해 증발되어 형체가 점점 사라져 갔다.
이때, 루크가 천천히 피닉스 몸 밖으로 빠져나오며 아쿠아 오러를 시전했다.
“성질 변화.”
“크라라라라라!”
말과 함께 물의 온도가 차가워지더니 한순간에 얼음이 되었다.
마침 바실리스크는 피닉스를 전신으로 감고 있어 복잡하게 얽힌 채 얼음에 움직임이 봉인당했다.
“저게 가능한 일인가요?”
“네 눈으로 보고 있지 않느냐? 루크가 대단한 이유가 바로 저 때문이지. 마나를 이용해 물을 수증기, 얼음 등 다양하게 바꿀 수 있다.”
물론 기술을 펼치는 데 물이 필요하다는 단점도 존재했다.
물이 한 방울도 존재하지 않는 장소도 있을 텐데, 이럴 경우에는 관련 스킬을 하나도 쓸 수 없어 다른 파티원들에게 도움받는 상황이 올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루크는 권투술을 수련했고, 상황에 따라 대처하며 헌터 생활을 해왔다.
쿠웅!
얼음으로 만든 피닉스에서 떨어진 루크는 비행 아티팩트를 이용해 바닥에 착지하자마자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 정도 했으면 괜찮겠지.”
루크는 힘겹게 말을 토해낼 정도로 얼굴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정말 농담이 아니라 손가락 하나 들 힘이 남아 있지 않을 정도로 전력을 다했기에, 떳떳하게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었다.
“얼음을 녹이거나 부수는 건 쉽지 않을 거다.”
그러고는 얼음을 부수기 위해 발버둥치는 바실리스크를 보며 중얼거렸다.
그가 만든 얼음에는 마나가 서려 있어 일반 얼음과 달리 자연적으로 녹지 않을 것이고, 바실리스크가 불꽃을 내뿜는 상태에서 비늘이 얼어 버렸기 때문에 강제로 떼어냈다간 비늘이 못 쓰게 될 터였다.
자세히 보면 이미 비늘이 많이 망가져 기능이 상실된 상태였다.
검천호도 루크와 똑같은 생각이었는데, 김강현은 달랐다.
“검 어르신. 바로 나설 수 있겠습니까?”
“응? 왜 그러느냐?”
“놈이 발악하는 게 아니라 탈피 중입니다.”
“뭐?!”
“크라라라라!”
그 순간, 바실리스크는 미끄러지듯이 허물을 벗으며 얼음 덩어리에서 빠져나왔다.
허물을 벗은 놈은 상처 하나 존재하지 않았고, 싸우면서 손상된 비늘도 온전하게 다 붙어 있었다.
바실리스크는 속으로 한숨을 쉬며 방금 전 상황을 떠올렸다.
만약 탈피를 생각해 내지 못했다면, 저 얼음 동아리에 갇혀 꼼짝없이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었다.
이 대가로 절반의 마력과 체력이 소모되었지만, 살았다는 것에 의의를 두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
“3분만 부탁드립니다.”
말을 하는 와중에도 김강현은 양손에 들고 있는 마검에 인피니티 마나를 집중하고 있었다.
오러가 일렁거리며 요동쳤다.
그 순간 주변의 공간도 같이 일렁거렸지만, 완벽하지 않아 조금 더 자신의 영역을 만들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
“그 정도면 걱정 말거라. 충분히 놈의 움직임을 막을 수 있으니. 다만 내가 쓰러뜨렸다고 삐지지 않았으면 좋겠군.”
“그렇게 되면 검 어르신의 소원을 들어드리겠습니다.”
“흐음. 약속한 거다.”
검천호는 숨겨놓은 비장의 수가 있는지, 바실리스크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그리고 천류신검을 바실리스크에게 겨누며 30m 크기의 오러를 만들어냈다.
“전력을 다하는 게 좋을 거다!”
“크라라라!”
그리고 오러의 크기는 상관없다는 듯 자유자재로 천류신검을 휘둘렀다.
바실리스크는 싸움이 지속될수록 이상함을 느꼈다.
검천호의 공격에 베이거나 상처를 입은 것도 아닌데 몸의 균형이 무너지며, 점점 무거워지고 있었다.
“이것이 내가 완성한 천류신검이니라!”
기세가 바뀐 검천호는 바실리스크의 머리 위로 10m 크기의 오러 소드들을 날렸다.
이에 바실리스크는 불꽃들을 토해내며 오러 소드를 막았다.
불꽃이 가까이 다가가자 마치 느려지는 것처럼 보였다.
“중력을 다룬다고?”
김강현은 단숨에 검천호가 펼치는 천류신검의 힘을 알아차렸다.
본래 천류신검은 하늘의 흐름을 읽고 공간을 베는 검술이지만, 검천호는 그 누구도 막지 못하는 검을 가지고 싶었다.
이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던 그는 검에 막대한 힘을 담아내기로 마음먹었고, 오러를 이용하여 공간을 다루는 것에 집중했다.
그 결과 중력을 얻을 수 있었던 것.
이제는 간신히 검을 통해 구현할 수 있었다.
콰아아앙!!
“크라?! 크라라라라라!”
뒤이어 검천호는 바실리스크의 머리 위에서 천류검을 크게 내리쳤다.
중력에 의해 땅이 움푹 파이며 그 안으로 고꾸라졌다.
분노한 바실리스크는 급히 몸을 일으키며 꼬리를 휘둘렀지만, 검천호의 몸에 닿기도 전 중력에 의해 반대 방향으로 휘둘러졌다.
“크하아아아앗!”
쾅! 쾅! 콰앙!
겉보기엔 오러가 실린 천류검을 휘두를 뿐인데, 중력이 담겨 있어 바실리스크가 방어해도 소용이 없었다.
심지어 바실리스크는 불꽃에 독을 쏘아대지만, 검천호는 중력을 이용해 하늘로 방향을 틀었다.
“방어가 소용없다면, 저걸 어떻게 막아?”
나무에 등을 기댄 채 이 광경을 보고 있던 루크는 할 말을 잃었다.
아예 접근 자체가 불가능했다.
물은 형체가 있어 미리 보고 피하거나 막을 수 있지만, 중력은 무형의 힘이라 감지했을 때는 당한 뒤일 것이다.
직접 보고 있어도 사람이 중력을 다루는 것이 실제로 가능한 일인지 믿어지지 않았다.
“저걸 구현할 수 있다고? 마법이 아닌 검술로?”
김강현 또한 융합 마법 다크홀을 떠올리며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다크홀은 헬릭스가 수차례의 노력 끝에 만들어낸 독자적인 마법으로,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그렇기에 아직 미흡하긴 하지만 검천호가 중력을 다룬다는 것이 믿을 수 없었다.
‘지금은 검을 이용해 중력을 사용하고 있지만,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면 정말 아무도 막을 수 없겠지.’
지금은 중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천류검이라는 매개체를 사용하지만, 무기의 도움 없이 오러로 중력을 발현시키고 조종한다면?
근접전뿐 아니라 원거리 공격에도 무적이 될 것이었다.
이렇게 검천호가 시간을 버는 동안 김강현을 둘러싸고 있는 오러에 오로라처럼 붉은빛 무리가 천천히 나타났다.
* * *
‘실전에서의 사용은 무리였나?’
검천호는 이마에서 흐르는 식은땀이 뺨을 스치고 내려가는 것을 느끼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동안 중력 발현을 위해 노력했지만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바로 체력.
아직 중력 다루는 것이 미흡하여 육체에 부담이 가고 빠르게 체력이 소모되었다.
아무리 잘 단련된 육체라도, 수십 층짜리만 한 거대한 크기의 몬스터를 상대해야 한다.
그에 따라 자신에게 주어지는 리스크도 컸다.
그 증거로 멀쩡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마나 역류 현상이 일어나 피고름이 뭉쳐지기 시작했다.
“크라라라라!”
처음 바실리스크는 검천호의 공격에 당황해 제대로 된 공격을 하지 못한 채 속수무책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점점 공격의 위력이 약해지자 꼬리에 불꽃을 실어 크게 휘둘렀다.
“흐읍!”
“크라라라라!”
이번에는 단단히 마음을 먹은 듯 놈은 물러나지 않고 버티며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계속되는 싸움으로 많이 지쳐 승부를 볼 때라 판단한 것.
사아아아앗!
독 연기를 뿜어내자 주변 시야가 흐려졌는데, 이 독이 검천호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오러로 독 연기가 호흡기에 들어오는 것을 막았으나 쉽지 않았다.
‘어느 한쪽을 선택하긴 어렵지만 정해야 한다면!’
지금은 중력을 다루는 것에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다.
여기서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데 신경 썼다간 바로 꼬리 공격에 당할 것이고, 공격에 신경 썼다간 중독되어 죽을 것이 분명했다.
주륵.
그때, 한 줄기 핏물이 검천호의 입에서 흘러내렸다.
“크아아아아앗!”
‘놈을 쓰러트린다!’
기합을 내지르던 검천호는 천류검을 쥔 손에 힘을 주었고, 더욱 오러를 내뿜으며 중력을 강화했다.
콰앙! 콰아아앙! 콰아아아앙!
“크라라라!”
이 기세와 함께 오러와 중력이 바실리스크를 압박했다.
예상치 못한 반격에 바실리스크는 당황하며 힘을 줬지만, 이미 기세에 말려 조금씩 밀려갔다.
검천호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천류검을 크게 휘둘렀다.
콰아앙!
그 순간 팽팽한 줄다리기처럼 아슬아슬한 상태였던 두 사람의 힘이 충돌했다
이 영향으로 반경 2㎞에 해당하는 지역이 폭발에 휘말렸고, 지형이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퉤!”
‘노, 놈은?’
폭발의 영향으로 뿌연 연기가 나타났다가 사라지자, 검천호의 상태가 심각한 것이 보였다.
심각한 중독의 영향으로 피부가 창백해졌고, 전신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무리했는지 검은 머리가 흰색으로 한순간에 탈색되었다.
종종 무리하거나 정신적으로 크게 신경을 쓰면 머리가 탈색되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이렇게 한 번에 하얗게 변하는 경우는 거의 보기 드물었다.
그렇지만 검천호는 자신의 몸 상태에 신경 쓰기보단 우선 가슴에 뭉친 핏덩어리를 토해내며 바실리스크를 살폈다.
사아아앗!
“크으읏!”
그런데 뒤쪽으로 바람 소리가 들리더니, 그의 몸보다 큰 몽둥이가 때리는 충격이 느껴졌다.
검천호는 비명이 나올 새도 없이 땅에 처박혔다.
“크라라라라라! 크라라라라!!”
간신히 고개를 들어보니 상처 입은 채 분노하는 바실리스크의 모습이 보였다.
바실리스크는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죽을 위기를 경험하자 분노에 휩싸였다.
분노를 가라앉히고 냉정하게 싸우려고 했지만 더 이상 인내도 바닥났다.
이에 남아 있는 마력을 끌어모아 브레스를 준비하며, 사방으로 불꽃과 독을 분사했다.
* * *
어느새 바실리스크가 뿌린 독 연기는 멀리 떨어진 루크까지 도달했고, 불꽃도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 도망치고 싶었으나, 아직 일어날 수 있을 만큼 힘이 돌아오지 않았다.
“콜록콜록!”
‘어떻게든 살아남는다!’
그나마 잠깐 쉬어 마나가 돌아온 루크는 대기에 존재하는 수증기로 물을 모아 전신어 둘러 임시방편으로 독을 막았다.
하지만 어떻게 불꽃을 막아야 할지 걱정이었다.
‘저기 얼음을 다시 이용하면 어떨까?’
문득 루크의 시선이 얼음 조각이 된 피닉스에게 향했다.
바실리스크의 불꽃에 의해 서서히 녹고 있지만, 저 얼음을 다시 물로 만든 뒤 주변에 뿌린다면?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루크는 급히 몸을 움직이려 했다.
“잠깐만 기다리세요.”
“응?”
그때, 뒤편에서 김강현의 목소리가 들리더니 그의 몸속으로 인피니티 마나가 흘러 들어왔다.
“너무 무리하면 금방 마나가 소모될 테니 조심하세요.”
“이게 무슨?”
김강현은 말과 함께 바로 사라졌고, 루크는 자신에게 일어난 기이한 현상에 할 말을 잃었다.
체력과 마나가 비정상적으로 빨리 회복되고 있었던 것.
일반적으로 빛의 형태인 마나와 다르게 마치 오로라처럼 빛무리를 지어 잔상이 만들어지고 있었지만, 정신이 없던 루크는 미처 눈치채지 못한 채 우선 다시 물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 * *
“크으으으! 우웩!”
검천호는 중독으로 인한 마나 역류를 막기 위해 피와 함께 독을 토해냈다.
점점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몸에 힘이 빠져나갔지만, 두 손은 여전히 천류신검을 꽉 쥐고 있었다.
‘여기서 밀리면 끝이다!’
“크라라라!!”
금방 끝날 줄 알았던 힘겨루기가 계속 이어지자, 검천호와 바실리스크는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래서 필사적으로 밀리지 않기 위해 막대한 힘이 끊임없이 충돌했다.
쾅! 콰앙! 콰과쾅! 쾅쾅!
그 영향으로 힘의 파편들이 튕겨지며 나무와 바위를 파괴했고 소용돌이가 일어났지만.
둘은 끝까지 버틸 뿐이었다.
“크라라라!!”
사아아아앗!
“어? 어?!”
순간, 지금까지 팽팽한 줄처럼 당겨져 있던 힘의 균형이 무너졌다.
정확히는 놈이 계속 힘을 가하되 방향을 살짝 위로 틀어버린 것.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힘이 가해진 방향으로 천류신검이 휘둘러졌고,
그사이 바실리스크는 꼬리 방향을 살짝 틀어 바로 검천호를 향해 휘둘렀다.
“크윽!”
검천호는 급히 막기 위해 오러를 회수하며 천류신검의 방향을 틀었지만, 이로 인해 마나 역류가 일어났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독이 빠르게 진행되어 얼굴이 새하얗게 창백해지고 전신에 힘이 빠져나갔다.
‘끄, 끝이야!’
도저히 막을 수 없자 검천호는 눈을 질끈 감았다.
불과 약 한 달 전, 록스에게 당했을 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최악이었다.
“응?”
그 순간, 갑자기 전신에 활력이 솟더니 바닥이나 다름없었던 마나가 다시 차올라 일시적으로 독의 움직임이 멈췄다.
더불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전신을 붉은색의 오로라가 감싸고 있었다.
“이제부턴 제게 맡기십시오.”
그리고 한 줄기 빛이 바실리스크의 꼬리를 향해 날아들어 크게 검을 휘둘렀다.
콰아아앙!! 퍼어벙!
땅이 흔들리는 충격파와 함께 거세게 날아든 바실리스크의 꼬리가 튕겨지며 불꽃은 사라졌다.
“강현?”
“네. 그 마나는 일시적으로 검 어르신을 지켜줄 테니 잠시 피해 있으세요. 빨리 끝내겠습니다.”
검천호는 흐릿한 시야를 통해 김강현의 뒷모습을 보았는데,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마나의 정체가 기이했다.
마나인 듯한데, 마나보다 더 순수하고 에너지가 넘쳐흘렀다.
더불어 바실리스크의 독마저 없애고 있었다.
“크라라라라!”
바실리스크는 김강현을 보며 정말 마지막이란 걸 느꼈다.
그동안 두 명의 인간들이 번갈아 나와 필사적으로 자신에게 대항했는데, 그 모든 게 이 인간을 기다리기 위함이었다.
마계에서 수많은 마수들과 마족들과 싸웠지만 이렇게 강한 녀석은 처음이었다.
본능이 이놈을 피하라고 소리쳤지만, 바실리스크의 왕으로서 눈앞의 적을 두고 도망친다는 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이 상태를 유지하는 건 찰나에 불과해.’
김강현 또한 겉보기엔 멀쩡해 보이지만, 이 순간에도 체력과 마나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었다.
“인피니티 하트.”
김강현을 감싸고 있던 빛이 커지며 마검에 집중되었다.
인피니티 하트(SSS)-인피니티 마나를 정제하고 압축하여 드래곤 하트를 본딴 작은 구슬의 형태. 마나 홀에 존재하며 대기의 마나와 공조해 태초의 마나와 가장 근접한 마나이다.
이것이 바실리스크를 쓰러트릴 비장의 스킬이었다.
김강현이 라셀과 다른 점은 드래곤 하트를 비롯한 키메라 세포의 능력.
그렇지만 키메라 세포를 지금의 자신에게 이식할 수 없는 일이니, 인공적으로 드래곤 하트를 만들어 발현시킬 수 없을지 고민했다.
이런 고민 끝에 나온 것이 인피니티 하트였던 것.
하지만 만드는 과정이 험난할 뿐 아니라, 매번 마나 역류 현상이 일어날 정도이고, 세밀한 컨트롤이 필요해 실패의 리스크가 컸다.
최종 목표는 마나 홀을 인피니티 하트로 만들어 운용하는 것이라 갈 길이 멀었다.
‘평소보다 마나 운용이 훨씬 쉬워졌어?’
‘회복력이 높아진 것뿐 아니라 중독 현상이 없어져.’
“이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지켜볼 일만 남았네.”
“기다리면 답이 나오겠죠.”
더 이상 싸우기 어려워진 루크와 검천호는 김강현과 바실리스크의 싸움의 여파가 미치지 않는 곳으로 이동하여 결과를 기다렸다.
* * *
김강현과 바실리스크는 서로를 향해 노려보기만 하며 움직이지 못했다.
여기서 먼저 움직이는 순간 서로에게 공격이 쏟아질 것을 알기 때문.
둘은 머릿속으로 어떻게 공격할지 계속 구상하며 대치했다.
‘시간이 없어!’
시간이 흐를 때마다 인피니티 하트를 유지하는 것이 힘들었고, 한시라도 빨리 승부를 봐야 했다.
먼저 움직인 것은 김강현.
그는 마검을 크게 휘둘러 오러 소드를 날렸다.
“크라라라!”
이를 예상했다는 듯 바실리스크를 꼬리를 휘둘렀다.
그런데 순간 오러 소드들이 사라짐과 동시에, 아무런 흔적도 발견할 수 없었다.
“크라라라!!”
그러다 갑자기 자신의 눈앞에 나타나 자신의 몸을 덮쳤다.
이 틈을 노린 김강현은 바실리스크의 뒤를 노리며 마검을 휘둘렀고, 바실리스크는 전신에 불꽃을 휘감았다.
하지만 오러 소드는 단숨에 불꽃을 가르며 바실리스크의 등에 커다란 상처를 남겼다.
“크라라라!”
전혀 예상치 못한 공격에 당황한 바실리스크는 독 연기를 뿜어내며 방금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인지 떠올렸다.
‘단순한 눈속임인가?’
파아아앗!
순간 김강현이 마검을 크게 휘둘러 독 연기를 날려 버리고, 다시 오러 소드들을 쏘아 보냈다.
방금 전과 똑같이 당하지 않겠다는 생각에 바실리스크는 방향을 틀어 공격을 피했다.
“크라라라!!”
그런데 기이하게도 오러 소드는 바실리스크가 피한 자리로 날아들었고, 전신을 난도질했다.
바실리스크는 배 속 깊숙이 박히는 공격에 짜증과 고통을 느키며 화를 내뿜었다.
‘절대 피할 수 없을 거다.’
김강현은 호흡을 내쉬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오러 소드가 사라지는 이유는 공간을 뛰어넘고 있기 때문.
지금 펼치는 모든 공격들은 세밀한 마나 컨트롤과 정신력이 소모된다.
검천호를 통해 공간을 가르는 방법을 배웠고, 이것을 인피니티 포스에 적용했다.
뿐만 아니라 공간을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여, 공간을 뛰어넘을 방법을 찾았다.
이를 위해선 대기 중의 마나와 공명하고 흐름을 정확하게 읽을 줄 알아야 했고.
이 과정에서 그는 인피니티 하트를 생각해 냈고, 마나와의 동조를 이루었다.
덕분에 김강현은 어디서 날아들지 모르고, 어떠한 방어도 막을 수 없는 기술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러한 내용을 전혀 짐작하지 못하는 바실리스크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뿐이었다.
* * *
“공간을 뛰어넘어? 그것이 말이 되는 건가?”
“말이 안 되는 건 마스터 소드, 자네도 마찬가지 아닌가? 어떻게 사람이 중력을 다룬다고 생각할까!”
이 광경을 보고 있던 검천호와 루크는 할 말을 잃었다.
물론 저 힘은 아직 순간뿐이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위력임은 확실했다.
특히, 그 누구보다 루크의 충격이 컸다.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어떻게 저런 헌터가 나타난 거지? ‘
이 순간 루크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굉장히 부러웠다.
어느 정도 무력이 알려진 검천호는 거추장스러운 것을 싫어하여 조용히 지냈다.
하지만 새로운 신흥 강자의 등장은 헌터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꿀 것이 분명했다.
이것은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느끼고 있었다.
“저 헌터는 뭐지?”
“방금 전의 헌터는 마스터 소드였고, 이 헌터는 어떻게 저 몬스터를 상대하고 있는 거야?”
지금 레이드 모습은 방송사에 의해 실시간으로 촬영되어 전 세계에 방영되고 있었다.
원래 이런 계획이 아니었으나, 스펠 바이러스로 세계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레이드 현장에 집중된 만큼 극적으로 방송이 타결되어 실시간으로 쏘아지게 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