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0화 (51/64)

50.

겨울을 준비하는 동물들의 분주했던 움직임마저도 조용해지는 가을의 끝자락, 고운 색으로 물들었던 나뭇잎도 모두 떨어져 앙상해진 나무가 스산해진 산을 지키고 있었다.

최서율을 산의 새로운 가족으로 맞이한 동물들은 강무혁의 집 마당에 저마다의 선물을 가져다 놓았다. 동면 동안 배를 채울 수 있는 유일한 먹거리인 나무 열매부터 색이 바래지 않은 빳빳하고 예쁜 낙엽, 추운 바람을 뚫고 수줍게 고개를 내민 야생화까지. 최서율은 동물들이 가져다준 선물을 보고 환하게 웃었다. 산의 동물들에게 산군 호랑이와 부부가 되었다는 걸 인정받은 것 같아 기뻤다.

“그렇게 좋아?”

“좋죠. 동물들이 제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이잖아요.”

다 말라버린 도토리를 손끝으로 톡톡 건드린 최서율이 강무혁의 어깨로 고개를 기댔다. 거실 테이블에 한가득 올려진 흡사 쓰레기와도 비슷해 보이는 것들은 오늘도 동물들이 몰래 가져다 놓은 선물들이었다.

“이런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신기하긴 하네.”

강무혁이 노랗게 바랜 나뭇잎을 주워 들고 손끝으로 빙글빙글 돌렸다. 수분이 빠져나간 낙엽이 강무혁의 손끝에서 방향을 바꾸어가며 팔랑거렸다.

“다들 이런 걸 받는 건 아닌가 봐요?”

다시 몸을 일으킨 최서율이 강무혁의 얼굴과 마주 보며 말하자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하도 신기해 몇 년 전만 해도 이 산의 산군 호랑이던 작은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기까지 했더랬다. 작은아버지도 이 상황이 신기한지 껄껄 웃기 바빴다. 이전에도 이런 일은 없었다고 말하는 작은아버지는 평생 토끼에게 잘하고 살라며 덕담만 두둑이 얹어주었다.

“네가 특별해서 받는 선물이겠지.”

“제가 토끼라서 그런가 보네요.”

“네가 토끼라서 더 특별하다는 뜻이지.”

반질반질해진 눈동자를 바라보다가 얼굴을 부드럽게 감싸 쥐었다. 커다란 손바닥에 뺨을 비빈 최서율이 작게 웃었다.

“자기는요? 자기도 그렇게 생각해요? 내가… 특별해요?”

“당연하지. 정신없이 홀려서 결혼까지 했는데.”

떡 주무르듯 볼을 이리저리 주물럭거린 강무혁이 앞으로 뾰족하게 튀어나온 입술에 쪽쪽 짧게 입 맞췄다. 입술이 닿을 때마다 최서율의 눈이 꾹 감겼다가 떠졌다.

“선물은 잘 전해줬어?”

“네, 다들 엄청나게 좋아했어요. 부담스럽다고 말하면서도 좋은 티를 못 감추더라고요.”

“마음에 들었다니 다행이네.”

신혼여행을 하고 오고 처음으로 출근한 오늘, 신경 써서 준비한 선물을 사무실 식구들에게 돌렸다. 그간 결혼 준비를 한다며 정신없는 저를 대신해 업무도 챙겨주고, 자리를 자주 비워도 불평 한 번 늘어놓지 않은 사람들에게 어떻게든 보답하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눌러 담은 것이었다.

신혼여행지에서 귀여운 기념품으로 꾸러미를 꾸미는 최서율을 보곤 강무혁이 고개를 저었다. 그걸로 되겠냐며 고급스러운 가게로 데려간 강무혁이 사람들의 취향을 고려해 꼼꼼히 고르라고 지시했다.

매번 다른 넥타이를 맬 정도로 멋쟁이인 박경석 부장과 유재영 대리에게는 넥타이핀과 커프스 세트를 준비했고 더불어 비서팀의 윤성연 비서와 고경훈 비서, 이주성 비서까지도 빼놓지 않았다. 모양은 각기 달랐지만, 가격은 모두 비슷하게 맞출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평소 액세서리를 좋아하는 선수미 과장과 막내 황유진 사원은 목걸이와 귀걸이 세트를 준비했다. 품질 보증서까지 완벽하게 갖춘 유명상표였다. 가격을 제시하는 직원을 붙잡고 끙끙거리던 최서율에게 이 정도는 해줄 수 있다고 안심시킨 강무혁이었다.

덕분에 오늘 사무실 분위기는 말 그대로 잔치였다. 부담스럽다고 말하긴 하지만 고가의 선물을 마다할 사람은 없었다. 게다가 최서율의 배필이 다른 사람도 아니고 부사장님 아니던가. 함께 준비한 거라고 하니 마음의 짐은 덜 수 있었을 터였다.

“선 과장님이 그동안 제 일을 많이 도와주셔서, 이른 시일 내에 같이 저녁 먹기로 했어요.”

“나 빼고?”

“끼실래요? 껴드릴 수 있어요.”

“됐어. 날짜 잡히면 미리 알려주기만 해.”

“네.”

최서율이 배시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바구니를 가져와 동물들에게 받은 선물을 하나씩 조심스럽게 담았다. 꽃과 나뭇잎은 마르면 바스러질 수 있어서 더욱 조심하며 옮겼고, 도토리, 밤, 산수유, 모양이 예쁜 돌멩이, 곧게 뻗은 나뭇가지 등이었다. 바구니 뚜껑을 닫고 선반 위에 올려 두고 얼른 주방으로 달려가 서랍에서 발정기 억제제를 꺼내어 컵에 담았다.

TV 채널을 돌리던 강무혁이 그런 그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어머니가 고향 산에서 직접 채취해 달여준 억제제는 시중에서 파는 양약보다 더욱 몸에 잘 들었다. 비슷한 약재로 만들어졌다고 알려진 약도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약만큼은 하지 못했다.

가족들 것을 챙기느라 순번이 늦어질 때면 시판된 약을 먹는데 열이 오르거나 몸이 달아 귀나 꼬리가 튀어나와 강무혁을 놀라게 하는 일이 있었다. 약을 이따위로 만들었다며 길길이 날뛰는 강무혁을 겨우 진정시켜 놓고 며칠은 그런 괴로움에 밤마다 몸부림쳐야 했다.

“약 몇 개 남았어?”

“한… 열 개? 남았어요.”

먹기는 했지만, 직접 만들다 보니 항상 양이 넉넉하지 않았다. 조카들까지 커버리는 바람에 어머니와 누나와 형들이 직접 약초를 키우려고 준비 중이었다. 약재를 주로 파는 시장에서 사다가 집에서 달여보았지만, 어머니의 방법을 따라잡기는 아직 멀었기에 최서율을 비롯한 형제들 모두 아직도 어머니에게 의지하는 중이었다.

못해도 한 달에 서너 번은 먹어야 했다. 주기를 완벽하게 계산한 게 아니어서 더욱 어려웠다. 사춘기 때, 첫 발정을 지나면서 이렇게 달에 서너 번을 지속해서 먹어왔기 때문에 최서율은 제 발정기 주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냥 언제쯤… 어떤 계절쯤으로 짐작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

“주기는 여전히 모르겠어?”

“그걸 알려면… 약을 안 먹어야 하는데, 그랬다간….”

“그랬다간?”

어느새 소파에서 일어난 강무혁이 주방까지 들어와 약이 담겼던 컵을 헹구고 있는 최서율의 옆에 바짝 붙어 섰다. 그런 그를 멀뚱히 바라보며 어색하게 웃었다.

“그, 그랬다간….”

“응.”

“이, 이, 이….”

“이?”

“…임신하잖아요.”

강무혁이 푸- 바람 빠지는 소리를 냈다.

“우리가 결혼까지 했는데 임신하는 게 이상한 거야?”

“그런 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제가 막, 못 보일 꼴을 보이고 그럴까 봐요. 좀 겁나요. 어릴 때 첫 발정기 지나면서 계속 약을 먹었고….”

“수인이면 누구나 다 비슷하지. 첫 발정기 이후로는 대부분 약을 챙겨 먹으니까.”

“그렇긴 한데….”

토끼의 발정기는 다른 수인들과 좀 달랐다. 강무혁이 그걸 어떻게 이해할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그랬다. 완벽하게 동물이 아닌 토끼 수인은 암컷이나 수컷이 함께 있다고 무조건 발정하는 건 아니었지만, 다른 수인에 비해 주기가 짧은 건 확실했다.

청소년기에 겪은 첫 발정기의 강렬함을 잊지 못한 최서율은 덜컥 겁이 났다. 내내 예민하고, 요동치던 기분도 그랬고 완벽하게 동물화하지 못하고 귀나 꼬리가 튀어나와 인간도 동물도 아닌 기이한 모습을 하고 밤새도록 열에 들떠 전신을 강타하는 아픔에 몸부림치던 그 기억이 두렵기까지 했다.

“무서워?”

“네….”

고개를 끄덕이는 최서율의 겨드랑이로 손을 넣어 들어 올린 강무혁이 깨끗하게 정리된 싱크대 위로 작은 몸을 올려 두었다. 비슷해진 눈높이에서 강무혁을 바라보던 최서율이 입술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꾹꾹 깨물었다.

한약 냄새가 폴폴 풍기는 입술을 잇새에서 빼낸 강무혁이 빨갛게 피가 몰린 아랫입술을 살살 쓰다듬었다.

“내가 있는데 왜 무서워.”

“그때… 중학생이었는데… 엄청 아프고 괴로웠던 게 생각나서 그런 것 같아요.”

“나도 그랬어. 방문까지 잠그고 가족들이 근처도 못 오게 으르렁거렸어.”

“자기도… 괴로웠어요?”

“당연하지. 발정기를 혼자 보냈는데 괴로울 수밖에.”

최서율이 마른침을 꼴깍 삼켰다.

“우리는 종이 달라서… 발정기도 다른데 어떡해요.”

“그래서 지금 말하는 거잖아.”

“아….”

“겨울이 시작할 즘부터, 이듬해 봄이 올 때까지. 나도 항상 약을 챙겨 먹어.”

“그럼….”

“우리한테 최적기라는 소리지.”

새까만 동공이 정처 없이 흔들리고, 심장이 내달렸다. 서로에게 발정기에 대해 말하는 게 아무렇지도 않은 사이가 부부라고는 하지만 이런 일에는 아직 면역력도 없었고, 서툴기 짝이 없었다. 의연하게 대처하고 싶었지만, 금방이라도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강무혁의 입술이 귓가에 닿았다. 몸을 반으로 나누어 입술이 닿은 오른쪽 팔, 다리, 어깨에 솜털이 바짝 올라섰다. 귓불을 스치고 올라간 입술이 귓바퀴를 지나 귀 뒤쪽 여린 살점에 닿아 비벼졌다.

“발정기 때 이 냄새가 더 진해진다고 생각하면 지금도 미칠 거 같은데.”

“그런….”

강무혁의 어깨를 짚은 최서율이 미약하게 버둥거렸다. 허리를 끌어안아 당기며 입술을 깊게 묻은 그가 귀 뒤쪽을 지나 목덜미 안쪽으로 얼굴을 묻었다. 강무혁은 제게 나는 냄새에 대해서만 말하지만, 그에게서 나는 사나운 수컷의 냄새 또한 몸을 달게 만들었다.

목덜미를 물 듯 입술을 움직인 강무혁이 싱크대 안쪽으로 최서율을 밀어붙여 놓고 입술을 겹쳤다. 입안에 달큼한 한약 냄새가 가득했는데 그 냄새는 금세 지워지고 강무혁의 냄새로 가득 차올랐다. 척척하게 섞이는 혀를 따라 이리저리 고개를 비틀던 최서율이 멀어지는 강무혁을 쫓아 혀를 내밀었다.

입 밖으로 빼꼼 내민 혀를 보고 웃은 강무혁이 위에서 찍어누르듯 이마를 부딪쳤다. 실눈을 뜬 최서율의 눈살이 완전히 구겨지기 전에 입술로 그 혀를 물어 쪽 빨아당긴 강무혁이 다시 깊숙이 입술을 겹쳤다.

“으응….”

달래듯 쉬- 바람 소리를 낸 강무혁이 콧방울에 입술을 비볐다.

“다음 달부터는 약 먹지 마.”

망설이던 최서율이 겨우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달이라면 이주 후였다. 평생을 먹던 약을 먹지 말라니. 당연히 걱정되었지만,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을 믿지 않으면 제가 이제 누굴 믿고 살겠는가. 다시 한번 확신에 찬 듯 고개를 끄덕였다.

* * *

계절이 완벽히 바뀌는 시기, 결혼하고 처음으로 강무혁이 출장을 떠났다. 갑자기 잡힌 일정에 토요일 아침을 한가하게 보내던 최서율과 강무혁 둘 다 정신없이 움직여야 했다. 일단은 3박 4일이지만 가봐야 안다는 윤 비서의 말에 최서율의 눈썹이 내려앉았다.

강무혁의 출장은 늘 아쉬웠지만, 오늘은 더욱 심했다. 아무래도 결혼하고 이렇게 오래 떨어져 있는 건 처음이라 그런 것 같았다. 매일매일 붙어 있는데도 뭐가 그렇게 아쉬운지 낑낑거리는 최서율을 안고 한참 달랜 강무혁이 윤 비서의 강력한 투덜거림을 듣고 나서야 대문을 나설 수 있었다.

윤 비서는 평소보다 더욱 기분이 안 좋아 보였다. 당연히 주말 아침에 문제가 생겨 멀리까지 이동해야 하는 변수가 생겼으니 기분이 좋지 않은 게 당연했지만, 그 정도가 심해 보여 최서율도 괜히 윤 비서의 눈치를 봐야 했다.

“들어가. 연락할게.”

“네, 도착하면 전화 주세요.”

이 비서와 윤 비서가 차에서 내려 강무혁을 맞이했다. 멀끔하게 차려입은 두 사람을 집 앞에서 보니 느낌이 이상했다. 두 사람이 보든 말든 볼을 잡고 뽀뽀한 강무혁이 등허리를 살살 문지르곤 빠르게 차에 올라탔다. 최서율이 새빨개진 볼을 문지르며 손을 흔들었다.

같이 출퇴근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강무혁을 배웅하는 날이 자주 있었겠다고 생각하다가 정신을 다잡았다. 아직은 그와 함께 출퇴근하고 제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일하는 게 좋았다. 뭔가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그때 가서 고민하고 싶었다. 지금은 아니었다.

“어?”

테이블에 올려 둔 전화가 격렬하게 울려대기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여보세요?”

-전화를 왜 이렇게 늦게 받아?

“어, 뭐 좀 하느라. 갑자기 웬일이야?”

-나 서울이야.

“뭐? 서울이라고?”

-응. 근데 갈 데가 없어.

“갈 데도 없는데 나한테 말도 안 하고 서울까지 왔어?”

일곱째 여동생 최서현이었다.

서울에 연고라고는 저밖에 없는데 갑자기 서울에 왔다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일단 혼자서는 여기까지 찾아오는 건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있는 곳을 물어보니 다행히 근처였다. 산에서 내려가 애를 데리고 와야지 생각하다가 급하게 강무혁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다. 갑자기? 라며 놀라는 건 강무혁도 마찬가지였다.

* * *

허둥지둥 준비하고 최서현이 있다는 곳까지 달려간 최서율은 싱글싱글 웃으며 제 오빠를 맞이하는 최서현을 뚱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너, 엄마랑 싸웠어?”

“갑자기 무슨 소리야.”

“네가 말도 없이 여기까지 왔으니까 하는 말이지.”

“그런 거 아니야, 약속이 있었는데….”

“약속?”

생각해 보면 없을 일도 아니었다. 마을을 떠난 젊은 토끼 수인 중에는 최서현의 친구가 있을 수도 있고, 가깝게 지내던 친척들도 몇 명이 서울로 옮겨왔으니 그들과 만날 약속이 있을 수도 있었다. 길이 뚫리면서 시내로 나가기 더욱 편해졌으니 서울까지 오는 거야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일곱째 여동생은 올해로 벌써 스물일곱이 되었다. 마을에서 아기들을 가르치는 일을 했는데 그렇지 않아도 서울에 오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이렇게라도 소원 풀이 하는구나 싶었다.

“어, 좀… 만날 사람이 있었어.”

“그런데? 그 친구는 못 만났어?”

“만났는데, 못 만나게 됐어.”

“그게 무슨 말이야….”

시원한 커피를 쭉쭉 빨아 마신 최서현이 카페 소파에 등을 기대어 앉으며 깔끔하게 꾸며진 매장을 둘러보았다.

“오빠, 여기 진짜 좋다. 나도 여기서 이런 거나 하면서 살까?”

“얼씨구, 돈은 있고?”

“오빠가 빌려줘… 벌어서 갚을게.”

“말은 쉽지….”

묻고 싶은 말은 잔뜩이었지만, 지금 괜히 긁었다가 갑자기 가버린다고 하면 그것만큼 난감한 일도 없을 터였다. 최대한 기분을 맞춰 집까지 데려가는 게 중요했다.

“너, 아버지한테는 허락 맡고 온 거야?”

“당연하지. 안 그래도 방금 오빠네 집에서 자고 간다고도 연락했어.”

“잘했어. 근데 오늘 온 거야?”

멈칫하는 걸 보니 오늘 온 건 아니라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커다랗고 동그란 눈망울이 데굴데굴 굴러 테이블 아래로 뚝 떨어졌다.

“언제 왔는데?”

“…….”

“최서현.”

“으응, 한… 일주일?”

배시시 웃으며 검지를 일자로 쭉 편 최서현이 웃었다. 일주일?! 저도 모르게 목청을 높인 최서율이 주변을 둘러보다가 큼큼 목을 가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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