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3화 (44/64)

43.

최서율의 작은 손에 감싸인 성기가 금방이라도 터질 듯 부풀어 올랐다. 한 손으로 다 감싸기도 힘을 만큼 커다란 성기를 살살 주무르는 손길이 서툴렀다. 망설이듯 뒤로 물러나는 손목을 잡은 강무혁이 고개를 비스듬히 꺾었다.

“왜, 못하겠어?”

“아니요.”

고개를 저은 최서율이 그대로 몸을 낮춰 욕실 바닥에 무릎을 댔다. 강무혁의 한쪽 눈썹이 위로 치솟았다. 하고 싶은 대로 해보라고 했으니 제지하지 않았지만, 고작 손 정도 사용할 거란 느긋한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가는 순간, 눈썹이 와락 구겨졌다.

“한다고?”

“…할 수 있어요.”

“그게 문제가 아닌 거 같은데.”

어설프게 자극당한 성기가 금방이라도 터질 것만 같았다. 저 작은 입속에 들어가면 본능을 제대로 조절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손 하나 닿았다고 격렬히 뛰어대는 맥박인데 이후의 일까지 장담할 수는 없었다.

“무리하지 않아도 돼.”

“하고 싶어요.”

최서율이 기둥을 감싸 쥐고 귀두 끝에 말캉한 입술을 설설 비벼댔다. 아래에서 올려보는 최서율의 얼굴이 오늘따라 더욱 야하게 빛났다. 갑작스럽게 음심을 자극당한 강무혁의 아랫배가 뻐근해지며 복근이 선명하게 갈라졌다. 미간을 좁힌 강무혁이 어설픈 유혹에 넘어간 듯 팽팽하게 부풀어 오른 음경을 슬쩍 내리눌렀다. 자그마한 입술 틈으로 선단이 툭, 밀고 들어갔다.

입을 벌린 최서율의 축축한 입안으로 좆을 밀어 넣은 강무혁이 나른한 숨을 뱉어냈다. 반도 들어가지 못하고 작은 입에 가로막힌 귀두로 힘이 들어간 혀가 감겨들었다. 고개를 비틀어 볼이 볼록해지도록 밀어 넣어도 보고 조금 더 깊게 삼키려고 하는지 입을 크게 벌리기도 한다. 그런데도 턱없이 부족했다. 덕분에 죽을 맛인 건 강무혁이었다.

귀두에 눌려 볼록해진 최서율의 볼을 쓰다듬은 강무혁이 거친 숨을 뱉어내며 한숨을 쉬었다.

“서율아.”

“우흐으…?”

“제대로 하고 싶어?”

성기를 입에 문 채 고개를 끄덕이는 최서율은 위험수위를 완전히 넘어선 모습을 하고 있었다. 등줄기로 뻣뻣하게 힘이 들어갔다. 배 속에 득실거리는 비틀린 욕구를 다 참아 낼 수 없어 크르릉. 저도 모르게 울부짖은 강무혁이 최서율의 입술 끝에 손가락을 걸고 턱없이 작은 입을 한껏 벌려냈다.

“혀 바짝 내리고, 입 크게 벌려.”

“허우, 으….”

두툼한 엄지 끝으로 요동치는 최서율의 혀를 잡아 누른 강무혁이 미간을 좁히며 벌어진 공간으로 성기를 단숨에 밀어 넣었다. 반도 들어가지 못했던 성기가 안쪽으로 쑥 밀려 들어갔다. 미쳐 다 열지 못한 목구멍 끝에 귀두가 턱, 하고 걸리자 최서율이 우욱. 헛구역질해댔다.

“으, 후읍…! 우으!”

“그대로 가만히 있어. 목에, 힘 빼고. 이 세우지 말고.”

강무혁의 목소리가 삽시간에 거칠어졌다. 최서율의 젖은 머리카락을 헤집어 뒷머리를 잡은 강무혁이 허리를 슬슬 움직이며 목구멍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근육이 올라붙은 강무혁의 허벅지를 부여잡은 최서율이 입을 벌리고 여린 살점을 훑어내는 검붉은 좆에 신경을 집중했다. 좁아진 미간을 하고도 눈을 감지 않고 저를 올려보는 최서율을 부드럽게 쓰다듬은 강무혁이 손끝으로 볼을 톡톡 두드렸다.

“우흐, 으….”

혀가 꼼지락거리며 움직이자 강무혁의 아랫배로 복근이 선명하게 올라붙었다. 보드라운 혀가 음경을 감싸 자극하는 통에 강무혁의 입꼬리로 여유를 잃은 미소가 걸렸다.

본능에 충실한 허리가 작은 입안으로 몰아 쳐댔다. 흠칫거린 동그란 어깨가 뒤로 물러날 때마다 잡은 뒷머리를 강하게 눌러 고정한 강무혁이 작고 오뚝한 콧방울이 가뭇한 음모에 짓눌리는 광경을 지켜봤다.

“후으, 웁, 으응….”

서툰 조임에 입에서 욕지기가 튀어나왔다. 형편없는 실력에 미친 듯이 휘둘리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는 강무혁이었다. 조금 더. 조금만 더. 강무혁의 과한 욕심과 끓어오른 본능에 휘둘리던 최서율이 결국 눈물을 뚝뚝 흘려냈다.

벌겋게 달아오른 젖은 눈가와 좆을 한가득 물고 있는 입술. 야하기 짝이 없는 제 토끼의 얼굴을 감상하듯 바라보던 강무혁이 고개를 뒤로 젖히며 뻣뻣해진 목덜미를 허공에 한 바퀴 돌렸다. 나른함과 동시에 터질듯한 쾌감이 전신에 차올랐다.

체액과 타액이 엉긴 입안이 질척거렸다. 기어코 여기서 끝을 보겠다는 듯이 입안과 목구멍을 범하는 강무혁의 허벅지로 손톱을 세운 최서율이 숨 쉴 틈을 찾아 고개를 비틀며 헐떡였다. 격렬하게 꿀렁거리는 목울대를 쓰다듬은 강무혁이 최서율의 턱을 부여잡았다.

“조금만, 더….”

“커흑! 우으….”

수컷의 짙은 향기가 후각을 지배했다. 강무혁을 집어삼킨 듯도 했고, 강무혁에게 삼켜진 것 같기도 했다. 맹수가 뿜어내는 날것 그대로의 냄새에 자극당한 토끼가 눈물을 방울방울 흘려대며 입술을 모아 조이고, 혀를 내어 성기를 빨아당겼다.

“후….”

가냘픈 목덜미를 쓰다듬은 강무혁이 입술을 짓씹었다. 짐승이었다면 단숨에 물어 숨통을 끊어 놓을 수도 있을 만큼 한 손에 다 잡히는 이 작은 목 안쪽에 제 정액이 가득 차오를 걸 상상하니 고환이 올라붙고, 아랫배가 바짝 조여왔다. 금방이라도 사정할 듯 성기가 꿈틀거렸다. 최서율의 뒤통수가 뒤로 물러나려 힘을 주는 만큼 강무혁의 손에도 힘이 들어갔다.

“커흡, 웁, 우브… 으…!”

작은 입안으로 정액을 쏟아내기 시작한 강무혁이 그릉그릉. 짐승의 소리로 울대를 긁어댔다. 입안의 가장 안쪽으로 정액을 받아낸 최서율이 손톱을 세워 강무혁의 허벅지를 긁어댔다. 숨을 어떻게 쉬어야 할지 몰라 정신이 혼미해졌다.

“으후, 으으… 응!”

사정하면서 허리를 뒤로 뺀 강무혁이 귀두를 천천히 입천장에 문질러댔다. 정액이 목구멍에 고이고, 입천장과 볼 안쪽에 덕지덕지 달라붙었다. 부어오른 눈꺼풀을 끔뻑이며 바라보는 최서율의 하얀 얼굴이 울긋불긋하게 달아올랐다.

마지막을 알리듯 목젖을 치고 입천장을 긁으며 빠져나온 귀두가 입술을 짓눌렀다. 주변으로 튄 정액을 넓게 펴 바르듯 비비던 귀두가 멀어지자 최서율의 목울대가 크게 꿀렁거렸다.

“뱉어.”

입술을 앙. 다물고 고개를 저은 최서율이 입안에 고인 정액을 꿀꺽 삼켰다. 콜록콜록. 잔기침에 요동치던 등이 동그랗게 굽어들더니 진이 빠진 듯 욕실 바닥으로 완전히 주저앉았다.

“그걸 왜 먹어.”

“하아… 하….”

자기도 매번 먹으면서 왜 뭐라고 하냐고 묻고 싶었지만 짧은 순간 강렬하게 혹사당한 목구멍에서 제대로 된 소리가 나올 리 만무했다. 고개만 젓는 최서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강무혁이 깊게 한숨을 쉬며 헐떡이는 등허리를 쓰다듬었다.

눈물과 타액에 젖은 얼굴을 바라보던 강무혁이 샤워기를 잡아 빼 손에 쥐고 미지근한 물을 켰다. 눈높이를 맞춰 무릎을 굽히곤 더듬더듬 손을 뻗는 최서율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붙잡아 입가로 물줄기를 흘려보냈다. 엉망이 된 얼굴이 어느새 말끔해지고 입안까지 꼼꼼하게 헹궈낸 최서율이 그제야 벌벌 떨리는 몸을 강무혁의 가슴팍에 기댔다.

무모하다고 나무라고 싶었지만 정작 제대로 재미를 본 건 자신이었으니 입을 다문 강무혁이 커다란 수건으로 몸을 꼼꼼히 닦고 번쩍 안아 들었다.

포근한 수건에 감싸인 최서율이 강무혁의 다리 사이에서 몸을 늘였다. 입만 벌리고 있었을 뿐인데 왜 이렇게 온몸이 욱신거리는지 모를 일이었다. 머리카락을 털어 말려주는 커다란 손에 이리저리 흔들리다가 말고 고개를 돌린 최서율이 강무혁과 눈을 맞췄다.

“…다음에는, 제가 할래요.”

이렇게 당하고도 다음이 있다고? 헛웃음을 터트린 강무혁이 뚱해진 최서율의 볼을 양손으로 붙잡고 쪽쪽 입을 맞췄다.

“아무것도 안 해도 돼. 가만히 있어도 만점인데 뭘 자꾸 한다고 그래.”

“그래도….”

꿀렁거리는 흰 목덜미에 입술을 묻은 강무혁이 에어컨 바람이 보송해진 살갗을 음미하듯 베어 물었다. 어깨를 파르르 떤 최서율이 몸을 뒤로 물렸지만, 멀리 가지 못하고 커다란 손아귀에 덜미를 붙잡혔다.

콱 깨물면 단숨에 숨이 끊길 것 같은 가냘픈 목덜미를 한참 동안 물고 빨던 강무혁이 삽시간에 상승하는 온도를 견디지 못하고 동그스름한 어깨를 아프게 깨물었다. 콰직. 살점이 짓눌리는 소리와 함께 엄청난 통증이 일었다.

“아윽!”

“넌 가만히 있어도 다 씹어 삼키고 싶을 만큼 맛있는데. 뭐하러 그런 거까지 해. 정말 나한테 잡아먹히고 싶은 거야?”

귀 뒤까지 올라온 입술이 속삭일 때마다 최서율의 미간이 한껏 접혔다. 목덜미에 입술이 닿았다. 이미 몇 번이고 잡아먹을 듯 굴어놓고, 정말 먹히고 싶냐니. 성욕이 아닌 식욕을 말하는 건가 싶어 덜컥, 겁이 났다. 강무혁이라면 살점 하나 남기지 않고 저를 잡아먹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흐으, 응… 자기, 야아….”

최서율이 쾌감 앞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출장 와서 이래도 되나 하는 고민 따위는 이미 휘발되어 머릿속에 남아 있지도 않았다. 목덜미를 지나 어깨 뒤쪽에 닿은 혀의 거칠함이 선명히 느껴졌다. 가느다란 팔뚝을 단단히 붙잡고 침대로 밀어붙이는 힘에 상체를 숙인 최서율이 엉망으로 구겨진 수건 위로 얼굴을 묻었다.

날개뼈를 지나 옴폭 패인 척추 선에 이를 세운 강무혁이 하얀 등판에 제 흔적을 한가득 만들어 냈다.

허리를 지난 입술이 꼬리뼈 위에서 뭉개졌다. 엉덩이에 힘을 준 최서율이 안쪽이 축축해지는 걸 느끼곤 눈을 질끈 감았다. 체액이 스며들기 시작한 내벽이 수컷을 원하며 요동쳐댔다. 아랫배가 술렁거렸다. 가장 은밀하고, 예민한 곳에 얼른 호랑이의 정이 흩뿌려지길 바랐다. 빳빳하게 일어난 최서율의 성기에서 묽은 물이 뚝뚝 떨어져 침대를 동그랗게 적셨다.

“하으, 후… 으, 부사장, 님….”

짝! 볼기를 내리친 커다란 손바닥에 놀란 최서율이 몸을 굳히며 수건을 움켜쥐었다. 파르르 떨고 있는 엉덩이를 잡아 벌린 강무혁이 핏줄이 불거진 기둥을 입구 위로 올려놓고 슬슬 허리를 놀렸다.

“다시 불러 봐.”

“으응….”

“서율아.”

“자, 자기야아….”

손자국이 빨갛게 올라오는 백설기 같은 엉덩이를 마음껏 주물럭거린 강무혁이 빠끔거리는 입구 위로 귀두를 맞췄다. 어깨를 작게 웅크린 최서율이 뒤로 손을 뻗어 골반을 틀어쥔 강무혁의 약지와 새끼손가락을 꼭 잡아 쥐었다. 그 애처로운 손길에 저도 모르게 욕을 뱉을뻔한 강무혁이 입술을 씹어 물었다.

어서 들어와달라는 듯 빠끔거리는 입구가 기둥을 간질였다.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본능적으로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어대고 있는 토끼의 요망함에 숨을 크게 들이마신 강무혁이 한껏 부풀어 오른 가슴팍에 힘을 주며 단숨에 입구를 열어젖혔다.

“아흐읏, 아! 아응!”

“후으….”

강무혁의 손가락을 잡은 최서율의 손끝이 하얗게 질린 채로 경련했다. 손을 잡아당겨 제 가슴께로 올려놓은 최서율이 등에 맞붙는 너른 가슴팍에 안심한 듯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아랫배가 가득 차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았다. 강무혁의 성기 때문인지 그가 주는 터질 듯한 쾌감 때문인지 분명하지 않았다.

“서율아, 힘 풀어. 여기 만져줘?”

“응, 으응… 만져, 주세요.”

고개를 끄덕인 최서율이 젖꼭지 위를 덮은 강무혁의 손등을 잡아 눌렀다. 손바닥으로 판판한 가슴을 모아 잡고 봉긋하게 올라선 돌기를 꼬집듯 잡아 쥐자 최서율의 허리가 아찔하게 비틀렸다.

피가 몰린 빨간 귓바퀴를 입에 물고 허리 밀어붙이는 강무혁의 귀두로 체액이 엉겨 붙었다. 빠른 속도로 배 속을 쳐올리는 강무혁의 힘이 너무도 강해 몸이 마구잡이로 털렸다.

침대를 눌러 중심을 잡던 최서율의 무릎이 빳빳한 시트 위에 마구잡이로 쓸렸다. 왈칵 정액을 뱉어낸 최서율이 아랫배에 힘을 주며 몸을 굳혔다. 사정하는 순간에도 강무혁의 페이스대로 흔들리는 몸을 어떻게든 버티려 용을 썼다. 강무혁의 손가락을 꽉 움켜쥐고 저릿한 감각에 녹아내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하윽, 으, 아아, 응, 으응!”

접합부에서 새어 나온 체액이 매끈한 허벅지를 가로지르며 줄줄 흘러내렸다. 퍽퍽 부딪히는 살덩이 사이에서 허공으로 튄 체액은 강무혁의 샅에 달라붙었고, 나머지는 아래로 뚝뚝 떨어졌다.

“그, 그만… 그만요, 아! 으응!”

깨끗하던 침대 시트가 이리저리 구겨지고, 최서율의 정액과 체액으로 질퍽하게 젖어 들었다. 그 위를 기어 도망치려는 최서율을 젖꼭지를 뜯어낼 듯 강하게 잡아 비벼댄 강무혁이 꼼짝 못 하고 엎어진 최서율의 날개뼈를 깨물어 잇자국을 남기고 손을 내렸다.

꼬리뼈를 엄지로 짓눌러 둥글리자 뿌리를 뽑아낼 듯 내벽을 조여댔다. 상체를 세운 강무혁이 제게 꼭 맞춘 듯 저를 다 받아내는 내벽을 음미하며 사정을 시작했다. 최서율의 입안과 목구멍을 가득 채우고도 다 만족하지 못한 음욕이 가감 없이 터져 나왔다.

가장 깊은 곳을 시작으로 얕은 곳까지 제 정액으로 적실 심산인지 허리를 잡은 손을 앞뒤로 느리게 흔들어댔다. 진이 빠진 최서율의 몸이 강무혁의 손안에서 팔랑거렸다.

최서율의 안에서 완전히 빠져나온 강무혁이 벌어진 입구를 비집고 새어 나오는 정액을 바라보았다. 포만감이 배를 가득 채웠지만, 부족했다. 엎어진 채 숨을 몰아쉬는 최서율의 몸을 뒤집어 바로 눕혔다.

보기에도 안쓰러울 만큼 떨고 있는 팔다리를 가볍게 쓰다듬다가 축축하게 젖은 성기의 분홍빛 선단에 맑은 물이 맺힌 걸 보곤 다시 허벅지를 잡아 벌렸다. 놀란 최서율이 상체를 일으키기 무섭게 정액이 질펀하게 엉긴 내벽으로 손가락 두 개가 단숨에 꽂혔다.

“부사장님…!”

“또.”

“으흐, 안, 돼요… 그러면, 안… 아응!”

목덜미를 물고 내려간 입술이 발긋하게 부어오른 유두에 닿았다. 혓바늘이 뾰족하게 올라온 혀가 여린 살을 핥아 올리고, 아래로는 마치 성기 같은 손가락이 극점을 후벼파댔다. 머릿속이 희게 샐 만큼 강렬한 쾌감에 헐떡거리던 최서율이 강무혁의 어깨로 얼굴을 묻었다. 힘없이 벌어진 다리가 벌벌 떨렸고, 강무혁의 팔뚝으로 손톱을 박혀 들었다.

팔딱거리던 성기에서 말간 물이 줄줄 흘렀다. 늘어지는 몸을 감싸 안은 강무혁이 옴폭하게 패인 아랫배를 누르며 구멍 안에 밀어 넣은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찰박거리는 소리와 함께 쾌감의 절벽 앞에 세워진 최서율이 좋아요, 싫어요. 헛소리처럼 정확하지 않은 말을 뱉어냈다.

고개를 비틀어 눈물에 젖은 입술 사이로 혀를 밀어 넣은 강무혁이 뜨거운 숨까지 모조리 빼앗듯 깊은 키스를 퍼부었다. 좆으로 진창을 만들어 놓은 입안의 여린 점막에 기어코 상처를 만들어 낸 강무혁이 그제야 만족스러운 듯 웃음 섞인 숨을 터트렸다.

강무혁의 손과 팔을 푹 적시며 남은 물을 쏟아낸 최서율의 목울대에 울먹임이 섞인 교성이 맺혔다.

“허흐윽, 흐… 하아… 하….”

“잘하네. 우리 토끼.”

가물거리는 눈으로 강무혁을 바라보던 최서율 발발 떨리는 팔에 억지로 힘을 주어 들어 올렸다. 상체를 내려주자 바짝 안겨든 최서율이 이를 세워 어깨의 두꺼운 살가죽을 앙. 앙. 물어댔다. 나름의 항의였지만 아프지 않으니 웃음만 날 뿐이었다.

“한 번 더 씻자. 이대로는 푹 자지도 못하겠네.”

발끈거리는 귓가와 볼에 입 맞춘 강무혁이 시계를 확인했다. 5시 20분. 약속 시간까지 한 시간 남짓의 시간이 남았다. 일정은 최서율을 재워두고도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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