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6화 (37/64)

36.

쏟아지는 물줄기 아래서 나누는 키스는 평소보다 더 축축하고, 뜨거웠다. 혓바늘이 돋아난 혀가 입안의 살점을 할퀼 때마다 가느다란 등줄기로 힘이 들어갔다. 흠칫 놀라는 최서율을 두 팔로 꽉 끌어안고 찍어누르듯 키스하던 강무혁이 입술을 핥고, 턱 아래로 혀를 놀렸다.

보드라운 피부에 남는 작은 생채기에 눈물이 그렁그렁해진 최서율이 토끼 귀를 파닥거렸다. 벌어진 입안으로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물이 한가득 담겼다. 어푸, 하며 뱉어내곤 고개를 숙이자 이번에는 토끼 귀가 젖었다. 귀 안으로 물이 들어가면 위험하다고 몇 번이나 거듭 강조했기에 강무혁은 빠르게 손을 뻗어 물을 잠가버렸다.

수증기가 들어찬 샤워부스 안에서 최서율이 잔기침을 하며 물에 젖은 얼굴을 비벼 닦았다. 귀를 만지작거리며 혹시 안에 물이 들어가진 않았나 살피는 강무혁의 손길에 어깨를 움츠리고 벽에 바짝 붙어, 겨우 진정된 숨을 색색 몰아쉬었다.

“힘듭니까?”

“아뇨… 괜찮습니다.”

벌겋게 익은 얼굴로 바라보는 최서율과 눈을 맞춘 강무혁이 허리의 옴폭 패인 부분을 크게 주물럭거리며 끌어당겼다. 헐벗은 아래가 깊게 겹쳐지자 아랫배가 팽팽하게 당겼다. 후덥지근한 열기에 잠식당한 듯 머리도 몽롱했고, 몸의 감각들이 붕 떠올라 제대로 사고하고 있는지도 분간이 어려웠다.

가까워지는 강무혁의 가슴팍을 짚는 팔이 덜덜 떨렸다. 허리를 잡아 힘으로 몸을 위아래로 움직이는 힘에 속절없이 흔들려댔다. 남아 있는 물기에 손이 미끄러져 강무혁의 맨살을 몇 번이나 고쳐 쥐던 최서율이 울상지었다.

“으흐, 읏….”

축축하게 젖은 음낭과 회음부 사이를 비벼대던 강무혁의 성기가 가랑이 사이를 툭, 하고 빠져나왔다. 거뭇한 음모를 위로 가로지르며 탄탄한 근육이 잡힌 배꼽 근처까지 올라붙은 성기를 본 최서율이 울먹이는 눈으로 강무혁을 올려보았다.

볼 때마다 입이 떡 벌어지는 크기였다. 저게 제 안에 들어왔었다는 걸 늘 까먹는 사람처럼 언제나 새롭게 놀라고, 격한 반응이 일었다.

“그렇게 쳐다봐도 안 멈출 건데.”

“조금만… 봐주십시오….”

강무혁의 가슴팍을 긁듯이 갉작거린 최서율이 네? 하며 눈을 빤하게 뜨자 강무혁의 성기가 더 커질 수 없을 거로 생각했던 크기에서 조금 더 부풀어 오르는 게 눈에 보였다. 입술을 꾹 다물고 왜 그러냐는 듯이 바라보는 눈가에 입 맞춘 강무혁이 물에 젖은 꼬리를 만지작거렸다. 저절로 다리를 오므린 최서율이 허리를 비틀며 손길을 피했다. 꼬리가 주욱, 늘어나 안쪽에 감춰진 부분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신기하네요. 꼬리가 늘어나기도 합니까?”

“네에… 그렇게, 잡아당기면, 안 됩니다….”

“토끼는 왜 이렇게 안 되는 게 많은지….”

혀를 찬 강무혁이 손끝을 비벼 꼬리를 빠르게 문질렀다. 등줄기에 힘을 주며 떨어댄 최서율이 강무혁이 가슴을 아프게 긁어댔다. 흐읏, 으… 신음을 참기 힘들다는 듯 발을 모아 발등에 제 발가락을 비벼대며 입술을 깨물며 긁어대던 가슴을 밀어냈다. 버티고 있는 힘이 만만치 않다는 걸 알면서도 의미 없는 반항을 해보는 중이었다.

위로 쫑긋 솟은 귀에 호랑이의 이가 닿았다.

“아야!”

“엄살은….”

“진짜 아픕니다… 너무해요.”

“지금까지 나한테 너무한 사람이 누군데 징징거립니까.”

강무혁이 말하는 너무한 행동에 대해 곱씹은 최서율이 할 말이 없어졌는지 입을 꾹 다물었다. 혼내준다고 하더니 정말 혼낼 생각인지 조금의 징징거림도 받아주질 않는 강무혁이었다. 뭐라 말을 덧붙이지 못한 최서율이 입술을 툭 내밀자 그 위를 손끝으로 톡 건드린 강무혁이 동그스름한 어깨를 쓰다듬다가 별안간 힘을 주며 내리눌렀다.

버텨보려고 했지만, 그의 눈이 무얼 원하는지 알 것 같아 스르륵 주저앉은 최서율이 위로 솟았던 귀를 아래로 축, 늘이며 제 앞에 장대하게 서 있는 강무혁을 올려보았다.

“할 수 있겠습니까?”

“…네.”

“무리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할 수, 있습니다.”

마른침을 꼴깍 삼켰다. 강무혁과 수많은 밤을 보냈지만, 그의 성기를 직접 손으로 잡아 보는 건 몇 번 있지 않은 일이었다. 대부분 강무혁이 수음해주거나, 만져주거나 하는 식이었기에 제가 직접 강무혁을 애무할 일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한 손으로 타일을 짚어 몸을 고정한 강무혁이 위로 바짝 올라선 성기를 잡아 젖은 입술에 문질렀다. 촉촉하게 젖은 입술로 짓눌려지는 귀두에서 조금 전 몸에 칠했던 비누향기를 뚫고, 호랑이의 진한 냄새가 피어올랐다.

“입 벌려요.”

메말랐던 입안에 침이 돌았다. 천천히 벌어지는 입술을 벌리며 안으로 밀려 들어오는 귀두를 덥석 잡아 문 최서율이 눈을 꾹 감고 혀로 귀두를 한 바퀴 굴리며 츕. 빨아당겼다.

연애를 안 해본 것도 아니고, 첫 경험도 아니었으니 비교할 만한 대상이 저도 모르게 머리에 떠올랐다. 너무 오랜만에 하는 짓이라 이걸 어떻게 할까 고민하기도 전에 혀가 멋대로 움직였다. 입술로 기둥을 조이고 혀로 귀두를 핥으며 무언가를 가늠하듯 혀를 굴려대고 있던 최서율의 축 늘어진 토끼 귀를 한 손에 움켜잡아 끌어당긴 강무혁이 으르렁거렸다.

“누구랑 나를 비교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만 더 그러면 너는 오늘 여기서 못 나갈 줄 알아.”

커다란 눈망울이 빠르게 일렁였다. 그런 게 아니라고 항변하듯 고개를 도리질 쳤지만, 귀를 잡은 힘이 워낙 세서 함부로 고개를 움직일 수가 없었다. 잘못하다간 귀가 뜯어질 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최서율의 입속으로 쿡. 처박힌 성기가 단번에 목구멍 끝까지 밀고 들어왔다.

“커흡, 웁…!”

“잘 벌리고 있어요.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그르렁거리는 목소리가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아프게 잡고 있던 토끼 귀를 놓은 강무혁이 동그란 뒤통수를 단단히 그러쥐었다.

그의 한 손에 다 들어오는 자그마한 뒤통수가 벽으로 가 붙으려고 자꾸만 뒤로 당겨졌다. 목구멍 끝에 걸렸던 귀두가 입천장을 긁으며 살짝 빠졌다. 가쁜 숨이 터져 나와 저도 모르게 입술이 움찔움찔 떨렸다.

벌어진 입술 틈새로 숨을 쉴 때마다 호랑이의 냄새가 짙어졌다. 뱃속이 전부 호랑이로 채워진 듯 심하게 요동쳐 손끝과 발끝이 저렸다. 근육이 단단히 올라붙은 강무혁의 허벅지를 잡은 최서율이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으로 입매를 비트는 그와 시선을 마주했다.

“하아….”

강무혁의 입에서 옅은 신음이 터졌다. 쾌감에 물든 그의 눈썹이 꿈틀거릴 때마다 아랫배가 비틀렸다. 기둥에 혀에 진득하게 비벼지고 귀두가 다시 목젖 근처를 눌렀다. 어쩔 수 없이 터져 나오는 기침마저도 모조리 목구멍으로 다시 밀려 들어갔다. 뱉어내던 숨을 집어삼켰으니 작은 가슴팍이 요동치는 건 당연했다.

“하흡, 우! 으훕…!”

목구멍을 넘어 더 깊은 곳으로 밀고 들어오는 성기에 겁먹은 최서율이 고개를 최대한 뒤로 뺐다. 강무혁의 손에 가로막혀 그마저도 자유롭지 못했지만 애처로운 눈으로 바라보며 고개를 살살 저었다.

젖은 소리를 내며 빠져나간 성기가 입술 끝에서 퐁. 소리를 냈다. 토하듯 거친 숨을 뱉어낸 최서율이 강무혁의 발치로 완전히 무너져 내리며 주저앉았다.

젖은 욕실 바닥에 맨 궁둥이가 닿자 꼬리가 바들바들 떨려왔다.

“할 수 있다며.”

“하아… 하… 제가, 제가 해드리겠습니다.”

강무혁이 입매를 비틀며 콧등을 씰룩거렸다.

“그건 싫은데.”

“왜, 왜요… 제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할…!”

“다른 새끼한테 배운 걸 나한테 써먹게 할 수는 없지.”

턱을 잡아 들어 올린 강무혁의 얼굴에 짜증과 화가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턱을 둥글리는 손목과 팔을 붙잡은 최서율이 무게를 실어 몸을 일으켰다. 다리가 세워짐과 동시에 강무혁의 목을 덥석 끌어안았다.

“그런 짓, 안 했습니다… 화내지, 마세요….”

젖은 볼을 맞대며 비벼대던 최서율이 방향을 열심히 틀어가며 쫑긋거리던 귀를 내려 강무혁의 머리에 얹고는 파닥거렸다. 피식. 짧게 웃은 강무혁이 최서율의 몸을 들어 올려 두 다리를 제 허리에 감았다.

“정말 안 했습니까.”

“네… 정말로… 안, 했습니다.”

“그럼 이렇게 예쁜 짓 하는 것도?”

“…네에.”

붉어진 얼굴을 하고 고개를 끄덕인 최서율이 엉덩이 사이로 닿는 뭉툭하고, 단단한 성기의 느낌을 알아채곤 허리를 곧추세우며 더욱 바짝 매달렸다.

“꽉 잡아요.”

물방울이 맺힌 욕실 벽으로 밀어 붙여진 최서율이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엉덩이 사이를 벌린 귀두가 입구를 비집고 박혀 들었다. 풀지 않은 입구가 한껏 벌어져 팽팽하게 당겨졌다. 충격에 요동치는 내벽이 강무혁의 성기를 쥐어짜듯 물어댔다.

“아흐읏, 아!”

강무혁의 목을 끌어안은 팔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몸을 받치고 있던 손이 허벅지 뒤쪽을 받쳤다. 몸의 무게 때문에 자연스럽게 허리가 내려갔다.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단숨에 깊은 곳까지 처박힌 성기에 배 속이 얼얼했다.

“아, 아프, 아흑, 으… 아픕니, 다….”

“괜찮아요. 금방 좋아질 거야.”

젤도, 콘돔도 없는 삽입은 오랜만이었다. 빡빡하게 벌어진 입구가 아팠지만, 또 그 뻣뻣함이 색다른 쾌감을 불러왔다. 빨갛게 달아오른 귓가에 입을 맞추고 토끼 귀도 아프지 않게 물었다 놓은 강무혁이 바들바들 떨리는 꼬리를 바라보며 소리 없이 웃었다.

“으흐… 흡….”

입술을 강무혁의 어깨에 누르며 신음을 삼킨 최서율이 강무혁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더 깊어지는 삽입에 끙끙 앓아댔다. 욕실을 나오자 쉴새 없이 돌아가는 에어컨 바람이 맨몸을 감쌌다. 침대에 앉은 강무혁의 위에 자리 잡은 최서율이 그제야 고개를 들며 얼얼한 배를 손으로 더듬었다.

“아직도 아픕니까.”

“네에… 여기가….”

젖은 눈가에 닿는 혀가 부드러웠다. 언제 다시 혓바늘이 돋아날지 모르지만 아프지 않아 좋았다. 간지러운 감촉에 허리를 꿈질거린 최서율이 허리를 올려 치는 힘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가만히 있으라고 하면 내가 벌 받는 꼴이 되는 거 아닙니까.”

“가만히 있으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보송보송해진 귀가 움찔, 떨렸다. 바짝 일어난 최서율의 성기를 한 손으로 감싸 쥔 강무혁이 가느다란 등허리를 다른 팔로 단단히 받쳤다. 침대 아래로 떨어질 듯 기울어진 몸이 금방이라도 바닥에 처박힐 것 같은 느낌에 얼른 양손으로 강무혁을 붙잡은 최서율이 입술을 즈려 물었다.

“귀가, 어떻게 그렇게, 한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지?”

천천히 허리를 쳐올리기 시작한 강무혁이 최서율의 성기를 쥐어짜듯 문지르며 흔들었다. 앞뒤로 가해지는 쾌감에 최서율이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무릎이 침대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힘을 주었지만 제 몸을 붙잡고 멋대로 흔들어대는 힘에 다리가 이리저리 멋대로 움직여댔다.

내벽 깊숙이 닿은 귀두가 예민한 곳을 정신없이 파헤쳤다. 배 안쪽이 비틀리는 듯한 강한 충격과 쾌감에 떨어대던 최서율이 미끄러지는 손에 놀라 울먹거렸다.

“으응! 아, 부사장님! 아흑…!”

“걱정하지 마. 설마 떨어트릴까 봐 그래?”

“아응, 으… 읏!”

빠르게 고개를 끄덕이는 최서율의 몸이 침대 아래로 훅 내려갔다가 튕기듯 올라왔다. 강무혁의 가슴팍으로 깊게 안겨진 최서율이 후들거리는 팔다리를 얼른 강무혁의 몸으로 휘감았다. 포동포동한 엉덩이 살이 강무혁의 허벅지로 아무렇게나 짓이겨졌다.

짓눌린 하얀 엉덩이를 찰싹 내리친 그가 몸을 뒤로 빼내며 침대 위에 앉았다. 단단하게 받쳐 안고 있어 몸이 떨어질 염려는 없었지만, 안 그래도 깊게 닿아있던 귀두가 더 깊이 쿡, 밀려들었다가 떨어지는 바람에 교성이 높아졌다.

“아흐으! 아!”

토끼 꼬리가 바짝 올라붙어 바들바들 떨렸다.

“이제 움직여봐요. 얼마나 반성하고 있는지 봅시다.”

“흐으, 부사장, 님….”

“할 수 있잖아.”

침대 헤드에 반쯤 누워 몸을 기대고 느른하게 바라보는 호랑이와 눈을 마주한 최서율이 벌벌 떨리는 입술을 거듭 씹어 물었다. 꼿꼿하게 일어난 최서율의 성기 끝에서 진득한 체액이 줄줄 흘러내려 주변이 번들거렸다.

“어서.”

최서율이 무언의 압박이 담긴 눈을 마주하다가 단단한 어깨에 손을 올리고 엉덩이를 들어 올렸다가 천천히 내렸다. 제 페이스대로 배 속에서 꼿꼿하게 일어서 존재를 뽐내는 성기를 끝까지 빼냈다가, 삼켜내길 반복했다. 어느 지점을 훑어 올리며 파고든 귀두에 가쁜 숨을 쏟아냈다.

“하아, 하… 으응….”

침대를 짚은 무릎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짙어지는 쾌감만큼 스스로 몸을 치대는 움직임이 묵직해지고 성기가 안으로 밀려들어 올 때마다 저도 모르게 내벽을 조여대며 신음했다.

접합부에서 질척이는 소리가 적나라해진 만큼 토끼 귀가 더욱 정신없이 쫑긋댔다. 한쪽은 아래로 늘어졌고, 한쪽은 위로 한껏 치솟아 그 모양이 예쁘게 펼쳐진 채였다.

“아흣, 응! 으응!”

움직임이 빨라지고 최서율이 제 성기를 붙잡으려 하자 강무혁이 그 손을 쳐냈다. 파르르 떨리는 성기를 바라보는 강무혁의 눈에 흥분과 장난기가 동시에 떠올랐다. 강무혁의 손이 잔뜩 부풀어 오른 젖꼭지에 닿았다. 살살 긁었다가 손으로 집어 당겼다. 가슴팍을 앞으로 내밀며 허리를 떨어대는 토끼를 바라보던 고개가 재밌다는 듯 비틀렸다.

“잘 느끼고, 예쁘기도 하지.”

“으응, 응! 아응!”

찰박, 찰박 살점이 닿아 떨어지는 소리가 격렬해졌다. 귀를 쓰다듬고, 꼬리를 만지작거린 강무혁이 벌어진 입술 끝으로 흘러내리는 타액을 빨아당겨 제 입에 머금었다.

“부사장, 님! 응! 아응!”

강무혁의 성기 위로 엉덩이를 바짝 내린 최서율이 허리를 뭉근하게 돌려댔다. 두 팔로 그의 목을 덥석 끌어안고 판판한 배와 치골에 정액을 흩뿌린 최서율이 요동치던 허리를 뚝. 멈추며 품으로 안겨들었다.

숨을 가다듬느라 들썩이는 등허리를 만족한 듯 쓸어내렸다. 힝. 우는 소리를 내는 최서율을 커다란 손으로 토닥거리며 달랜 강무혁이 바들바들 떨리는 토끼의 귀에 쪽쪽 소리가 울리도록 입 맞췄다.

“잘하네.”

정신이 깜빡거릴 정도로 내달리던 쾌감이 진정되자 수치심이 몰려왔다. 발긋해진 몸을 강무혁에게 기대고 얼굴을 감춘 최서율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은 강무혁이 힘이 다 빠진 몸을 쑥 들어 올렸다.

깊게 박혀있던 성기가 뽑히고 벌어진 구멍이 흐물거렸다. 엉덩이를 발발 떨어대던 토끼가 침대에 철퍽, 엎어졌다.

“자기만 재미 보고, 더 혼나야 정신 차리려나. 우리 토끼.”

“무,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 혼자만… 그런 게 아니고….”

부사장님이 시켜서 한 거 아니냐고 항변하려던 최서율이 배꼽 근처에 뿌려진 제 정액을 닦아내듯 모아 손에 묻힌 강무혁을 보며 침대로 얼굴을 파묻었다.

벌겋게 달아오른 엉덩이를 잡아 벌린 강무혁이 그 사이로 손을 밀어 넣기 무섭게 눈물이 핑, 돌았다. 이토록 길고, 뜨거운 밤은 토끼에겐 너무도 힘들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침대에 엎어진 최서율을 뒤에서 붙잡은 강무혁이 엉덩이 사이에 최서율의 정액을 치덕치덕 처바르다가 불쑥, 귀두를 들이밀었다. 헛숨을 집어삼키며 놀란 토끼가 파닥거리며 침대를 짚고 몸을 일으켰다.

“지, 지금 하면… 아흑!”

얼굴이 침대에 처박히고 허리가 덜덜 떨렸다. 성기에서 묽어진 정액이 핏, 뿜어졌지만 강무혁은 개의치 않는다는 듯이 구멍을 한껏 벌리며 안으로 밀고 들어왔다. 아랫배 어딘가가 간지럽고, 저릿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서도 괜히 억울해진 최서율이 우는 소리를 냈다.

“부사장니임… 흐읏, 응…!”

“조금만 참아요.”

“아! 으응!”

부드럽게 달래는 목소리와 달리 허리가 처음부터 속도를 붙여 움직였다. 무릎이 침대에서 들릴 만큼 강하게 허리를 붙잡아 당기는 바람에 엉덩이만 바짝 올려세운 최서율이 이불을 부여잡으며 자지러졌다.

안쪽에서 경련해대는 극점을 퍽퍽 쳐대는 성기에 아픔과 쾌감이 동시에 일었다. 머리가 터져 나갈 것 같아 저도 모르게 눈물이 고였다. 토끼 귀가 허공에 펄럭펄럭 흩날리고 그의 손에 꼬리가 잡혀 사정없이 비틀리자 엉덩이로 힘이 들어갔다.

“힘 빼. 이러면 너만 다쳐.”

“아흣, 으, 천, 천히… 으응! 천천히, 해주세요…!”

내벽을 쉴 새 없이 쳐대는 귀두에 허리가 내려갔다가 불쑥 올라오기를 반복했다. 낭창하게 흔들리는 등허리를 감상하듯 바라보던 강무혁이 상체를 내려 하얀 등줄기를 꼼꼼하게 물어댔다. 팔을 아래로 내려 작은 가슴팍을 휘감고 제 쪽으로 힘껏 당겼다. 그 힘에 늘어졌던 최서율의 상체가 번쩍 들렸다.

퍽퍽 정신없이 허리를 쳐대는 강무혁은 사나운 맹수의 기운을 가감 없이 쏟아냈다. 최서율이 손톱으로 강무혁의 두꺼운 팔뚝을 긁어댔다.

“으흣, 응! 아흡, 읍…!”

가슴께를 가로질러 올라온 손이 턱을 잡아 고개를 돌리기 무섭게 입술이 물렸다. 강한 힘으로 짓씹자 놀란 혀가 뒤로 물러났다.

까슬하게 혓바늘이 돋아난 혀가 맹수의 냄새를 가득 품은 타액으로 입안을 진창으로 만들었다. 안 그래도 너덜너덜해져 있던 입안에서 비릿한 피 냄새가 났다. 그 냄새에 반응하듯 강무혁의 등으로 굵직한 근육이 꿈틀거렸다.

수컷을 받아들이기 위해 애액을 흘려대기 시작하는 최서율의 몸에서 달큼한 냄새가 났다. 식욕과 음심을 한 번에 건드리는 위험한 냄새였다. 군침이 도는 입안을 혀로 핥아낸 강무혁이 울대를 치며 올라오는 짐승의 울음을 가감 없이 뱉어냈다. 으르렁거리는 호랑이의 진득한 신음에 경련하듯 허리를 튕겨대던 최서율의 귀두에서 묽은 체액이 줄줄 흘러내렸다.

뒤로 완전히 젖혀진 고개에 최서율의 뒤통수가 강무혁의 어깨 어딘가에 비벼졌다. 정신없이 흔들리던 최서율이 호랑이의 팔뚝에 길게 상흔을 남겼다. 거의 동시에 깊은 곳에 성기를 쑤셔 박고 빠르게 허리를 털어대던 강무혁이 사정을 시작했다. 그 와중에도 허리가 멈추질 않았다.

앞으로 고꾸라지는 최서율의 팔을 붙잡아 뒤로 당겼다. 몸이 제멋대로 휘어졌다. 가슴팍을 앞으로 내밀고, 허리가 옴폭하게 파이도록 꺾인 최서율이 고개를 뒤로 젖히는 바람에 늘어진 토끼의 귀가 강무혁의 가슴 언저리에서 살랑거렸다.

“으흐흣, 응…!”

“하아….”

제 정액으로 질퍽해진 안쪽을 정신없이 파헤쳐댔다. 볼록 내민 아랫배로 한 번의 사정으로는 그 크기를 줄이지 못한 호랑이의 성기가 삐져나올 듯 제 모양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배 안쪽이 얼얼해질 정도로 아렸다.

“부사장, 님… 으흣, 아, 아파요…. 팔… 으응!”

뒤로 바짝 당겨진 팔이 부들부들 떨렸다.

강무혁이 최서율의 극점을 강하게 쳐올리며 팔을 놓았다. 아무렇게나 흔들리던 몸이 강한 쾌감과 함께 앞으로 튕겨 나와 침대로 쿵. 떨어졌다. 등허리를 격렬하게 들썩거리며 치밀어 오르는 저릿함을 이기지 못한 최서율이 몸을 잔뜩 웅크리곤 낑낑. 앓았다.

“서율아.”

“하아, 하… 하으….”

축축하게 젖은 눈이 강무혁을 향해 돌아갔다. 앞머리를 쓸어 넘기며 제 이름을 부르는 그의 눈에 차오른 흥분과 쾌감, 뜨거운 시선에 눈으로 범해지고 있다는 착각이 일었다. 그가 저를 향해 쏟아내는 불순하고, 비틀린 성욕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저릿했다.

뼛조각 하나 남기지 않고 호랑이에게 다 씹어 먹힌다고 해도 괜찮을 것 같은 황홀경에 울컥, 뜨거운 감정이 치솟았다.

그를 향해 팔을 뻗기 무섭게 그 사이로 몸을 내린 강무혁이 최서율을 바짝 끌어안았다. 작은 몸을 품 안에 욱여넣고 벌벌 떨리는 허벅지를 벌려 그 사이로 아직도 힘을 잃지 않은 성기를 밀어붙였다.

“부사장, 니임… 사랑해요… 제가, 제가… 많이….”

신음과 울먹임이 섞인 고백을 강무혁의 귓가에 쏟아낸 최서율이 젖은 입술을 호랑이의 두꺼운 살갗에 어딘가에 마구 비벼댔다.

축축하게 젖은 아래가 뜨겁게 달아올라 어쩔 줄 모르겠다는 듯이 허리가 흔들렸다. 음낭과 회음 주변을 눌러대던 성기가 길을 찾아내듯 깊숙한 곳으로 밀고 들어왔다. 미처 다물지 못한 구멍이 뜨겁게 열 오른 귀두에 짓눌려 벌어졌다. 흠칫 놀란 최서율이 굵은 눈물을 뚝뚝 흘려댔다.

“서율아.”

“으응! 아! 응!”

호랑이의 정액으로 가득 차 있던 내벽이 다시 성기를 잡아 물었다. 단숨에 끝까지 끌어당기는 힘에 미간을 좁힌 강무혁이 이를 꽉 깨물고 안쪽을 쑤셔댔다. 벌어진 다리를 허공에 팔랑이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목덜미를 지나 가슴팍에 얼굴을 묻은 강무혁이 젖꼭지를 떼어낼 듯 강하게 깨물었다.

“아…!”

미처 다 뱉어내지 못한 신음이 목구멍에 걸렸다.

묽은 물이 줄줄 흘러내려 강무혁의 가슴팍을 적시고, 예쁜 모양으로 자리 잡은 배꼽에도 고였다. 동그스름한 배를 타고 흘러내린 체액이 침대를 적셨다. 철벅거리는 소리에 흠칫거리는 어깨에 입 맞춘 강무혁이 최서율의 귓불을 입에 물고 쪽, 빨아당겼다.

“나도.”

“으흥, 흡… 흐….”

“나도 사랑해.”

꼬리뼈부터 목덜미까지 강렬한 쾌감이 치고 올라왔다. 제 수컷을 향해 한껏 벌어진 몸이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문을 열 듯 꽉 닫힌 살점이 흐물거리며 녹아내렸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 속으로 파고든 강무혁이 귀두를 한껏 조이며 비틀어대는 압박감에 최서율의 귓바퀴를 꽉 깨물며 신음했다.

있는지도 몰랐던 곳에 길을 내기 시작하는 강무혁을 따라 허리가 둥글게 접혔다. 잇자국이 선명히 남은 귓가에 입 맞추고 저 때문에 침대 헤드까지 밀려 올라간 최서율의 정수리를 손으로 감싸고 강하게 허리를 털어냈다.

“여깁니까. 최서율 씨의 비밀이.”

“으흐읏, 으… 몰라, 요… 처음이라… 저도, 잘… 아앙!”

욕지기를 씹은 강무혁이 최서율에게 들려주지 않으려는 듯이 이를 꽉 깨물었다. 발정기였다면 충분히 임신이 가능했을 상황이었지만 애석하게도 두 사람 중 누구도 발정기는 아니었다.

수컷의 본능대로 그 안에 귀두를 콱 처박아 살점을 헤쳐댔다. 고개를 뒤로 젖힌 최서율이 등허리를 비틀며 울부짖었다.

“아으응! 응…!”

성기를 가장 끝까지 빼냈다가 단숨에 꿰뚫는 허리에 자비나, 배려는 없었다. 뱃속이 터질 것 같은 압박감에 최서율이 도리질 쳤다. 그만해달라고 애원하는 지경이 되어서야 강하게 허리를 밀어붙인 강무혁의 움직임이 뚝, 하고 멈췄다.

사정을 시작한 강무혁이 눈썹을 찌푸리며 길게 숨을 내쉬었다.

덜덜 떨리는 최서율의 몸을 한가득 끌어안고 입술이 닿는 곳마다 입 맞추고, 쓸어내리고, 핥아 댔다. 연약한 신임을 흘리며 늘어지는 최서율을 놓아주고 상체를 들어 올렸다.

엉망이 된 아래가 그제야 제대로 보였다. 허리를 한 번 더 추어올리며 마지막 한 방울까지 안에 흘려냈다. 마치 제 냄새를 각인시키듯 진득하고, 느리게 움직였다. 호랑이의 정액으로 범벅이 된 내벽이 옴쭉거리며 마지막까지 자극해댔다.

축축하게 젖은 최서율의 아랫배를 쓰다듬었다. 손바닥으로 제가 들어가 있는 위치가 느껴졌다. 압박하지 않고 그 위를 가볍게 문지르자 흐릿한 시야를 다잡은 최서율이 빨갛게 부어오른 아랫입술을 한 번 더 꽉 깨물었다.

강무혁의 손을 밀어낼 힘도 없는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눈으로만 그를 쫓았다. 동그랗게 살이 올라있는 아랫배를 만지던 강무혁이 입가를 길게 늘이며 웃었다.

“귀랑 꼬리가 없어졌네요.”

“아….”

“약 기운이 다 됐나 봅니다.”

“제 체력도… 다 된 거 같습니다.”

손끝에 힘을 주기도 힘든 상태인지 벌어진 다리를 닫지도 못하고 늘어진 최서율의 다리를 추켜 안은 강무혁이 저를 품고 있던 구멍에서 빠져나왔다. 다물리지 못한 입구에서 희멀건 정액이 흘러내렸다. 강무혁 그 모습을 흡족하게 바라보며 가느다란 발목에 입 맞췄다.

* * *

따뜻한 물에 몸을 푹 담근 최서율이 강무혁의 등에 기대어 늘어졌다. 혼몽함에 시달리다가 배를 쓰다듬는 강무혁의 손을 잡아 올렸다. 한마디 반 정도 차이가 나는 커다란 손에 손가락을 얽고 이리저리 만지다가 슬쩍 고개를 돌려 눈을 맞췄다.

“왜 그럽니까.”

“형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반쯤 풀렸던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묻는 최서율을 가만히 들여다보던 강무혁이 욕조에 기댔던 몸을 일으켰다. 욕조의 물이 찰박이는 소리를 내며 밖으로 쏟아졌다. 동시에 반쯤 누웠던 몸이 바로 세워진 최서율이 강무혁의 다리 사이에서 아예 몸을 돌려 얼굴을 마주했다.

“그게 왜 궁금합니까.”

“…궁금하죠. 어떻게 됐는지 정도는 알아도 되지 않겠습니까….”

“한 가지 더 말해줄 게 있습니다.”

“…네?”

저를 향해 반쯤 비틀린 허리를 잡은 강무혁의 손이 꼬리뼈를 스치며 아래로 밀고 들어왔다. 놀란 최서율이 그 손을 밀어내려 했지만 그럴 틈도 없이 제대로 다물리지 못하고 느슨해져 있던 구멍을 비집고 손가락 하나가 불쑥 밀려 들어왔다.

“아흣, 아…!”

“몸이 열려있을 땐, 다른 새끼는 생각하지 맙시다.”

“아흑, 으… 부사장, 님….”

“내가 들어가 있을 때도 그 어떤 사람도 떠올리지 말아요.”

“하아, 흐응…”

강무혁의 손가락이 아직 열기를 품고 있는 내벽을 빙글 돌려대며 더듬었다. 최서율이 물속에서 손을 휘저으며 강무혁의 팔을 잡아 꼬집어 댔다.

“네가 만났던 어떤 사람이 어느 날 호랑이한테 물려 죽었다는 소식이라도 들리면 어쩌려고 자꾸 이래.”

“…….”

“알아들었으면 대답.”

“흐읏, 네에, 네….”

고개를 끄덕이는 최서율의 입술을 덥석 집어 문 강무혁이 다른 팔로 최서율을 감싸 안으며 안으로 밀어 넣은 손가락을 철벅 철벅 치댔다. 힘이 들어가지 않는 허벅지가 좁은 욕조에서 퍼덕거렸다. 물이 사방으로 튀어 오르고, 넘쳐흐른 물에 바닥이 흥건해졌다.

토끼의 기나긴 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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