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여름〉
21.
경찰에서 연락이 왔다. 용의자의 정보가 파악됐다는 말에 한달음에 경찰서로 달려갔던 최서율은 다리에 힘이 풀려 한참 동안 일어나질 못했다.
“괜찮으십니까?”
“네, 괜찮습니다….”
옆에 있던 책상을 부여잡은 최서율을 부축한 담당 형사가 편히 앉을 수 있는 의자를 내어주었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는 최서율을 기다려주던 형사가 두 장의 사진을 화면에 띄웠다.
“보시면 인상착의도 비슷합니다. 범진그룹에서 특별히 신중한 조사를 요청해서 자료가 많이 모인 덕에 집에 들어온 녀석들의 신상도 빨리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아, 네….”
“무슨 이유로 집에 들어온 건지 짚이는 데는 없으십니까?”
모니터를 보던 최서율이 고개를 돌려 형사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최서율은 사람의 겉모습만 보고 인간인지 수인인지 구별하기 참 어렵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담당 형사를 서너 번 만나면서도 이 사람이 수인인지 인간인지 수인이면 어떤 종인지 전혀 알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무래도 형사도 최서율이 토끼 수인이라는 걸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었다.
빤히 바라보는 최서율과 눈을 맞추고 있던 담당 형사가 얕게 헛기침했다.
“…….”
“그… 일단 무리 전체가 늑대 수인은 아닙니다. 인간도 있고, 삵 수인도 포함된 걸로 확인됩니다. 아직 수사 중이라 더 자세한 건 말해드릴 수 없지만 확실해지면 곧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네….”
더 궁금한 건 없냐고 묻는 형사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앞으로 절차나, 걸리는 시간을 간단히 확인하고 경찰서를 나섰다.
리조트에서 열리는 기업인 포럼에 참석한 강무혁에게는 오늘 경찰서에 방문한다는 말은 굳이 하지 않았다. 걱정할 게 뻔했기 때문에 신경 쓸 일을 만들기 싫어서였다. 그런데 막상 혼자 경찰서를 나서려니 그가 왜 이렇게 보고 싶은지….
나약한 자신을 힐난하며 마음을 다잡으려고 했지만, 주차장에서 출발도 하지 못하고 핸드폰만 만지작거렸다.
최서율은 어렴풋이 제집에 도둑이 든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들이 노리는 건 아마도 임신이 가능한, 진화한 수컷 토끼 수인을 찾고 있는 건 아닐까…. 피해망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그렇지 않고는 이유가 설명되지 않았다. 일산 쪽에 살던 같은 고향 출신 형도 진화한 토끼였다. 그 형에게 일어난 큰일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그들이 회사와 집을 난장 질러 논 이유에 대해 더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머리가 무거워 도저히 운전할 힘이 나지 않았다. 핸드폰을 거치대에 고정하고 출발하려는 찰나 전화가 울렸다.
“네, 부사장님.”
-퇴근했습니까?
“네. 지금 가고 있습니다.”
-경찰서에 갔다고 들었습니다. 얘기는 잘 마치고 나왔습니까?
“어떻게….”
-다 아는 수가 있지.
웃음이 묻어나는 그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데도 좀처럼 기분이 나아지질 않았다. 그에게 말하지 않은 일정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 묻고 싶었지만 그럴 힘도 없었다. 축 늘어진 어깨를 하고는 운전대만 만지작거렸다.
-피곤합니까? 목소리에 힘이 없네요.
“조금… 피곤한가 봅니다. 부사장님은 일 잘 마치셨습니까?”
-네. 북적거리는 게 싫어서 쉬려고 합니다.
“네….”
여름이 되어 늦게 넘어가는 해가 이제야 저 멀리 산자락에 걸려 오묘하고, 아름다운 색을 만들어 냈다. 주황빛을 머금은 능선을 따라 조금씩 짙어지는 쪽빛 하늘에 호랑이의 발톱을 닮은 초승달이 걸렸다.
-운전 조심하고, 집에 도착하면 메시지 하나 남겨요.
“부사장님.”
-네.
“혹시 지금… 제가 가도 됩니까?”
-왜요. 내가 보고 싶습니까?
“…….”
최서율이 회색빛 경찰서 건물 너머의 짙어진 어둠을 머금은 산의 그림자를 바라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해가 다 넘어가기 직전. 쓸쓸함을 품은 여름의 저녁 하늘은 안 그래도 심란한 가슴을 더욱 술렁이게 했다.
살면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실체 없는 두려움을 마주했을 때. 혼자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거나, 부모님이나 형제를 찾지 않고 가장 멀리 있는 인연을 제일 먼저 떠올린 이유는 아주 분명했다. 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과 차오르는 감정을 어쩌지 못한 최서율이 입술을 달싹였다.
얼마간의 침묵을 깨고 강무혁이 핸드폰 너머에서 길게 한숨 쉬는 소리가 들렸다.
-집으로 가요. 그리고 기다려요.
“저 때문에 오시려고 그러는 거면 그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괜한 말을 했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돌아온 최서율이 허둥거렸다. 목소리에도 당황스러운 마음이 담겼는지 강무혁의 웃는 소리가 짙어졌다.
-당장은 못갑니다. 일 마무리하고 바로 올라갈 테니까 집에 있어요.
“…네, 알겠습니다.”
-금방 만날 텐데 아쉬워하지 말고.
“아닙니다. 제가 괜한 말을 해서… 저는 괜찮으니까. 천천히 오십시오.”
최서율이 제 머리를 쥐어뜯었다. 항상 입이 문제였다. 어머니가 어디를 가든 입을 조심하면 반은 성공한다고 누누이 말해주셨는데 그걸 못해서 또 쥐구멍에 숨고 싶은 일을 만들었다. 에어컨이 나오고 있는 차 안에서도 땀이 흘렀다.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내고도 한참 출발하지 못하고 운전대에 이마를 콩콩 박아댔다.
생각할 게 많은 어수선한 상황이었지만, 강무혁과의 통화만으로도 꽉 막힌 곳이 환기된 기분이었다. 마음에 꽃밭이 자리 잡는다는 건 이럴 때 참 좋은 일인 것 같았다.
* * *
“정말 올라가려고 그러십니까.”
“그래요. 지금 갈 거니까. 윤 비서는 내일 일정까지 보내고 와도 됩니다.”
“저도 가겠습니다. 이주성 비서 혼자만 운전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늦었습니다.”
“그럼 그렇게 하죠.”
강무혁의 턱짓 하나에 수행팀으로 동행한 비서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리조트에서 먼저 빠져나온 강무혁이 긴 시간 생각에 잠긴 듯 말없이 창밖에 시선을 두었다. 서울에 다다를 즘부터 내리기 시작하는 빗방울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제법 굵어진 빗방울이 차체를 두드리고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지경이 되어서야 윤 비서와 이 비서가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냐는 종류의 대화를 시작했다. 거하게 기상청을 씹는 윤 비서의 목소리에 피곤이 담겨있었다.
강무혁은 빗발이 부딪혀 물방울이 흘러내리는 창문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최서율에게 붙여둔 경호팀은 총 세 명이었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기보다는 제가 없는 상황에서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는 위험한 상황을 대비해서였다. 평소에는 다른 일을 하지만 제가 서울에 없을 때는 무조건 최서율 곁에 머무르도록 지시해 두었다.
집을 그렇게 만들 정도의 이들이면 언제든 다시 최서율 앞에 나타날 수도 있겠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결정이었다.
거의 매일 강무혁과 함께 출근하고 퇴근하고, 주말이면 산을 뛰어다니는 일이 전부인 최서율은 다른 동선을 잘 만들지 않았다. 따로 친구를 만나는 일도 거의 없었고, 월차를 내어 고향에 다녀오는 일도 없었다. 강무혁은 그런 최서율에게 가끔 나가서 바람을 쐬어도 괜찮다고 말했지만, 그는 별다른 말없이 고개만 저었다. 강무혁은 그렇게 제 옆에 있는 토끼가 안쓰러우면서도 사랑스러웠다.
그런 최서율이 제가 없는 금요일 오후, 경찰서로 향했다.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지는 직접 들어도 늦지 않겠다고 생각했지만, 담당 형사를 따로 만나고 온 경호원의 연락을 받고 당장 올라가야겠다는 마음을 굳혔다.
지금 가도 되겠냐고 묻는 말이. 콩알만 한 간을 가진 토끼가 얼마나 용기 내 했을 말인지 알고 있었다. 오라고 해도 되었지만, 굳이 이 먼 길을 혼자 달려오게 하고 싶지 않았다.
담당 형사에게 늑대 무리에 대해 설명을 들었을 텐데, 그 순간 얼마나 무서웠을까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그들의 목을 비틀어 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지금은 쥐도 새도 모르게 자취를 감추고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그들이 언제가 다시 최서율의 주변에 나타날 거란 강한 예감이 들었다.
서울에 들어선 차가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청계산 중턱을 향했다. 세차게 쏟아지는 비가 산의 밤을 더욱 을씨년스럽게 만들었다. 수인이 아닌 이주성 수행비서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걸 본 윤 비서가 장난스럽게 웃었다. 강무혁도 그걸 알아채고 소리 없이 웃었다.
“늦은 시간까지 수고했습니다. 여기부터는 혼자 갈 테니 조심해서 가세요.”
“비도 오는데 안까지 모셔다드리겠습니다.”
“괜찮아요. 호랑이 구역에서 호랑이 걱정하지 말고 이만 출발하세요.”
문을 열어주려는지 조수석 문을 잡는 윤 비서의 어깨를 뒤에서 눌러 앉혀 놓고 직접 문을 열고 내린 강무혁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렸다. 집에 숨겨둔 토끼를 굳이 저 눈치 빠른 늑대에게 보여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서였다. 쏟아질 잔소리를 생각하면 이까짓 비야 털어내면 그만이었다.
정문을 통과해서 마당의 돌계단을 밟고 올라선 강무혁이 커다란 우산을 들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최서율을 보고 달리던 걸음을 멈추었다. 화들짝 놀란 최서율이 강무혁의 걸음이 멈추자 빠르게 달려와 머리 위로 우산을 씌었다.
“왜 비 맞고 오세요? 윤 비서님은 그냥 가셨습니까?”
“왜 이 시간에 여기까지 나와 있어요.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데.”
“차 소리가 들려서… 나왔습니다.”
“내가 왔을까 봐?”
최서율이 우산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네….”
“그렇게 보고 싶었습니까?”
자연스럽게 최서율의 손에서 우산을 가져온 강무혁이 얇은 티셔츠만 한 장 걸친 어깨를 끌어안듯 잡아 안쪽으로 당겼다. 강무혁의 어깻죽지 아래 갇힌 최서율이 멀뚱히 눈을 들어 강무혁을 바라보았다.
“내일 오신다고 하셨는데… 혹시 저 때문에… 이 밤에 오신 겁니까?”
“네.”
“아….”
미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최서율의 머리 위로 우산을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세찬 여름비가 마당을 적셨다. 풍성하게 돋아난 나뭇잎을 내리치며 떨어지는 빗소리는 어쩐지 더욱 웅장하게 들렸다.
보고 싶다고 말하지 않았지만, 그 마음을 호랑이가 알아준 것 같아 좋았다. 차오르는 감정이 넘실넘실 가슴을 두드려댔다. 저녁 내내, 밤이 깊어서도 쉽게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며 고민했던 것들이 그의 앞에 서면 한낱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어 자취를 감추고 사그라들었다.
“나를 보고 싶어 하는 거 같아서 왔는데. 틀렸습니까?”
“…….”
강무혁이 현관 앞에서 우산을 접으며 물었다. 빗물이 떨어지는 우산을 대충 세워두고 현관문을 연 강무혁이 먼저 들어가지 않고 문고리를 잡아 최서율이 들어가길 기다렸다. 잠깐 사이에 비에 젖은 슬리퍼를 벗고 현관 앞에 깔린 러그에 맨발을 비빈 최서율이 구두를 벗으며 안으로 들어서는 강무혁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보고 싶었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봤는데?”
“그래도… 보고 싶었습니다.”
“왜 보고 싶었습니까?”
보고 싶다는 마음에는 이유가 없었다. 그냥 보고 싶으니 보고 싶은 거지 어떤 이유를 붙여두고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서율은 지금 그에게 해야 하는 말을 알고 있다는 듯이 잠깐 숨을 멈추고 말을 골랐다.
강무혁이 젖은 재킷을 벗어 현관과 거실을 이어주는 복도 선반에 대충 걸쳐 두었다. 여름밤 쏟아진 비가 가져온 습기에 강무혁의 셔츠가 젖어 있었다. 젖은 셔츠가 몸에 덕지덕지 달라붙어 굵직한 근육을 여과 없이 드러났다. 가슴팍의 단추 두어 개가 팽팽하게 당겨진 걸 보던 최서율이 고개를 들어 올렸다. 시선이 마주쳤다. 가슴이 와르르 무너지는 충격과 함께 하늘이 무너질 듯한 천둥소리가 집안을 울렸다.
곧 터질 듯이 벅차오른 가슴에 생각을 거치지 않은 말이 벌어진 입술 사이로 쏟아져나왔다.
“좋아해서, 제가 부사장님을 좋아하니까… 보고 싶었습니다. 오늘 많은 일이 있었고… 그 얘기를 가장 정성스럽게 들어줄 사람이 이 세상에 부사장님밖에 없다고 생각하니 보고 싶었습니다. 퇴근해서 혼자 집에 돌아오려고 하니… 항상 같이 있었던 부사장님이 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부사장님을 좋아해서….”
한번 터진 입이 좀처럼 다물리질 않았다. 그가 왜 보고 싶었는지 계속 말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보고 싶은 데는 이유가 없다지만, 막상 입 밖으로 내뱉고 나니 붙이려고 하면 수많은 이유를 말도 안 되는 모양으로 이어 붙여 그럴싸하게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모두 같은 마음에서 비롯된 이유였지만 그래도 더 길고, 장황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말을 마치고도 여운에 달싹거리는 입술을 손끝으로 쓸어내린 강무혁이 상체를 숙여 최서율의 입술을 한입에 잡아 물었다. 놀란 입술이 움찔거릴 때마다 향긋한 냄새가 피어올랐다. 최서율에게서만 나는 그 특유의 향기가 습기를 머금고 더욱 진하게 퍼졌다. 숨을 한껏 들이마시며 여린 살을 씹어 물고 놀라 버둥거리는 혀를 감싸 당겼다.
짙은 키스에 짓눌린 몸이 복도 벽 어딘가에 닿았다. 갑작스러운 긴장감에 바짝 일어선 날개뼈가 딱딱한 벽에 닿아 아릿했다. 눈살을 찌푸리면서도 강무혁을 밀어내지 못하는 최서율이 그의 두꺼운 팔뚝을 더듬어 잡았다.
젖은 살덩이가 척척한 소리를 내며 섞여들어 정신이 깜빡깜빡 흔들렸다. 좋아한다는 말을 쏟아내고 나니 마음이 달았다. 제자리를 찾아가는 강무혁의 혀를 따라 입 밖으로 나온 최서율의 발긋한 혀가 강무혁의 입술을 간지럽게 비벼댔다.
번쩍, 번개가 치고 뒤이어 천둥소리가 들렸다. 어깨를 펄쩍 뛰며 얼른 그의 팔 아래로 손을 밀어 넣은 최서율이 강무혁에게 매달리듯 몸을 붙였다.
“나도 좋아합니다.”
조금만 용기를 내면 더 많은 것을 이루어 낼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마음은 점점 더 깊어지는 데 어떤 확신을 바라 지금껏 이 말을 하지 못했던 걸까. 최서율은 강무혁이 제게 하는 좋아한다는 말이 꿈처럼, 환상처럼 아득하다는 걸 느꼈다.
“또… 말해주세요.”
“좋아합니다.”
“더….”
“얼마나 말해야 합니까.”
“많이, 아주 많이요….”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몸을 짓누르며 다가오는 강무혁의 등과 어깨를 더듬어 잡은 최서율이 발끝을 세워 더욱 애달프게 매달렸다. 바동바동 어떻게든 강무혁에게 닿으려는 최서율을 알겠다는 듯이 단단한 팔이 허벅지를 받치고 작은 몸을 달랑 들어 올렸다.
“그래요. 더 많이 말해주겠습니다.”
귓가에 입술을 붙인 강무혁이 좋아한다고 속살거리는 소리가 간지러워 어깨를 잔뜩 움츠리며 웃었다. 언젠가 호랑이의 등에 기대어 보았던 밤하늘의 별은 비교조차 될 수 없을 만큼 무수히 많은 빛이 쏟아졌다. 머릿속으로 가슴속으로 반짝이는 그것들이 채우는 충만한 감정은 그때의 그 따뜻한 분위기로도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뜨겁고, 격렬했다.
강무혁의 목을 꼭 끌어안은 최서율이 코알라처럼 매달렸다.
“떨어트릴까 봐 그럽니까?”
“좋아서 그럽니다.”
최서율의 귓가에 닿은 강무혁의 입술이 귓바퀴에 촉촉한 소리를 내며 닿았다가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