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화 (17/64)

16.

리조트에서 보낸 2박 3일이 마치 꿈이었던 것처럼 돌아온 일상은 전쟁 그 자체였다. 지원실에서 나온 피드백 자료로 큰 회의가 소집되었다. 리조트사업을 담당하는 각 부서에 모두 전달돼야 하는 내용이라 어느 특정한 부서만 참석하기 힘든 까닭이었다.

강무혁의 신경이 예민하게 곤두선 것을 알고 슬슬 피해 다니던 최서율은 퇴근 시간에는 여지없이 그의 손에 이끌려 차에 태워졌다.

회사에서 있었던 납치미수사건은 아직 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채였지만 회사는 각자의 일정에 맞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잘 굴러가고 있었다. 리조트 오픈이 가장 큰 일이긴 했지만 범진그룹에서 하는 일이 그것만 있는 건 아니었기에 언제까지 그 사건에만 매달릴 수 없기에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사원 모두 일상을 지내고 있지만, 야근 금지령은 여전히 가동되는 중이었다.

이제 슬슬 혼자 퇴근해도 된다고 말을 꺼냈던 최서율은 된통 꾸지람만 듣고 입을 다물어야 했다. 이제는 혼자 퇴근하는 것보다 강무혁과 함께 퇴근하는 일에도 익숙해졌기 때문에 괜찮았지만 안 그래도 바쁜 사람의 시간을 뺏는다는 생각은 좀처럼 지우기 힘들었다.

“저, 부사장님….”

“혼자 퇴근하려고 한다는 말만 아니면 다 들어주겠습니다.”

“이제 회사도 안정되었고, 부사장님 일도 아주 바쁘시니까….”

“내가 최서율 씨와 퇴근하는 이유가 그거 하나 때문이겠습니까?”

“그건 알지만… 부사장님 시간을 뺏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그럽니다.”

“시간 뺏는 거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저렇게까지 말하는데 덧붙일 말이 없어서 입을 다문 최서율이 손가락만 꿈지럭거리며 제 가방을 만지작거렸다.

“나랑 퇴근하는 거 싫습니까?”

“…싫은 건 아닙니다.”

“그럼 계속 그런 얘기를 하는 이유가 뭡니까?”

“말 그대로입니다. 부사장님 시간을 뺏고 있는 거 같아서 그럽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핸들을 잡고 있던 손이 조수석으로 넘어왔다. 커다란 손에 잡힌 두 손으로 힘이 들어갔다. 따뜻함을 넘어 뜨겁기까지 한 체온을 느끼면 기분이 이상해졌다. 리조트에서 돌아온 이후로 계속 그랬다. 서로에게 향하는 감정이 정상 궤도를 넘어섰다는 걸 알고부터 더 심해졌다.

심장이 쑥 내려앉았다가 올라왔다. 뿌리치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손을 잡는 것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서율 씨. 최서율 씨한테 나는 이 향기. 좀 더 진해진 거 알고 있습니까?”

강무혁의 손등을 집요하게 뜯어보고 있던 최서율이 놀란 듯 고개를 들어 올렸다.

“향기요?”

“네.”

“저 냄새 난다는 뜻입니까?”

“그런 뜻 아닙니다.”

강무혁이 실소를 터트렸다. 당황한 듯 울망거리는 커다란 눈을 짧게 돌아봤다가 다시 정면으로 돌린 강무혁이 핸들을 톡톡 두드렸다.

“다른 수인에게선 느껴보지 못한 향기가 나긴 합니다.”

“향기… 저도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나야 호랑이고, 냄새에 예민한 동물이라 조금만 신경 쓰면 어떤 수인인지 정도는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과는 다른 향기가 납니다.”

울상짓고 있는 게 분명한 목소리에 더욱 곤란하다는 듯이 꿈틀거리던 손이 최서율의 손에서 떨어져 나갔다.

이마를 손톱으로 살살 긁어내리면서 말을 고르는 강무혁을 바라보던 최서율이 헛숨을 삼키며 팔을 들어 킁킁 제 냄새를 맡았다. 아무것도 맡아지지 않아 걱정되는지 들썩거리느라 혼자 분주하고 난리가 났다.

최서율의 집 앞에 도착하기 무섭게 정신없어 보이는 작은 어깨를 잡아 시트에 고정하듯 눌렀다. 입술이 뾰족하게 나온 걸 보니 꽤 당황한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불편하진 않았지만, 가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드는 정도였다.

식욕과 성욕을 단숨에 건드리는 그 향기에 아찔해진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전혀 모르겠다는 듯이 당황하는 최서율의 모습이 더 황당한 강무혁이었다.

“그 향기. 되도록 다른 사람은 맡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요점은 이거였다. 인간과 수인이 어우러져 사는 이 사회에서 최서율이 풍기는 이 달큼한 향기를 맡을 수 있는 수인이 저 말고도 또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일이었다. 음심을 부추기는 냄새라니. 수컷에게 그것도 수인에게 난다고 생각하기에는 확실히 이질적인 향기였다.

리조트가 오픈하고 일정이 안정되면 수인 전문 병원에 의뢰해볼 생각까지 있었다. 제가 이상한 건지 최서율이 정말 그런 냄새를 풍기는지 이제는 명확히 알아야 할 것 같았다.

“부사장님. 저 냄새 정말 심합니까?”

“지금은 괜찮습니다.”

“이상하네….”

자꾸 와이셔츠를 잡아 늘이며 냄새를 맡는 최서율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은 강무혁이 귓가를 스치고 볼까지 내려와 턱을 잡았다. 동그랗게 떠진 눈을 바로 바라보기 위해 앞으로 당기자 작은 머리통이 쑥 딸려왔다.

“지금은 안 납니다. 정말 가끔, 미칠 듯이 달콤한 냄새가 난다는 뜻입니다.”

“달콤….”

강무혁의 말에 최서율은 볼이 달아오르고, 귓가가 뜨거워졌다. 눈을 맞추고 있기 민망하다는 듯이 눈동자를 아래로 내린 최서율이 입술을 오물거렸다. 흰 피부에 붉고, 선이 옅은 입술이 도드라졌다. 그 입술이 작게 움직이자 강무혁의 한쪽 눈썹이 치켜 올라섰다.

“한입에 먹어 치우고 싶을 만큼 단 냄새가 납니다.”

“그렇다고 정말로… 먹으시면….”

“왜요. 호랑이 입속에 손도 넣어 본 사람이 뭘 겁냅니까.”

“그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잖습니까. 부사장님이 꽃을 먹어버려서….”

호랑이 입속으로 쏙 사라졌던 들꽃이 생각났다는 듯이 미간을 좁힌 최서율이 종알종알 말을 이어갔다. 열심히 움직이는 입술을 바라보던 강무혁이 힘이라곤 느껴지지 않는 가느다란 목덜미를 잡고 입술을 포갰다. 겹쳐진 입술이 움찔 떨리는 게 느껴졌다. 꾹 닫혀있던 입술은 아주 쉽게 열렸다.

리조트에서부터 지금까지 몇 번의 키스를 했다. 토끼가 키스를 꽤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된 강무혁이었다.

“귀엽긴.”

“귀엽다뇨….”

귓가를 만지작거린 최서율이 가방을 잡았다. 곧 내린다는 신호였다.

“내가 꽃을 먹어버린 이유를 물어본다더니 왜 안 물어봅니까?”

금방이라도 차 문을 열고 내릴 것처럼 굴던 최서율이 다시 시트로 푹 하고 내려앉았다.

“정말 왜 드신 겁니까? 아침에 정신이 없어서 여쭤본다는 걸 까먹었습니다.”

“풍사초라고 했나요?”

“풍로초입니다.”

“그대가 있기에 행복이 있네.”

그날 밤 최서율이 알려준 풍로초의 꽃말이었다. 멍하니 강무혁을 바라보던 최서율이 코를 꼼실꼼실 움직였다.

“그 꽃이 행복으로 보였습니다. 먹으면 나도 행복해질까 싶어서 덥석 입에 넣어버렸습니다.”

“그게 무슨….”

예상치도 못한 엉뚱한 답변에 웃음이 터질 뻔한 걸 간신히 참은 최서율의 얼굴이 묘한 모양으로 구겨졌다. 웃고 싶으면 웃으라는 말에 얼른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 눈물이 맺힐 만큼 한참 동안 웃고 있는 최서율을 바라보던 강무혁이 제 눈썹을 살살 긁적거렸다.

“결국 제대로 뱉어내지도 못해서 최서율 씨의 도움을 받았지만 그런 의미였습니다.”

“부사장님은 그 꽃을 먹어서라도 행복해지고 싶으셨습니까?”

“그게 아니지.”

“…….”

웃음을 멈춘 최서율의 얼굴에 미소가 덕지덕지 걸려있었다. 그런 최서율의 코끝을 톡톡 두드린 강무혁이 이번에는 콧방울에 입을 맞췄다. 쪽. 간지러운 소리를 내며 떨어진 입술이 길게 호선을 그렸다.

“그대와 행복해지고 싶다는 뜻이지.”

남부러운 것 없는 남자가 저와 함께하는 행복에 대해 운운하고 그것도 모자라 꽃을 먹어버렸다니. 그 위용과 어울리지 않게 너무 귀여운 호랑이라는 생각에 당장이라도 운동장을 한 바퀴 내달리고 싶어지는 기분이 되었다.

“최서율 씨 아버지도 그런 의미로 어머니께 그 꽃으로 프러포즈한 거 아니겠습니까?”

“…맞습니다.”

“그러니까 행복해질 용기가 나면 언제든 오세요.”

“…금방, 가겠습니다.”

최서율은 이미 닿아있는 마음을 알면서도 무작정 밀어붙이지 않고 기다리겠다고 말해주는 강무혁이 좋았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절로 입이 닫힐 정도였다. 덥석 그의 손을 잡기엔 아직 최서율에게 해결하지 못한 숙제가 남아있었다.

조금 더 홀가분 해지고, 그의 행복 속으로 걸어 들어갈 용기가 생기는 어떤 날에 제가 먼저 강무혁의 손을 잡고 입 맞추고 싶었다. 머지않아 다가오리라 믿으며 웃었다. 곱게 접힌 눈꼬리에 닿는 호랑이의 입술이 뜨거웠다.

* * *

씻고, 정리해 두었던 채소를 입에 물었다. 차에서부터 불타올랐던 얼굴이 제 색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강무혁과의 퇴근은 점점 더 쉬워졌지만, 점점 더 위험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장이 마구 내달려 입에 물고 있던 오이를 툭, 떨어트렸다. 바닥에 떨어진 오이를 주워들고 달아오른 얼굴을 만지작거리다가 뭔가 생각났다는 듯이 다급히 핸드폰을 들었다.

고향에 계신 어머니에게 전화를 거는 마음이 가볍지 않았다. 반가워하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듣자 죄송한 마음에 갑자기 속이 울컥거려 목이 멨다. 방금까지 행복했는데,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어머니를 생각하니 또 속이 아프도록 죄어왔다.

목소리가 왜 그러냐는 물음에 아무 일도 없다고 둘러댔다. 엄마가 보고 싶어서 그런다고 약한 소리를 했다가는 회사고 뭐고 때려치우고 내려오라는 소리나 들을 게 뻔했기에 그 말은 굳이 하지 않았다.

“엄마. 근데 나 약이 안 왔어요.”

-어머 내 정신 좀 봐. 이번 겨울에 여기에 눈이 많이 와서 약초를 많이 못 캤어. 다들 나눠주고 나니까 보내줄 게 없지 뭐니. 미리 연락해준다는 걸 깜빡했네.

“아….”

-서울에는 약국도 잘 돼 있으니까 약 사서 먹어. 잊지 말고 응?

“효과가 있을까….”

-수인 발정기 억제하는 건 어차피 성분이 거기서 거기라더라. 그러니까 미루지 말고 꼭 사서 먹어 엄마가 산을 다 뒤져서라도 다음 달에는 보내줄 테니까.

“네, 알겠어요.”

섭섭한 마음은 들지 않았다. 마을에서 가장 적은 숫자라고는 해도 저의 집에는 12명의 남매가 있었고 아직도 부모님의 도움을 받으며 살고 있었다. 금전적인 부분은 독립했다곤 해도 아직 부모님의 도움이 꼭 필요한 게 있기에 서울에 나와 있는 저를 제외한 나머지 형제들은 오매불망 어머니만 바라보고 있을 게 뻔했다.

-이번에 네 형이 다섯째를 낳았지 뭐니.

“또?!”

-어휴. 걔네도 생각보다 금실이 좋더라.

임신이 가능한 수컷 토끼.

진화한 수인을 받아들인 토끼 마을은 동성 부부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둘째 형은 마음이 맞는 동성의 배필을 만나 같이 살고 있는데 이번 출산이 다섯 번째였다. 토끼는 자궁이 2개라고 알려졌지만, 수인은 그렇지 않았다. 그래도 결혼한 지 10년도 안 됐는데 벌써 다섯째라니 이해하기가 힘들어 고개가 절로 저어졌다.

다른 형제들의 안부를 묻다가 다른 조카도 또 태어난다는 말에 이마를 짚었다. 토끼 마을이 아직도 없어지지 않고 자기들만의 문화를 가지고 유지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숱한 발정기와 더불어 하루가 멀다고 태어나는 아기들. 토끼의 성욕에 대한 오해가 매우, 심하게 과장됐다고 생각했고, 우기고 있지만, 사실은 아주 틀린 말도 아니란 걸 이럴 때마다 깨닫곤 했다.

어머니가 보내주시는 발정기를 억제하는 약은 산에서 구한 약초를 달여 만드는 것이었다. 어려서부터 먹었기 때문에 익숙한데 양약을 사서 먹을 생각을 하니 벌써 걱정되었다.

특정한 기간에 발정기를 겪는 여느 수인들과 다르게 토끼의 발정기는 정말 시도 때도 없어서 시기를 계산하기가 힘들었다. 그렇기에 약을 한번 사면 많이 사야 했고, 이 나이가 되어서야 주기를 계산해야 한다는 게 너무 어려웠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서율아. 잊지 말고 꼭 챙겨 먹어야 한다. 구하는 대로 달여서 올려보낼 테니까. 알았지?

“응,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까지도 별일 없었잖아요.”

-아랫동네 천 씨네 열 번째 아들내미가 일산? 경기도 어디서 일하잖니? 큰일 겪고 다시 내려왔다더라.

“큰일?”

-그냥, 좋지 않은 일이라고 다들 쉬쉬하는데 토끼를 노리는 놈들이 무슨 짓을 했겠지.

“아이고, 엄마. 서울에 진짜 그런 사람 없다니까?”

아랫동네 천 씨 집안의 열 번째 아들은 서울에서 시간 날 때 종종 만나는 같은 고향 출신의 토끼 수인이었다.

요즘 정신이 없어 통 연락할 수가 없었는데 고향에 내려갔다니 의외였다. 아직도 고향의 어른들은 서울에 가면 토끼 수인은 다 때려잡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엄마와 통화 할 때마다 그걸 알 수 있었다.

-그래도 항시 조심해야 해. 응? 둘째랑 너랑 아홉째는 꼭 내가 품에 끼고 살아야 했는데. 너를 서울까지 보낸 게 맞는지 아직도 엄마는 모르겠다.

“엄마, 벌써 10년이네. 그사이 내가 무슨 일 있었나? 걱정하지 말고 엄마나 건강 챙기고 밭일도 좀 줄이고 그래. 자식들 많은데 왜 맨날 엄마가 밭에 나가서 일해.”

-얘는 요즘 안 해. 네 형이랑 누나, 동생들이 다 해.

“퍽이나 그러겠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형제가 많은 건 이럴 때 좋았다. 저를 제외한 형제들이 부모님 곁에 있으니 멀리 있는 제가 걱정해야 할 일이 줄어들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형제들이 제 마음만큼 부모님께 잘하지 못하는 것 같아 늘 불만이 생기곤 했다.

서랍을 열어 남은 약을 확인한 최서율이 사야 하는 약에 대해 검색하며 몇 개를 어떻게 살지 계산했다. 어머니가 유달리 걱정하며 꼭 챙겨 먹으라고 신신당부하는 데는 최서율이 진화한 수컷 토끼였기 때문이었다.

손톱을 앞니에 걸고 톡, 톡 두드리던 최서율이 앉은뱅이책상 위에 이마를 쿵. 하고 부딪혔다. 강무혁이 맡은 향기의 정체에 대해 차마 엄마에게 물어보지 못했지만 불안함이 없어지지 않았다. 이걸 강무혁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도 막막했다. 이걸 해결해야 강무혁과 이렇다 한 사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안 그래도 지끈거렸던 머리가 이제는 터질 지경이었다.

아랫배가 싸하게 뭉쳤다. 강무혁은 최서율에게 달콤한 냄새가 난다고 했지만 최서율은 강무혁에게서 나는 날짐승의 냄새에 반응했다. 몸이 달아오르는 이 반응이 혹시나 그것과 연관되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눈앞이 아찔했다.

리조트에서 처음 호랑이를 보고, 첫 키스를 하던 밤. 최서율은 분명히 제 몸이 다른 때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모른 척하고 아무 일도 없다고 생각하고 싶었을 뿐이었지 낯선 감각이 몇 차례 몸을 휩쓸었을 때 당황했던 걸 생각하면 식은땀이 다 날 지경이었다.

“하아….”

깊은 한숨을 쉬었지만 당장 뾰족한 수도 없었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르고, 말해야 할 때가 된다면 숨김없이 말할 생각이었다. 당장은 아니지만, 완전히 숨길 수 없기에 되도록 빨리 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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