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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절대자의 뉴비생활-256화 (257/279)

제 256화

256화 – 그건 압도적이었다

#1

거대한 대회가 시작되는 것을 알리는 사람들.

열광하는 사람들.

환호와 기대 속에 환호를 보내는 관중이 눈에 들어왔다.

광기마저 보이는 듯한 모습에, 강일은 익숙한 느낌을 받았다.

여기나 저기나 자극적이고 유흥을 좋아하는 건 똑같구나-.

“다들, 손이나 흔들어 주시죠.”

강일이 여유롭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도쿄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사람들이 꺄아아악-! 소리를 질렀다.

화면이 강일, 드레젠의 모습을 클로즈업해서 비췄다.

하루를 쉬고 대회를 시작하는 순간, 강일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대처했다.

“황제님! 멋있다!”

“드레젠-! 드레젠-! 드레젠-!”

“아아, 쓰러질 것 같아!”

소름이 다 돋을 정도의 환호.

선수들이 바짝 얼어붙었다.

드레젠이 은밀하게 마나를 퍼뜨렸다.

다른 이들은 몰라도, 자국 선수들은 잘 챙겨야 하지 않겠는가.

한국 선수들의 긴장이 서서히 풀어졌다.

“우리도 손 흔들자!”

“좋아, 가자!”

평소 분위기메이커였던 다이노가 선수들과 어깨동무하며 앞으로 나섰다.

덕분에 카메라는 자연스럽게 한국 선수들에게 몰렸다.

자국 선수인 일본 선수들은, 딱딱하게 굳어 잡기가 민망할 정도였다.

환하게 웃고 있을수록 돈은 많이 되는 법이다.

[지금부터- 즉석 조 추첨을 시작하겠습니다!]

조 추첨도 평범하지 않았다.

디지털 방식으로 한 즉석 조 추첨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각국의 대표가 스크린 앞으로 섰다.

#2

“큼큼, 이번에 공을 꽤 많이 들였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그렇습니다. 의원님.”

“흠-.”

VVIP석의 맨 뒷자리.

그곳엔 일본 실세 중 한 명인 국회의원이 앉아 있었다.

게임 산업.

평소 그 분야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의원이었다.

하지만, 세이브 더 브락시아가 나오고 나서는 판이 달라졌다.

‘반드시 일본의 위상을 높여, 캡슐과 가상현실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가상현실.

그것도 현실과 시간 비율을 조정할 수 있는 기술이라니.

이건 꿈의 기술이었다.

가상현실 안에서는 무엇이든 구현할 수 있었다.

제아무리 위험한 실험이라도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다는 뜻.

‘신기술을 앞당길, 엄청난 기술이지. 그런데 그걸 게임에만 써먹고 있으니.’

의원은 쯧쯧, 혀를 찼다.

브락시아가 한국 기업이라는 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렇지만 얻어야 할 건 얻어야지.

예전에도 그랬듯, 일본의 특기는 배우고 발전시키는 것이다.

그 특기를 다시 살릴 때가 온 것 같았다.

“자국팀이 우승한다면, 어떤 혜택이 있지?”

“그야 프로리그의 규모가 확 뛸 겁니다. 그렇게 된다면, 자금이 많이 쏟아지겠죠. 아마 본사에서의 지원도 꽤 될 겁니다.”

“흠, 그렇군. 듣자 하니, 한국엔 엄청난 선수가 있다고 들었는데?”

“그렇습니다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미 준비는 다 끝내 놓았습니다.”

의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만만한 태도가 믿음을 실어 주었으니까.

그는, 조용히 앞을 바라봤다.

추첨이 막 시작됐다.

“조 추첨은 이미 모두 정해져 있습니다. 보시죠.”

디지털은 이게 좋았다.

공정한 척, 모든 것을 조작할 수 있었으니까.

참가국 32개.

그 중엔 강력한 우승 후보도, 참가에 의의를 두는 팀도 있었다.

일본 팀은 전형적인 영웅적 이야기를 풀어낼 것이다.

[이럴 수가-! 첫 번째부터 강력한 대진표가 완성됐습니다!]

첫 번째 경기는 강력한 우승 후보인 영국과 한국의 접전이었다.

중국, 영국, 미국, 일본, 한국.

강팀으로 꼽히는 다섯 팀 중에, 공교롭게도 두 팀이 서로 붙었다.

“보셨습니까? 일본은 결승까지 무난하게 올라갈 겁니다.”

“흐음-.”

의원이 턱을 쓰다듬으며 궁금증을 풀어냈다.

그는 게임 보는 눈이 부족했기에, 궁금한 것도 꽤 많았다.

“그걸 어떻게 확신할 수 있지?”

“이미 팀에 대한 정보들은 다 입수해 놨습니다. 예산을 많이 편성해 달라는 것도 영업을 위해서입니다.”

“그것도 나쁘지 않지.”

자금을 유통해서 정보를 얻는 것.

정치인에겐 매우 익숙한 작업이었다.

환경과 상황을 유리하게 만드는 건, 마냥 비난받을 일은 아니었다.

세상은 더럽고, 내가 하지 않으면 남들이 더 날뛰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의원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결승만 이기면 되지만, 그것도 나름대로 조치를 해 두었습니다.”

“그대만 믿고 있겠네.”

“예. 지켜봐 주십시오.”

이번 이벤트를 계획하고 진행한 이가 고개를 숙였다.

사나다 가문을 우뚝 세우고자 하는 사람이었다.

이제 준비는 끝났다.

남자는 저 멀리 있는 자신의 딸을 바라봤다.

모든 것은 그녀에게 달려있었다.

‘부디 잘 해내다오. 딸아.’

그가 속으로 기도하고 있을 때, 맨 앞자리에 앉아 있었던 두 사람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눴다.

하이디엔, 그녀를 보좌하는 엘리스였다.

맨 뒷자리와의 거리가 상당했지만, 그녀들은 일반인이 아니었다.

국회의원들이 했던 말을 모두 들은 엘리스가 인상을 팍 찌푸렸다.

“저거, 가만두지 말아야겠는데요?”

“응, 그럴 생각이야. 하지만 지금은 그냥 두고 보자.”

“용사님을 믿고 계시는 겁니까?”

“당연하지. 저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재능을 가지고 계시거든.”

엘리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로드의 안목은 믿을 수 있는 것이었으니, 그녀를 믿고 따르기로 했다.

하이디엔은 옛일을 생각했다.

드레젠, 강일은 자신의 재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왜 그를 용사로 불러들였겠는가.

“정말 어마어마한 사람이야. 그도 자신의 재능을 모를 정도로.”

“그, 그 정도입니까?”

“맞아. 인간의 육체로 태어나지 않았다면, 아마 브락시아 최강자가 되시지 않았을까?”

“…….”

엘리스는 입술을 다물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강일을 바라봤다.

브락시아 최강자.

그건 함부로 입에 올릴 수 있는 말이 아니었으니까.

누구보다 평가에 냉정한 하이디엔이 그렇게 평했다.

그 가능성은 분명 있을 것이다.

‘오히려 인간으로 태어나셨기에, 저 정도까지 올라가셨던 거겠지.’

“일본팀은 나이지리아와 붙네요. 역시 조작이 있었던 것 같아요.”

“지켜보자고.”

하이디엔은 조용히 웃었다.

열광하는 이들에게 큰 축복이 될 것이다.

드레젠, 최강의 용사였던 그의 플레이를 이렇게 볼 수 있다니.

이들은 훗날, 이 장소에 있다는 것 자체를 영광으로 생각하겠지.

드레젠이란 그런 존재였다.

“죄는 훗날 물어도 된단다. 지금은, 축제를 즐겨야지.”

물론 그냥 놔둘 생각은 없었다.

두 사람이 다시 고개를 돌렸다.

이게 막 경기를 시작하고 있었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팀원들의 경기였다.

#3

[첫 번째 경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요! 가장 강력한 두 팀이 만났습니다! 한국! 그리고 영국!]

와아아아아아아-!

기대가 한층 높아졌다.

이런 걸 기대했다!

지루한 경기도 경기지만, 화끈한 것이 좋지 않겠는가!

선수들이 모두 캡슐 안으로 들어갔다.

[양 팀은 대장전에서 붙고 싶은 상대방 선수를 제출하셔야 합니다.]

각종 프로 경기에서 도입된 벤&픽 제도를 이렇게 바꾼 것.

대장전은 한 번밖에 출전하지 못한다.

그 점을 이용해서 강력한 선수들을 빼내고, 비교적 붙어볼 만한 상대를 팀전으로 끌어들이는 것이었다.

당연히 영국은 드레젠과 아트, 다이노를 대장전 멤버로 꼽았다.

“예상은 했지만…….”

“누가 먼저 나가실래요?”

“제가 먼저 나가죠.”

팀원들이 상의할 필요도 없었다.

드레젠이 앞으로 나서며 직접 하겠노라 선언했으니까.

전략을 준비해 오고, 맞춤 전략을 준비해 오고…….

그런 게 뭐.

드레젠은 그런 어쭙잖은 짓이 통할 상대가 아니었다.

“영국이라면…… 데토가 있는 곳이군요. 기대가 됩니다.”

“저희는 전력 보존인가요?”

“그런 셈이죠.”

드레젠이 뚜벅뚜벅 걸어, 경기장 안으로 향했다.

장외도 없고, 항복도 없다.

체력 게이지가 다 할 때까지 싸우는, 죽음만 기다리는 전장이었다.

보통 최강의 카드는 전력 노출을 꺼려하는 것이 일방적이었다.

“저거 봐! 드레젠이다!”

“첫 세트에 바로 나온다고!?”

“오우 갓-!”

“첫 세트부터 난리 나겠네!”

드레젠의 등장에, 사람들이 열광했다.

이번 게임에서 볼 수 없을 줄 알았는데!

한국 선수의 수준이 너무 높아, 다이노나 아트 선수 선에서 끝날 줄 알았다.

그런데 드레젠이라니!

[드레젠 VS 엘레노어]

엘레노어.

영국의 축구 선수 지망생이었지만, 세이브 더 브락시아에 푹 빠져버린 엘리트 운동선수였다.

빠른 발과 상대방을 볼 줄 아는 눈을 통해, 단숨에 프로까지 올라왔다.

드레젠이라는 이름, 그도 알고 있었다.

“내가 드레젠이랑 붙다니…….”

확실히 들뜬 표정이었다.

드레젠은 휙휙, 검을 휘두르며 몸을 풀었다.

동기화는 평범한 수준이었다.

95% 정도로 추정됐다.

‘이 정도면 무난하겠군.’

“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드레젠.”

“좋은 승부 부탁하죠.”

[준비-!]

그들은 서로 자세를 잡았다.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엘레노어는 꿀꺽, 침을 삼켰다.

아직 경기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드레젠에게서 압도적인 마나가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았다.

절대로 선공을 허용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만 했다.

‘내가 이기진 못할 거야. 그렇다면 뒷사람에게라도 기회를 만들어 줘야지.’

엘레노어가 할 일은 최대한 시간을 끄는 것.

그 이후에는 팀원에게 맡겨야 할 사안이었다.

[시작-!]

심판의 목소리가 들리고, 경기가 시작되었다.

둘 사이를 가로막고 있던 장벽이 사라졌다.

엘레노어는 스킬을 쓰기 위해 마나를 움직였다.

신속하게 모인 마나가 스킬을 발동할 준비가 다 되었다는 신호를 주었다.

‘좋아, 컨디션은 최고다.’

스킬을 쓰기 위해 고개를 들었을 때, 엘레노어는 순간적으로 고개를 갸웃했다.

분명 자리에 있어야 할 드레젠이 눈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

섬뜩한 느낌에, 고개를 들어보니 이미 드레젠이 검을 내지르고 있었다.

“Fuck-!”

반사적으로 욕설을 내뱉으며 뒤로 빠졌지만, 드레젠은 그것보다 훨씬 빨랐다.

콰아앙-!

전사 계열의 기본 스킬 : 배쉬가 작렬했다.

엘레노어는 체력 게이지가 빠져나가는 속도를 보며 경악했다.

“이 무슨-!”

“생각보다 별거 없군.”

“이익-!”

자세를 회복할 시간도 없이 2타가 작렬했다.

콰아아앙-!

땅거죽이 뒤집어지고, 그대로 경기가 끝나버렸다.

체력? 시간을 끌어?

얄팍한 수는 통하지 않았다.

그저 압도적인 실력 차이만이 존재할 뿐.

[……드, 드레젠 승리!]

온 사방이 정적에 휩싸였다.

드레젠.

프로를 뛰어넘는 진정한 강자의 힘 앞에,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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