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환한 절대자의 뉴비생활-241화 (242/279)

제 241화

241화 – 올스타

#1

강일은 시청자들과 함께 선수 명단 그리고 그들이 치른 경기들을 살펴봤다.

각자 좋아하는 선수가 있겠지.

하지만 강일은 더없이 냉정하게 평가할 생각이었다.

지금 시각은 오후 11시.

선수들도 연습을 끝내고, 다음날을 준비하고 있을 때였다.

“지금 선수들은 정말 잘 크고 있습니다. 역시 프로는 프로예요. 그렇죠?”

-실력들이 슬슬 올라오는 것 같음

-ㅇㅇ 경기 볼 맛 난다

-일본도 찾아봤는데, 걔네도 무시할 건 아니던데

-그러니까 드레젠이 더 활약해야지!

일본에게 절대 지면 안 된다는 마음 때문일까.

선수들 역시 눈을 부릅뜨고 드레젠의 방송을 지켜보는 중이었다.

모든 선수의 스승이라고 볼 수 있는 드레젠.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한 것도 당연했다.

“일단 아트 선수는 무조건 픽하고 싶습니다.”

-아트!

-갓트!

-거의 수제자급ㅋㅋㅋㅋ

-요즘 아트 선수 때문에 하이츠가 미쳐 날뛰고 있다곸ㅋㅋㅋ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아트.

뛰어난 판단력과 허를 찌르는 기술로 전황을 뒤집는 능력이 탁월했다.

1대1로 상대방을 농락하는 능력 역시 국내 최정상이었다.

데려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밖에도 인상적인 선수는 조인성 선수네요.”

조인성.

흔히 알고 있는 연예인과 똑같은 이름이었다.

생긴 것은 전혀 다르게 생겼는데, 그냥 평범한 대한민국 사람이었다.

조인성이라는 이름이 엄청 희귀한 것은 또 아니기에 사람들도 그러려니 했다.

어쨌든, 이 선수도 제법 잘 했다.

“조인성 선수의 플레이를 보니까, 한 놈만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타입이네요. 게다가 패링과 회피 능력이 정말 좋아요.”

회피형 탱커 포지션을 맡아, 팀에서 맹활약 중이었다.

사실 아트 선수의 최대 라이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의 소속은 ST.

대한민국 최고 통신사의 멤버였다.

“일단 이 둘은 무조건 참가해야 합니다. 함께 연습하면 일본을 찍어 누를 수 있겠네요.”

-그 발언

-하지만 선생님께 플래그는 없다

-ㅋㅋㅋㅋㅋ 일본놈들 참교육 가즈아!

-진짜 일본 애들은 뭘 믿고 설치는지 모르겠다니까.

사나다 마에.

그녀가 어떤 이유로 도발을 했는지 모르겠다.

드레젠도 독심술을 익히고 있는 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이유야 어찌 되었든, 박살 날 것이라는 건 변하지 않았다.

“또 추천 선수들이 있으면 받겠습니다.”

시청자들은 자신의 의견을 빠르게 말했다.

올스타팀이니만큼, 한쪽 팀에서만 인원을 몰아 뽑는 건 불가능하겠지.

각 팀에서 가능성 있는 유망주들을 뽑을 생각이었다.

드레젠은 프로 선수를 그냥 키울 생각이 없었다.

‘나중에 써먹어야 하니까.’

그들의 전투 감각이라면, 스펙이 다소 낮아도 상관없었다.

앞으로 다가올 거대한 전쟁에서 중요한 카드로 써먹을 수 있겠지.

그러기 위해서라면, 아직 빛을 발하지 못한 선수들을 육성할 필요가 있었다.

#2

“와, 부럽다.”

용성 프로선수단의 숙소.

한 선수가 캡슐에 누워, 드레젠의 방송을 보는 중이었다.

현재 드레젠은 게임을 하지 않아, 동기화가 필요 없었지만, 그는 동료들과 함께 방송을 보지 않았다.

동료들에게 이런 표정을 들키기 싫었으니까.

살면서 누굴 부러워해 본 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아트와 조인성 선수가 무척 부러웠다.

‘나도 스트리머나 할까.’

명예와 꿈을 좇아 프로 게이머가 되었다.

자신이 천재인 줄 알았고, 유망주였던 운동계에서 게임으로 넘어오지 않았던가.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정상을 꿈꿨던 그는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되었다.

‘MVP 한 번이라도 따는 게 소원인데.’

천재는 많았다.

운동을 배울 때도 느낀 것이었는데, 확실히 프로의 세계는 노는 물이 달랐다.

지금 그의 입지는 딱 중간 다리 역할.

특별히 튀거나 잘 한다고 칭찬을 받거나 하진 않았다.

“휴-. 나도 올스타전에 나갈 수만 있으면 좋은데.”

용성은 하이츠의 뒤를 바짝 추격하는 중이었다.

이런 대단한 팀에서 올스타로 뽑아갈 선수들은 차고 넘치겠지.

그는 희망 따위는 가지지 않은 채, 조용히 방송을 시청했다.

반전이 일어난 것은 그때부터였다.

“이 선수, 상당히 포텐셜이 있어 보이네요.”

“어라?”

세이브 더 브락시아의 왕이라고 불리는 드레젠.

그가 직접 자신을 언급했기 때문이었다.

조금, 아주 조금 심장이 두근거렸다.

설마?

에이 아닐 거야.

“용성에 에이스가 있는데 무슨.”

용성의 에이스.

아트, 조인성과 더불어 최고의 실력을 지닌 게이머가 있었다.

다이노.

전장의 붉은 공룡이라고 불리는 여인이 떡하니 버티고 있지 않은가.

“용성에서는 탐나는 선수가 둘이나 있어서 고민이 되는데요?”

드레젠은 감사하게도, 자신과 다이노를 모두 언급했다.

그것만으로 주목도가 조금은 올라갈 수 있겠지.

그는 그것만으로 만족했다.

하지만 이때는 몰랐다.

커다란 터닝 포인트가 기다리고 있다는 걸.

“으으, 빨리 자야지.”

내일은 라이벌 매치가 기다리고 있었다.

팀에 누가 되지 않으려면 컨디션 관리도 필수였다.

그는 다가올 일은 일단 접어두고, 캡슐에서 나왔다.

“축하한다, 성연아.”

“엉?”

“올스타전에 나갈 것 같잖아.”

“에이…… 무슨 소리야. 네가 나가야지.”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여성이 컴퓨터에서 나오는 방송을 보며 말했다.

다이노.

현존 최강의 마법사 선수라고 불리는 여인이었다.

마검사에 아트.

탱커에 조인성이 있다면, 원거리 딜러에는 다이노가 있었다.

“올스타전은 정규 리그가 아니잖아. 난 딱히 안 뽑혀도 상관없는데?”

“그렇게까지 말하니까, 진짜 나가고 싶긴 하다.”

남자는 캡슐에서 완전히 나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여성, 다이노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그녀는 용성의 팀을 이끄는 주장이기도 했다.

팀원들의 고충이 있으면 들어줘야 하는 입장이었다.

‘어필을 좀 해 볼까?’

그녀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두들겨, 방송에 무언가를 남겼다.

지금 그녀가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어필 중 하나였다.

#3

드레젠은 갑자기 날아온 후원에 집중했다.

자신을 다이노라고 밝힌 사람이 보낸 후원.

“이건 또 흥미롭네요. 하지만 사칭일 수 있으니, 긍정적으로 고려만 해보겠습니다.”

-찐이면 진짜 착하네

-ㄹㅇ ㅋㅋ

-나라면 올스타 꼭 나가고 싶을 텐데

-ㅋㅋㅋ 찐이겠냐;;

시청자들의 의견은 반반으로 갈렸다.

진짜 다이노인가.

아니면 사칭인가.

드레젠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이번 이벤트는 어디까지나 결정된 것이 아닌, 혼자만의 생각이었기 때문.

“아마 각 팀의 사정에 따라 선수들은 조율이 될 겁니다. 여러분들도 너무 몰입하지 마세요.”

-그게 맞지

-ㄹㅇ ㅋㅋ

-모르면 ㄹㅇ ㅋㅋ만 치라고!

-ㄹㅇㅋㅋ

-ㄹㅇㅋㅋ

“각 팀과 조율을 해야겠군요. 내일은 조금 바빠지겠어요.”

기대되는 행사이니만큼, 기사들도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었다.

일본이 도발한 것, 한국의 팀은 어떻게 꾸릴 것인지에 대한 것 등등.

지금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제일 핫한 주제가 되었다.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프로팀들과 개인적으로 미팅을 하고 여러분께 전달해 드릴게요. 그럼.”

-ㄷㅂ!

-고생하셨습니다!

-드바!

-ㄷㅂ!

방송을 종료하고, 강일은 핸드폰을 찾았다.

그를 만나기 위한 연락들이 쌓여 있었다.

서로 자기네 팀을 먼저 만나 달라고 아우성이었다.

본래라면 ‘하이츠’를 먼저 만나야겠지만, 강일은 생각이 조금 달랐다.

“여보세요?”

“구단주님. 강일입니다. 잠깐 통화 가능하십니까?”

“아! 그럼요. 물론이죠.”

“갑작스럽지만, 프로팀들과 회의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소화기 너머에서 긍정적인 대답이 들렸다.

이현성 역시 먼저 이야기를 꺼내려고 했던 참이었다.

선수들은 드레젠과 한 경기에 참여하길 원했다.

모든 선수가 전부 똑같은 얘기를 했다.

“물론입니다. 안 그래도 다른 팀 구단주분들과도 상의를 하던 중이었어요.”

“제가 직접 연락을 돌리겠습니다.”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팀의 코치를 챙기는 건 제가 할 일이죠. 맡겨만 주십시오.”

참 정감이 가는 사람이었다.

강일은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통화를 종료했다.

일을 대신해준다는 사람이 있는데 굳이 나설 필요는 없었다.

그는 여유롭게 연락을 기다렸다.

[내일 오전 11시, 청담 사거리에 있는 카페로 오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밤새 어떤 의견을 모아 올 것인지 궁금했다.

전 세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행사다.

당연히 최고의 주목을 받고 싶겠지.

팀원들을 하나라도 더 데려가라고 어필할 것이다.

‘정치적인 문제야, 많이 겪어봤으니까.’

그들을 조율하는 것 역시 그의 몫이었다.

상관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칼자루는 자신이 쥐고 있는 것 같았으니까.

내일 아침부터 바쁠 예정이니, 오늘은 이만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얼른 자야지.”

내일이 퍽 기대되었다.

#4

“마에.”

“네. 아버지.”

“준비는 잘하고 있느냐?”

사나다 마에는 고개를 숙였다.

계속 정치권에서 활약하는 집안에서, 유독 이상한 아이가 나왔다고 했다.

어렸을 때, 얼마나 무시를 받았는지 모른다.

심지어 프로 게이머가 되겠다고 했을 때, 아버지의 반응은 어땠는가.

“네, 훈련은 열심히 하고 있어요.”

“기대를 저버리지 않길 바란다.”

사나다 마에의 아버지는 그녀의 어깨를 한 번 두들기고 지나갔다.

그녀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아버지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가 그녀에게 기대하는 것은 대체 뭘까.

만약 사나다 마에가 드레젠을 이긴다면, 아버지는 어떤 명예를 누리게 되는 걸까.

“……자야지.”

그녀는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그저 다가올 행사에 대비해, 전력을 다해 연습하는 일뿐.

다행이라면, 일본 올스타팀은 예전부터 꾸준히 합을 맞춰왔다는 것이었다.

다른 나라들은 이제 막 연습을 시작했겠지.

‘이것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녀는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여태까지는 그 어떤 일을 해 와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일이라면…….

‘반드시 이겨 보이겠어.’

이기지 못하더라도 가능성은 보여 줘야 하지 않겠는가.

아직 옛날 머리로 일본을 이끌어가고 있는 자들에게, 이제 신세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활약할 필요가 있었다.

사나다 마에는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조금만…… 조금만 더 분석해볼까?’

자기 전에 스마트폰을 켰다.

일본에서도 많이 퍼져있는 브튜브를 이용, 드레젠과 한국 선수들의 영상을 찾아봤다.

그렇게, 걱정 속에서 날이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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