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환한 절대자의 뉴비생활-217화 (218/279)

제 217화

217화 – 갑작스러운 등장

#1

갑자기 등장한 패치.

이건 드레젠도 놀란 일이었다.

그가 조용히 게임을 종료하고, 홈페이지를 살펴봤다.

업데이트 날짜를 공개하지 않았었는데, 그게 바로 오늘이었다니.

유저들 역시 갑작스러운 공지에 허둥지둥했다.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래.”

-그러게;;

-좋은 건가?

-일단 홈페이지 가시죠!

-지금 몇 시지?

-현실 시간 오전 1:40분임ㅋㅋㅋㅋ

갑자기 패치가 진행됨에 따라, 자유 게시판이 터질 지경이었다.

대규모 패치, 그것도 여덟 시간에 걸친 엄청난 길이였으니.

사람들은 원성을 토했으나 패치 노트를 보더니 태도를 바꾸었다.

유저들이 원하는 패치만 쏙쏙 골라서 들어간 내용이었다.

[클리어했던 레이드 재도전 가능]

[실시간 거래 활성화]

[토벌전 대규모 업데이트]

[신규 던전 : 멸망의 탑/죽음의 탑/광기의 탑 생성]

[각종 편의 기능 추가]

[신규 세력 : 성좌군 등장]

[시작 지역 / 시작 스토리 설정 가능]

‘역시, 저쪽 세계가 많이 바뀌었군.’

성좌가 본격적으로 개입한다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

강일, 자신 때문에 벌어진 나비효과.

게임의 스케일이 훨씬 더 거대해지고 있었다.

어머니가 하고 있을 게임, 그 데이터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패치에 바로 적용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패치를 제대로 하긴 했군요.”

-ㅇㅈ

-이것도 리뷰 영상 찍으실 겁니까?

-바로 가시죠!

-브하!

-브하!

-ㅂㅎ!

강일은 피식 웃었다.

그래, 이 정도는 찍어줘야 방송인이지.

무엇보다, 세이브 더 브락시아를 대표하는 방송인은 자신이었다.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자의 피드백과 감상.

상징성을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럼, 바로 영상 제작하겠습니다. 후원도 잠시 끌게요.”

시스템을 설정해 둔 다음, 본격적으로 리뷰를 시작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호평이었다.

갑작스럽게 패치가 진행되는 것 빼고는 괜찮다는 분위기.

지금까지 패치 한번 없어도 잘 돌아가던 게임이었다.

‘무의 추종자도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군.’

일이 점점 재밌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제 슬슬 마족, 그리고 무의 추종자들이 본격적으로 나설 때가 되었지.

왜냐고?

자신이 거의 모든 계획을 망쳐 두었기 때문이었다.

성좌의 무리들을 상대하는 것도 벅찬데, 브락시아 찬탈 계획까지 점점 망가지고 있다는 것.

꽤 머리가 아플 일이겠지.

“저는 초보자들에게 이걸 가장 추천하고 싶습니다. 시작 시점을 정할 수 있다는 것. 이거 정말 좋네요.”

-나도 이제 귀족이 될 수 있다!

-현실에선 흙수저, 이세계에선 귀족!

-ㅋㅋㅋㅋㅋ 아 이건 못참짘ㅋㅋㅋㅋ

-흐흐 벌써부터 기대된닼ㅋㅋㅋ

패치 내용은 그야말로 게임의 판도를 바꿀 시스템이었다.

게다가, 유저들의 경쟁심리를 부축하는 내용까지 들어 있었다.

세 개의 탑.

바로 그곳에 해답이 있었다.

[세 개의 탑은 랭킹 시스템을 적용합니다. 매 시즌, 다양한 분야에서 랭킹을 집계, 푸짐한 상품을 드립니다.]

게임에서의 경쟁심리는 퍽 대단한 것이었다.

왜냐고?

누구나 도전할 수 있었으니까.

현실에서는 평범했던 사람들도 검을 휘두르고, 마법을 날리며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졌으니까.

브락시아는 제대로 매출을 뽑겠다는 듯, 칼을 갈고 나왔다.

“이거, 여럿, 흑우 되겠는데요?”

-ㄹㅇ ㅋㅋ

-ㄹㅇㅋㅋㅋㅋ

-아 이건 못참짘ㅋㅋㅋ

-직접 뛰는 탑이면 흑우 각이지 앜ㅋㅋㅋㅋ

-지갑이요?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7

강일은 피식 웃었다.

자신도 재미 삼아 올라가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아니, 가만 생각해보니 탑을 최초로 클리어해야 하는 것은 자신이었다.

간접적으로지만, 저 세계를 구원해야 하니까.

“저도 이제 슬슬 돈 좀 써야겠습니다. 아 물론 현실 돈 말고, 여태까지 모아둔 세금이 있잖아요?”

-아 반칙!

-반칙!!!

-아 이건 좀;;

-선 씨게 넘으시넼ㅋㅋㅋ

-ㅠㅠ 양학한다 양학

그보다 자본금이 넘치는 자들은 얼마든지 있었다.

돈을 때려 부어서 용병을 고용하고, 실력자들을 때려 넣어 귀한 재료들을 구할 수 있으리라.

하지만 그 누구도 드레젠 본인을 넘어설 수는 없겠지.

처음만 자신이 가지고, 나머지는 알아서 풀어준다면?

‘반칙이란 생각도 들긴 하는데…… 저 탑을 무너뜨리지 않으면 스토리 진행이 안 되거든.’

그러니 보상은 자신이 가져가겠다 이 말씀.

다른 이들은 두 번째 시즌을 노려야 할 것이다.

그가 웃음기를 담아 말했다.

“아쉽지만 어쩔 수가 없네요. 첫 번째는 제가 먹도록 하겠습니다.”

-킹신감ㅋㅋㅋㅋ

-근자감일까 킹신감일깤ㅋㅋㅋ

-드레젠이라면 할 수 있지!

-ㅇㅈ 저 피지컬로 뭘 못하겠음ㅋㅋㅋ

강일이 기억하기로, 본래는 다섯 개의 탑이 나타났었다.

인류, 엘프, 수인, 드워프, 서리족 영토에 나타났었던 탑.

서리족과 엘프족을 해결했으니, 나머지 셋이 나타난 거겠지.

역사의 흐름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고 있었다.

‘그만큼 반격도 거세지겠지. 각오는 해야 하겠군.’

모든 종족을 규합하고, 그들의 전력을 최고로 끌어올려야 했다.

최후의 전쟁 때는, 그가 양성한 프로 게이머의 힘도 빌려야 할지도 몰랐다.

“그럼, 10시까지 쉬다가 오겠습니다. 내일은 10시에 바로 접속할 예정이니, 늦지 말고 오세요.”

마침 오늘은 금요일이었다.

푹 쉬고 내일 아침부터 다 같이 달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무엇보다, 탑에 대한 것이 궁금해지던 참이었다.

때마침 어머니, 임수아 여사도 캡슐 밖으로 나왔다.

“후우, 이거 되게 재밌다.”

“그치? 어땠어?”

“어릴 때로 돌아간 기분이랄까? 그렇네. 취미 생활이 생긴 것 같은데?”

다행히 임수아 여사의 반응도 좋았다.

이사를 마치고, 첫 번째 밤이 지나갔다.

패치는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날이 밝았다.

#2

“아들, 운동하니?”

“음. 이것만 하고 들어가 볼라고.”

오전 여덟 시 반.

미리 주문해 뒀던 기구들로 열심히 몸을 만드는 중인 강일.

브락시아에서 했던, 정신 나간 강도는 아니었지만 벤치 프레스 150킬로라는 무게를 아무렇지도 않게 들고 있었다.

20번씩 10세트.

어지간한 프로 선수들도 혀를 내두를 볼륨이었다.

“밥은?”

“오늘은 시켜 드시죠. 요 근처에 맛집 엄청 많이 생겼는데.”

“그럴까? 주말에 밥 준비하는 것만큼 귀찮은 게 또 없지.”

강일은 고개를 끄덕이며 배달 앱에서 배달 음식을 시켰다.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이라, 강일의 몸은 1년 365일 언제나 식스팩을 장착하고 있었다.

어젯밤, 하이디엔과의 이야기를 떠올렸다.

-성좌가 본격적으로 개입한 것 같아요.-

-이제부터 패치도 예측할 수 없게 되어버렸어요-

솔직히 말하면, 아직도 성좌들을 완전히 신뢰할 수 없었다.

그가 느낀 성좌는, 자기 기분대로 움직이는 자들이었으니까.

하지만 스텔라가 본격적으로 후원한 이상, 조금은 믿어보기로 했다.

‘결국, 성좌들의 판 안에서 놀아나는 걸까.’

복잡해진 머리는 역시 흠뻑 땀을 흘리는 것으로 비워내야 하는 법.

강일은 배달 음식이 올 때까지 연신 쇠를 들었다.

어머니와 함께 식사를 마치고, 가볍게 다과까지 즐기니 아홉시 반이 훌쩍 넘어갔다.

“요즘 배달은 엄청 빨리 오네.”

“맛은 어때?”

“좋아. 그럼, 엄마 먼저 들어간다?”

강일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방송 빌드업을 위해 캡슐에서 조작을 끝냈다.

잔잔한 배경음과 함께 그의 방송이 시작되었다.

-ㄷㅎ!

-ㄷㅎ!

-드하!

-아 오랜만에 꿀잠 잤다!

-ㅋㅋㅋㅋㅋㅋ 평소에 아침까지 방송 보느라 정신없었는데

-ㄹㅇ ㅋㅋ

시청자들도 아침 일찍 일어난 모양인지, 생활방식이 바뀌었다는 얘기를 했다.

어머니가 무사히 게임에 접속한 것을 확인한 후, 드레젠 역시 게임에 들어갔다.

회색빛 세상 안에서, 니오베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3

“세상이…… 변하고 있군. 이건 대체?”

게임이 시작되고, 니오베가 가장 처음 한 말이었다.

그녀는 세 개의 탑이 떠오르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대체, 브락시아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드레젠이 작게 말했다.

“아마, 드래곤들도 깨어나겠군요.”

“그렇겠지. 이 정도 변화면…… 감지하지 못할 일도 아니니.”

그녀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드래곤들이 오랜 동면에서 깨어난다는 건, 그리 반길 만한 일이 아니었으니까.

그만큼 남아 있는 자들로는 감당키 힘든 시련이 닥쳐오고 있다는 뜻이었다.

“일단 나가자꾸나. 레어에서 챙겨갈 만한 것들은 내가 챙겨갈 터이니, 나중에 한 번 들르도록 하거라.”

“알겠습니다. 그럼…… 나중에 무장 좀 얻으러 가겠습니다.”

니오베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오랜만에 식어버린 대장간에 불을 좀 지펴야겠다고 생각했다.

드레젠은 심장을 챙겨, 레어를 빠져나갔다.

그그그그그-.

주인을 잃은 드래곤 레어가 붕괴하기 시작했다.

“그럼, 나도 가 볼까.”

니오베는 홀가분한 미소를 지은 후에 공간 자체를 들어냈다.

오직 드래곤만이 할 수 있는 엄청난 일이었다.

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 현상과 함께, 니오베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 시각, 드레젠은 레어를 빠져나와, 죄악이 있는 곳을 바라봤다.

“이제 한 놈만 남았군요.”

-두 번째 죄악은 뭐죠?

-야마타노오로치!

-ㅋㅋㅋ 갑자기 동양 신화 보소

-엌ㅋㅋㅋㅋㅋ

야마타노오로치.

헬라가 재미 삼아 만들어낸 괴물 중 하나.

때마침 둥지가 가까운 곳에 있었다.

사룡 스피라스보다 훨씬 어려운 상대였지만, 차라리 사룡 쪽보다 훨씬 나았다.

“야마타노오로치는 사방에서 날아오는 공격이 꽤 무식한 놈이죠. 위험합니다.”

-킹치만!

-우리 드레젠 선생님은 가능하리라 믿습니다!

-이번에도 월드 보스려나?

-킹능성 있다

-그나저나 그거 봤음? 이제 공방도 생김ㅋㅋㅋㅋ

공개 모집을 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엄청난 숫자의 유저들이 몰리고 있었다.

세션을 독립적으로 만드는 것만큼, 엄청난 마나가 들어갔을 터.

원천이 있으니 부담은 없겠지만.

“언제 저도 가이드팟을 뛰어봐야겠네요.”

-찬성!

-시참 가즈아아아아아!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19만 명의 시청자가 있습니닼ㅋㅋㅋ

-진짜 전 세계 사람들 다 모였네

드레젠은 피식 웃었다.

본래 하루나 이틀 정도를 더 쉬려 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니오베가 도움을 줬으니, 빨리 일을 끝내고 거인족이 있는 곳으로 향할 생각이었다.

“그럼, 마지막 의뢰를 수행하러 바로 떠나보죠.”

드레젠이 발걸음을 옮겼다.

주변에 있던 죽음의 기운이 모조리 사라졌다.

이제 이 일대도 조금씩 생명력을 되찾겠지.

저 멀리, 거대한 산이 보였다.

아무것도 없는, 오직 돌로만 이뤄진 산이었다.

“가시죠.”

마지막 시련을 행하기 위해, 그가 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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