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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절대자의 뉴비생활-215화 (216/279)

제 215화

215화 – 저주받은 드래곤

#1

두 번째 네임드는 비교적 간단했다.

이번 네임드는 몬스터가 없는, 완벽한 퍼즐 형식의 네임드였다.

거대한 황금이 수두룩하게 쌓인 방.

한쪽에는 보석이, 다른 한쪽에는 엄청나게 많은 무구가 있었다.

[당신의 욕망을 시험합니다.]

“두 번째 네임드는 정말 간단하게 구성되어 있군요. 여긴 보물 방입니다. 여러분들의 욕망을 시험하는 방이죠.”

[뭐든지 가져갈 수 있습니다만,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한 시간 반이 남은 상황.

시간이 빠듯했지만, 가볍게 설명하고 넘어갈 정도의 시간은 있었다.

황금.

어디서나 화폐로 쓰일 수 있는 진귀한 보석 중 하나.

한쪽에는 누구라도 탐이 날 만큼의 값진 무장들이 놓여있었다.

“간단히 5분만 설명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드레젠은 황금의 탑으로 있는 곳으로 향했다.

제물.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 중 하나가 아닐까?

이 어마어마한 황금만 있다면 못할 것이 없으니까.

블랙 드래곤인 스피라스는 이런 심리를 잘 이용할 줄 아는 녀석이었다.

“이 황금 한 조각을 가져갈 때마다 수명이 깎입니다. 여기서는…….”

드레젠은 황금 한 뭉텅이를 집었다.

그러자 알람이 떴다.

[최대 H.P가 100 감소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구현이 되어 있죠.”

-오

-좀 뼈아픈데?

-100이면 좀 크긴 크네;;

-아까운 거 ㅜㅜ

드레젠은 체력이라는 수치가 거의 필요하지 않을 만큼 잘 맞지 않았지만, 다른 이들은 달랐다.

체력은 곧 생존력과 직관 되는 수치였다.

마나가 적더라도 체력이 높으면 살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아졌으니까.

마나 컨트롤이 잘 되는 사람이 아니라면 체력을 먼저 찍으라는 드레젠의 공략 영상도 있을 정도였다.

“꽤 손실률이 높습니다. 반대로 무기와 방어구를 살펴보죠.”

드레젠에겐 100 정도야 정말 별 것 아닌 수치였다.

그래서 몸소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이기도 하고.

황금은 시범을 보였지만, 이 방의 진짜 함정은 바로 무장이었다.

검, 창, 도, 방패, 갑옷 등등.

스피라스가 생전 만들었던 물건들이 이곳에 모두 있었다.

“무구는 나중에 다시 올 수 있으니, 절대, 절대 만지면 안 됩니다. 아시겠죠?”

-네 선생님!

-명심, 또 명심하겠습니다!

-이거 또 만져보는 사람 나온다곸ㅋㅋㅋ

-그거 킹정이짘ㅋㅋㅋㅋ

“궁금하면 만져보셔도 됩니다. 결과는 여러분이 책임져야 합니다. 아시겠죠?”

드레젠은 일부러 궁금증을 남겼다.

이런 콘텐츠는 나중에 후기 영상이 꼭 올라오기 마련.

다양한 반응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도 꼭 만져야 하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하나는 성배고, 두 번째는 다이아몬드죠.”

성배.

성좌가 축복을 내렸다는 황금색 잔.

본래 이곳에 있으면 안 되는 물건이었지만, 스피라스의 탐욕이 성배를 이곳으로 가져왔다.

또한, 자신의 마나를 일부 넣은 보석을 숨겼다.

다이아몬드.

“이 세계에서도 다이아몬드는 가장 귀한 금속 중 하나입니다. 오리하르콘이나 미스릴, 아다만티움과는 또 다른 기품이 넘치죠.”

다이아몬드는 ‘고귀함’을 상징하는 보석이었다.

드래곤은 인간보다 훨씬 고귀한 생명체로 취급받았고, 다이아몬드로 조각된 드래곤은 최고의 예술품 중 하나였다.

실제로 많은 드래곤들이 다이아몬드를 수집품으로 가지고 있었다.

“저기 있네요. 다이아몬드랑 성배. 이거만 기억하면 됩니다.”

방의 중앙에는 검은 보석으로 된 드래곤 상이 멋들어지게 놓여있었다.

가슴 중앙에 작은 홈이 있었고, 두 손은 무언가를 잡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성배와 다이아몬드였다.

그것을 끼우는 것으로 간단하게 해결.

드래곤의 눈이 빛나며 다음 문을 열어 주었다.

“자, 그럼 마지막 네임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시죠.”

의외로 간단한 해결 방법이었지만, 여유롭지만은 않았다.

두 번째 봉인이 풀리자마자 다시 시간이 줄었기 때문이었다.

호문쿨루스의 생명력이 빠른 속도로 빨려 들어갔다.

이대로라면 보스 때는 10분 정도밖에 남지 않을지도 모르는 일.

“서둘러야겠군요.”

[남은 시간 : 30 : 00]

30분.

길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다.

드레젠은 당당하게 안쪽으로 들어갔다.

거대한 동공이 보였고, 그곳에 거인이 서 있었다.

칠흑 같은 검은 갑옷을 입은 거인의 정체는 바로 해골이었다.

“거인족의 전사였던 그는 드래곤에게 막대한 힘을 약속받고 이곳으로 불려왔죠.”

[네놈, 감히 스피라스 님의 레어에 들어오고도 무사할 줄 알았나.]

“미안, 성좌의 부탁이라, 스피라스를 죽여야 해.”

쿠웅-!

거인 해골이 들고 있는 거대한 창이 땅을 찍었다.

동공 전체가 울릴 정도로 압도적인 힘.

괜히 스피라스의 둥지를 지키는 녀석이 아니었다.

“혼자 괜찮겠어?”

[가소롭군. 그분이 주신 힘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할 뿐이다.]

“그럼 해 보자고.”

과연 여기서 천마검법의 몇 장까지 내보일 수 있을까?

시간이 없으므로 극한의 파괴력을 추구하기로 했다.

콰지직-!

그의 마나 분배술이 진가를 발휘했다.

검에는 마력이 맺혔고, 온몸에는 신성력이 찬란하게 빛났다.

[성좌 : 스텔라의 축복이 깃듭니다.]

[신성력이 스텔라의 심으로 바뀝니다.]

쿠우우우-!

스텔라가 가진 은빛 마나가 그에게 날개를 달아주었다.

온몸을 짜릿하게 관통하는 어마어마한 힘.

혜택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일시적으로 생명력을 빼앗기지 않습니다.]

[타이머가 멈춥니다.]

-오오!

-그렇지! 이거지!

-ㅋㅋㅋㅋㅋ 대박ㅋㅋㅋㅋ

-와 이걸ㅋㅋㅋ 이렇게 사넼ㅋㅋ

드레젠이 씨익 웃었다.

해골의 기세가 잠시 누그러졌다.

이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라면, 자신뿐만 아니라 이 레어의 주인도 위험했으니까.

그렇기에 더더욱 저 건방진 인간을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전력을 다해야 할 이유가 더 생겼군.]

“얼마나 버틸 수 있으려나?”

드레젠은 자신의 검을 내려다봤다.

무한한 내구도를 가지고 있었기에 마력에 잡아먹히지 않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검고 흰 마나를 모두 다루는 그의 모습은, 그야말로 전투의 화신이었다.

거인의 해골이 자세를 잡았다.

[와라. 필멸자여.]

“어디, 제대로 버텨 봐라.”

그는 천마의 심득을 끌어올렸다.

저 거인이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까?

그리고 자신은, 천마의 심득을 어디까지 내보일 수 있을까?

문득 궁금해졌다.

“천천히 시작하자고.”

콰아아아-!

세로, 가로로 휘둘러지는 드레젠의 검 끝에서, 막대한 마력이 쏟아졌다.

해일과 폭포가 동시에 몰아치는 느낌에, 거인은 마나로 그것을 막았다.

갑옷이 부서지는 것이 느껴졌지만, 이내 사룡의 힘으로 수복되었다.

[고작 이 정도인가?]

“이제부터 시작인데 무슨 소리야.”

3장, 천마열풍이 쏟아졌다.

다중 목표를 공격하기 위해서 만들어졌지만,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효과는 천차만별이었다.

환검은 변화하고 속이는 검.

흩뿌려지듯 만개한 마력의 꽃이, 비수가 되어 갑옷 사이사이를 누볐다.

[크윽-!]

혼돈의 힘까지 담아 내지른 일격이었다.

거인은 상처가 회복되지 않는 것을 보고 격노했다.

[감히-! 주인님의 힘을 막느냐! 그런다고 필멸자인 네가, 불멸자인 나를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콰아앙-!

돌 부스러기가 쏟아질 정도의 위력이 드레젠에게 직격했다.

쩍쩍 갈라진 드래곤의 레어.

무너지진 않을까 걱정이 될 수준이었다.

거인의 힘에 사룡의 힘까지 더해지니, 가공할 위력이 나왔다.

[크하하하! 결국, 인간의 한계는 그 정도일 뿐이지!]

“뭐라고? 잘 안 들리는데?”

[뭣!?]

“어후, 먼지. 고작 이 정도 가지고 수호자니 뭐니 했던 건가? 드래곤의 가디언이 고작 이 정도였어?”

빼꼼, 거대한 날 밖으로 고개를 내민 드레젠.

그는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고, 두 손을 쓰지도 않았다.

-오이오이이이-!

-ㅋㅋㅋㅋㅋㅋ아 대박

-이거지! 이 맛에 드레젠 보는 거지!

-한순간도 사이다가 아닌 날이 없닼ㅋㅋㅋㅋ

절대 부러지지 않는 검.

인간을 초월한 마나 총량.

거기에 스텔라의 힘까지.

실제 헤츨링 급 드래곤이 와도 버틸 수 있는 완력이 완성되었다.

“힘 싸움을 하고 싶다 이거지? 받아 주마.”

콰득-!

그가 검을 박아넣었다.

그리고 두 손에 마기를 집중했다.

붉은 뇌전이 은빛 오러의 외부를 감쌌다.

스텔라의 힘은 신성력이 아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째서, 어째서 그런 힘이-!]

“아니꼬우면 성좌한테 달라고 하던가.”

드레젠은 가볍게 발을 올려 찼다.

콰앙-!

두꺼운 창대가 쑥 올라갔다.

그 후로, 드레젠은 피스트 마스터가 되어 거인의 전신을 두들겼다.

폭죽 터지는 소리가 실시간으로 들렸다.

[크으으으-! 이 쥐새끼 같은 놈이!]

“그럼 제대로 붙어 볼까?”

-천마검법은 검이 없어도 발휘되어야 한다.-

드레젠은 그의 가르침을 잊지 않았다.

천마검법의 1장부터 3장까지, 다시 손으로 펼쳐냈다.

[크어아아아아-!]

거인 역시 괴성을 내지르며 힘으로 그를 찍어누르려 했다.

거대한 건틀릿과 드레젠의 주먹이 맞붙었다.

콰아아아아-!

충격파 사이로, 거인은 드레젠의 미소를 보았다.

거인은 충격의 여파로 움직일 수 없었지만, 드레젠은 아니었으니까.

[무슨-!]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고작 경악을 내뱉는 것뿐이었다.

천마검법의 제4장은 내가 중수법, 그것도 검으로 펼치는 침투경(浸透莖)이었다.

내장을 허물고 단단한 기의 막을 통과하는 수법.

이른바, 방어 무시 대미지였다.

‘거기다 혼돈의 힘과 신성력까지 더한다면-.’

[끄아아아아아-!]

불멸자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고통을 맛본 것인지, 아니면 지금까지 유지했던 삶을 놓치지 않기 위한 발악인지.

거인은 끔찍한 비명을 내질렀다.

드레젠은 역 경직에서 빠져나와 거인의 복부, 코어가 있는 곳에 손을 대고 있었다.

“잘 가라.”

퍼석-!

코어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거인의 몸이 허물어졌다.

우르르 쏟아지는 갑옷은 인세에 다시 없을 재료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한바탕 전투가 끝나니, 몸이 얼추 풀린 느낌이었다.

드레젠은 후, 하고 한숨을 쉬었다.

“이제 진짜 보스전이군요.”

-대박ㅋㅋㅋㅋㅋ

-어캐 했음ㅋㅋㅋㅋ

-아니 ㅁㅊㅋㅋㅋㅋㅋ

-푹찍 당했네 거인;;

드레젠의 전투는 보면 볼수록 경이로웠다.

대체 어디서 저런 기술들이 튀어나온 걸까?

저런 기술들을 익히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쏟아부었을까?

“역시 마스터피스.”

드레젠의 화면을 보고 있는 사람 중에, 누군가가 작게 속삭였다.

마스터피스.

드레젠은 그런 사람이었다.

쿠구구구-!

거대한 문이 열렸다.

사룡의 기운이 후욱, 몰려왔다.

[사룡이 깨어납니다.]

그와 동시에, 니오베가 주었던 반지가 환하게 빛났다.

머릿속으로 자비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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