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환한 절대자의 뉴비생활-197화 (198/279)

제 197화

197화 – 피해야 할 팀

#1

“이게 정말인 거야?”

“그렇습니다. 실시간 정보에요.”

“하! 결국, 하이츠 놈들이 빼갔구만!”

인터넷에 올라온 몇 장의 사진.

그 사진은 일파만파 퍼져, 어마어마한 파급력을 만들었다.

사람들은 그 사진의 진실을 물었다.

“정말 드레젠이 하이츠의 코치가 된 거야?”

“그, 그런 것 같습니다.”

드레젠이 누군가를 본격적으로 가르치기 시작했다는 것.

그 사실은 곧 드레젠의 제자가 양성된다는 뜻과 같았다.

항상 그가 알고 있는 정보를 얻기 위해 수천만 원을 가져다 바친 구단.

하지만 이제 그것도 끝이었다.

“후, 기자들에게 연락 돌려서 사실인지 확인해 봐.”

“알겠습니다.”

“하이츠…… 이현성이 기어코 사고를 치는구만.”

용성의 감독이 혀를 찼다.

이렇게 된 이상, 처음부터 강력하게 몰아붙여야 후반에 살아남을 수 있을 터.

앞으로의 리그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 걱정이 앞섰다.

그만큼 커다란 사건이었다.

이는 다른 팀도 다르지 않았다.

“뭐라고? 드레젠이 하이츠와 계약을 한 것 같다고?”

“그렇습니다. 지금 기자들이 기사를 쓰고 있는 것 같아요. 여기 사진도 있고요.”

“허…… 그 드레젠이 움직였단 말이지?”

감독들은 머리를 싸매야 했다.

지금 드레젠처럼 체계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자는 없었으니까.

돈을 써서라도 빼 와야 할 인재였다.

“방법을 좀 알아보자.”

“알겠습니다.”

“일단 부정적인 기사를 내보낼 수 있게 돈 좀 찔러주자고.”

기자들을 움직이는 건 돈이 최고였다.

악의적으로 쓸 필요는 없다.

의문점만 제기해도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알아서 물어뜯을 테니까.

논란이 된다면 하이츠의 입장도 곤란해지겠지.

하이츠가 독주하게 놔둘 수는 없었다.

“그럼 기자들에게 연락 돌리겠습니다.”

“그래.”

치사하고 더럽더라도 어쩔 수 없었다.

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다소 더러운 방법도 쓰는 수밖에.

#2

“벌써부터 기사가 막 올라오고 있는데요?”

“신경 쓰지 마세요. 드레젠 코치를 영입하지 말라는 조항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렇긴 하죠.”

이현성은 피식 웃었다.

벌써 다른 구단이 기자들을 움직이려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여론이 안 좋아진다면 드레젠, 그리고 하이츠에 대한 인식도 좋아지지 않겠지.

하지만 과연 일개 구단과 일개 기자가 드레젠의 영향력에 흠집이나 낼 수 있을까?

이현성은 그것이 궁금했다.

“어?”

“왜 그래?”

“……새로고침 하니까 부정적인 기사들이 모조리 내려갔는데요?”

“엥?”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안에서는 한창 훈련이 진행 중이었다.

드레젠, 강일은 이 일에 대해 아직 모르고 있는 눈치였다.

직접 전달할까 생각도 했지만, 시간을 빼앗을 수 없다는 감독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10분 정도 지났을까, 빛의 속도로 누군가가 쓴 기사가 메인에 걸렸다.

[프로 게이머 코치 영입에 대한 자격은 구단 재량. 그 어떤 차별도, 편견도 없어야 할 것.]

“……다른 구단은 이제 쪽도 못 쓰겠는데요?”

“허! 대표님이랑 친하다더니 진짜였나 보네?”

하이디엔이 직접 움직였다는 것을 모두가 알 수 있었다.

기사는 온통 비난하는 기자와 기사, 구단을 저격하는 내용이었으니까.

하이디엔은 세계에서 먹히는 브락시아의 대표.

미국의 펜타곤과 나사(NASA)에서도 그녀의 기술을 얻고 싶어 하는 중이었다.

그 정도로 파워가 센 인물의 옹호라니.

“구단주님.”

“예?”

“저희는 어쩌면…… 정말 엄청난 분을 모시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군요.”

“비슷한 생각입니다. 그러니 더욱 실망감을 안겨 드리면 안 되겠죠. 전 기자님에게 연락하세요. 인터뷰하겠다고.”

“예.”

이현성은 씨익 웃었다.

하이츠의 주가뿐만 아니라 프로리그에서도 그 위상이 대단해질 것 같았으니까.

드레젠이야 질문 공세에 시달리겠지만.

“불편한 만큼 더 챙겨드리도록 하세요. 절대 심기 불편하게 하면 안 됩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만족하실 겁니다.”

이현성은 웃는 얼굴로 숙소를 나섰다.

앞으로 성장할 선수들을 기대하며.

“그럼 우리는 계속 지켜보자고.”

“예.”

“다음 선수 준비해라.”

“네!”

선수들은 구단주와 감독의 대화보다, 이현의 변화에 더욱 주목했다.

저런 가십거리야, 며칠 지나면 수그러들 것이 뻔했으니까.

그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이현의 움직임이었다.

이제 고작 20분이 지났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현의 움직임은 훨씬 부드러웠고, 강맹했다.

“와, 현이 형 진짜 멋있다.”

“대박. 저렇게 변할 수 있구나.”

“나도 빨리 배우고 싶다! 빨리!”

선수들의 눈빛에 열망이 자리 잡았다.

나도 저렇게 성장하고 싶다!

얼른 강해져서, 대중들의 주목을 받고 싶다!

원초적이면서도 강렬한 열망이었다.

대중들의 환호와 관심은 언제나 짜릿했으니까.

“오늘은 여기까지 하죠. 오늘 알려드린 걸 연습해서 오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현은 존경심이 듬뿍 들어있는 표정으로 고개를 꾸벅 숙였다.

강일은 접속을 종료하지 않고 다음 선수를 기다렸다.

바로 접속하는 선수는 고대했던 아트였다.

아트.

제일 어린 선수였고, 제일 빛나는 선수였다.

“기대하던 차례가 왔군요.”

“자, 잘 부탁합니다.”

마검사.

마법과 검술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

유연성이 뛰어나고 임기응변이 좋은 캐릭터였다.

걸쳐있는 시너지는 ‘마법사 – 전사 – 화염’이었다.

“마검사는 조커 역할을 합니다.”

“네. 어렴풋이 알고 있었어요.”

영광의 전당에서 조커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였다.

적의 결정타를 끊거나, 아군의 결정타를 도와주거나.

아트는 이미 마검사의 활용도를 잘 알고 있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가 없었다.

“잘 이해하고 있다니 다행이군요. 그렇다면 이제부터 아트 선수의 재능을 구체적으로 알아봅시다. 제가 가볍게 공격할 테니, 막아 보세요.”

“네.”

화륵-.

아트의 왼손에서 불꽃이 피어났다.

가장 기본적인 자세였다.

강일은 방패를 내려놓고 오직 검으로만 공격해 나아갔다.

기본적인 루트의 참격.

아트는 침착하게 강일의 공격을 막아냈다.

‘보인다.’

쾅-!

아트와 검을 섞어본 강일은 내심 고개를 끄덕였다.

묘하게 다음 동작을 하기가 어렵게 만드는 동작들로 막아내고 있었다.

그것을 전문용어로 ‘흐름’을 끊는다고 얘기하지.

아트는 상대방의 흐름을 끊는 걸 본능적으로 하고 있었다.

“조금 더 어렵게 갑니다.”

그렇다면 어디까지 끊을 수 있을까?

강일은 궁금했고, 실험했다.

조금씩 손발이 어지럽게 공격했다.

페이크 동작을 섞으니 아트가 당황했다.

그래도 프로는 프로.

그의 눈썰미는 일반 사람들이랑 다른 위치에 있었다.

“흐읍-!”

“흠, 잘 막네요.”

‘아직도 여유롭다고?’

아트는 이를 악물었다.

이제 슬슬 ‘결’이 보이지 않았다.

아니, 보이긴 하는데 결이 드러나자마자 사라지길 반복했다.

도저히 끊을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여기까지인가 보군요.”

강일은 훌쩍 물러나, 거리를 두었다.

잠시 소강상태가 되었다.

아트는 숨을 고르며 자신의 상태를 점검했다.

마나는 간당간당하고 체력은 상당히 달아 있었다.

“아트 선수는 정말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 제가요?”

“네. 마나의 흐름 같은 게 보이죠?”

“맞아요.”

강일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트는 전형적인 탱커였다.

탱커의 자질 중에서도 천상계의 재능을 가지고 있는 사람.

아트 선수의 자질이었다.

“제 추천 직업은 탱커입니다만, 마검사로도 그걸 극대화할 방법은 있습니다.”

“반드시 배우겠습니다.”

“아트 선수의 훈련량은 다른 사람들보다 많을 겁니다. 그만큼 어려운 테크닉이거든요.”

강일은 시험해 보고 싶었다.

과연 자신의 고유 기술을 전수하면 잘 따라 할 수 있을까?

자신보다 더 뛰어난 재능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아트 선수의 성장을 똑똑히 지켜보고 싶었다.

“제가 알려드릴 건 시야의 분산입니다. 흐름을 두 개에서 세 개까지 한꺼번에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이죠.”

“그, 그걸 할 수 있을까요?”

강일이 빙그레 미소 지었다.

“아트 선수는 저보다 재능이 뛰어납니다. 시간의 차이죠.”

10년이 넘는 세월은 쉽게 넘을 수 없겠지만, 성장 속도는 분명히 자신보다 빠르겠지.

강일은 그것을 기대하며 선수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아트 선수의 눈동자엔 꺼지지 않는 열망이 가득했다.

“준비된 것 같으니, 요령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자신은 요령만 알려줄 뿐.

그걸 직접 터득하고 활용하고 고민하는 것은 아트 본인의 몫이었다.

흐름을 감지하는 원리는 간단했다.

마나를 얇고 넓게 퍼뜨리는 것.

그리고 끊임없이 그 마나를 느끼며 흐름을 보는 것이었다.

“말로는 쉽네요.”

“엄청 어렵죠. 수련하는 요령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일 먼저 마나를 완벽하게 느끼는 연습을 한다.

두 번째로 완벽하게 느낀 상태의 마나를 넓게 퍼뜨린다.

그 범위를 계속해서 넓히면 완성.

“추가로 몸이 반응하도록 연습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네.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 혼자 연습하셔도 되겠네요.”

다음 선수를 불러오라는 뜻이었다.

아트는 고개를 푹 숙였다.

단번에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는 것도 모자라 방향까지 설정해 주었다.

정말 엄청난 기연이나 다름없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가브리엘 메샤보다 훨씬 뛰어난 선수가 될 겁니다. 꾸준히 연습하세요.”

“네!”

강일은 하이츠 선수단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슬슬, 옛 동료들을 찾을 때가 되었다는 걸 느꼈다.

이제 곧 마족의 탑이 솟아날 시기였다.

‘그 전까지 성좌와 접촉해야 해.’

제국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는 주변에 있는 방해물들을 최대한 치워야 했다.

신성왕국도, 드워프도 그 방해물 중 하나였다.

선수들을 가르치는 와중에도 얻을 것이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선수들을 봐주는 일이 지루하지 않았다.

‘그래, 선수들을 모티브로 우리 병력들을 키우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큰형님의 아들도 열심히 플레이하고 있겠지.

곧 그 문제도 해결해야 했다.

프로 선수단의 코치가 되었으니, 어느 정도 영향력이 쌓이면 이쪽으로 데려오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그 전에 미리 좀 키워 둬야겠지만.

“앞으로 재밌겠어.”

할 일이 많아지니 하루하루 보람찬 기분이었다.

브락시아에서 생활할 때와 다른 것은,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의지대로 이뤄졌다는 것.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삶이 아닌, 자신 뜻대로 결정하고 나아갔다는 것.

다른 점은 그거 하나였지만, 삶 자체가 달라진 기분이었다.

“스파르타식으로 굴려야겠네.”

그의 혼잣말이 화면을 타고 흘러갔고, 선수들이 몰래 좌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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