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환한 절대자의 뉴비생활-184화 (185/279)

제 184화

184화 – 가르친다는 것

#1

선수 대기실.

아트 선수는 팀원들의 축하를 받고 있었다.

짜릿한 승리가 세 번!

모두 아트가 만들어낸 그림이었다.

“진짜 대박! 새끼, 밤새가면서 연습한 보람이 있었네!”

“감사합니다.”

“크으, 진짜 마법으로 탁! 막았을 때 대박이었지.”

첫 승리는 짜릿했다.

앞으로 계속해서 승리하고 싶을 만큼.

그들이 마음을 추스르고 있을 때, 팀의 매니저가 대기실로 들어왔다.

“전율아, 드레젠 님이 잠깐 와도 되겠냐는데?”

“어? 정말요? 그럼요, 당연히 되죠.”

드레젠이 누군가.

프로선수는 아니었지만, 그 누구도 따라 하지 못할 피지컬을 가지고 있는 자였다.

모든 프로가 그를 뛰어넘기 위해 정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특히 하이츠의 선수들은 드레젠이 얼마나 뛰어난지 몸소 겪었으니까.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안녕하세요!”

선수들이 힘차게 인사했다.

드레젠은 선수도 연예인도 아니었지만, 선배를 대하듯 깍듯했다.

그 모습을 본 강일은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칭찬했다.

“인상적인 경기였습니다. 많이 훈련하신 게 보이네요.”

“감사합니다. 정말 떨렸는데……칭찬도 다 받고.”

하이츠의 주장이 대표로 말했다.

이현성의 지도 아래, 그들은 특이한 훈련을 많이 해왔다.

명상, 실제 전투에서 쓰였던 전술 공부, 심지어는 검도까지 다녔을 정도였다.

인내와 고통의 시간이 이렇게 빛을 보게 되다니, 영광이었다.

“특히 아트 선수는 정말 잘 하시던데, 저랑 붙어도 되겠어요.”

“아, 아닙니다. 아직 거기까지는 멀었죠.”

이현성에게 항상 들었던 말.

‘언제나 겸손하고, 자만하지 말아라.’

선수들의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는 철칙이었다.

“현성 씨, 전에 그 제안. 아직도 유효합니까?”

이제 막, 문을 열고 들어오던 이현성이 깜짝 놀라 멈춰섰다.

프로들도 멍하니 이 상황을 지켜봤다.

발소리가 언뜻 들리긴 했는데, 이현성일 것이란 것까지 알아차리다니…….

“예? 아, 다시 한 번만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명예 코치 제안, 아직 유효한지 여쭤보고 있었습니다.”

“헙-!”

누군가 헛숨을 들이켰다.

드레젠의 코치?

잘못 들은 것은 아닌지, 선수들이 다시 물었다.

“저, 정말 저희를 코치해주시는 겁니까?”

“네. 문제라도?”

“아니아니아닙니다! 문제라뇨! 문제는 저희에게 있죠!”

주장이 급하게 소리쳤다.

이현성 역시 드레젠에게 물었다.

“저, 정말입니까?”

“네. 키워보고 싶은 선수가 생겨서요.”

누구인지 직접 말하지 않았지만, 선수들은 대충 눈치채고 있었다.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준 아트.

주인공은 당연히 그라고 생각했다.

“선수 전체의 기량을 올리고, 메인 선수 육성도 겸하고, 그러는 거죠.”

“저희야 좋지만…… 가급적 평등하게 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현성은 누군가가 도태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어찌 되었든, 팀으로 뭉친 사이였다.

누군가에게 관심이 집중된다면 불만이 새어 나올 테니까.

강일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 훈련방식은 평등할 테니까. 그걸 소화할 수 있느냐는 오로지 선수들의 몫이죠. 과제만 내줄 생각이거든요.”

“그…렇군요.”

“선수 본인이 원한다면 보충수업도 가능합니다. 가끔 합방도 해 주면 좋고요.”

선수들이 너도나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건 일생일대의 기회였다.

잘만 잡으면 최고의 선수진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

선수들은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다.

“무조건 해야죠! 차별해도 괜찮아요! 무조건 배우고 싶습니다!”

“무릎이라도 꿇겠습니다. 절대 배우고 싶어요!”

“구단주님, 조건 같은 거 필요 없습니다. 그냥 배우게만 해 주세요.”

“야, 너희가 그렇게 말하면 내가 나쁜 놈이 되잖냐.”

선수들은 정말 간절한 눈빛이었다.

누군가는 편파적인 판정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인생은 본래 불공평한 것이다.

누구에게나 그 불합리함은 적용되기 마련이었다.

그것이 표면으로 드러나느냐 아니냐의 차이일 뿐.

“그렇다면, 부탁드리겠습니다. 저희 애들, 최고로 키워 주십쇼,”

“좋습니다. 그렇게 하죠.”

강일은 이현성과 약속을 따로 잡았다.

구단 측에서 정식 계약서를 작성하기 위함이었다.

하이디엔이 붙여준 변호사를 데려가면 계약서의 파악도 편하겠지.

무엇보다 이현성이 사기를 칠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럼, 주말에 뵙겠습니다.”

뒤풀이 파티가 있는 만큼, 강일은 용건만 간단히 말하고 자리를 벗어났다.

선수들은 멍하니 그가 나간 자리를 바라보다 환호성을 질렀다.

덕분에 용성 선수들은 그 소리를 듣고 더욱 연습을 열심히 하게 되었다고…….

#2

“어서 오세요!”

“크으, 실물을 영접하다니 정말 영광입니다.”

스트리머들끼리 모여 뒤풀이 파티를 하기로 한 장소.

주인공이 등장하는 것처럼, 살짝 늦게 도착한 강일은 성대한 환영을 받았다.

현재 그의 브튜브 구독자 수는 무려 400만 명.

한 달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이뤄낸, 말도 안 되는 업적이었다.

“반갑습니다. 드레젠입니다.”

“멋있다-!”

“잘생겼다-!”

“아, 드레젠 님. 지금 방송 킬까 하는데, 괜찮나요?”

몇몇 스트리머들이 방송을 켜도 되는지, 양해를 구했다.

드레젠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얼굴이 다 팔린 마당에, 거리낄 것도 없었다.

어머니는 하이디엔이 잘 데려다준다고 했으니, 걱정할 필요도 없었고.

“그러지 말고, 그냥 드레젠 님 방송을 키는 게 제일 낫지 않아요?”

“맞아요! 그게 제일 낫겠다!”

“그렇게 해요! 폰은 제가 빌려드릴게요!”

결국, 시청자 수가 제일 많은 강일이 방송을 키기로 했다.

갑작스러운 방송이었지만, 시청자들이 기다렸다는 듯 우르르 몰려왔다.

방송을 켠 지 5분 만에 10만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실제로 뵙는 건 처음이군요. 다들 반갑습니다.”

-ㄷㅎ!

-ㄷㅎ!

-하루만 드레젠이 되고 싶은 사람입니다!

-ㅋㅋㅋㅋㅋ ㄷㅎ!

-진짜 다 가졌네! 다 가졌어;;

남자들의 적이라는 타이틀을 새로 얻었다.

시청자들이 오자마자 난리를 쳤다.

엄청난 숫자의 시청자.

아이러니하게도, 역대 최고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러다 서버 터지겠는데요?”

“그러게요. 다른 분들도 키셔서 분산해야겠는데요?”

“와, 이러다 20만 명 넘는 거 아니야?”

10만 명만 넘겨도 엄청난 수준인데, 20만 명이라니.

대한민국 방송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계속해서 시청자가 몰리는 상황 속에서, 갑자기 공지가 내려왔다.

[더욱 많은 시청자분이 한자리에 모여 방송을 즐길 수 있게 서버를 증설했습니다! 이제 더 많은 인원이 함께 소통할 수 있습니다.]

-으니?

-오오 이건 노렸다!

-크으 일한다 아마존!

-제대로 일하넼ㅋㅋㅋ

오늘 방송의 여파는 상상을 초월했다.

중계방을 세 개나 파야 했을 정도로 대단한 열기를 자랑했다.

게다가 세이브 더 브락시아의 특성상, 한국인 특유의 게임 실력이 발휘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덕분에 외국인들까지 몰려들었다.

“와, 19만 명 돌파!”

“최초로 20만 명 가나요!?”

어째, 스트리머들이 더 신나 보였다.

시청자도 한마음이 되어 채팅을 쳤다.

“다 같이 영차영차 한 번 합시다!”

방송인들만 모여서 그런지, 하나같이 진행이 뛰어났다.

순수한 마음으로 즐기게 되는 분위기였다.

강일은 이런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제 놓아줄 때도 됐나.’

유명해지는 것, 다양한 사람들과 지내는 것, 세상을 구하는 것 등등.

혐오스러운 것들이 너무 많았다.

시간이 약이라고 했던가, 이젠 서서히 그런 감정들이 옅어졌다.

“자, 여러분도 그럼 즐겨 봅시다.”

-영!

-차!

-영!

-차!

결국, 그날 드레젠 방송 시청자 수는 20만 명을 넘겼다.

아마존 TV 생성 이래, 최고로 많은 숫자가 찍혔다.

#3

다음날.

인터넷에 몇 가지 기사가 나왔다.

세이브 더 브락시아에 관한 기사, 그리고 엄청난 드레젠에 관한 기사였다.

[드레젠! 전설의 얼굴이 공개되다.]

[성황리에 마무리된 개막전! 새로운 e스포츠의 신화가 시작될까?]

다양한 기사들이 인터넷을 도배했다.

더욱 놀라운 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드레젠과 관련된 단어가 다섯 개나 차지하고 있다는 것.

강일은 스마트폰 액정을 바라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진짜 연예인이 된 기분인데.’

브락시아보다 시민의식이라던가, 기본적인 도덕성이 뛰어난 지구.

덕분에 불편한 점은 없었다.

게다가 오늘 방송은 역대 최고기록을 경신하지 않았는가.

브류브 구독자 수도 반나절 만에 30만 명이 더 늘었다.

“여기서 더 늘 수 있을지 몰랐는데, 엄청나네.”

그가 나온 부분만 편집에서 올린 영상은 벌써 조회 수 100만 회를 넘어서고 있었다.

그야말로 완벽한 상승곡선.

완만하게 그리고 있던 상승곡선이 가파른 경사를 가지게 되었다.

들어오는 돈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였고.

“……이제 조금만 더 노력하면 돈 걱정도 안 할 수 있겠는데.”

한 달에 10억.

1년이면 100역이 넘는 돈을 손에 쥐게 된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때까지 더욱 정진할 생각을 하면,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간단하게 새벽 방송이나 해 볼까?’

게임을 이틀이나 쉬었다.

지금 브락시아를 하고 싶은 사람들은 정말 많겠지.

극한까지 단련된 육체는 피로를 몰랐다.

‘내일은……하이디엔이랑 가구를 보러 가기로 했지.’

일정을 생각하며 캡슐에 들어갔다.

아무도 방송을 킬 거라 생각지 않겠지.

오늘 할 콘텐츠는 개막전의 리뷰였다.

천천히 평가하면서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볼 생각이었다.

-아니 또 방송을?

-선생님 안 피곤하십니까?

-ㅋㅋㅋㅋ이분 강철 체력이시네;;

-와 진짜 물들어올 때 모터까지 돌리시넼ㅋㅋㅋ

사람들은 또 방송을 킨 드레젠을 향해 찬사를 보냈다.

드레젠은 가볍게 말을 이었다.

“오늘 큰 행사가 있었는데, 이대로 멈출 수는 없죠. 오늘 밤새 리뷰를 해 볼 생각입니다.”

-이거지

-진짜 선생님의 리뷰는 킹정이짘ㅋㅋㅋ

-바로 갑니닼ㅋㅋㅋ

-오늘은 게임 아니니까 편안하게 누워서 볼 수 있겠군ㅋㅋㅋㅋ

-내일 토요일이니까 달리즈아아아아!

제목은 당연히 <세이브 더 브락시아 프로 개막전 리뷰!>였다.

그 덕분에 프로팀에서도 우르르 몰려 들어왔다.

드레젠은 공식 사이트에서 영상을 다운로드했다.

아마존 TV와 세이브 더 브락시아의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할 수 있었다.

“자, 그럼 시작합니다.”

제일 먼저 리뷰할 건 새롭게 추가한 모드였다.

이제부터 다들 긴장해야 할 시간이었다.

신랄한 비판이 이어질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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