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환한 절대자의 뉴비생활-137화 (138/279)

제 137화

137화 - 마족 VS 시청자

#1

시청자들은 드레젠의 말을 듣고 망치로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드레젠은 잘 알고 있었다.

숫자에 대항하는 방법은 압도적인 강함, 혹은 같은 숫자임을.

그런데 누군가는 궁금했을지도 모른다.

-대체 세션의 최대 인원은 몇 명일까?-

실제로 그 실험을 한 스트리머도 존재했다.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

한 세션에 끊임없이 사람이 들어올 수 있었고, 무제한으로 설정했을 때는 한계마저 없어졌다.

보통 파티 단위로 움직이지만, 레이드나 토벌전 같은 예외는 있었으니까.

-????

-아니 이걸!!

-가즈아아아아아아!

-달려달려!

-시청자들!!!!!!

[‘뉴비환영해!’ 님 100,000코인 후원!]

[시청자들 어셈블!!!!]

“지원군은 너만 있는 게 아니라고.”

드레젠은 눈티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파직-.

그의 뒤에서 작은 게이트가 열렸다.

드레젠이 세션 코드를 대놓고 공개했기 때문에, 게임을 하던 사람들이 대거 몰려왔다.

그리고-.

“드레젠 님! 도와주러 왔습니다!”

“저희도 왔습니당~!”

“와, 선생님 처음 뵙겠습니다-.”

“저것들 다 때려 부수면 되는 건가?”

유명한 방송인들이 모두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름은 모르지만, 그의 방송을 시청하고 있던 시청자들도 우르르 몰려왔다.

차원을 가르고 등장한 유저들을 바라본 눈티아의 표정이 이상하게 일그러졌다.

이런 계획은 없을 텐데?

“네놈이 비겁하게 나오면 나도 비겁하게 나와야지. 안 그래?”

[이이이…… 이런 개 같은 놈이이이이-!]

흥분을 주체하지 못한 눈티아가 하이브의 장갑을 밟으며 외쳤다.

쾅!

요란한 소리와 함께 공격 명령이 시작되었다.

[다 죽여 버려라! 모두 쓸어버려!]

수천 명의 시청자들이 몰려왔다.

그들 하나하나의 전투력은 약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전 세계의 사람들이 한곳에 모인다면?

고작 수천의 기계들로는 절대 막을 수 없지 않을까?

“너는 나랑 하던 일을 마저 해야지.”

시간은 충분히 벌었다.

게이트가 열리며 마족들이 나왔고, 그들이 은연중에 내뿜는 마나를 모조리 흡수했다.

조금 어지럽고 피곤하긴 했지만- 괜찮았다.

눈티아 정도는 때려눕힐 수 있을 테니까.

“여러분, 마음껏 싸우세요. 원거리 공격하는 오크들일 뿐입니다.”

“와! 그럼 저 먼저 갑니다!”

꽤 공들여 장비를 맞췄는지, 제법 화려한 버클러를 장비하고 있는 다영이 앞으로 나섰다.

뒤이어 방패를 들고 있는 유저들이 따라나섰다.

활을 들고 있는 자들이 뒤에 포진했고, 더 뒤에서 마법을 익힌 사람들이 버프를 걸어 줬다.

드레젠에게도 미약하지만 버프가 들어왔다.

[오냐, 여기까지 와 보거라! 그렇다면 친히 널 상대해 주지!]

-지린닼ㅋㅋㅋㅋ

-어쎔블! 어쎔블!!!

-나도 당장 간닼ㅋㅋㅋ

-나도나돜ㅋㅋㅋㅋ

-미쳤네 당장 접속한다!

-아;;;캐릭 죽어서 못하는데 야바루ㅜ

“그렇게 원한다면-.”

콰아아아아!

압도적인 마나가 뿜어졌다.

찬란한 오러 블레이드가 생성되었다.

오히려 예전보다 훨씬 단단하고, 빛나는 오러 블레이드였다.

“돌겨어어어어억-!”

누군가가 외쳤다.

그리고 뒤이어 거대한 함성이 해일처럼 쏟아졌다.

와아아아아아-!

진형도, 전술도 없었지만, 그들은 플레이어들이었다.

플레이어들의 가장 큰 장점?

“으아악!”

“야야, 계속 밀고 나가!”

“경험치 하나라도 더 얻고 가자고!”

“으하하하하! 가즈아아아아아!”

바로 두려움이 없다는 것.

게임에 들어와 있는 플레이어들이 죽어 봤자 고작 2시간 동안의 게임 정지일 뿐이었다.

그것도 하루 여덟 시간의 제약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잠깐 쉬다 오면 되는 일이었다.

무식하게 달려들어 경험치를 조금이라도 더 먹어 놓는 것이 이득이었다.

[……패턴 분석.]

[고유 패턴…… 식별 불가.]

[대응책 없음.]

하이브가 다소 황당한 결론을 내놓았다.

그 위에서 체력을 회복하고 있던 눈티아 역시 플레이어들의 전투 방법을 보고 황당해했다.

왜냐고?

[이딴 저급한 것들을 가져오다니…….]

군대도 아니고, 팀 단위로 싸우는 용병도 아니었다.

그냥 닥치는 대로 달려드는 개, 혹은 늑대와 같은 전술이었다.

이걸 전술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래도 이 정도 물량을 처리하는 덴 어렵지 않지.”

다영, 그리고 몇몇 뛰어난 실력의 유저들이 앞장서서 마족들을 박살 내기 시작했다.

근거리로 대응하자니 원거리 유저들이 도와주고, 거리를 벌리자니 발 빠른 자들이 치고 나왔다.

그렇다고 산개를 시켜 놓자니 암살자, 혹은 도적의 길을 걷고 있는 이들이 파고들었다.

“너는 인마, 사람 잘못 건드렸어.”

드레젠이 악마 같은 미소를 지으며 질주했다.

콰과과과과광-!

온몸에 오러를 두르고 돌진하니, 마족들이 우르르 튕겨 나갔다.

기사?

오러 블레이드 앞에서는 거칠 것이 없었다.

드레젠은 광소하며 돌진했다.

“내 경험치가 돼라-!”

-찐텐으로 흥분했누

-엌ㅋㅋㅋㅋㅋ나 같아도 흥분하겠닼ㅋㅋㅋ

-않이 이렇게 전세 역전 한다고?

-ㅋㅋㅋㅋ진짜 이건 레게노다

-진심 쌌다 오빠 달려!!!

-(덜렁)

채팅 창이 폭주했다.

지금 클립이 여기저기 수출됐고, 시청자들이 꾸준히 유입됐다.

전 세계인이 보는 방송인 만큼, 각국의 언어로 채팅 창이 마구 올라갔다.

설마 이런 식으로 위기를 모면할 줄이야!

집념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 주는 대목이었다.

-오늘의 짤 : [네가 비겁하면 나도 비겁해진다!]

-앜ㅋㅋㅋㅋ킹정이구연

-진짜 미치겠넼ㅋㅋㅋㅋ

-나도 간다 당장 기다려라.

-Can't people from other countries participate?

-뭐라는 겨 걍 gogo!

어느새 하이브가 직접 요격에 나섰다.

눈티아는 인상을 찌푸리고 하이브 아래로 뛰어내렸다.

‘이대로 있으면 안 된다.’

숫자가 너무 많았다.

광역 공격으로 숫자를 줄여야 할 판이었다.

특히 맨 앞에서 기계들을 도륙하고 있는 몇몇 연놈들.

저놈들을 꼭 죽여야 했다.

[버러지 같은 것들이-!]

콰아아아아아-!

하이브가 광선을 내뿜었다.

비명과 함께 구석에 포진하고 있던 유저들이 통째로 증발했다.

“으아아! 저거 피하면서 싸워야 해!”

“경험치! 경험치를 얻자!”

“오래 살아남아야 경험치도 많이 얻는다고!”

“이런 @(%)@#$ 같은 새끼들아아아아!”

유저들이 죽어 나갈수록, 남아 있는 이들의 분노와 투지가 커졌다.

기계 병사들이 조금씩 밀렸다.

그뿐인가, 죽은 만큼 유저가 계속 참여해서 계속 사람이 채워졌다.

끝도 없이 밀려오는 물량!

[다 죽어라!]

“으아악! 도망쳐라!”

“보스다 보스!”

“나는 한번 때려 볼란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그 공포감에 못 이겨 덤벼들 생각도 하지 못했을 텐데, 이번에는 아니었다.

사람이 모이면 군집이 형성된다.

그건 마나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미약한 마나라도 모이면 강해졌고, 강자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그럼 저는 이 틈에 하이브를 부숴야겠습니다.”

플레이어들을 미끼로 쓰는 방법이 좋다곤 할 수 없었지만, 앞으로의 희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파직-.

흑뢰가 피어났다.

숨겨 두었던 패들이 모조리 튀어나왔다.

“후우-.”

메긴교르드에서 충만한 힘이 올라왔고, 네자렉의 목걸이가 성좌의 힘을 부여했다.

오늘은 작열하는 화요일.

불과 생명을 관장하는 성좌, 피닉스의 힘이 깃들었다.

피닉스는 일반적인 불을 다루는 성좌가 아니었다.

‘생명을 관장하는 힘.’

어둠을 몰아내고 생명을 관장하는 불을 다루는 피닉스.

이는 마족들에겐 치명적인 공격이었다.

그 불길에 닿는 모든 인류를 치유하고, 그 불길에 닿는 모든 마족을 멸하는 힘.

“마침 딱 좋은 성좌가 걸렸군요.”

이 힘은, 단단한 금속으로 떡칠이 되어 있는 마족들의 장갑을 손쉽게 녹일 수 있었다.

딱 한 번.

그 힘을 가진 자가 한 번 더 나타나긴 했었지만, 그건 나중 얘기이니…….

#2

[치명적 오류]

[계획에 차질이 생겼음]

[상부에 업로드해야 함]

[데이터 수집 중…….]

하이브는 병사들을 이끄는 역할도 했지만, 상부에 보고하는 일도 진행했다.

하이브 세 개가 이끄는 군단은 꽤 규모가 큰 병력이었다.

현대 개념으로 따지자면 세 개의 군단이 움직이는 규모였으니.

반드시 보고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그렇게 하게 둘 것 같냐?”

하이브의 약점 또 한 가지.

업로드를 진행하면 순간적으로 전투 능력을 상실한다는 것.

드레젠은 검에 오러를 잔뜩 집어넣어, 그대로 쑤셔 넣었다.

콰드드득-!

장갑이 우그러지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리며,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조금만 더 힘내 주셨으면 좋겠군요.”

드레젠은 추락하는 하이브 위에서 유저들을 바라봤다.

지금도 꾸역꾸역 몰려드는 자들이 수도 없이 많았다.

왠지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흘러나왔다.

-제자들을 바라보는 스승의 모습

-허허

-멋있눜ㅋㅋㅋ

-흐-뭇

-편-안

드레젠이 알려 준 루트대로 착실하게 성장한 유저들이 실력을 뽐내는 장면.

그가 원하는 장면이기도 했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이가 자신을 뛰어넘는 용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드레젠은 다음 하이브를 향해 발을 굴렀다.

오늘, 이곳에서 살아 나가는 마족은 단 하나도 없을 것이다.

#3

[하…… 진짜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이야.]

“애초에 난 너를 죽이러 온 거야. 처음부터.”

[뭐라…….]

눈티아는 처음 듣는 진실에 충격을 받았다.

모두 알고 있었고, 이렇게 계획했다고?

그렇다면…….

[시간을 여행하는 놈이거나, 성좌들에게 부탁을 받았겠군. 크흐……. 하지만 자만하지 마라.]

눈티아는 검을 겨누며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드레젠에게 아주 중요한 힌트가 될 수도 있는, 그런 문장이었다.

[내가 원하는 결말을 나 혼자 그렸다고 생각하나?]

“……어렴풋이 알고는 있지. 흑막이 더 있다는 것 정도는.”

[이젠 끝내야겠군. 사신이 목숨을 가져가겠다는데 한낱 인간이 어찌하겠는가. 크하하핫!]

드레젠은 눈티아가 전수해 준 기술 중 하나를 새로 선보였다.

그림자 기사단의 진정한 궁극기.

사신의 낫이 허공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크고! 거대하고! 아름다운!

혼돈의 에너지로 만들어진 칼날이 번뜩였다.

[하, 거기까지 쓸 줄 안단 말이지. 역시 평범한 녀석은 아니었군.]

눈티아 역시 거대한 사신의 낫을 꺼냈다.

카오스 블레이드라고도 불리는 기술은, 마족 인간 가릴 것 없이 공포의 대명사였다.

드레젠과 눈티아의 뒤로 망토를 두른 그림자 기사단의 망령이 등장했다.

단 한 수로 갈릴 승부였다.

[내가 죽으면 본격적인 계획이 실행될 거다. 너는 애초부터 길을 잘못 들었다는 뜻이지.]

“설명충은 이만 사라져 줘라.”

-ㅋㅋㅋㅋㅋㅋ

-휴 정말 친절한 보스였다;;

-설명충 보스만큼 좋은 건 없지^^

거대한 사신의 낫이 질긴 인연을 끊어 내기 위해 대기를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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