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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한 절대자의 뉴비생활-131화 (132/279)

제 131화

131화 – 만렙, 그 후

#1

세계 최초로 달성한 99렙.

세이브 더 브락시아의 업적이자 전 세계 사람들이 축하해 줄 만한 일이었다.

막연한 강함으로 확인해야 했던 브락시아와는 달리, 직접적인 수치로 나타내 주는 게임 시스템은 정말 좋았다.

“자, 이제 돌아가죠. 어후 오랜만에 몸 좀 풀었더니 개운하네요.”

-이게 몸 푼 거야?

-ㅋㅋㅋㅋ두 번 몸 풀었다간 지도에서 마을 하나 지우겄네

-??? : 몸 풀겠습니다.(정복)

-마! 이것이 바로 평화를 위한 몸풀기다!

드레젠은 기지개를 쭉 켜고 숙련 포인트를 살펴봤다.

1레벨부터 지금까지 알뜰하게 모아 온 숙련 포인트.

이런저런 스킬 레벨까지 합치니 모두 딱 200포인트가 있었다.

“분배는 지금 하겠습니다. 역시 남자는 몰빵이죠.”

-남자는 체력 게이지

-앙?

-ANG?

-그만둬 이것들아!!

-과연 그 남자의 선택은?

-게이인가 아닌가!

저세상 드립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드레젠은 고민도 하지 않고 포인트를 분배했다.

200포인트를 모두 한 곳에 투자할 시, 얻을 수 있는 포인트는 2,000포인트.

현재 드레젠의 마나는 1,060이었다.

“2천 포인트면 정말 어마어마한데요?”

지금 마나보다 단순 세 배가 늘어나는 셈이었으니.

드레젠이 보여 준 퍼포먼스를 생각하면 단순 세 배가 아니었다.

정말 무궁무진한 강함을 뿜어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

쿠르르르르-!

엄청난 마나가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아아-.’

방송이라 차마 이상한 소리를 낼 수가 없었을 뿐.

그는 날아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처음 게임을 시작한 날 느꼈던 감각의 몇 배.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황홀했다.

“후우…… 이거 진짜 좋습니다. 참, 말로 표현을 못 하겠네요.”

-하 이게 참 좋은 건데…….

-말로 표현을 못 하겠넼ㅋㅋ

-와 마나통 3천;;ㅋㅋㅋ

-마나동 300따리는 웁니다ㅜㅜ

“여러분도 다들 할 수 있습니다.”

게임의 최대 장점이 무엇인가.

노력만 한다면 절대적인 수치는 동등하게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들어간다면 강함의 차이가 천차만별로 나뉘겠지만, 능력치는 동일하게 찍을 수 있다는 것.

그렇기에 모두 도달할 수는 있었다.

“잔해들을 챙겨서 갑시다. 임무는 끝났네요.”

고작 하루 만에 끝난 임무였다.

이젠 돌아가서 보고할 차례였다.

그리고 조사를 마저 시작해야겠지.

“아마 제 생각이 맞는다면, 눈티아의 정체를 밝힐 장치가 있을 겁니다.”

어지럽게 널브러진 하이브의 잔해가 눈에 들어왔다.

그 안에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을 찾을 생각이었다.

#2

‘위험해.’

그림자 기사단 : 리오넬.

눈티아의 총애를 받고 있는 그는 향년 44세로, 차기 단장으로 유력한 자였다.

그는 두 눈으로 똑똑히 전투를 바라봤다.

눈티아의 부탁(이라고 쓰고 명령이라 읽는 것)을 들어 드레젠을 미행했다.

‘최대한 개입하지 말라고 했지만-.’

저건 위험했다.

압도적인 전투력.

암살자로서 뛰어난 것만이 아니었다.

기사, 혹은 전사로서의 전투력도 대륙 전체에서 손꼽힐 정도.

심지어 최강의 자리를 논할 정도까지 되어 보였다.

“제거해야겠군.”

마스터의 능력으로도 홀로 하이브를 상대하는 것은 상당한 무리가 동반될 터.

지금이 저 녀석을 없앨 절호의 기회였다.

펄럭-.

그는 장막을 두르고 재빠르게 움직였다.

‘한 번에 노려서 친다.’

그림자밟기, 그리고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절기를 퍼붓는다면 가능하리라 믿었다.

그는 그림자 기사단.

지금까지 한 번도 암살에 실패한 적 없는 전설이었다.

치명적인 독니가 준비되었다.

‘녀석은 탑 전체를 훑을 만큼 넓은 감지 범위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그 감지에 걸리지 않으면 될 일이다.

리오넬은 자신만의 절기로 은신을 더욱 강화했다.

눈티아 역시 인정했던 그만의 은신술.

저 멀리, 다른 대륙의 마스터급 몬스터도 암살했던 전적이 있었다.

‘경험으로 따지자면 내가 훨씬 위다.’

어떤 경험을 거쳤는지 모르겠지만 그 역시 만만찮은 경험을 쌓았다.

어떠한 변수가 닥쳐도 대처할 자신이 있었다.

저 녀석은 처음부터 의심을 받던 녀석이었다.

싹을 잘라 버려도 문제없으리라.

“끝까지 방심을 풀지 말았어야지.”

그는 저 멀리서 전투의 여운을 즐기고 있는 드레젠을 향해 움직였다.

그 순간-.

쿠르르르르르-!

거대한 마나가 그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을 느꼈다.

그는 움직이려던 행동을 즉각 멈췄다.

“뭐야 이건-.”

드레젠이 고개를 돌렸다.

자신이 있는 곳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이내 다시 고개를 돌렸지만, 순간 전신의 털이 위험을 감지하고 곤두섰다.

‘착각이겠지?’

머리가 뒤죽박죽이었다.

그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다.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건가? 그리고…… 이 정도 여력까지 남겨 둔 거고?”

그렇게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나는 아직도 이 정도의 마나가 남아 있다.’라고 시위하는 것 같지 않은가.

리오넬은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미친놈. 저건 도저히 인간이 아니군.’

소모한 마나를 단기간에 회복할 수는 없었다.

그건 성좌가 아닌 이상 불가능했다.

저 녀석은 인간이었으니까, 상상도 못 할 무식한 마나양을 가졌다는 결론에 이른다.

리오넬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냥 돌아가야겠군.’

현명한 판단이었다.

드레젠이 그를 본 것은 착각이 아니었으니까.

#3

‘갔군.’

미행, 그리고 그가 미약하게 살기를 드러낸 것까지 알고 있었다.

잠시 기척을 놓쳤지만, 이내 살기의 정체를 기억했다.

뛰어난 기억력은 그의 기운까지 각인시켰으니까.

‘리오넬. 은신술만큼은 그림자 기사단 최고였지.’

포인트로 찍은 마나가 아니었다면 위험할 뻔했다.

리오넬이 펼치는 장막은 일반적인 그림자 장막과는 달랐으니까.

그는 마지막의 마지막에 결국 양심을 택한 이였다.

드레젠의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잃고 싶지 않은 선배이기도 했다.

“회유해야 할 적도 생겼고…… 이제 돌아가겠습니다.”

그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

돌아가는 길에도 캠프를 할 생각이었다.

#4

어딘지 모를 공간에서, 한 남자가 영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촤악-!

화려한 검술로 적들을 제압하는 드레젠의 영상이었다.

그의 몸동작이 몇 번이고 눈에 익었다.

“이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는데?”

유창한 영어가 쏟아져 나왔다.

옆에서 함께 영상을 보고 있던 여자가 말했다.

“진짜? 나는 그냥 영화 보는 것 같은데.”

“그러니까 실력이 아직 거기인 거지. 전 세계가 떠받드는 사람이 누군지 보려고 했더니…… 그저 그런 수준인데?”

“그럼 내가 자리 한번 만들어 줘?”

드레젠의 방송은 실시간 시청자만 10만 명이 넘어가는 초거대 채널이었다.

브튜브 구독자는 이제 거의 500만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런 채널을 사냥한다면 나라의 위신은 물론 그 채널의 정체성까지 흔들 수 있겠지.

물론 진짜 콘크리트 시청자들까지 빼올 수는 없겠지만-.

“충분히 가치가 있구만. 흠…… 언제가 좋을까?”

“프로 리그 중간이 좋겠지. 아니면 이벤트 형식으로 만들어도 되고. 내가 또 판 키우는 건 전문이잖아.”

“보아하니 영어도 좀 하는 거 같은데? 적당히 도발해 봐. 이런 종류는 자존심이 센 법이거든.”

여자가 히히 웃었다.

이건 국가 간의 자존심까지 걸린 문제로 키울 수 있었다.

세상은 넓고, 천재는 많은 법.

그녀와 함께 일하고 있는 남자 역시 그런 부류였다.

“솔직히 프로 리그도 재미없을 것 같고-, 이 남자가 놀기에는 딱인 것 같단 말이야. 빨리 좀 부탁할게.”

“그래그래, 이 누나만 믿고 있어. 매니저 역할 톡톡히 해 줄 테니까!”

그곳뿐만 아니라 수많은 국가에서도 슬슬 반응이 오고 있었다.

동양의 작은 반도.

‘별들의 전쟁’ 이후에 e-스포츠 영역에서는 신성불가침 영역과도 같은 곳, 대한민국.

수많은 게이머들이 그들의 아성에 도전했지만 결코 무너지지 않던 나라였다.

“가상 현실은 키마로 하는 게임이랑 다르니까, 가능성 있다.”

“저쪽 프로 수준 보니까 별거 아니야, 피지컬로 눌러 버리면 돼.”

“우리도 이제 충분한 분석 능력을 가지고 있으니까, 괜찮다.”

“우리 선조들은 항상 피 속에서 살았지! 그러니까 우리도 대륙 자체를 정복할 수 있을 거야!”

유럽, 북미, 중동, 중국, 일본 등등.

수많은 나라들이 본격적으로 한국을 겨냥하고 있었다.

프로 리그의 중반.

온 국가가 참여해 자웅을 겨루는 ‘올스타전’이 그 시기였다.

[글로벌 서버 최초로 99레벨을 달성한 유저가 나타났습니다!]

[글로벌 서버 레코드에 기록됩니다.]

[추후 이벤트에 반영됩니다.]

그리고 이 한 문장이, 전 세계 플레이어들을 다시 한 번 충격에 빠뜨렸다.

드레젠 역시 게임 화면에 뜨는 내용을 멍하니 바라볼 정도였으니.

아무튼, 서버 최초의 만렙이 나왔다.

그 이름도 유명한 드레젠이라는 자였다.

#5

“아, 캠프 중에 잘하고 있나 볼까요? 강아지님?”

-그거 조타

-영도! 영도가 필요해!

-아아 스포하고싶다 스포하고싶다 스포하고싶다

-난 슬쩍 보고 왔지만…… 그곳엔 혼돈과 파괴뿐이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궁금하눜ㅋㅋㅋㅋ

“허허, 그렇게 말하니 더 궁금해지는군요. 얼른 캠프부터 설치해야겠습니다.”

이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건 불구경과 싸움 구경이라고 했다.

거기에 더 나아가서 훈수까지 둘 수 있으면 아주 좋은 구경거리라고 할 수 있겠다.

드레젠은 드물게 콧노래까지 부르면서 야영 준비를 마쳤다.

-??? : 그거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드 : 그렇게 하면 죽어요;;

-ㅋㅋㅋㅋ그의 훈수는

-훈수가 반가운 사람은 오직 드뿐이지.

전 세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까맣게 모르고 있는 드레젠은 룰루 랄라 강아지의 방송으로 놀러 갔다.

그가 전투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아직 해가 중천에 있는 시각이었으니, 그쪽도 이제 1페이즈를 클리어했거나 진행 중일 것.

드레젠은 마나를 모으는 자세를 취한 채 자동 진행을 켜 두었다.

“그럼 놀러 가 봅시다.”

-가서 놀라지 마세요;;

-ㅋㅋㅋㅋ엌ㅋㅋㅋㅋ

-눈갱 귀갱 주의)

-어떻길래 그렼ㅋㅋㅋ

드레젠은 채팅 창을 흘끗 쳐다보고 그림을 그려 봤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치열하게 싸우는 스트리머들의 표정이 보였다.

쿡, 작은 웃음을 지으며, 그가 본격적으로 관전을 시작했다.

드레젠은 스포일러를 무릅쓰고 두꺼운 장막을 들췄지만…… 그곳엔 정말 혼돈과 파괴, 그리고 아수라장뿐이었다.

“허허…….”

드레젠은 팔짱을 끼고 관전을 시작했다.

그가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었을까, 강아지의 방송의 시청자 수는 그날따라 1만 명을 돌파하는 중이었다.

물론 정신이 없던 그녀는 그 사실을 새카맣게 모르고 있었지만.

어떤 이야기인지는 다음 이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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