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환한 절대자의 뉴비생활-100화 (101/279)

제 100화

100화 - 서리 종족

#1

서리 종족.

냉기 저항이 뛰어나고, 육체적 능력이 극도로 발달해 있는, 인간과 비슷하게 생긴 생명체.

인간보다 평균 신장이 조금 더 크고, 오크보단 작으며 인간보단 큰 송곳니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

수인족과 인간족의 혼혈이라고 알려진 서리 종족은 그 두 종족의 장점만을 두루 갖춘 종족이었다.

“서리 종족은 인간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선조로부터 임무를 대대로 물려받았습니다.”

대륙의 두 개의 극지방.

남쪽의 끝과 북쪽의 끝에는 작은 게이트가 있었다.

아무도 몰랐던 게이트의 존재.

심지어는 성좌들도 알아차리지 못했던 곳이었다.

-뭐지?

-그런 플래그인가

-뭐 평생 막고 이런 건가?

“여기 소설 좀 읽어 보신 분들이 좀 계시는군요.”

-ㅋㅋㅋㅋㅋㅋㅋ

-진성 판타지 빠지

-판타지는 사랑이쥬

-라떼는 말이여 핵교에서 돌려 보고 그랬어

“그 임무는 게이트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마족의 부하들을 막는 거였죠. 일정 주기마다 쏟아져 나오는 몬스터를 막는 거죠.”

변경백이 국가의 안전을 책임지는 자들이라면, 서리 종족은 대륙 전체의 안전을 책임지는 자들이었다.

억척스러운 성격과 강인한 육체는 그걸 가능하게 만들었다.

엄청난 세월을 몬스터들과 푸닥거리를 해서일까, 서리 종족은 점점 수가 줄었다.

“이 시기의 서리 종족은 존폐의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우린 그걸 도와주러 가는 겁니다.”

-그럼 좋지!

-무슨 이벤트입니까?

-거기선 뭘 얻을 수 있지?

“얻을 수 있는 건…… 일단 할레단 후작가를 혼내 줄 재료와 엄청난 숫자의 군대 정도려나요?”

-군대 ㅇㅈ

-그러면 여긴 누가 막음?

-드센세가 막고 없애 주겠지

-바보야

-ㅜㅜ

“서리 종족의 꿈은 따듯한 곳으로 이주해서 평화롭게 사는 것입니다. 그들의 전투력을 얻을 수 있다면, 평화로운 일상과 내 집 마련의 꿈은 일도 아니죠.”

-내 집 마련의 꿈!

-힐링(물리)

-군대 날로 먹깈ㅋㅋㅋ

아무튼 서리 종족의 문제를 해결해 준다면 분명히 도움을 주게 되어 있었다.

어떻게 아냐고?

드레젠 본인이 겪은 일이었으니까.

서리 종족을 구원해 준 것이 바로 자신이었다.

또한 저 밑의 남쪽 극지방에 있는 사라미스 일족을 구한 것도 역시 자신이었다.

“서리 종족은 이래저래 일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냥 무작정 쳐들어가서 결과물을 보여 주는 것이 더 빠르게 일을 해결하는 방법이죠.”

공기가 바뀌었다.

간간이 보였던 수풀이 메마른 평야로 바뀌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호- 하고 입김을 불면 새하얀 김이 새어 나왔다.

여기부터 서리 종족이 다스리는 영역이었다.

“극지방에서도 끝, 여왕의 정원이 있는 곳으로 갑니다.”

-던전 느낌이 물씬 풍기네.

-(얼음)여왕의 정원인가 봄

-인투디언논!

-아↗아↘아→아↘

“여왕의 정원엔 한때 비스트 마스터의 창조물이었지만, 마족에게 세뇌되어 버린 녀석이 살고 있습니다.”

총 네 개의 단계로 이뤄진 던전.

중간에 꼭 만나야만 하는 녀석이 있었다.

서리 종족의 수호신이었으나 세뇌가 되어 버린 날개 없는 드래곤.

[녀석의 기운이 느껴진다. 이런 곳에 있었을 줄이야.]

“세뇌되었지. 우리가 그걸 해결해 주러 가야 하고.”

[나는 정원에 들어갈 수 없다.]

알고 있었다.

정원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오직 드레젠 혼자였다.

용사였을 때와 비교하면 확실히 열악한 상황이었다.

마나도 충분하지 않았고, 장비 상황도 열악했다.

‘그렇지만 못할 건 또 아니거든.’

어차피 패턴이야 다 알고 있었고, 레벨도 그때그때 올랐다.

스펙이 낮아졌다고 못할 건 또 없지.

오히려 좋은 볼거리가 될 것이다.

“저쯤에서 내리자.”

[난 적당히 몸을 숨기고 있겠다.]

“그래라.”

-어쩐지 택시행

-그 와이렉스가 드좌 앞에선 택시라닠ㅋㅋㅋㅋ

-저번에 도전했는데 푹찍당함

-와이번은 아직 넘사벽이다ㅠ

대부분의 유저들은 드레젠의 동영상을 보고 와이렉스 포획을 시도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도전에 성공한 유저는 하나도 없었다.

꿈의 소환수라고 불리는 와이번인데, 취급이 너무한 것 아니냐고 불만인 채팅도 간간이 보였다.

“다 쓸데가 있는 겁니다. 정원은 인간들만 입장할 수 곳이니까, 와이렉스는 주변에서 쉬고 있는 게 낫죠.”

저 멀리 아공간 비슷한 곳이 보였다.

여왕의 정원.

꽤 많은 몬스터와 기믹이 존재하는 곳.

‘예전엔 그 녀석들이랑 같이 왔었지.’

본래는 일곱 영웅 중 세 명과 함께 왔었다.

정원에 있는 기믹을 잘 몰랐기 때문에 고생한 기억이 남았다.

내분도 있었고.

“저기가 입구입니다. 지키고 있는 자들 몰래 들어가야 합니다.”

경비대가 게이트 앞에서 진을 치고 있었다.

약 100여 명 정도의 부대.

인간들의 전력으로는 일반 병사 2천 명 정도와 맞먹을 수준이었다.

그만큼 서리 종족은 강인한 육체를 가진 종족이었다.

“자, 우리는 비장의 무기인 그림자 장막을 통해 들어갑시다.”

-갓림자 킹막

-ㅋㅋㅋㅋㅋㅋ진짜 저거 하나 얻으면 못할 게 없을 듯

-ㅇㅈㅇㅈ

-진짜 드레젠 님이 쉽게쉽게 하는 거임ㅋㅋㅋㅋ

다른 유저들의 플레이와는 차원이 다른 편안함.

그것이 드레젠 방송의 매력이었다.

기척을 최대한 죽이고 장막을 뒤집어쓴 드레젠은 무사히 정원 안으로 들어갔다.

일렁이는 게이트를 보고 나서 서리 종족이 뒤집어진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2

정원의 입구.

최정예의 서리 종족이 진을 치고 있는 이곳은, 대륙의 마스터라고 해도 함부로 넘볼 수 없는 수수준의 경비력을 자랑했다.

서리 종족은 드넓은 평야를 보며 자라서 눈이 좋았고, 강인한 몬스터들을 상대하며 자라서 전투력이 뛰어났다.

‘오늘도 이상 없군.’

돌격대장 쿠우쿠.

서리 오크들의 로드를 홀로 처리한 전적이 있는, 최강의 서리족.

드라큘라를 연상케 하는 송곳니가 오늘따라 유난히 시렸다.

요즘 자신의 부족은 큰 위기를 맞이했다.

‘빨리 그놈을 잡아야 할 텐데.’

예전에는 그렇게 든든한 존재가 없었지만, 이제는 최악의 적으로 바뀌어 버린 것.

수호신으로 몇 세기 동안 이 땅을 지켜 왔지만, 그 땅을 파괴하는 주범이 되어 버린 몬스터.

드레이크 렉스, 만드록스였다.

이지를 잃고 날뛰는 몬스터.

그것도 모든 드레이크의 우두머리나 다름없는 녀석이었다.

“오늘도 별 이상은 없습니다.”

“그나마 다행이군. 부상자들은 어떤가.”

“치료제가 모자랍니다. 내륙으로 들어가 치료제를 구해 와야 할 것 같습니다.”

쿠우쿠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척박한 대지에서는 구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

서리 종족의 장점이자 단점.

극한의 육체 능력과 전투에 특화된 마나를 얻은 대신, 치료나 강화를 위한 마법은 배울 수가 없었다.

‘어떻게 해야…….’

인간.

대륙에서 가장 번성한 종족이었지만 서리 종족의 정서와는 영 맞지 않는 자들.

특히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간들과는 끊임없는 분쟁 속에서 살아왔다.

서리 종족이 가지고 있는 자원들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놈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암살자나 도굴꾼들을 보냈다.

“휴전 협정이라도 맺는 게…….”

“그럴 수는 없다. 우리의 터전까지 잃을 생각이냐?”

“하지만……. 어?”

일렁이는 그림자가 보였다.

쿠우쿠는 발달된 눈을 이용해 마나의 흔적을 탐지했다.

그들의 감각은 매우 예민했다.

수많은 도굴꾼과 암살자들도 서리 종족의 감각을 피해 가진 못했다.

“마나의 흔적……. 누가 정원 안으로 들어갔다.”

“예?!”

“당장 경계 태세를 갖춰라!”

정원에 있는 놈을 자극한다면 안에 있는 몬스터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그는 외투를 벗으며 말했다.

“친위대를 불러와라. 안으로 들어간다.”

“네에? 거기 있는 만드록스는 감당이 불가능합니다!”

“그래도 여기 있는 모두가 죽는 것보단 낫지. 내 불찰이다. 조금 더 감각을 예민하게 세웠어야 하는데.”

“…….”

쿠우쿠의 발언에, 그를 보좌하던 서리족이 입을 다물었다.

대장의 뜻은 절대적.

마을에서는 몰라도 전장에서는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는 헐레벌떡 밖으로 향했다.

다가올지도 모르는 재앙이, 자신들을 피해 가길 바라면서.

#3

-와;

-개 멋있누

-얼음 궁전이네 그야말로.

-이런 건 클립 각이지!

정원.

그곳은 온통 얼음으로 되어 있는 세계였다.

알록달록하다면 더없이 아름다운 정원이겠지만, 그것이 모두 얼어 있었기에 스산한 분위기를 풍겼다.

“이곳이 바로 정원입니다. 어…… 일단은 아마 레이드 던전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캬;;

-지금부터 클립 들어갑니다

-홍보 가즈아아아아ㅏ!!

-레이드급이라니! 당장 북쪽으로!!

드레젠은 채팅 창을 보며 안쪽으로 진입했다.

이곳은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레이드 던전으로 제격이었다.

트라이 시간은 짧고, 협동력을 요구하며, 강력한 보스와 그에 맞는 보상이 기다리고 있는 곳이었으니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더 심각한데?’

온통 얼어 있는 곳이야, 이전에 와 봤던 경험이 있어서 신선하지 않았다.

드레젠이 주목한 것은 곳곳에 널려 있는 기계들의 잔해였다.

무의 추종자들의 주력 병력이자, 브락시아 사람들이 마족이라고 부르는 기계들.

얼어붙어 있는 기계들의 잔해가 보였다.

“저 기계들이, 우리가 상대할 주적입니다.”

마족이라는 것들.

무의 추종자들의 진짜 배후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었다.

분명한 것은 브락시아가 멸망한 이유가 바로 저 기계들 때문이라는 것.

드레젠이 용사로 있었을 당시만 해도 승리가 목전에 있었다.

‘그 이후엔 듣지 못해서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배후에 뭔가가 더 있을 수도 있겠네.’

길을 따라 안쪽으로 쭉 진입하자, 탁 트인 평야가 나타났다.

게임이 시작되는 곳이자, 1네임드의 장소였다.

그는 검을 꺼내고 전투 준비를 서둘렀다.

“1네임드. 정원 앞마당입니다. 가장 쉬운 네임드죠. 목적은 간단합니다.”

키리리리릭-.

정원의 끝, 거대한 계단 위에 존재하는 붉은 눈동자가 꿈틀거렸다.

침입자를 감지하고, 여왕에게 알리는 목적인 ‘옵저버’.

그를 처치하고 정원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이번 네임드의 목적이었다.

“다가오는 녀석들을 처리하고, 앞으로 나아가면 됩니다. 그리고 저 관문을 통과하면 되죠.”

[키리리리리릭!]

옵저버의 눈이 붉게 변했다.

침입자를 감지했다는 뜻이었다.

사이렌 소리와 비슷한 울림이 앞마당 전체로 퍼져 나갔다.

[던전 : 여왕의 정원에 입장하셨습니다.]

[1페이즈 : 정원 앞마당]

[정원으로 진입하세요.]

[제한 시간 : 1 : 00 : 00]

-미친

-제한 시간?

-1시간 안에 들어가야 돼?

-홀리쒯;;

쿠르르르, 하는 소리와 함께 정원 앞마당에 잠들어 있던 경비들이 깨어났다.

얼음으로 연성된 이들.

아이스 골렘부터 몬스터 형상을 한 얼음 조각까지.

수백 마리의 몬스터들이 입구에 있는 드레젠을 일제히 쳐다봤다.

“자, 그럼 가 볼까요?”

-가즈아아아아!

-오늘도 영상 각 감사합니다.

-엄마! 나 방송 탔어!

-브하!

-브하!

-ㅂㅎ!

채팅 창이 한바탕 뒤집어졌다.

어떻게 알고 레이드 던전을 이렇게 잘 찾아내는지.

한눈에 봐도 기가 질릴 정도의 몬스터를 향해 홀로 걸어가는 모습은 영웅, 그 자체였다.

“자, 그럼 지금부터 공략 들어갑니다.”

백색의 군세를 향해 달려가는 그의 모습.

드레젠의 방송 시청자 수는 10만 명을 넘어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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