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환한 절대자의 뉴비생활-85화 (86/279)

제 85화

85화 - 번개의 기사

#1

이전에도 설명했듯, 마나는 다양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

그 마나를 어떻게 활용하고, 변질시키느냐에 따라 속성이 달라진다.

사람들은 타고난 속성 친화력이 있고, 대부분 그쪽 길로 향한다.

마치 정해진 노선을 지나가는 지하철처럼.

“하지만, 이 비약은 그런 제약을 깡그리 무시하고, 새로운 속성을 부여해 줍니다.”

그래서 이 돌멩이를 가지고 쟁탈전이 벌어진 적도 있었다.

영웅이라는 놈이 나서서 싹 정리하고 날름 먹어 버리는 엔딩을 맞이했지만.

드레젠은 그런 추억을 뒤로하고, 샤페론을 불렀다.

“여러분들도 섭취하시거나, 동료 캐릭터를 키울 때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숙련이 된다면 번개 속성 정도는 만들어 쓸 수 있으니까, 자유롭게 선택하세요.”

드레젠은 엄지와 검지로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보였다.

파직-.

그 사이로 튀는 스파크가, 번개 속성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거 뭐임;

-유혹하고 있누

-꺄아 오빠! 좋아요!(덜렁)

-ㅋㅋㅋㅋㅋㅋ개 웃기넼ㅋㅋㅋ

“이제 번개의 기사를 한번 만들어 보죠.”

다소 아깝다는 의견도 나왔다.

보통의 사람들은 자신이 강해지는 것을 원하지, 타인이 강해지는 것은 별로 원하지 않는다.

남을 도와주면 손해라는 인식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 지금, 이렇게 아이템을 퍼 주니 상당히 불편한 이들이 있는 것.

-그냥 먹어도 될 것 같은데;;

-완전 호구 같기도 하고

-아 아까워ㅜㅜ

-드좌에게 태클이라니;;

-호구라니ㅋㅋㅋㅋ 부자가 적선하는 게 호구냐?

“저에게는 필요 없는 아이템이니까 누군가에게 주는 거겠죠? 제가 이걸 먹어 봤자, 효과도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꽤 치명적인 단점이 있거든요.”

번개의 비약.

이는 죽은 마나를 깨울 수 있는 엄청난 효능이 있었지만, 딱 한 가지 부작용이 있었다.

번개 이외의 속성은 성장치가 아주 낮아진다는 것.

다양한 속성,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드레젠에겐 독약이나 다름없었다.

-그럼 그렇지

-ㅋㅋㅋㅋㅋㅋ호구라고 한 @(%)들 다 어디 있누

-여윽시 드센세

-충성심과 이득을 한 번에!

드레젠에겐 하등 쓸모없는 비약일 뿐.

번개의 비약은 정말, 극히 재능이 없는 이들에게나 소용이 있는 아이템이었다.

아니면 샤페론처럼 특수한 경우이거나.

한 가지 속성만을 다루는 이들이라면 충분히 이득을 볼 수 있을지도.

“어쨌든, 저에게는 그다지 쓸모없는 비약이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저도 몸에 좋은 건 챙깁니다.”

시청자들을 침묵시킨 드레젠은 샤페론을 불렀다.

용기에 잘 담은 비약.

완성된 것을 확인하자, 비약의 정보가 주르륵 나열되었다.

[번개의 비약]

[모든 스텟 +10]

[잃어버린 마나 복구 가능]

[번개 속성 대폭 강화]

[*다른 속성 성장 -60%]

[번개 속성 저항 +20%]

[*마법사일 경우, 번개 속성 마법 공격력 +30%]

“꽤 좋죠?”

번개 마법은 예로부터 속도와 파괴력,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마법이었다.

주력으로 사용하기엔 정말 좋은 마법이기도 했다.

당연히 시청자들은 난리가 났다.

-지렸네

-이거 단일 속성 캐릭이면 진짜 좋을 듯

-ㅋㅋㅋㅋ진짜 오진다

-하긴, 아무 속성도 못 쓰면 이게 훨씬 낫겠네.

비약의 용도는 정확했다.

이젠 번개의 기사를 육성할 시간이었다.

샤페론이 오는 덴 얼마 걸리지 않았다.

아니, 바로 옆에 있었으니까.

“아니, 지키라고 했더니 네가 지키고 있었어?”

“크흠, 저는 집사지 않습니까.”

“잘났네. 얼른 들어와, 준비 끝났으니까.”

“알겠습니다.”

샤페론은 들뜬 목소리로 따라 들어왔다.

정말 고대하던 순간이었으니까.

새 삶을 살 수 있는, 그런 순간이었으니까.

그의 반응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었다.

-신났눜ㅋㅋㅋ

-좋겠네

-번개의 기사가 되는데 그럼ㅋㅋㅋ

-나라도 좋을 듯ㅋㅋㅋㅋ

좋지 않을 리가 없지.

샤페론은 번개의 비약을 받아 들었다.

그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치욕스럽게 잃어버렸던 마나가 다시 돌아올 테니까.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내 말대로 잘 따라와 줬으니, 이제부터 너와 나는 종신 계약이다. 알고 있겠지?”

“물론입니다. 다시 얻은 마나는 성주님의 것. 이제 제 모든 것은 성주님의 것입니다.”

드레젠은 피식 웃고 손으로 어서 들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감동은 길면 부담스러웠으니까.

샤페론은 번개의 비약을 망설임 없이 쭉 들이켰다.

맛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굉장히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어때?”

“크으으으으-.”

샤페론은 말을 잇지 못했다.

곧이어, 마나가 깨어났다.

저장고가 파괴되어 온몸에 퍼져 있던 마나가, 한곳으로 모이기 시작한 것.

파지직-.

몸에서 스파크가 튀었다.

“마나 브레스 알지? 그거 사용하면 돼.”

“크으으…….”

샤페론은 고개를 끄덕이곤 정자세로 앉았다.

마나를 운용하는 것을 바라보곤, 옆에서 지켜봐 주었다.

무협 소설에서 흔히 말하는 호법이었다.

“지금 샤페론이 하는 게 마나 브레스, 여러분이 흔히 알고 있는 내공심법입니다.”

-오오 여기도 있구나.

-비슷한 건 다 있는 듯

-우리도 저거 배워야 하나유?

“플레이어는 기본적으로 필요 없지만, 99레벨 이후엔 배우시는 것이 좋습니다.”

만렙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시스템 보정이 있어, 마나가 자연적으로 증가한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숙련 포인트를 사용하든가, 직접 노력해서 올리는 수밖에 없었다.

현재 플레이어 평균 레벨은 20~30.

99레벨은 아직 멀고 험한 길이었다.

“그런 김에, 숙련 포인트랑 기술 포인트가 얼마나 있는지 볼까요?”

[숙련 포인트 : 110]

[기술 포인트 : 65]

스킬 레벨은 적당히 오르고 있었다.

특히 검술, 마나 적응, 스텝과 페베스 검술은 레벨이 많이 높았다.

각각 45, 44, 50, 32였다.

“흐음, 이 정도면 추가 효과도 붙을 것 같은데요?”

그의 말대로, 이미 다양한 추가 효과가 붙어 있었다.

대부분 공격력 상승, 마나 소모량 감소 등과 같은 소소한 효과였다.

“스킬이 꽤 성장했네요. 몰아서 보는 맛도 있네.”

-맞아!

-엌ㅋㅋㅋ숙성인가

-스킬 포인트도 투자 안 한 당신은 대체…….

드레젠은 워낙 익숙한 환경이기에 가능했다.

사람들은 스킬을 연구하고 계산하고 있겠지만, 사실 그것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었다.

진짜 고수들은 하찮은 무술을 가지고도 일정 경지에 이르기도 했으니까.

파지직-!

잡담을 나누고 있는 사이, 드디어 각성이 끝났다.

“후우-.”

“좀 어떠냐.”

“예전보다 훨씬 강해진 느낌입니다. 게다가 새로운 힘이…….”

드레젠은 피식 웃으며 그의 마나를 느껴 봤다.

확실히 강했고, 번개의 힘이 느껴졌다.

속성을 각성한다는 것은, 분기점에 이르렀다는 얘기였다.

“발판은 마련해 줬으니, 이제 다시 성장하는 건 네 몫이다.”

“명심하겠습니다.”

“대신 번개 속성 말고는 그다지 효과를 보지 못할 거야.”

샤페론은 진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쩔 수 없는 사안이었다.

잃어버렸던 마나까지 얻었다.

더 바라는 것은 사치였다.

“괜찮습니다. 속성 하나도 못 다루는 기사들은 수두룩하니까요. 번개 하나만으로도 끝에 올라 보겠습니다.”

“그 정도 각오라면 괜찮네.”

오늘부터 샤페론은 다시 크리스와 함께 훈련하고, 검을 잡을 것이다.

드레젠은 해가 지고, 어둠이 드리우고 있는 하늘을 바라봤다.

“이제 곧 손님이 오실 테니까, 맞이할 준비 해야겠네.”

“손님……이라면?”

“다크몬드에서 움직였더군. 저기, 위쪽에 있는 후작가 도련님이 시비를 건 모양이야.”

샤페론의 이마가 꿈틀거렸다.

본래 후작가는 중앙 정치와 연관이 깊고, 변방에 있는 백작들에겐 관심이 없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생각해 보니, 답이 잘 나오지 않았다.

“왜 갑자기 변방에 있는 하시스 성을 건드는 겁니까?”

“저번에 그쪽 후작가 장남이 내 와이번을 탐냈거든.”

“하…… 정말 어처구니가 없군요.”

“내 생각도 그래. 그럼, 오랜만에 몸이나 좀 풀어 볼까?”

샤페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어서 다시 찾은 힘을 시험해 보고 싶었다.

온몸에 흐르는 찌릿찌릿한 감각.

어서 날뛰고 싶어 하는 마나들.

무인이라면 응당 당연한 반응이었다.

“영광입니다.”

두 사람은 몸을 풀기 위해 연무장으로 향했다.

새로운 전력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2

야심한 시각.

드레젠은 성주의 방에서 시청자들과 잡담을 나누는 중이었다.

어떻게 하면 다크몬드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까에 대한 내용이었다.

-다 먹어 버려야죠

-거기도 하시스 성처럼 꿀꺽 가즈아!

-다크몬드 점령하면 좀 편해질 것 같은뎈ㅋㅋㅋ

-다 죽여요!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다.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역시 수장을 치고, 수장이 되는 것.

시청자들도 그렇게 생각했고, 드레젠도 같은 방향으로 의견이 기울어졌다.

왜냐고?

“암살단을 먹는다는 것은, 곧 거대한 정보망을 갖추는 것과 같습니다. 암살단이 한 가지의 조직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렇지

-보통 다양한 사업을 하면서 연계하는 거지

-똑똑하누

-다들 사회생활 좀 해 보신 듯ㅋㅋㅋㅋ

-ㄴㄴ 영화를 많이 본 거임

대부분 잘 알고 있었다.

조직이라는 것, 그것도 대륙 전체를 호령하는 존재일수록, 하청 조직들이 많이 있는 법.

이것은 당장 현대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 기업이 전 세계를 상대로 모든 일을 다 해낼 수는 없으니까.

“그러면 좋긴 하겠네요. 대응도 빨라지겠고.”

장악을 성공적으로 할 수만 있다면.

닥쳐오는 위협을 미리 알고, 대비할 수 있겠지.

그렇게 된다면 평화로운 일상에 더더욱 가까워질 수 있었다.

드레젠은 고개를 끄덕였다.

“평화로운 일상을 위해 꼭 해야만 하는 일이군요.”

-평화(정복)

-평화(물리)

-평홬ㅋㅋㅋㅋ

-ㅋㅋㅋㅋㅋ개 웃기넼ㅋㅋㅋ

그래서, 다음 일정이 정해졌다.

파직-.

저 멀리서 스파크 소리가 들렸다.

아무래도 손님이 온 모양이었다.

“슬슬 손님맞이를 해야겠군요.”

번개의 기사가 얼마나 능력을 발휘하는지 확인해 볼 시간이었다.

콰지직-!

기물들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전투가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었다.

“거기 서라-!”

섬광이 지나갔다.

창문이 요란하게 깨졌고, 시커먼 인영과 번쩍이는 섬광이 동시에 지나가는 것.

드레젠은 여유롭게 전투 상황을 지켜봤다.

“그런 알량한 실력으로 이곳을 침범하다니!”

“젠장.”

이럴 줄은 몰랐겠지.

드레젠은 피식 웃었다.

녀석은 필시, 자신을 죽이러 왔을 것이다.

하지만 조사했을 땐 없었던 전력이 있었을 테지.

‘실패다.’

반월급 암살자, 제이슨은 황급히 몸을 빼려고 했다.

설마 반월인 자신의 암습을 알아채는 자가 있을 줄이야.

정보가 잘못되었다.

그것도 아주 많이.

‘뭔가 착오가 있…….’

“어딜 도망가려고.”

퍼억-!

그 암살자도 최후는 똑같았다.

어마어마한 충격과 함께 정신이 아득해졌다.

바로 뒤에 대기하고 있던 드레젠이 순식간에 제압해 버렸다.

‘X 됐…….’

암살자의 생각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드레젠은 몸에 푸른 전격을 두르고 있는 샤페론을 보며 씩 웃었다.

화려하게 부활한 것을 축하하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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