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환한 절대자의 뉴비생활-49화 (50/279)

제 49화

49화 - 주먹 하나로 성주 되기

#1

병사들은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곳은 헤시라둔이 죽은 곳이 아니었다.

드레젠이라는 이름을 아는 이도 없었으며, 그가 영광의 전당에서 하시스 성의 강자들의 꺾은 사실도 없었다.

완벽한 패러렐 월드.

그것이 세이브 더 브락시아의 장점이었다.

“하, 한꺼번에 덤벼!”

“성주 자리 뺏길 거야?!”

드레젠은 쩝, 하고 입맛을 다셨다.

군노이스 자작령의 병사들은 순수하고 정직했지만, 그래도 계약이라는 것을 걸고넘어져야 했는데.

군노이스 자작이 이 사태를 가만히 지켜볼까?

‘그건 이 여자가 해결할 문제지.’

거기까지 관여할 생각은 없었다.

다영이라는 여자, 확실히 엔딩을 향해 가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어차피 다른 세션, 지금은 확실하게 즐기기로 마음먹었으니까.

드레젠은 우악스럽게 달려드는 병사들을 향해 살기를 드러냈다.

“내가 살려는 드릴게!”

콰앙-!

경갑옷을 입은 사내들.

당연히 맨손으로 때리면 손이 깨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몽크들의 단련법은 육체를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다.

-빠르고, 간결하게! 격투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눈이오!

-어차피 상대는 마법을 날리지 않는 이상 그대 주변 공간밖에 활용할 수 없소.

공격에도 순서가 있는 법.

그 타이밍을 알고 맞춰 움직인다면 불의의 일격을 맞을 필요가 없었다.

물론 현실에서는 안 되는 법이지만, 어디 드레젠이 평범한 사람이던가.

마나의 도움을 받는 그의 관찰력은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도 놓치지 않았다.

“하나! 둘! 이렇게, 박자에 맞춰서 때리면 됩니다.”

-??

-진짜 저세상 공략 방송이넼ㅋㅋㅋㅋ

-그게 호신술이에요? 살인술 아니고?

-호신술 : 호랑이 신체 술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숙이고 때리고, 피하고 때리고, 막고 때리고!

그가 한 번 손발을 휘두를 때마다 병사가 하나씩 날아갔다.

뒤에 있던 병사들은 날아오는 동료들을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뒤에서 가만히 보고 있던 기사, 페트라가 미간을 꿈틀거렸다.

“보통 놈은 아니었군.”

“어, 어떻게 합니까? 이대로 두다간 다 맞아서 기절하겠습니다.”

“전부 달라붙어. 힘 빠지면 우리가 요리하면 되지.”

페트라는 팔짱을 끼고 전투를 지켜봤다.

늑대처럼 몰아치는 그의 엄청난 격투 실력.

어디선가 본 듯한 격투 방식이었다.

일격에 적의 급소를 노리면서도, 빠르게 움직이고 연계를 이어 가는 방식.

“몽크들의 격투술이군. 그것도 아주 상급자야.”

“너무 성급한 거 아니었을까?”

그의 동료 기사가 다가왔다.

페트라는 혀를 찼다.

몽크들은 어지간한 귀족들도 상대하기 힘들어하는 집단이었다.

그만큼 그들의 세력과 무술은 까다로웠고, 수준이 높았다.

“그래도 저 정도는 아닌데…….”

아무리 봐도 저자는 싸울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것도 실전을 혹독하게 치른 베테랑이었다.

사태는 점점 심각하게 흘러갔다.

“……이러다가 자작님 귀에 들어가기라도 하면 큰일 나는 거 아니야?”

“…….”

페트라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2

다영은 멍하니 드레젠의 싸움을 지켜봤다.

환상적인 움직임이었다.

이건 단순히 스킬을 얻는다고 해서 되는 움직임이 아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그녀가 보더라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와, 진짜 잘 싸우네요. 그쵸.”

“네. 말 잘 들어야겠어요.”

-말 잘 들어야짘ㅋㅋㅋ

-와 진짜 예술이네

-졸지에 성 하나 받게 생겼눜ㅋㅋㅋ

-버스 제대로 탔다 ㅇㅈ?

“조금 부끄럽지만 인정합니다. 근데 전 성주 할 생각 없어요.”

그녀가 헤헤, 하며 웃었다.

시청자들은 갈고리들을 띄웠다.

드레젠이 힘들게 따 준 성을 그냥 버린다니?

몇몇 시청자들이 반발심을 드러냈다.

-먹튀한다고?

-근데 운영할 능력 안 되면 안 하는 게 낫지

-그래도 성의를 무시하는 건 좀…… ;;

채팅 창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다영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잃지 않았다.

그녀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성주가 되면 저쪽에서도 분명 협상을 할 거란 말이죠? 저는 약하니까 지킬 힘이 아직 없잖아요. 그걸 이용해서 자본금을 만들어서 강해질 겁니다.”

물론 허락은 맡아야겠지만.

사실 그녀의 생각은 드레젠의 생각과도 비슷했다.

성주는 결코 가벼운 자리가 아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괴롭히려고 온갖 음모를 꾸밀 것이다.

-음 그것도 맞음;

-쪼렙이 갑자기 성주가 되면 털리지

-그래도 허락받으세염

“당연히 허락받아야죠. 양해 구하고, 어…… 그런데 만약 그냥 성주 하라고 하면 어떡하죠?”

-ㅋㅋㅋㅋㅋ해야지 뭨ㅋㅋㅋㅋ

-당연히 해야짘ㅋㅋㅋㅋ

-엌ㅋㅋㅋㅋ매운맛 가즈아아

-초보 성주!

거기까진 생각하지 못했다.

나름 머리를 써서 공략을 생각했지만, 그 공략의 핵심은 드레젠의 허락이라니.

다영은 머리를 긁적였다.

조금 고민하다 그녀가 내놓은 답은 어처구니가 없는 것이었다.

“하하, 그럼 뭐 그냥 해 보죠!”

“저는 조용히 버스 받고 콩고물 받고 가겠습니다.”

옆에 있었던 남성 플레이어는 다소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몇몇은 자본주의의 노예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그게 좋은 것 같아요. 챙겨 드릴게요. 많이…….”

“하하하.”

남성 플레이어는 다시 드레젠 쪽으로 눈을 돌렸다.

이미 무아지경으로 적들을 때려눕히고 있는 드레젠의 움직임.

시청자들은 그런 드레젠을 보며 역시 감탄만 늘어놨다.

-진짜 잘 싸우넼ㅋㅋㅋㅋ

-ㄹㅇ 투신

-대단하구만ㅋㅋㅋㅋ

-현실에서도 저렇게 싸울 수 있을까?

-과몰입 ㄴㄴ해!

현실에서도 저렇게 싸울 수 있으면, 대체 어떤 사람일까?

다영은 잠시 그런 생각을 했다.

벌써 병사들을 거의 다 쓰러뜨렸다.

그의 한 방을 버텨 내는 자가 없었다.

“이제 우리가 나서겠다. 비켜라.”

“후우…… 거참, 빨리도 나오시네.”

드레젠이 격양된 미소를 지었다.

흥분감을 감추지 않고 이빨을 드러냈다.

평소엔 잔잔한 표정을 짓고 있던 드레젠이었지만, 전투에 있어선 미친 사냥개처럼 야수성을 드러냈다.

거침없이 싸우는 그의 모습에 반하는 자들도 적지 않았다.

“저 모습이 진짜 멋있지 않아요? 진짜 웹툰에서나 보던 장면 같아요.”

-진짜 성덕이네

-ㅋㅋㅋㅋㅋ 꿀잼

-나중에 우결도 가즈아아아!

-선 좀 넘지 말즈아아아아!

“에이, 어찌 저 같은 사람이 우결을 하겠습니까. 저는 그냥 뒤에서 조용히 덕질이나 할래요. 흐흐흐.”

다영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마치 아이돌을 흠모하는 소녀 팬 같았다.

시청자들은 그녀의 모습을 보며 각종 이야기들을 쏟아 냈다.

어찌 되었든, 그녀가 부러운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하면 되는 거지?”

“하, 아직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니. 어지간히 자신감이 넘치는군.”

기사들의 숫자는 총 열 명.

모두 플레이트 갑옷을 입고 있었다.

저들만 모두 쓰러뜨린다면, 성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저들이 순순히 당해 주진 않을 겁니다.”

-ㅋㅋㅋㅋㅋ그러게

-무슨 꼼수를 쓸까?

-이 고생을 했는데 안 주면;;

-그래도 스킬 레벨 꽤 올랐을 거 같은데

-킹신술 지렸고ㅋㅋㅋㅋ

드레젠은 본격적으로 마나를 끌어 올렸다.

레벨은 오르지 않았지만 스킬 레벨은 확실히 올랐다.

“흠…… 지금 마나 적응력이 얼마나 되지?”

[마나 적응력 : 33]

마나 적응력 33.

엄청난 스킬 레벨이었다.

마나 적응력이 오르면 오를수록, 마나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남은 숙련 포인트는?”

[숙련 포인트 : 82]

-워매;;

-엄청 많넼ㅋㅋㅋ

-도랏ㅋㅋㅋ 난 이제 20개 겨우 모았는뎈ㅋㅋ

사용한 것까지 합하면 의 150개가량 모은 것이었다.

드레젠은 마나 적응력을 깔끔하게 40까지 맞췄다.

스탠스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마나가 조금씩 줄어드는 것이 느껴졌다.

“40이면 조금 낫네요.”

전성기 시절로 돌아가려면 아직 멀었지만, 그래도 많이 왔다.

그가 특별한 호흡을 시작했다.

몽크들은 특수한 호흡법으로 신체 곳곳으로 마나를 둘렀다.

더 격렬한 움직임을 오래 구사할 수 있도록, 생존력을 극대화했다.

“그럼 후딱 두들겨 주죠.”

기사들의 표정은 가히 좋지 않았다.

그들의 몸에는 마나가 넘쳐 났다.

드레젠은 팬 서비스를 위해서 새로운 스킬을 보여 줄 생각이었다.

이 정도 임팩트는 있어야지.

“자, 지금부터는 피스트 마스터들의 스킬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파직-.

마나가 전류처럼 튀었다.

그의 두 주먹에 푸른색 오러가 생성되었다.

마치 드래곤볼에 나오는 그 사이어인과 비슷한 모습이로 변해 갔다.

“뭐야!”

“오러…… 피스트 마스터!”

“피스트 마스터?!”

기사들이 혼비백산한 것은 거의 동시였다.

몽크들 중에서도 엄청난 실력을 지닌 자들.

또 그들 중에서 선택받은 소수만이 도달할 수 있다는 피스트 마스터의 자격.

그들이 익힌 특별한 기술은, 사람을 번개와 같은 상태로 만들어 준다는 전설이 있었다.

“너희, 진짜 약속 지켜라. 안 그러면 다시는 검 못 들게 다져 줄 테니까.”

파직-.

두 손을 쥐었다 폈다 하며 몸을 한번 움직여 보는 드레젠.

‘길어야 1분인가?’

한순간 초인의 구간에 발을 걸치게 되었지만, 마나가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한 번.

딱 한 수에 끝내야 했다.

기사들이 우물쭈물한 틈을 노려야 했다.

그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아니 저건 또 뭐예요?”

“와…… 무슨 초사이어인이네.”

“피스트 마스터라니! 저런 자는 보지도 못했다고!”

병사들이 몸을 일으키며 씹어뱉듯 말했다.

자신이 왜 땅바닥을 나뒹굴고 있는지도 이해한 표정이었다.

“……간다?”

“젠장!”

콰직-.

땅이 뒤집혔다.

말 그대로, 그는 한 줄기 번개가 되었다.

피스트 마스터가 가진 의의는 단순히 주먹만 잘 쓰는 것이 아니었다.

신체 강화의 끝판왕.

온갖 무기술이 난무하는 브락시아에서도 인정받을 정도로 강력한 존재였다.

“끄아악-!”

한 줄기 빛이 기사들 사이를 누볐다.

뭐가 어떻게 된 건지도 인지하지 못했다.

열 명의 기사들이 하늘을 날았다.

몸에 두르고 있는 갑옷들이 터져 나갔다.

“후우-.”

갑옷들의 잔해, 코에서 흘러내리는 황금빛 줄기.

거구가 떨어져 내리는 소리가 울렸다.

드레젠이 있던 자리는 마나의 잔재만 남아 전류를 뿜어냈다.

다영은 두 손을 모으고 입을 벌렸다.

-미쳤;;

-ㄹㅇ 도랏;;;

-미쳤네 이게 호신술이라고?

-ㅋㅋㅋㅋㅋ호신술 클라슼ㅋㅋㅋ

-킹신술!

단 일수였지만 임팩트는 강렬했다.

병사들이 쓰러진 시간보다 기사들이 쓰러진 시간이 훨씬 짧았다.

또 한 페이지.

드레젠의 화려한 이력에 추가될 장면이었다.

[‘크리드’ 님 5,000,000코인 후원!]

[잘 봤습니다. 나중에 저희 선수들 좀 가르쳐 주세요.]

[‘뉴비환영해!’ 님 500,000코인 후원!]

[지렸네;;]

[‘나는엘프다’ 님 1,000,000코인 후원!]

[멋졌어요!]

그 밖에도 어마어마한 후원들이 쏟아졌다.

모든 장면이 레전드!

드레젠의 주가가 점점 높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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