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환한 절대자의 뉴비생활-47화 (48/279)

제 47화

47화 - 이벤트 추첨!

#1

카페에 앉아 있는 두 사람.

신기하게도, 뛰어난 외모를 가지고 있는 두 사람에게 눈길을 주는 이는 한 명도 없었다.

하이디엔이 인식을 차단하는 마법을 걸었기 때문이었다.

강일은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자신의 휴대폰을 쳐다보는 중이었다.

“어때요? 인기인이 된 기분이?”

“이딴 건 필요 없다니까. 내 과거 알면서 자꾸 물을래?”

“아.”

하이디엔은 멋쩍은 웃음을 던졌다.

그가 겪은 일을 어찌 모를 수 있을까.

인기는 허영에 불과했다.

적어도 눈앞에 있는 용사는 그렇게 생각하겠지.

그녀는 따듯한 커피를 마시며 화제를 바꾸었다.

“그, 그럼 어떤 콘텐츠로 할 거예요?”

“퀘스트 하나 깨 주는 거면 되지 않을까?”

“그 정도로는 어그로를 확실하게 끌지 못할 거예요. 차라리 교육 방송으로 진행하는 건 어때요?”

교육 방송이라.

하긴, 여태까지는 난도가 좀 높았지.

눈높이 교육을 할 필요성을 느꼈다.

강일은 하이디엔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좋아. 좋은 의견이니까 수용해야겠다. 그나저나…… 사람이 너무 많아서 한 명만 뽑기엔 좀 그런데? 사람을 더 뽑아야겠다.”

“다섯 명 정도면 충분하겠죠?”

“아니, 다섯은 너무 많아. 둘씩 나눠서 스킬 하나씩 배우게 해 주자.”

하이디엔이 밝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용사가 전수해 주는 스킬이라니!

어디 가서 억만금을 줘도 못 얻을 기회였다.

하이디엔은 강일의 성격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한 미소가 절로 나왔다.

전성기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모습이었지만, 얼굴은 더욱 밝아 보였으니까.

지금이 훨씬 대하기가 편하기도 했고.

“그래서 프로 쪽 일은 어떻게 됐어?”

“계약은 모두 끝났고, 선수들을 영입하고 있어요. 이제 본격적으로 랭크 시스템을 도입할 생각이거든요.”

“기대가 되네.”

“그나저나 랭크 게임 하실 건가요?”

강일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그런 귀찮은 걸 뭣 하러?

순위 싸움은 이제 귀찮았다.

하지만 하이디엔은 강일의 운명을 알고 있다는 듯, 조용히 웃을 뿐이었다.

“나중에 여흥 삼아 할 수도 있겠지.”

“용사님의 피지컬이라면, 제아무리 프로들이라고 해도 상대가 안 되겠죠.”

강일의 육체는 평범한 인간의 그것도 아니었고, 반사 신경, 순간 반응 속도 역시 인간의 그것과는 아주 달랐다.

그가 프로 판에 끼어들면 생태계를 파괴하는 존재가 될 것이다.

프로 리그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선수들 간의 스토리 역시 중요하다.

“나는 돈 많이 벌어서 돈 많은 백수가 될 거야.”

“존중할게요. 여기, 다음 업데이트 목록입니다.”

하이디엔은 서류를 내밀었다.

강일은 내용을 살펴보곤 고개를 끄덕였다.

완벽한 세계를 구현해 놨기 때문에 버그는 없다시피 했다.

추가할 것은 현실과 가상 현실의 괴리감을 없애는 것.

그리고 랭크 게임이었다.

“그리고 레이드랑…… 탑? 모바일 게임에서 죄다 가져왔네?”

“가상 현실에서 오르는 탑은 그 기분이 다르죠!”

성공할 수밖에 없는 콘텐츠긴 했다.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탑.

홀로 극한의 상황에 맞서는 도전 정신을 이끄는 콘텐츠!

“실패할 리가 없지.”

“화면 너머로 보는 것과 직접 몸으로 뛰는 것은 다르니까요. 업적이랑 칭호, 특별한 보상들도 만들 생각이에요.”

“그것도 마법으로 만들 수 있어?”

하이디엔은 자신만만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엘프의 마법은 대단하다고 느꼈지만, 이런 곳에서 확실히 실력이 드러났다.

어쨌든 게임이었다.

수많은 시뮬레이션 중 하나일 뿐, 성공한 시나리오대로 이끌어 가는 것은 결국 하이디엔의 몫이었다.

“뭐, 마음대로 해. 나는 과하게 엮지 말고.”

“네. 알겠어요. 그럼 저는 미팅이 있어서 이만…….”

강일 역시 자리에서 일어섰다.

오늘도 열심히 돈을 벌어서 새로운 삶에 보탬이 되어야 하니까.

하루하루 방송하는 것이 즐거웠다.

오늘은 또 무슨 내용을 가지고 방송을 할까.

“일단 추첨 방송은 해야겠고…… 바로 합방할까?”

아니면 수도를 보여 주는 콘텐츠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일단 수도에 가서 와이렉스를 정식 탈것으로 등록하고, 그녀를 찾으면 되겠지.

머릿속으로 계획을 정리한 강일은 미소를 그렸다.

#2

-드하!

-드하!

-으아아 오늘 시청자 왜 이랰ㅋㅋㅋ

-아니 벌써 5만 명 실화야?!

방송을 켜자마자 대격변 수준으로 시청자가 몰렸다.

방송을 켜고 빌드 업을 위해 노래를 잠깐 틀어 놓은 것만으로 5만 명이라는 시청자가 몰렸다.

어마어마한 방송이었다.

단숨에 아마존 TV에서 1위를 하는 기염을 토해 냈다.

-하악!

-오늘 이벤트 발표 하나염!

-ㅋㅋㅋㅋ550만 명 실화?

-무슨 대기업 경쟁률보다 빡시누

-지렸닼ㅋㅋㅋㅋ

이윽고 드레젠이 등장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오우야 왜 이렇게 많이들 오셨어요?”

진심으로 놀랐다.

정말 엄청난 숫자의 시청자들이 몰려왔다.

미친 듯이 올라가는 채팅을 빠르게 읽은 그가 웃었다.

“이거, 빨리 추첨 안 하면 방송국 폭파시키겠네요. 마침 작업을 하고 와서 조금 늦었습니다.”

-절.대.추.첨.해!

-추첨해!

-ㅊㅊㅎ!

-ㅊㅊㅎ!

추첨하라는 초성이 미친 듯이 올라갔다.

드레젠은 여유롭게 캡슐에 누워 터치스크린을 작동시켰다.

오면서 하이디엔이 한 가지 선물을 주었기 때문.

‘캡슐로 인터넷을 할 수 있다니.’

모든 서비스의 1순위는 강일의 캡슐이었다.

하이디엔과의 계약은 절대적이었다.

무작위 추첨 프로그램이 실행되었고, 드레젠이 룰을 설명했다.

“당첨자는 곧바로 반응해 주셔야 합니다. 쪽지 보내 주세요. 신청자가 많은 관계로 5분 이내 답변하지 않을 경우, 다음 추첨으로 넘어갈게요. 총 네 분을 뽑을 겁니다.”

-칼같이 잘라야 댐!

-550만 명이니까 ㅇㅈ

-진짴ㅋㅋㅋ 외국인도 있던데;;

-엄청나다

-ㄹㅇ 월클!

영어는 문제 될 것 없었다.

캡슐엔 자동 번역 기능도 탑재되어 있었으니까.

완벽한 신세대 물건이었다.

“자, 그럼 추첨 시작하겠습니다. 제가 가서 상황을 도와주는 것도 도와주는 거지만, 스킬 하나씩을 전수해 줄 겁니다.”

-오오오오오

-와 대박

-ㅋㅋㅋㅋㅋ진짜 쩐다

-희귀 스킬 가즈아아!

무슨 스킬을 얻을진 해당 플레이어에게 달렸다.

이 과정은 물밑 작업이기도 했다.

당첨된 이들 중 혹여 재능 있는 이가 있다면, 키워 볼 만하지 않을까?

드레젠은 이런저런 계획을 살고 있었다.

‘좋은 사람이 걸렸으면 좋겠네.’

혹여 말을 듣지 않거나 트롤링을 한다면 바로 세션을 빠져나간다고 말해 준 뒤, 추첨을 시작했다.

순식간에 네 명의 당첨자가 생겨났고, 즉각 반응이 왔다.

방송용 계정에 네 건의 쪽지가 왔다.

그중 한 명은 무려 BJ였다.

-아 안 됐어ㅜㅜㅜ

-까비

-오 스트리머도 있네!

“일단 두 분은 오늘은 안 되고, 나머지 두 분은 가능하시네요. 그렇다면 바로 진행해 보죠.”

[‘다영짱’ 님 10,000코인 후원!]

[우리 다영 님 구제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ㅜㅜ]

영상 클립이 하나 날아왔다.

BJ 다영이라고 하는 인물이었는데, 캠 방송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허리를 앞으로 숙이고, 목을 쭈욱 뺀 채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추첨하겠습니다.”

영상에서는 드레젠의 목소리가 나왔다.

추첨 결과가 떴을 때, 그녀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소리를 질렀다.

“꺄아아아악-! 됐다아아아아아-! 됐어어어어어-!”

“……신나셨네.”

-엌ㅋㅋㅋ성덕ㅋㅋㅋㅋ

-ㄹㅇ 저게 반응이짘ㅋㅋㅋㅋ

-나라도 소리 질렀을 듯ㅋㅋㅋㅋ

-목소리 핵 좋은데?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인데.’

청량하고 아름다운 목소리.

그리고 어딘가에서 본 듯한 외모.

이윽고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편의점 아가씨로군.’

옥구슬이 굴러가는 소리로 그의 관심을 잠깐 끌었던 인물이었다.

자신만만하게 한다고 했는데, 방송을 하고 있는 BJ였을 줄이야.

역시 대한민국은 좁다고 느꼈다.

“자, 아이디를 알려 주시면 제가 합류하겠습니다.”

사생활을 위해 시청자의 아이디는 가리기로 했다.

잠시 모자이크 처리를 한 다음, 다영의 세션으로 모였다.

#3

두근두근!

다영은 세이브 더 브락시아에 접속해서 드레젠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이미 다른 한 명도 접속해 있는 상황.

“와, 기대된다. 그쵸.”

“네. 엄청 기대돼요.”

이름 모를 시청자의 캐릭터는 미남 캐릭터였다.

세이브 더 브락시아의 커스터마이징 덕분이었다.

기본 캐릭터도 이쁘장하고 잘생긴 외모를 둔 덕이었다.

공간이 찢어지고, 드레젠이 등장했다.

다영과 시청자는 리액션도 매우 잘했다.

“와아-!”

“반갑습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다영입니다!”

드레젠은 목소리를 변조했지만 다영은 자신의 목소리를 그대로 가져왔다.

그녀의 목소리에, 드레젠 시청자들도 반응했다.

-오오 목소리 조아!

-커마에 저런 목소리는 없었는데?

-아까 클립 봤자늠ㅋㅋㅋ

-진짜 여비제이임ㅋㅋㅋ

“자, 그럼 두 분은 어느 스킬을 배우고 싶어요?”

“저는 역시 검술 중 하나죠.”

“음…… 저는 방패술요!”

시청자는 제법 평범한 선택을 했고, 다영은 방패술을 배우고 싶어 했다.

방패는 다루기 어려운 무기 중 하나였다.

잠시 생각하던 드레젠이 적절한 대안을 내주었다.

“그냥 방패는 너무 제약이 많습니다. 대신 버클러를 쓰는 건 어떨까요?”

“버클러요?”

“팔목에 걸고 쓸 수 있는 작은 방패죠. 잘 쓰면 화살도 막을 수 있고, 예상치 못한 공격을 할 수 있습니다.”

“오오, 그것도 좋아 보여요! 저는 겁이 많으니까…… 방패를 좀 잘 쓰고 싶거든요.”

드레젠은 주변을 둘러봤다.

그의 초인 같은 기억력이 발휘되었다.

이곳은 브레이시스 제국, 베스티안 백작가 바로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는 길목이었다.

이대로 쭉 가다 보면 군노이스 자작령이었다.

“마침 군노이스 자작령 가까이 있군요. 그곳에서 두 사람에게 좋은 선물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와아.”

“어, 얼마나 걸리나요?”

“오늘 안에 끝납니다.”

군노이스 자작령.

과거 전쟁 영웅 중 한 명을 배출한 기사 가문이었다.

평민에서 귀족이 된, 몇 안 되는 가문이기도 했다.

오히려 그렇기에 귀족들이 무시할 수 없었다.

오로지 실력으로 자작이라는 작위를 따냈으니까.

“기술을 배우는 덴 조금 고생할지도 모르지만, 얻고 나면 게임 플레이에 정말 소중한 밑천이 될 겁니다.”

“지금까지 헤맨 보람이 있네요!”

“저, 저는 사라미스 검술이나 페베스 검술을 얻고 싶은데…….”

드레젠은 피식 웃었다.

어딜 가나 이런 이들이 있긴 했다.

하지만 뭐든지 순서라는 것이 있는 법.

그는 길을 걸으며 짧게 말했다.

“6렙도 안 됐는데 벌써 궁을 쓰려고 하면 반칙이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ㅋ

-비유 보솤ㅋㅋㅋㅋㅋ

그의 일침에 아무 말 없이 따라오는 시청자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