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가슬렌더-109화 (109/120)

제 목: 114회 - http://hoyanet.new21.net/zero/view.php?id=gigaselender&no=114

[기가 슬렌더] -68- 세느카 아이리스(그들의 운명!) -세느카 아이리스(그들의 운명!

)-

세느카는 이제 모든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가 생각해오던 문제. 세 종족이 어째서 그토록 이유 없이 싸워야 했는가. 서로 공존하며 살수는 없는 것인가. 그 문제에 대한 답은 모두 풀리고 말았다.

카에살레아. 그가 말한 모든 것은 그곳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큰 충격을 던져 주었고 뒤를 돌아볼 기회를 갖도록 만들어 주었다.

그때였다. 잘난척 잘하기로 유명하다면 이미 이 소설에서 가장 유명한 르부뤽이 입을 열었다.

"역시. 그랬어. 그 잘난 바쿠듀므 란케도. 인간에 불과했던 것이야. 그럼 그렇지. 이 지존 르부뤽님보다 뛰어난 생물체가 존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이제야 그간 내가 해왔던 영원한 고민이 풀리는군. 우하핫. 역시 난 지존이야!!"

-

"미친눔. 조용히 해. 네 놈의 입은 도대체 언제쯤 다물어질래? 이 쉴새 없이 나불거리기만 하는 놈아."

"야! 마타 륭! 계속 그런 식으로 나오면 나중에 국물도 없을 줄 알아!!!"

-

"나중에? 국물? 무슨 거러지 뱃속에서 밥달라고 농성하는 소리냐?"

"나중에 바쿠듀므 란케를 무찌르고 나서 내가 대왕자리에 올랐을 때 아는 척 하지 말란 뜻이다."

-

"뭐엇????"

마타 륭은 르부뤽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르부뤽이 우쭐해 하며 말했다.

"자식. 좋아. 옛 우정을 생각해서 바쿤 신전의 문지기 자리 하나 알아 봐줄게."

-

"아. 아니. 그게 아니고. 너 지금 바쿠듀므 란케를 무찌른다고 했냐? 너 정말 우리들의 신하고 싸울거냐?"

"그래. 내가 아무리 나 잘난 맛에 사는 놈이지만 나보다 잘난 녀석이 살아 있는 것은 눈꼴사나워서 못 보겠다. 녀석은 내 손에 죽어야해."

-

"켁. 그럼 그렇지. 결국. 가장 잘나신 분이 되겠다?"

"그래. 그게 가장 중요한 이유고. 부수적인 이유를 굳이 들자면.

지들 재밌으라고 내 부하들을 사지로 내몬 그 자식에게 너무나 화가 나서 그렇다!"

르부뤽의 말에 마타 륭과 쟈칼, 그리고 2대현자가 모두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니. 르부뤽이 저런 말을 하다니. 아무리 지금 분위기가 심각하고 유머러스한 발언이 안 어울릴 분위기긴 하지만. 르부뤽 같이 생각 없는 녀석이 부하들을 생각할 줄이야.

모두들 르부뤽을 다시 보게 되었다.

"내 부하들은 내가 지킨다. 우하하. 얘들아. 자아.

하나,둘,셋!! 지존! 지존!! 지존!!!"

-

"지존!! 지존!! 지존!! 켄 르부뤽 만세!!!"

"우하하핫. 내가 저것들을 어케 버려. 우하하핫."

-

"......"

모두들 순간 표정이 일그러지고야 말았다. 역시. 녀석은 별 수 없는 녀석이었다. 그런 녀석에게 순간이나마 기대를 한 자신들이 바보지. 마타 륭은 쟈칼을 바라보더니 의미 심장한 표정을 짓고는 말했다.

"난. 아무래도 네 의견을 들어봐야 할 것 같아. 르부뤽 녀석의 말은 너무 진지함이 떨어지거든."

-

"녀석이 말은 촐랑대면서 해도 그 말엔 <가시>가 있었다."

"헉. <뼈>겠지. 너도 그새 르부뤽 닮아가냐?"

-

"미. 미안하다. 어쨌든. 나도 지금껏 속아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니까. 우리가 이런 사실을 알고도 모른척 하고 그를 계속 숭배한다면 그건 우리 자신에게 큰 죄를 짓는게 아닐까? 그건 곧 나 스스로를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을 테니까."

"후훗. 역시. 쟈칼이군. 그럼. 2대 현자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슈?

라크마니안,마케루시안."

-

"우린 돕고 싶어도 도울 수 없네. 마타 륭."

마타 륭의 질문에 라크마니안이 대답했다. 쟈칼과 마타 륭이 의아하다는 제스쳐를 취하자 옆에 있던 마케루시안이 대신 대답했다.

"우린 이제 아무런 힘이 없어요. 쟈칼. 우린 바쿠듀므 란케.

흠. 카발리에레라고 했나요? 그 자를 믿으므로써 신의 권능을 얻었죠. 우리의 힘은 곧 그 자의 힘이었어요. 하지만 더 이상 그를 믿지 않는 지금 우리의 권능은 한낱 쓰레기에 불과하죠."

-

"뭐야? 정말. 그. 그런거요? 라크마니안?"

"그렇다네. 우린 저 카에살레아라는 기가스의 말을 듣는 순간 힘이 사라져버렸다네. 우린 돕고 싶지만 도울 수 없네."

-

"그래요. 이제 조력단이란 단체는 무력하게 변했을거에요.

그들의 신앙심도 모두 사라졌을테니. 다만. 드라시안이 걱정이네요. 그는 이런 이야기를 전혀 듣지 못했으니."

마케루시안이 드라시안을 걱정하는 말을 하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제 대신관이 되어버려 카발리에레와는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버렸다. 자신들이 그런 드라시안을 설득하려 한다고 해도 그건 불가능 할 것이다.

"그럼. 드라시안과 어쩔 수 없이 싸워야겠군."

-

"하지만. 그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으니. 참."

"여하간 결정된거야. 그럼. 어차피 우리 정도 실력이 되야 카발리에레라는 녀석과 싸울 수 있을거 아냐. 나 쟈칼, 마타 륭, 르부뤽, 락켄신 이렇게 가도록 하지."

-

"저도 데려가 줘요."

쟈칼이 고개를 돌려보니 그곳에는 로레타가 서 있었다.

그녀를 본 마타 륭이 손을 내저으며 그녀를 말렸다.

"아니다. 넌 허락할 수 없다. 이곳에서 남은 병력들을 지휘하거라. 그곳은 위험해."

-

"저도 따라가고 싶어요. 뭔가 도움이 되고 싶다구요."

"하지만."

-

"이봐. 마타 륭. 너무 자식 감싸고도는 것도 안 좋은거야.

나를 봐. 부모가 대충 키워 막자랐지만 이처럼 대성했잖아?

지금은 지존이 되었고."

"이런. 미친 르부뤽!!!"

-

"르부뤽의 말에도 일리는 있어. 그녀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녀의 의견을 존중해 줘. 그녀도 성인이야."

"켁. 쟈칼마저. 좋아. 로레타. 허락하지만. 절대 위험에 빠지는것은 용납할 수 없다. 위험하면. 도망치거라. 약속할 수 있겠냐?"

-

"아. 아버지. 네. 약속할게요."

"후훗. 감격적이로군. 그럼. 우린 결정 된 건가? 다섯명이라.

해볼만 하군."

쟈칼은 그렇게 말하면서 카에살레아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카에살레아가 미소로 대답했다.

세이렌 진영의 휘페리언은 고개를 연신 갸웃거리고 있는 락토니즈에게 말했다.

"난 이제 모든 것을 이해했다. 저번에 카에살레아가 말했던 그 의미도 모두 깨달았고. 후훗. 기분이 상쾌한데? 파리나타 녀석과 세이타르 녀석은 진실을 쫓아갔던거야. 우릴 배신한게 아니라."

-

"휘페리언. 아직 난 확신할 수가 없다. 저 자의 말이 사실인지 모르겠다구. 넌 저 자의 말을 믿냐?"

"저 자를 믿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모르겠다. 하지만 그 옆에 우리가 쫓아왔던 저 여자 인간을 믿느냐고 묻는다면 확실히 믿는다고 대답할 수 있다."

-

"도대체. 어떻게 그녈 믿을 수 있는거지?"

"글세. 그녀가 처음 나에게 말을 걸었을 때 왠지 친근하다는 생각이 들었지. 그녀는 나와 기솔라벨카만 알고 있던 <신의 유희>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녀의 친구들을 보고 나서 뭔가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죄를 지었지만 서로를 용서하고 서로를 받아들여 친구가 되었지. 그건 자신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야. 그들은 다른 생명의 소중함을 알고 그걸 존중해주는 사람들이지. 지금껏 내가 잊고 있었던게 하나 있어.

그게 뭔지 알아?"

-

"글세. 넌 늘 다른 종족을 멸망시키는게 꿈이었잖아. 그거 말고는 다 잊고 있었던게 아닌가?"

"하하하핫. 일리 있는 말이군. 하지만 내가 잊고 있었던 것은 바로 그 꿈이야. 다른 종족을 멸망시키겠다는 꿈. 난 왜 내가 그런 꿈을 꾸고 있는지 잊고 있었던 거야. 그것이 정말 내 의지였을까 질문해보면 확실히 그렇다고 대답할 수가 없는게 그 이유지. 아무래도 지금까진 잘못된 길을 걸어왔던 것 같아.

우리 종족이 발전하고 우리 종족만 살아남는 길만을 생각해왔지.

이건 곧 다른 종족이 망하는 길이었으니. 하지만 이제 잘못을 깨달았어. 우리 종족도 발전하고 우리 종족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모든 종족이 함께 발전하고 함께 살아 나가는거야. 공존(共存).

이제 새로운 꿈을 얻었어. 게다가 왜 새로운 꿈을 이뤄야 하는지 이유도 가지고 있고 말야."

-

"그. 이유가 뭔데?"

"난 하나의 생명체야. 생명의 존엄성을 가진 생명체라고. 그런 내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허망한 꿈을 쫓았다고 생각해봐. 그건 인격을 가진 생명체로서의 꿈이 아니라 신의 도구로서 살아가는 로봇같은 인격이 없는 쇳덩어리의 꿈이라구. 이제 난 나의 생명의 가치를 더욱 드높이겠어. 내가 살아 있음을 증명해 보이겠어."

휘페리언의 말에 락토니즈는 고개를 흔들면서 화를 냈다.

"그렇게 어려운 말을 사용하면 난 못 알아 듣는다구!!! 그러니까 네 말은 결국 그. 뭐냐. 카루이안이란 우리의 신과 싸우겠다는 말 아냐?"

-

"하핫. 그 긴 말이 이렇게 쉽게 요약이 되는군. 그래. 맞아.

너에게 한가지만 충고할게. 네 마음이 가는대로 행동해. 네 마음이 다른 종족을 죽이고 그들의 생명을 빼앗는 것이라면 그렇게 행동해. 하지만 만약 네 마음이 다른 종족과 공존하고 우리들의 신인 큐탕 쿠 매지그를 없애는 것이라면 나와 함께 그 일을 하는거야."

"내. 내 마음?"

락토니즈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는 미소를 지으며 약간 멀리 떨어져 있는 파리나타를 바라보았다.

"내. 마음은. 친구들과 같이 있는거야. 휘페리언. 너와. 저기 있는 파리나타. 그리고 이젠 없는 브라키온. 루카누스. 플루토스. 그리고. 예전엔 친구였던 기솔라벨카. 우리들이 친구였을땐 정말 좋았던 것 같아. 서로 이야기도 나누고 때론 다투기도 하고.

그때가 정말 좋았었어. 기솔라벨카가 우리 종족의 대표가 되기 전까진 정말 좋았었는데."

-

"락토니즈."

"난 너희들과 함께 하겠어. 단지 그뿐이야. 신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든 그건 상관하지 않아. 하지만 너희들이 신과 싸우겠다면 나도 싸우겠어. 난 너희들의 친구니까."

-

"락토니즈."

휘페리언은 락토니즈의 말에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꼈다. 그의 말대로였다. 정말 오래전 7대사제 시절엔 정말 한없이 즐거웠다.

이렇게 된 것도 카루이안의 욕심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녀석을 용서 할 수 없었다.

"어? 그런데? 스캇 녀석이 안보이네. 이 녀석 7대사제가 된지 얼마나 됐다고. 막내주제에. 벌써 논땡이 치는거지?"

-

"스캇? 그 재수 없는 녀석은 먼저 가버렸어. 아까전에."

"뭐. 뭐라구???"

-

"난 파리나타가 훨씬 좋은데. 스캇은 너무 사나워."

"아니. 락토니즈!! 아까 녀석이 가버렸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휘페리언은 거구의 락토니즈의 옷을 잡고 흔들며 물었다. 아무리 3미터 장신인 락토니즈였어도 휘페리언의 힘에 흔들려 정신을 못차렸다.

"이. 이거 놓고 말해. 휘페리언!! 녀석은 아까 하늘에서 이상한 물건 떨어질 때 이미 도망쳤다구!!!"

-

"뭐라구??? 이런."

"왜. 그래?"

-

"녀석은 진실의 반밖에 듣지 못했어. 그것도 세느카로부터들은 신의 조약에 대한 진실. 만약 스캇 녀석이 카루이안에게 따지러 간 것이라면. 그럼. 큰일인데."

"그 녀석 힘으론 무릴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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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어쨌든 너와 나. 그리고 저기 있는 파리나타 우리 힘으로라도 카루이안을 멸해야해."

"좋아. 친구들이 가는 곳이라면 나도 함께 하겠어!!"

휘페리언은 락토니즈의 어깨를 두드려 준 후 파리나타가 있는 곳을 향해 걸어왔다. 그때 저쪽에서도 쟈칼 일행이 걸어왔다.

세 종족의 가장 강한 자들이 모두 모이게 된 것이다.

모두 모이자 카에살레아가 그들을 한차례 둘러보고는 입을 열었다. 그의 표정은 한층 더 온화해 보였다.

"너희들의 결정에 대해서 들어보겠다."

-

"우리 헤켈들은 카발리에레와 싸우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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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종족도 마찬가지다. 카루이안을 처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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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안드리아스도 죄값을 치러야겠죠? 우리도 싸우겠습니다."

모두 굳은 각오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세종족 모두 공동의 목표가 생긴 것이다.

공공의 적. 신에 대한 도전. 결국 가장 믿고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신에게 대항하게 되다니. 그들은 이런 일이 일이날 것이라 상상할 수 있었을까? 불과 하루 전만해도 그들에게 기가 슬렌더들은 전능하신 신이 아니었던가. 모두들 순간 감상적인 생각에 사로잡혔다.

카에살레아는 모두를 돌아보고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들 모두는 많이 약해져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만만히 볼 상대는 아니다. 그들은 오래 전 이 비르수 라 드뮨 대륙을 봉인하면서 힘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곧 그들을 모두 이기기 위해선 동시에 공격을 해야한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으면 힘이 약화되어도 다른 기가 슬렌더로 인해 그 힘을 보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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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컥. 뭐. 뭐야? 그럼. 동시에 그들을 모두 죽여야 한단 소리잖아? 그. 그런거야?"

"마타 륭의 말이 맞다. 그분의 예언에도 그들을 동시에 멸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

"젠장. 어렵겠군."

"하지만. 너희라면 가능하리라 믿는다. 너희라면."

카에살레아의 말에 모두들 서로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다.

세종족의 신들을 향해 세 개의 팀으로 나누어 공격을 해야 하는데 그 팀원의 구성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했다.

세이렌은 모두 카루이안에게 가고 헤켈은 카발리에레에게 인간은 카안드리아스를 공격하자는 의견도 있었고. 아니다.

세이렌은 인간에게 인간은 헤켈에게 헤켈은 세이렌에게 가자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어느 의견도 가장 타당하다고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때 얀 박사가 절충안을 내 놓았다.

"내 생각엔 각각의 신들은 그 종족의 장점을 잘 파악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즉, 헤켈의 신인 카발리에레는 헤켈의 능력에 대해 잘 알 것이고 세이렌의 신인 카루이안은 세이렌의 능력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 것입니다. 그러니까 각 팀에다가 다른 종족의 능력을 가진 자를 한 명씩 포함시키는 것입니다."

-

"흠. 괜찮은 생각같은데? 우리 헤켈은 쟈칼과 르부뤽,락켄신, 로레타. 그리고 나. 이렇게 5명이 가면 될테고. 여기다가. 인간의 능력. 즉, 매너 포스를 사용할 줄 아는. 그래!!! 펜 타고니. 그녀가 같이 가면 되겠군. 그럼 세이렌의 능력을 가진."

"제가 가겠습니다."

마타 륭이 주변을 둘러보며 말꼬리를 흐리자 누군가가 대답했다. 그는 파인리히였다. 그는 세이렌의 크리에이쳐 소환능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파인리히가 간다는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휘페리언도 입을 열었다.

"우리 세이렌은. 나와 락토니즈,파리나타 이렇게 세명이 있습니다. 여기에. 헤켈의 능력을 가진 사람과 인간의 매너 포스를 가진 사람이 필요합니다."

-

"헤켈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나를 말하는 것 같군."

-

"너의 콤비로는 내가 어울리지. 후훗."

헤켈의 능력을 가진 사람. 그는 카인이었고 그의 콤비로 어울릴 것 같은 사람은 아크바레이였다. 카인은 헤켈의 쉐도우를 가지고 있었으며 아크바레이는 인간의 궁극 기술인 매너 포스를 사용할 줄 알았다.

이제 점점 팀의 윤곽이 잡혀가기 시작했다. 헤켈과 세이렌의 팀이 완성되자 얀이 인간의 팀을 구성하기 시작했다.

"우린. 우선 나와 타렌 그리고 킴이 있습니다. 여기에 세이렌과 헤켈의 힘이 필요합니다."

-

"세이렌의 힘이라면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

"전이 헤켈이지만 나 또한 헤켈이니 같이 가도록 하겠습니다."

세이타르와 쥬데카가 동시에 대답했다. 그때 누군가가 앞으로 한 걸음 나오더니 얀에게 부탁하듯이 말했다.

"나도 같이 가겠습니다."

-

"제이드?"

"한 인간으로서 도저히 참을 수 없습니다.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이 곳에서 저만한 포스 오너도 없을 것입니다.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죠."

얀은 제이드를 향해 밝은 미소를 짓고는 카에살레아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카에살레아가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다시 정리하겠다. 카안드리아스를 상대할 인간의 팀은 얀,타렌,킴,제이드,세이타르,쥬데카. 카발리에레를 상대할 헤켈의 팀은 쟈칼,르부뤽,마타 륭,락켄신,로레타,펜 타고니, 파인리히. 카루이안을 상대할 세이렌의 팀은 휘페리언, 락토니즈,파리나타,카인,아크바레이. 이상이다."

-

"나. 나도 돕고 싶은데. 내가 할 일은 없을까?"

그는 코로니스였다. 특별한 재주는 없었지만 그래도 가오그 조종이라면 어느 정도 자신 있던 그였다. 그도 뭔가 도움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옆에 있던 미시케과 이카루스도 자신들이 뭔가 할 일이 없겠냐고 물었다. 그러자 카에살레아가 기다렸다는 듯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너희들에게도 할 일이 있다."

-

"그. 그게 뭐죠?"

"체인 뉴클리어 디바이스. 그 악마의 무기가 더 이상 세상에 나타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

"아!!! 그 생각을 못했구나."

코로니스는 손바닥을 주먹으로 치며 그렇게 외쳤다. 카에 살레아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도 모르게 분노가 끓어오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핵무기. 1세기를 멸망시켰던 그 무기를 다시 또 보게 될 줄이야. 만약 그 무기를 또 사용하게 된다면이 대륙도 그걸로 끝이다. 카에살레아는 간신히 살기를 지운 후 코로니스에게 말했다.

"그 무기를 사용한 자에 대해 잘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코로니스,이카루스,미시케 너희들에게 그 임무를 맡기겠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기가스를 공격하는 것보다 더 중대한 임무일수도 있다."

-

"그래. 알고 있습니다. 마침 잘 되었군요. 마테리온은 필요할 때는 실컷 이용해 먹다가 이용가치가 사라지면 폐기처분시키는 그런 인간이었으니. 쳇. 그 인간이 그런 무기까지 사용할 줄이야. 좋습니다. 그건 저희들이 처리하겠습니다."

코로니스는 주먹을 쥐어 보이며 그렇게 말했다. 라이오네는 레이와 함께 병원으로 돌아가기로 하였으며 남은 사람은 세느카과 아우로페 그리고 카자마뿐이었다.

아우로페는 휠체어에 타고 있어서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싸울 수가 없었다. 카자마는 주인의 명령에 따라 묵묵히 그의 주인 옆에 서 있었으며 세느카는 어느 팀에도 갈 수 없는 운명이었다.

만에 하나 그 팀이 실패하게 되면 세느카가 기가스의 손에 넘어가게 될 테니 말이다.

"저. 전. 어떻게 하죠?"

-

"넌 나와 함께 이곳에서 소식을 기다리면 된다. 너의 친구들이 승리했다는 소식을."

"......"

세느카는 자신의 동료들을 주욱 바라보았다. 모두들 비장한 표정으로 서있었다. 그들은 이미 죽을 각오를 한 것이다. 기가스.

완벽한 인간. 포스 오너 개념으로 따진다면 그랜드 포스 오너를 훨씬 초월한. 지니스 포스 오너(Zenith Force Owner)인 것이다.

그런 상대와 싸워야 한다. 이것이 그들이 기다리던 운명인 것인가.

아니면 카에살레아가 그렇게 되도록 조작한 것인가.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이제 자신들을 창조하고 지금껏 자신들이 믿었던 신과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세느카는 불현듯 모두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자신으로 인해 모두 싸우게 되었는데 자기 자신만 싸움에 빠지게 된 것 같아 너무 미안했다. 하지만 자신이 그곳에 가더라도 도움이 안 될 것은 뻔한 것이었으니. 자신은 잠자코 있는 수밖에 없었다.

아우로페는 휠체어를 끌고는 파인리히에게 다가갔다. 그리곤 그의 옷깃을 잡아 당겨 자신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사담. 난 기다릴거에요. 날 너무 오래 기다리게 만들지 말아요."

-

"아우로페. 걱정하지마. 반드시 돌아올게. 그래서 너의 두 다리가 되어줄게."

"사담."

아우로페는 눈물이 글썽거리면서도 미소짓고 있었다. 파인리히는 무릎을 굽혀 그녀와 눈높이를 맞춘 후 그녀의 이마에다가 키스를 했다.

아우로페는 작별인사치고는 아쉬운 듯 일어서려는 그의 팔을 붙잡았다. 그러자 파인리히가 웃으면서 말했다.

"잠깐 갔다오는건데 뭐. 이런건 인사할 필요도 없는거야."

-

"훗. 그래요. 사담."

"그럼 여기서 조금만 기다려. 심심하면 세느카한테 놀아달라고 해. 후훗."

-

"알았어요."

아우로페는 그렇게 파인리히를 놓아주었다.

그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던 미시케는 약간 슬픈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전처럼 공허하고 가슴이 터질 것 같은 기분은 들지 않았다. 이제 그들의 사랑을 인정하기로 한 것인가.

사실 아우로페가 자신에게 파인리히를 부탁했을 때 그녀는 다른 좋은 사람을 찾아보겠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정말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자신은 없었다. 지금은.? 잘 모르겠다.

파인리히와 아우로페를 인정하고 그들의 사랑을 축복해 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파인리히에 대한 사랑을 접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면 머뭇거릴 것 같았다.

그때 누군가 자신의 어깨를 두드렸다. 미시케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훤칠한 키에 약간 카리스마를 가진듯한.

아니, 카리스마를 가진 것처럼 위장한 한 사내가 서 있었다.

그는 킴 팽이었다.

"어? 킴?"

-

"저. 저기. 미시케."

"네???"

- "그러니까. 뭐라고 하지. 에구. 험험!!! 흠. 주. 죽을 때가 가까워와서 그런가? 저기."

킴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지면서 몸을 배배 꼬기 시작했다. 미시케는 영문을 몰라 고개만 갸웃거릴 뿐이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타렌이 다가오더니 킴의 뒤통수를 그대로 후려갈기며 말했다.

"멍청아!!! 그런 것도 하나 못 말하냐? 내가 대신 해주랴?"

-

"읔. 아냐. 아냐. 치사한 넘. 뒤에서 찌른다더니. 뒤에서 뒤통수를 찌르는구나?"

"하하핫. 그냥 보기에 답답해서 그래."

-

"나도 남자다!! 내 힘으로 할거야. 저. 저기. 미시케."

"네. 말씀하세요. 킴."

-

"이건. 절대로 죽을까봐 두려워서 갑자기 그. 그러는게 아니에요. 그러니까."

"야. 이 멍청아. 그렇게 말하면 죽을까봐 두려워서 갑자기 그러는줄 알거 아냐. 으휴. 답답해. 미시케. 킴이 미시케 좋아한대요."

결국 타렌이 모든 사실을 폭로하자 킴은 그대로 좌절하고 말았다. 그는 고개를 푹 숙이고는 뒤돌아섰다. 타렌은 킴이 자신에게 화를 낼 줄 알고 맞받아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녀석은 심각한 표정으로 아무 반응이 없었다.

"뭐. 뭐야? 킴. 너 우는거야?"

-

"아냐!! 내가 직접 말하고 싶었는데."

"저어. 킴. 나. 당신에게 직접 듣고 싶어요."

-

"네??? 뭐. 뭐라구요?"

"당신에게 직접 듣고 싶다구요."

미시케의 말에 킴은 다소 당황한 표정으로 돌아섰다. 그 표정이 너무 웃겨서(카리스마를 위장한 당황한 표정--?)미시케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지었다. 킴은 그런 미시케의 표정을 보고 일시에 긴장이 사라졌다.

"사실. 나. 당신이 좋아요. 뭐라고 해야하지. 이유는 없어요.

그냥. 당신이라서 당신이 좋아요."

-

"푸. 풋. 푸하하하하하하!!!!"

"타렌. 좀 조용히 해봐요."

-

"오. 큭큭. 미. 미안해요. 미시케. 케켁."

타렌은 미시케가 눈치를 주자 간신히 입을 틀어막고 웃음을 참았다. 그래도 킥킥거리는 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킴은 타렌의 비웃음 속에서도 진지함을 잃지 않고 계속 말했다.

"그. 그런 거 있잖아요. 그냥. 보기만 해도 좋은 사람.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웃을 수 있게 해주는 사람. 한번 눈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뛰게 해주는 사람. 우연히 건넨 말 한마디에 잠 못 이룰 것 같은 사람. 살짝 스친 손끝에 짜릿한 전율을 느끼게 만들어 주는 사람. 당신은 내게 그런 사람이에요.

이거. 절대 죽는게 두려워서 헛소리 하는거 아니에요. 다만."

-

"다만?"

"다만. 내 마음도 털어놓지 못하고 죽으면. 그래선 안될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

-

"푸. 푸하하핫. 그게 죽는게 두려워 헛소리 하는거야!!

이 바보야!!"

타렌은 손으로 틀어막는 것으로도 부족했는지 끝내 폭소를 터뜨리고야 말았다. 하지만 미시케는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킴의 손을 잡았다. 그리곤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 아직 정리가 안된 것이 하나 있어요."

-

"네? 아. 그. 그렇군요. 미. 미안해요. 몰랐어요."

"아뇨. 그런 소리가 아니에요. 조금만 기다려줄래요? 당신만 기다려준다면. 당신이 정말 날 좋아해 주고 나만 바라봐 준다면.

금방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

"네?"

"꼭 살아 돌아오란 소리에요. 그래야. 서로에 대해 더 알 수 있을거 아녜요!"

-

"그. 그렇군요. 하핫. 그래요. 그럼요!! 반드시 살아 돌아올게요.

아무렴요. 기다리죠. 당신이 수백번, 수천번 정리할 때까지 기다릴게요. 하하핫. 타렌 봤냐? 자식!!! 봤냐구. 하핫!! 하하핫."

"어랏? 이게 아닌데. 무슨 조화냐.?"

타렌은 멀뚱한 표정으로 킴과 미시케를 바라보았다. 그리곤 돌아서서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지가 한게 뭐있다구 미소짓지?

이카루스는 얀에게 다가가서는 강렬한 포옹을 했다.

"만나자마자 또 헤어지게 되다니."

-

"이카루스. 그거 알아?"

"어떤거요?"

-

"난 한시도 당신을 잊어본 적이 없었어. 당신이 납치된 이후에도 당신은 언제나 살아 있고 언젠가 반드시 만날 수 있을거라 생각했어. 난 그 한가지 희망을 가진채 지금껏 살아왔던 거야. 만약 내게 그런 희망이 없었더라면 아마 난 어떻게 되었을지 몰라. 당신은 내 삶의 이유이자 가치를 부여할 희망과도 같은 사람이야. 날 믿어. 그 오랜 세월도 참고 기다렸는데 잠깐 하루를 못 참겠어? 걱정하지마."

"사랑해요."

-

"나도 사랑해."

얀과 이카루스는 긴 키스를 나누었다.

얀과 이카루스의 모습을 보고 있던 카인이 세느카에게 다가갔다. 세느카는 친구들이 걱정되어서인지 표정이 밝지 못했다. 카인은 세느카에게 다가가서 미소짓고는 말했다.

"저. 세느카?"

-

"응?"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우리들은 반드시 이길거야."

-

"훗. 그래. 꼭 그래야지."

카인은 세느카를 한번 바라보고는 다시 바닥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저. 뭐. 나한테 할말 같은거 없어?"

-

"응?"

"이런. 내가 너무 기대했나.?"

-

"아냐. 사실. 할 말이 있어."

"그. 그래?"

카인은 세느카의 눈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그러자 둘 다 갑자기 가슴이 뛰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나. 오래전 기억을 잃어버린 적이 있었어. 부분적인 기억상실증이었지만 최근 기억은 정말 아무것도 떠올릴 수 없었지.

하지만 한가지 떠오르는게 있었어. <카인> 바로 이 단어였어."

-

"......"

"난 그 단어가 뜻하는게 무언지 몰랐어. 사람인지. 아니면 내가 기르던 애완동물 이름인지. 전혀 알지 못했지. 하지만 그 이름만 떠오르면 마음이 편해지고 왠지 기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 난 항상 힘들어지면 그 이름을 주문처럼 외우곤 했었지."

세느카는 카인을 향해 살포시 미소를 짓고는 말을 이어나갔다.

"그러다가 우연히 널 만났어. 그때 카인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이 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지. 그때 이후로 널 한시도 잊어본 적이 없어. 기억을 되찾은 후에 더더욱 그랬었지. 넌. 내게 그런 사람이야. 언제나 힘이 되어주고. 언제나 기댈 수 있는. 포근하고 넓은 가슴을 가진 남자. 그게 바로 너야."

-

"세느카."

"나. 지금까지 한번도 연애를 해본 적이 없어.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시고. 검은 머리 검은 눈동자를 가진. 흠. 동양인이라고 했던가? 그래. 동양인이라서 늘 따돌림을 당해왔지. 재단에서 대주는 장학금으로 학교를 다녔고 할 수 있는 거라곤 공부밖에 없었어. 그래서. 어떤게 연애고 어떤게 사랑이고 하는걸 잘 몰라.

지금 이런 너에 대한 감정이. 사랑인지 아닌지 확신할 수도 없어."

-

"그래. 나 역시도 네가 실종된 이후에 네 생각을 많이 했어.

아니, 내 머릿속은 온통 네 생각밖에 없었어. 혼자서 세이렌족을 쳐들어가 널 구해내고 싶은 적도 한두번이 아니었지. 처음엔 그런 내 감정이 단지 널 보호해야하는 임무때문이 아닐까 생각했었어. 하지만 곧 그게 아님을 깨달았지. 네가 너의 감정을 잘 모른다고 해도 상관없어. 단지 나를 기대기 편하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정도로 생각해도 난 좋아. 너에게 기댈 언덕을 마련해 줄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어깨가 되어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니까."

"카인."

-

"한가지만 부탁해도 될까?"

"응.? 뭔데?"

카인은 그대로 세느카의 입술을 덮쳤다. 세느카는 당황하면서도 그를 뿌리치지 않았다. 한차례 진한 키스를 나눈 그들은 서로 멋쩍어 하며 얼굴을 붉혔다. 무안한지 세느카가 고개를 숙인 채로 말했다.

"부. 부탁이란게 이거였어?"

-

"후훗. 아니. 이건 아까 네가 나한테 살아 돌아오면 짧게 끝내지 말라고 해서 한거구. 그. 부탁이란건. 날 영원히 기억해 달라는거야. 네가 기억을 잃어버렸을 때도 날 잊지 않았던 것처럼 앞으로도 영원히. 내 이름 <카인> 이 두 글자를 잊지 말아달라는 거야."

"네? 누. 누구세요? 하하하핫."

- "뭐. 뭐엇??? 하하핫. (놀랬잖아.--;)"

"그래. 알았어. 그럼 너도 약속해. 절대 죽지도 다치지도 않겠다고."

-

"후훗. 좋아. 약속할게. 절대 죽지 않을게."

"다쳐도 안돼."

-

"그래. 널 위해서라면 절대 다치지도 않을게. 하지만 오늘은 다치는 것을 이해해줘. 오늘만."

"그래. 하지만 꼭 살아 돌아와야 해."

세느카는 그렇게 말하고는 카인의 품에 안겼다. 그들은 서로 웃으면서 말하고는 있었지만 서로에 대한 걱정으로 마음이 무척 아팠다.

아크바레이는 펜 타고니에게 다가갔다. 펜 타고니는 자신의 아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너와 같이 갔으면 좋았을 텐데."

-

"걱정마세요. 어머니. 전 이미 포스 오너란 단계를 초월했어요. 절대 걱정 안 하셔도 돼요."

"그래. 알았다. 너도 이 애미를 걱정하지 말거라."

-

"나중에. 혹. 나중에. 모든 종족이. 서로 평화롭게. 같이 어울려서 살 수 있게 된다면. 그땐 조용한 곳에서 어머니랑 단둘이 살고 싶어요. 그때 또 절 버리시면 안돼요!"

"그럼. 그럼. 내 어찌 널 또 버릴 수 있겠니. 이제 다신 인간을 증오할 필요가 없게 되었는데 그 같은 죄를 또 저지르겠니.? 걱정 말거라. 그래. 단둘이 오붓하게 같이 살자꾸나."

-

"아크 오빠. 나도 같이 살면 안돼???"

"잉? 저 아이는 누구냐? 아들아? 그간 살림 차렸니?"

펜 타고니가 한 아이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 아이도 역시 휠체어를 하나 끌고 있었는데 휠체어 위에 누군가 앉아 있었다. 휠체어에 탄 사람을 알아본 카인이 달려왔다.

"레. 레이!!!!"

그녀는 레이였던 것이다. 휠체어를 끌고 온 사람은 다름 아닌 라이오네였다. 라이오네는 휠체어를 카인에게 넘겨주고는 아크바레이에게 말했다.

"아크 오빠. 레이 언니가 움직였어."

-

"뭐? 그게 정말이야?"

"그래. 의사 선생님도 보시고는 깜짝 놀라셨어. 아마 오래 걸리면 몇 년 안에. 짧으면 몇 달 안에 깨어날 수 있을 거라고 말씀하셨어."

-

"와. 정말 잘 되었구나?"

아크바레이는 활짝 웃으면서 라이오네의 머릴 쓰다듬어 주었다. 그런데 뭔가가 이상했다.

"야. 라이오네? 너 키가 좀 큰 것 같다? 너 키 크는 구두 신었냐? 뭐야? 없던. 가슴도? 웁. 실수다."

-

"오빠두. 나. 이상하게 다시 자라고 있어."

"뭐어?"

-

"나도 잘 몰라. 오빠를 만나고 나서 몇 달 동안 계속 크고 있었단 말야. 아무래도. 나도 이제 여자가 되어 가나봐."

"뭐? 하하핫. 정말. 많이 컸다. 라이오네. 녀석!!"

-

"나. 더 크면. 오빠랑 결혼할 수 있는거야?"

"뭐라구???"

-

"오빠가 그랬잖아. 나와 영원한 친구가 되어주겠다고.

영원한 친구가 되려면. 결혼해야 하는거 아냐?"

"호호호홋. 귀여운 아이구나. 아들아. 널 좋아하는 것 같구나."

-

"어. 어머니!!"

"오. 오빤 내가 싫은거야?"

-

"아. 아냐. 나도 널 많이 좋아해. 좋아. 이 담에 크면 결혼하자. 후훗."

"오빠.!!"

라이오네는 큰 키의 아크바레이에게 안겼다. 그러자 라이 오네의 얼굴이 아크바레이의 배꼽에 닿았다. 아크바레이는 주변의 따거운 시선을 받으며 어설픈 미소를 지었다. 하. 하. 하.--;

카인은 레이를 바라보면서 마음속 응어리가 떨어져 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건 얀도 마찬가지였다. 조금이라도 움직였다는것은 식물인간 상태에서 의식을 되찾아 간다는 뜻이다. 이것은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깨어날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쉐도우 프로젝트의 마지막 유닛을 개발하지 않고도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박사님. 저와 카자마의 원한관계가 사라져서 그런게 아닐까요?

시뮬레이션 속 세상은 현실세계에서의 적이 그대로 나타나곤 했거든요. 카자마가 마지막 유닛의 과제였는데 그게 사라져서 그런게 아닐까요?"

-

"글세. 그건 나도 잘 모르겠네. 여하간 잘 된 일이네. 아주 잘 된 일이야. 이제 이번 마지막 전투만 끝나면 모든게 잘 될걸세. 모든 것이 잘 풀리게 될거야. 후후훗."

"그렇게 되야죠. 아무렴요.^^"

카인과 얀은 레이를 바라보며 기뻐했다. 코로니스는 제이드에게 다가가서는 팔짱을 끼며 말했다.

"야. 죽지 마라!"

-

"쳇. 내가 쉽사리 죽을 놈이냐?"

"그래. 너같은 피도 눈물도 없는 녀석이 죽을리 없지."

-

"시끄러. 녀석. 입벌리기 귀찮다. 너도 살아 돌아와라."

"후훗. 공손하기 짝이 없는 말투하고는. 그래. 나중에 보도록 하자. 근데. 내가 마테리온을 처치해도 상관없냐?

그 녀석은 널 인정해준 주인이잖아?"

-

"그래. 남자는 자신을 인정해준 사람에게 목숨까지 버린 다고 했었지. 하지만 그는 날 인정해준 것이 아니라 이용했을 뿐이야. 네가 무슨 짓을 하든 상관 안 한다."

"하하핫. 그래. 쳇. 입벌리기 귀찮다는 녀석이 말도 많군. 나중에 보자."

-

"나중에 보기도 귀찮다. 짜식."

"후후훗."

제이드와 코로니스는 서로 악수를 나누었다. 카인과 파인리히, 아크바레이도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반드시 다시 만나기로 말이다. 그렇게 모두들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어쩌면 마지막 인사가 될지도 모르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절대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친구들이 있기에. 그들이 있으므로써 자신이 존재한다고 믿기에. 그들은 미소로 서로에게 인사를 건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카에살레아 역시 묘한? 미소를 지었다. 옆에서 주인을 바라본 카자마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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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입니당!!! 앗..... 토욜은 갔으니 일욜을 신나게 보냅시당!!

모두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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