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가슬렌더-107화 (107/120)

제 목: 112회 - http://hoyanet.new21.net/zero/view.php?id=gigaselender&no=112

[기가 슬렌더] -66- 카에살레아 폰 발더스(운명의 끈 모두 연결되다!) -카에살레아폰 발더스(운명의 끈 모두 연결되다!)-

"저!!! 저건!!!!!!!!! 신의 무기!!!!"

-

"뭐????"

제이드는 그 물체를 본 순간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 챌 수 있었다. 그가 코로니스에게 말해 주고 싶었던 바로 그것.

바로 마테리온이 준비하고 있던 바로 그것. 그것은 바로 신의 무기였다.

제이드는 거의 운석처럼 엄청난 속도로 지상을 향해 떨어지고 있는 작은 빛덩어리를 보고는 그렇게 외쳤다. 신의 무기.

"우린 다 죽을거야."

제이드는 그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의 포기한 듯한 말투는 너무나 공포스럽게 들렸다. 그 빛을 다른 종족들도 보았는지 모두의 시선이 하늘로 향해져 있었다. 세느카는 제이드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제이드에게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죠? 신의 무기라뇨? 다 죽는다뇨??"

-

"소용없어. 저건 신의 무기야. 내가 글랜시아시에서 생체공학연구소를 파괴할 때 사용했던 바로 그 무기. 마테리온이. 미친 자식이."

"설마. 우릴 죽일뻔했던 그때 그 폭발의 원인이?"

파인리히는 타렌과 제이드를 번갈아 바라보면서 되물었다.

그러자 제이드가 슬픈 표정인지 웃는 표정인지 모를 해괴한 표정을 지으며 울 듯 웃을 듯 말했다.

"후흐흑. 나도 자세한건 몰라. 엄청난 폭탄이라고 했지.

마테리온이 신의 무기라고 할 정도였으니까. 하하학. 우.

우리가 글랜시아시에서 사용한 양은 정말 소량이었다. 저 정도 크기면 3-27블록은 물론 티탄시의 1/4이 날아가도 할말 없을 정도야."

-

"뭐라구요???"

제이드의 말에 모두들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이미 글랜시아 시에서 폭발을 직접 당해본 파인리히와 타렌은 그들도 모르게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 폭발. 그건 인간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정도의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마테리온의 말대로 정말 신의 무기라도 되는 것인가??

그들의 짧은 대화도 잠시. 신의 무기는 엄청난 빛을 뿜어내며 지상으로 돌진했다.

모두들 만감이 교차함을 느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다른 종족에게 멸망을 당하는 것도 아니고 같은 인간에게 그것도 이런 저주받을 무기로 인해 죽음을 당해야하다니.

이곳에 있는 헤켈,세이렌 그리고 인간들과 아이들. 모두 죽을 것이다. 어쩌면 티탄시 내부에 있던 시민들도 죽을지 모르지.

결국 지오의 승리도 아니고 마테리온의 승리인가? 아니면 카안드리아스의 승리인가. 누구의 승리이건 이젠 다 부질 없었다.

그곳에 있는 모든 생명을 가진 이들의 생각은 모두 공통된 것이었다.

'살 수만 있다면.'

일행들을 지켜보고 있던 카에살레아는 그 빛덩어리를 보고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그런 그의 표정은 광기에 휩싸인 듯 분노가 흐르고 있었다.

갑자기 그를 둘러싼 모든 공기가 멈춘 듯 고요해졌고 동시에 엄청난 기운이 그를 향해 집중되기 시작했다. 온몸이 흰색으로 뒤덮여 마치 하나의 빛을 연상케 하는 그의 모습은 카자마에겐 두 번째 보는 모습이었다.

카에살레아의 아름다운 머릿결은 중력의 법칙을 거스르고 하늘을 향해 있었으며 그의 몸은 옥상에서 약 1미터 가량 떠오른 상태였다. 그의 양 주먹에서는 폭발적인 기류가 응집되어 있는 듯 꽉 쥔 주먹사이로 바람의 소용돌이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카자마는 갑작스런 주인의 돌변에 당황하고 있었다. 그의 이런 모습은 두 번째였다. 락토니즈를 설득하려 했을 때 이런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이 정도로 오싹하게 무섭진 않았다. 아.그때말고도 한번 본 것 같기도 했다.바로 그때.

헤켈들이 로레인시를 무참히 짓밟았을 때. 그때 그의 주인은 멸망한 로레인시의 모습을 보고 엄청난 분노를 느꼈었다. 그 당시 카자마는 그런 주인의 분노가 폭발지경에서 간신히 사라진것을 알고 있었다. 바로 그때. 폐허가 되버린 로레인시의 모습을 본 주인의 모습이었다. 도대체 그 빛덩어리가 뭐길래.

"같은 일을 되풀이하는 것은 또 한번 나를 속이는 짓이다!"

카에살레아는 그렇게 말하고는 더욱 엄청난 힘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의 몸을 둘러싸고 있던 흰색빛은 황색과 푸른색, 빨간색이 점점 섞이고 있었다. 마치 오로라를 보듯 그의 온 몸은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는 빛덩어리보다도 더 밝아보였다.

세느카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는 앞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폭발로 인해 모두 죽을 것을 인정한 나머지 일행들은 체념한 듯 세느카를 바라볼 뿐이었다.

세느카는 달려가던 도중 멈추어 서서는 하늘을 향해 외쳤다.

"이것도 운명의 시련이라면 달게 받겠어요! 하지만 만약 정말 내가 정명자라면!! 나에게도 무언가 힘을 줘야하지 않나요? 저 정도 폭탄은 막아낼 힘을 줘야하지 않느냐구요!!! 난 죽을 수 없어요!! 이대로는 죽을 수 없어요!! 이제야 소중한 친구들을 모두 만났는데!!! 이제야 모든 종족의 오랜 은원을 풀 수 있었는데!! 차라리 저걸 막을 수 있는 힘을 가진 정명자라면.

아무리 처절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다해도 이겨낼 수 있을텐데."

세느카는 악을 쓰다시피 소리지르다가 마지막엔 거의 기운이 빠졌는지 울먹이는 건지 목소리가 희미해져갔다. 그런데 그때였다. 갑자기 세느카가 공중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 모습에 모두들 놀라 입을 벌리고 바라보았다.

세느카는 거의 수직으로 30여미터를 떠올랐다. 저런 것은 아무도 본 적이 없는 일이었다. 아니. 아무리 매너 포스가 강력하다 해도 저런 식으로 아무런 힘(예를 들어 바람의 소용돌이)도 가하지 않고 수직으로 상승할 수는 없는 일이다.

세느카가 공중에 멈추어 섰을 때 빛덩어리는 공기를 찢어 놓을 듯한 굉음을 내며 세느카를 향해 돌진했다. 동시에 세느카가 양손을 하늘을 향해 벌렸다.

카에살레아는 자신의 모든 힘을 다해 빛덩어리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다소 놀라면서 중얼거렸다.

"설마."

'콰과과과광!!!!!!! 콰과광!! 쿠콰광 쾅쾅과광!!!!!!!'

하늘에서 온 세상을 비추는 태양보다 더욱 밝은 빛이 작열했다. 정말 엄청난 폭발이었다. 어쩌면 티탄시를 날려버릴 정도로 강력한 폭발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제 모두들 죽겠지. 세느카도 죽고 친구들도 죽고. 약간 뒤끝이 안 좋지만. 이대로 끝나는 것도 그다지 나쁘진 않은데? 왜냐구?

죽은 자들은 말이 없으니까. 그들은 그것으로 모든 걱정을 잊을 수 있으니까. 살아남은 사람들? 그들은 그들 자신의 몫을 해나가면 그만이지. 하지만 그럼 재미 없다구? 뭐가?

도대체 뭐가 재미 없다는거지? 사는게? 아니면 죽는게?

아니면. 미쳐버리는게.

모두들 하늘에서 일어나고 있는 엄청난 불꽃놀이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랬다. 폭발은 하늘에서만 일어나고 있었다.

더욱 신기한 것은 폭발이 연쇄적으로 일어나서 점점 옆으로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상으론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었다. 마치 무형의 광선형 돔 결계 같은 것이 지상을 보호해주는 듯한 느낌이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돔형이 아니라 평면 형태로 말이다.

바로 세느카가 떠 있던 공중 바로 윗부분이었다. 그 부분에서 폭발은 더 이상 아래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옆으로만 연쇄반응을 일으키고 있었던 것이다. 정말 믿지 못할 일이었다.

세느카가 거대한 투명 아크릴 판을 들고 떠 있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빛덩어리는 그 투명 아크릴 판을 뚫지 못했다. 마지막 연쇄폭발이 끝날 때까지 그 투명 아크릴 판은 엄청난 방어력을 과시했다.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모두들 꼼짝없이 죽는구나 생각했을 정도로 폭발은 무시무시하고 연쇄적이었다. 세느카가 떠 있는 높이보다 높았던 고층빌딩은 연쇄적인 폭발의 영향으로 윗부분이 모두 파괴되어 있었고 하늘은 먼지층 기류가 나선형으로 빠져나가는 식으로 변했는지 직경 10Km 정도 나선 모양으로 뻥 뚫려 있었다.

그 거대한 원형 사이로 뜨거운 겨울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다.

세느카는 공중에서 그대로 땅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높이도 낮고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아무도 대응을 하지 못했다.

심지어 락켄신이 라케프에게 당해 땅으로 떨어질 때 그를 구했던 펜 타고니도 도저히 막을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세느카는 땅바닥에 닿기 직전 누운 채로 천천히 땅에 내려앉았다. 그런 모습을 한번 봤던 일행들은 모두 펜 타고니를 바라보았지만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그녀가 한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매너 포스란 것에 대해 최고의 지식을 자랑하는 얀과 그랜드 포스 오너를 훨씬 능가하는 아크바레이,제이드도 고개를 저었다.

그런 그들이 할 수 없었던 일을 저지른 것이. 누굴까?

그때 일행들의 앞에 한 미소년과 거한이 걸어오고 있었다.

아니, 마치 갑자기 나타난 것처럼 보였는데 지금은 걸어오고 있었다. 그들 모두는 순간 그 미소년이 세느카를 구한 것임을 알아 차렸다. 미소년의 모습은 마치 엄청나게 힘든 일을 치른 사람처럼 초췌한 모습이었고 한겨울에 땀까지 흘리고 있었다.

자신들의 신들과 동격인 기가스가 땀을 흘리고 있다는 점은 믿기 힘들었다.

카에살레아는 의식이 없는 세느카를 향해 다가가서는 그녀의 얼굴을 한번 쓰다듬었다. 그리고는 일어서서 모두에게 말했다.

"내 이름은 카에살레아 폰 발더스. 이제 운명의 끈은 모두 이어졌다."

헤켈과 세이렌 역시 폭발의 여운이 남아서인지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은 단지 세느카와 카에살레아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때 남아 있던 아이들이 하나,둘씩 픽픽 쓰러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100여명이 넘는 아이들이 전부 쓰러지자 모두들 당황해 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았는지 카에살레아가 입을 열었다.

"폭발의 충격으로 위성으로 연결된 슬레이브 시스템이 깨졌다."

그는 기가스답게 그 한마디로 모든 것을 요약했다. 아이들은 원자력 천공위성과 연계된 소형 위성을 통해 통제 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소울 인터미디어리 방식을 위성을 이용해 실행하고 있었는데 폭발의 충격으로 전자기장이 발생해 천공위성과 미니위성과의 연결이 끊겨 버렸던것이다. 그로 인해 아이들의 슬레이브 시스템은 일시적으로 중단되어버렸다.

마치 잠시 컨트롤하지 않는 로봇인형처럼 그들은 모두 정신을 잃고 쓰러져 버린 것이다.

아이들이 모두 정신을 잃자 헤켈과 세이렌의 표정도 약간이나마 안심하는 것이 보였다. 그들도 모르게 아이들에게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아이들이 모두 쓰러져버렸으니 정말 다행이었다.

'살 수만 있다면. 더 이상 전쟁이란 죄악을 저지르지 않으리.'

다른 종족들도 모두 카에살레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얀은 코로 니스에게 아이들을 뒤쪽으로 옮기도록 부탁했다. 코로니스는 얀의 생각을 빨리 눈치채고는 부하들을 시켜 아이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겨 놓았다. 다른 종족들은 그저 바라만 볼뿐 아무런 제지를 가하지 않았다. 그들도 이미 지쳐 있었던 것이다.

세종족. 인간,헤켈,세이렌. 그 세종족을 꼭지점으로 삼는 삼각형의 중심에 카에살레아와 얀 일행이 서 있었다. 카에살레아는 쓰러져 있는 세느카를 한번 바라보았다. 그러자 세느카가 정신을 차리고는 일어서는게 아닌가.

카에살레아는 조용한 미소를 짓고는 살며시 입을 벌려 말했다.

"너희에게 진실을 말해줄 때가 왔다."

분명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 것 같았는데 그의 목소리를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것은 인간에게는 인간어로 헤켈에겐 헤켈어로. 세이렌에겐 세이렌어로 각자 종족에 맞는 언어로 들렸던 것이다.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정신을 차린 세느카는 자신의 앞에 서 있는 작은 소년의 모습이 카루이안과 카발리에레와 너무도 닮았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약간 당황했다. 하지만 그에겐 그녀가 보았던 기가스들과는 다른 온화함이 존재했다. 세느카는 그런 그를 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조용히 말했다.

"설마. 카에살레아."

세느카의 말에 카에살레아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리고는 다소 놀란 표정으로 세느카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날 기억하는 것이지?"

-

"나도 몰라요. 그냥. 갑자기 당신이 생각났어요."

"흠...... 그런 것인가?"

-

"맞죠? 당신. 날 해저 유적으로 데리고 갔던 바로 그."

카에살레아는 어찌된 영문인지 자신을 기억하는 그녀를 한참 바라보았다. 짚이는 점은 있었지만 아직 확신하기엔 일렀다. 그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뒷짐을 졌다.

"그렇다. 내가 바로 그다."

카에살레아는 그렇게 말하고는 일행들에게서 약간 떨어진 곳으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팔을 수평으로 벌리고는 말했다.

"이제 너희에게 모든 진실을 말하려 한다. 이것은 전혀 거짓이 섞이지 않은 사실이며 너희들이 새겨들어야 하는 중요한 문제이다."

카에살레아의 말은 모두에게 잘 들렸으므로 그들은 숨죽여 그의 말을 경청하기 시작했다. 얀 일행들도 그를 바라보며 떨리는 심정으로 귀를 기울였다.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 너희들이 죽음의 전쟁(Death War)이라고 부르는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죽음의 전쟁. 그 전쟁 이후 너희들이 살고 있는 이 비르수 라 드뮨 대륙은 그야말로 극도로 황폐해있었다.

아니. 그 당시엔 비르수 라 드뮨이라는 말이 없었다. 그 당시엔 이곳을 아메리카 대륙이라고 불렀었지. 하지만 우린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내기 위해 고대어로 '희망의 대륙'이란 뜻을 가진 비르수 라 드뮨이란 단어를 선택했다.

바로 너희가 밟고 있는 이 땅. 이 비르수 라 드뮨 역시 나와 나의 형제들이 만들어낸 각본에 불과하다.

〔- 그게 무슨 소리죠? 이 대륙이 각본에 불과하다니.〕

미시케. 답을 주겠다. 너희들이 말하는 죽음의 전쟁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마 그 당시 일어났던 비참한 전쟁에 대해서 아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역사책에도 다만 그런 전쟁이 있었다고만 기록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전쟁은 절대 더 이상 숨겨져서는 안 되는 슬픈 과거다.

지금 그 과거가 되풀이 되려 하고 있다.

제이드에게 묻겠다. 아까 봤던 그 빛덩어리가 무엇인 것 같은가?

〔- 그거? 그건 마테리온이 신의 무기라고 말했다.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무기라고.〕

신의 무기라. 이름을 잘 지었군. 너희들은 지금 세상을 처음 이라고 여기지 않고 있을 것이다. 분명 죽음의 전쟁 이전에도 문명이 존재하고 있었음을 잘 알 것이다. 지금 세상을 제 2세기라고 통칭한다면 죽음의 전쟁 이전의 세상을 제 1세기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제이드. 네가 말한 신의 무기라는 것은 제 1세기의 문명을 종말로 이끈 바로 그 무기다.

〔- 뭐. 뭐라구???〕

너무 놀랄 것 없다. 너희들도 그 파괴력을 봤을테니 쉽사리 이해할거라 믿는다. 그 무기. 일명 체인 뉴클리어 디바이스(Chain Nuclear Device)라고 부르는 핵무기이다.

〔- 핵무기???〕

그렇다. 제 1세기의 지구는 수백개의 나라가 전세계에 걸쳐 대륙 곳곳에 분포해 있었다. 그들 나라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투쟁하였으며 기술이 뒤쳐진 나라들은 도태되고 말았지. 자신들의 나라를 위해서라면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로 살아온 그들에게 핵무기란 것은 없어선 안 되는 필요악같은 존재였다.

〔- 필요악?〕

그렇다. 분명 핵무기는 위험한 물건임에 틀림없다. 너희들이 본 그 폭발은 극히 소량의 방사능물질을 이용한 것이라 파괴력이 별 볼일 없었을지 몰라도 그 당시의 핵무기는 어지간한 나라하나는 그대로 분화구로 만들 정도로 강력한 것들이었다.

그런 무기는 가지고 있으면 위험하지만 가지고 있지 않을 경우엔 다른 나라에게 위협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수많은 강대국들은 서로를 견제하기 위해 핵무기를 생산하여 보유하고 있었다.

〔- 그. 그럼 약소국들은 그렇지 못했겠군요.〕

그렇다. 대부분의 나라가 핵무기를 갖고 싶어했지만 그걸 가진 나라는 극히 드물었고 그들은 강대국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강대국이 된 그들은 다른 약소국들이 자신들과 같은 강대국의 자리에 오르지 못하도록 핵무기 생산을 금지했지.

어쨌든 지금의 비르수 라 드뮨 대륙. 즉, 1세기의 아메리카 대륙의 지배자라 불리던 미국이란 나라가 있었다. 당시 초강대국이었던 미국과 일본,중국,프랑스,영국 등은 세상의 몰락을 미리 짐작하고 있었다.

그 당시.연도로 서기 1970년대 초. 세상은 점점 환경오염의 심각성 때문에 뛰어난 지식을 가지고 있던 과학자들의 입에선 세상의 종말에 대해 조심스럽게 말들이 오고가곤 했었다.

그 당시만해도 대기중에는 3천만톤 이상의 질소화합물과 독성 산화물 등의 오염물질들이 지구를 둘러싸고 있었다. 과학자들은 그 오염물질들이 계속 쌓이다보면 수중기와 혼합된 상태, 다시 말해 스모그 상태로 공중을 떠다니게 될 것이고 이런 스모그가 상공을 떠다니다가 한계에 도달하면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해 한꺼번에 땅으로 쏟아질 것이라 예상했다.

그 당시 과학자들에겐 충격적인 일이었지. 이것이 뜻하는 것은 한마디로 말해 종말이었으니까.

자동차와 공장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와 공해물질들. 먼지 쓰레기들이 타면서 내뿜는 다이옥신과 독성작용제. 핵실험으로 발생한 방사능물질과 낙진 등. 이런 모든 오염물질들이 공중에서 한꺼번에 지상의 인간들을 덮친다면 화생방 공격을 방불케하는 그 사태에 인간들에겐 더 이상 삶이 존재할 수 없을 것이었다.

과학자들은 이것을 미리 예상했던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발전은 끝이 없는 것이었고 그 발전을 막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지.

발전과 공해는 불가분의 관계였으니 그들은 뭔가 대안을 생각해 내야 했다.

〔- 설마. 그런 스모그가 인간을 덮쳐도 살수 있는 특별한 뭔가를 만들어내는 것이었습니까?〕

넌? 후후후. 얀 박사. 네 말대로이다. 그들은 그런 공해에도 견딜 수 있고 그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해결해 낼 수 있는 완벽한 인간을 만들고 싶어했다.

〔- 완벽한. 인간.〕

그렇다. 완벽한 인간. 초강대국들은 서로의 뛰어난 과학자들을 끌어 모았다. 그리고 그 과학자들로 하여금 미국 안에서 연구를 하도록 시켰다. 그들의 연구 타이틀은 바로 '게놈 프로젝트(Genome Project)'였다.

〔- 게놈 프로젝트라면. 설마. 유전자 조작?〕

유전자 조작이라. 맞는 말이겠지. 세느카. 네가 했던 연구도 비슷한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넌 다른 종족의 유전자를 연구해 그들의 약점을 알아내려 했었지. 그것처럼 그 과학자들은 인간의 유전자를 연구했었다. 유전자 한 유닛마다 갖는 특성과 그 유전자로 인해 발생할 일이라던가 끼치는 영향들을 알아내는 실험이 바로 그 게놈 프로젝트였다.

그 연구는 거의 20년넘게 진행되어 대부분의 유전자구조를 해석한 지도를 완성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 유전자 구조를 해석만 한다고 해서 완벽한 인간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이유가 뭔지 말해주겠나? 세느카?

〔- 흠. 그건. 한 유전병을 고칠 때 한 개의 유전자만을 고쳐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에요. 여러개의 유전자를 동시에 바꿔줘야지 그 유전병을 고칠 수 있죠.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죠. 다른 유전자를 바꾸게 되면 그 유전자가 가지고 있던 좋은 특성도 사라지게 되고 잘못하면 없던 병이 생길 수도 있거든요.〕

후훗. 잘 설명했다. 그렇다. 스모그에 견딜 수 있는 유전자를 가진 인간은 그 기능을 얻으므로써 다른 문제점. 예를 들어 스모그를 꾸준히 섭취해줘야 한다는 등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 그럼. <완벽한 인간>인 당신은 어떻게 태어난거죠?〕

〔- 뭐? 세느카? 지금 저자를 <완벽한 인간>이라고 했어?〕

〔- 그래. 그들은 신이 아니라 인간이야.〕

세느카의 말에 모두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인간? 그들이?

에이. 인간이라니. 설마. 인간이 저런 말도 안 되는 능력을 가지고 있겠어? 다른 종족들은 특히나 자신들의 신을 죽도로 추종했는데 그게 인간이라고 말하니 황당할 노릇이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자신들의 신은 그야말로 지고하고 위대한 창조주인 것이다.

세느카의 표정은 너무나도 진지했지만 쉽사리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카에살레아의 대답은 그들의 예상을 뒤엎는 것이었다.

후훗. 너만은 눈치채리라 믿었다. 그래. 네 말대로 우린 신이 아닌 인간이다. 너희처럼 두려움도 느낄 줄 알고 너희처럼 죽을 수도 있는. 그래서 내 형제들은 유희를 즐겨 두려움을 이기려고 했었지. 맞아. 너의 말대로 우린 너희와 똑같은 인간이다.

〔- 무. 무슨 말도 안 되는 당신이 인간이라고? 우리 큐탕 쿠 매지그님이 인간이라고?〕

후훗. 락토니즈. 내가 너에게 말하지 않았던가. 너희가 믿고 있던 것은 너희를 만들어낸 사람에 불과하다. 단지 너희 세이렌이란 종족을 새로운 유전자 연구를 통해 만들어낸 과학자에 불과한 것이다!

〔- 말. 말도 안돼!!! 거짓말하지마!!!〕

〔- 락토니즈. 가. 가만있어봐. 계속해라!〕

휘페리언. 네 녀석은 곧 잃어 버린 뭔가를 깨닫게 될 것이다.

그래. 완벽한 인간은 창조될 수 없는 것이었다. 어디 하나가 잘나면 다른 하나는 못하는게 정상이지. 그야말로 완벽한 존재는 태어날 수 없다. 아니. 그래야만 하는게 신의 섭리가 아니겠는가.?

카에살레아는 자신이 신의 섭리라고 말한것에 스스로 놀라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다른 자들도 그의 말에 별 다른 거부감이 생기지 않는 것에 놀라고 있었다.

하지만 완벽한 존재는 탄생되고 말았다. 바로 동양의 한 천재 과학자에 의해서. 그 과학자는 1세기 최고의 천재 과학자인 아인슈타인을 능가하는 두뇌를 가진 자였다.

뇌의 60%이상을 사용하는 경이적인 인간이었지. 그 동양박사는 게놈 프로젝트의 연구에 참여한지 불과 한달만에 20여년동안의 연구기록을 모두 이해했다. 그때가 1999년 7월경이었지.

그는 시험관 아기를 하나 만들어냈다. 바로 완벽한 인간의 첫 프로토타입. 한 유전자가 미치는 영향이 여러 가지여서 완벽해질 수 없는 문제점을 그는 다른 놀라운 방법으로 해결했다.

〔- 도대체. 어떻게???〕

완벽한 유전자. 그것이다.

즉, 완벽한 인간을 만들기 위해 과학자들이 연구한 방식은 기존의 유전자를 조작하므로써 단점을 보완하려 노력했다. 절대 암이 걸리지 않는 인간, 절대 늙지 않는 인간, 머리가 천재를 훨씬 능가할 정도로 뛰어난 인간. 그렇다.

이런 인간들은 기존의 유전자들을 조작하므로써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었지. 절대 암에 걸리지 않는 인간은 대신 감기에 걸려 죽을 정도로 약한 체력을 가지고 있었고 절대 늙지 않는 인간은 태어나자마자 알 수 없는 병으로 죽었으며 머리가 천재보다 더 뛰어난 인간은 그로 인해 인생의 허무함을 두 살에 깨달아 자살했으니까.

〔- 풋. 후후훗.〕

하핫. 후. 그래. 사실이다. 하지만 웃을만큼 유쾌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 아이들은 너희들. 너희들 같은 실험대상에 불과했으니까.

〔- 뭐??〕

〔- 진정해! 카인.〕

흠. 친구의 말대로 진정해라. 나도 너희같은 실험대상이었으니까.

즉, 완벽한 인간을 만들기 위해선 뭔가 변혁이 필요했다. 그것을 그 동양박사가 해낸 것이지. 바로 완벽한 유전자라는 개념을 이용해서. 그가 만들어낸 그 유전자는 그야말로 완벽했다. 한치의 오차도 없이 만들어진 말 그대로 완벽한 인간을 창조시킬 유전자였던 것이다.

뭐. 뒤늦게 밝혀진 것이지만 그것에도 문제점은 있었다.

어쨌든 그렇게해서 탄생한 아기가 바로 인간들의 신 카안드리아스이다.

〔- !!!!!!!!!!!!!〕

너무 놀랄 것 없다. 카안드리아스가 태어나고 나서 박사는 뭔가 불길한 것을 느꼈다. 아니, 자신이 뭔가 실수 한 것을 느낀 것이었겠지.

그가 태어나기 훨씬 오래 전. 뛰어난 예지력을 가지고 있던 한 예언자가 있었다. 아마. 지금으로 말하면 그랜드 포스 오너를 초월한 능력자였을 것이다.

그의 이름은 미셀 노스트라다무스. 그가 예언했다. '1999년 7월 하늘에서 공포의 대왕이 내려오리다.

앙골모아의 대왕을 부활시키기 위해서. 그 때를 전후하는 동안 마르스는 행복의 이름으로 세상을 지배하려 하리라.' 그 노스트라다무스라는 예언자는 세기를 통틀어 가장 정확하고 유명한 예언가였다. 그런 그의 예언에 1999년 7월에 공포의 대왕이 내려온다고 예언했던 것이다.

그 동양박사 역시 뇌의 60% 이상을 사용하는 사람이었기에 어느 정도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이 있었다. 그런 그가 카안드리아스를 만들어낸 달이 바로 1999년 7월이었던 것이다.

그 박사는 두려웠을 것이다. '묘한 우연이겠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왠지 점점 두려운 기분이 드는 것은 사실이었다.

아니. 그는 그 두려움이 세계의 종말과 자신이 만들어낸 아이와 관련이 있을 것을 알면서도 애써 부인했다. 그리곤 실험을 계속해서 진행했다.

카안드리아스와 같은 유전자를 가진 3명의 아이가 더 태어났다.

헤켈. 너희들이 믿고 있는 바쿠듀므 란케는 두 번째로 태어난 카발리에레. 세이렌! 너희들이 믿고 있는 큐탕 쿠 매지그는 세 번째로 태어난 카루이안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 카에살레아가 태어났다.

내가 태어날 무렵 그 동양박사의 머릿속은 너무나도 황폐해져 있었다. 공포와 걱정으로 그는 늘 두려워했었다. 그래서 마지막 만들었던 난 완벽하지 않은 그들과는 약간 다른 유전자를 이용해 만들었다. 아니, 그것은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 나도 확신 할 수 없다. 어쨌든. 그분께서 우리 기가스를 창조하신 것이다.

〔- 뭐야? 그럼. 정말 인간이잖아.〕

후훗. 좀 실망이 크겠지. 너희들이 믿었던 신이 알고 보니 인간이었으니.

카에살레아의 말대로 모두의 표정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도리어 다른 종족들은 그의 말에 적개심까지 느끼고 있었다.

그만큼 그들은 자신들의 신을 철저하게 믿고 따랐던 것이다.

하지만 카에살레아의 말을 듣고 흘려 버릴 수는 없었다. 이곳에 있던 모든 종족은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던 체인 뉴클리어 디바이스를 막아낸 자가 카에살레아가 틀림없다고 느끼고 있었으므로. 그런 능력은 자신들의 신의 능력에 필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므로.

그들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 진실과 맹신의 매직 미러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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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또 한 주가 시작됩니당 ^^; 모두들 활기찬 마음으루 좋은 한 주 보내시길 바랄게요. 개천절날 쉴 것을 생각하며 버티자구요.

^^;; 모두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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