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111회 - http://hoyanet.new21.net/zero/view.php?id=gigaselender&no=111
[기가 슬렌더] -65- 마테리온 쥬 고어(신의 무기.) -마테리온 쥬 고어(신의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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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탄시 시티 홀 최상층. 다른 말로는 티탄시 시장실이라고도 부른다. 지금 그곳에는 두 명의 마테리온이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한 마테리온은 자기 자신과 똑같이 생긴 또 하나의 마테리온을 바라보고는 싸늘한 웃음을 지었다.
"정말 똑같군. 재단의 목적이 뭔지 이제야 눈치채다니.
나도 늙었군. 늙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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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납치된다. 하지만 죽지는 않을 것이다."
"멍청한 녀석. 싸구려로군. 아직 언어중추신경도 덜 발달된 녀석이. 감히 원본에게 대항하려 하다니."
마테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주변을 돌아보았다. 주변에 무기가 될 만한 것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의 로이안 리플은 외투 속에 있었는데 외투는 저쪽 옷걸이에 걸려져 있었던 것이다.
낭패였다.
"쳇. 빌어먹을. 내가 전쟁론을 통과시켰던게 그렇게 기분 나빴단 말인가. 나를 저런 덜떨어진 녀석으로 바꿔치려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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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떨어진? 난 너보다 훨씬 우수하다. 내 기억용량은 1024테라바이트다. 인간이 기억할 수 있는 용량의 수천배가 넘는다."
"하하핫. 웃기고 있군. 인간의 두뇌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나?
그건 통계적인 자료일뿐 실제와는 많이 다르다. 인간이 자신이 가진 두뇌의 100%를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가 뭔지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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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에 대한 데이터는 저장되어 있지 않다."
"우습군. 만약 뇌의 100%를 다 사용하게 되면 인간은 미쳐 버리게 된다. 후훗. 미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겠지. 머리통은 온통 개같은 생각들로 꽉 들어차버릴테니. 그것들은 잊혀지지도 않고 평생을 괴롭힐테고 또 새로운 정보들은 비어 있는 뇌 주름살을 찾아 배회하게 되겠지. 어쩜 미친 인간이 너희들보다 훨씬 더 똑똑할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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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말에는 오류가 있다. 미친 인간은 똑똑해질 수 없다."
"멍청한 녀석. 미친 인간이 똑똑해 질 수는 없어도 너처럼 멍청한 녀석보단 낳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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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이해될 수 없는 난해한 말을 지껄이지 마라.
난 널 데려가면 그만이다."
로드 마테리온은 그렇게 말하고는 마테리온을 향해 돌진했다.
순간 마테리온의 눈에 이채가 지났다. 그는 로드 마테리온의 주먹을 피하고는 재빠르게 앞으로 굴렀다. 노년의 나이라곤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른 행동이었다.
그는 어느새 옷걸이까지 와 있었다. 즉시 외투를 집더니 뭔가를 꺼내었다.
그것은 로이안 리플이었다. 그는 즉시 로이안 리플을 갈기기 시작했다.
'슝!!! 슝!!! 슝!!!' 하는 소리와 함께 로드 마테리온의 몸에서 불빛이 번쩍였다. 녀석은 그렇게 뒤로 약간 물러났는데. 그게 다였다.
로드 마테리온은 로이안 리플에도 끄떡없었던 것이다.
"뭐야? 이런 덜떨어진 자식이."
마테리온은 당황했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는 왼쪽으로 한바퀴 굴렀다. 그 역시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이었던 것이다. 지금 그가 있는 그 자리까지 오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위험을 이겨왔던가.
암살을 당할뻔 한 것도 수차례. 이미 그는 위험에 익숙해져 있었던 것이다. 마테리온은 로이안 리플에 녀석이 당하진 않겠지만 수십층이 넘는 시청건물에서 떨어져도 버틸수 있을지 궁금했다.
마테리온이 한차례 더 구르자 그와 로드 마테리온, 창문이 일직선이 되고 말았다. 마테리온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로이안 리플을 당겼다.
"잘가게!! 덜 떨어진 또 하나의 마테리온이여!!!"
마테리온의 로이안 리플이 불을 뿜자 로드 마테리온은 로이안 리플의 광선에 그대로 명중 당했다. 정말 정확한 솜씨였다. 로드 마테리온은 연속적으로 같은 부위에 타격을 입어서 그런지 점점 뒤로 밀려났다. 그러다가 끝내 창문 바로 앞까지 밀려나고 말았다.
로드 마테리온은 안간힘을 쓰며 앞으로 나오려고 했지만 이마에 정통으로 광선이 스치고 지나가면서 그대로 창문을 깨뜨리고 세라곤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다.
'쾅!!!!!!'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다. 마테리온은 깨어진 창문으로 지상을 내려다보았다.
그곳에는 로드 마테리온이 떨어진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게 아닌가. 마치 만화영화에서 주인공을 쫓는 나쁜 캐릭들이(맷날 당하기만하는 실상은 불쌍한 녀석들이)절벽에서 떨어졌을 때 생기는, 자신과 똑같은 모습으로 패이는 땅처럼 세라곤 바닥이 움푹 패여 있었다.
"뭐야? 티라늄인가? 빌어먹을."
마테리온은 그 높이에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땅바닥에서 기어 나오고 있는 로드 마테리온을 보고 치를 떨었다. 하지만 그는 곧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남겨둔 가오그 2대를 출동시켜 그 로드의 수급을 가보로 삼을 수 있게 되었다.
마테리온은 재단의 가공할 계획을 눈치챘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더욱 중요한 문제가 당면해 있었다. 벌써 인간과 헤켈,세이렌의 대치상태가 시작된지 한시간이 다 되어 가는 것이다. 게다가 이상한 아이들이 갑자기 나타나는 바람에 무언의 휴전상태가 깨어지려 하고 있었다. 그는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빌어먹을. 제 살을 도려내는 한이 있더라도 살아남아야 하지 않겠는가.? 살아남아야 새로운 살이 돋아나지 않겠는가.?'
마테리온은 결심한 듯 어디론가를 향해 몸을 움직였다.
삼각형의 중앙에서 헤켈과 세이렌을 향해 서 있던 아이들은 선 채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한번의 긴장감이 더 흐르도록 잠시 시간을 끄는 듯 그들은 움직이지 않았고 다른 모두는 아이들만 바라보고 있었다.
얀 일행들도 아이들이 움직이지만 않는다면 이대로 대치상태가 계속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종족들도 갑자기 등장한 아이들에게는 아무짓도 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타렌. 저 아이들이 시한폭탄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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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카인. 아이들만 뒤로 물릴 수 있다면 오늘은 전투를 치르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아무리 지오가 강력한 매너 포스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이 많은 수의 아이들을 한꺼번에 통제하기 위해선 이 근처 어딘가에 있을것이네."
얀은 주변을 둘러보며 그렇게 말했다. 비록 지오가 직접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그는 이 근처 어딘가에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를 찾아야 했다. 아니. 그를 죽여야 했다.
"도대체 그의 생각이 뭔지 모르겠군요. 아이들의 몸에다가 폭탄이라도 장치했나. 왜 아이들을 이런 전쟁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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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무슨 짓이라도 서슴없이 할 사람이라오. 킴. 다만 전투가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소."
얀은 확신이 없는 투로 말했다. 그때였다. 세이렌들을 향해 서 있던 아이들이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동시에 헤켈을 향해 서 있던 아이들도 앞으로 걷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하자 얀 일행들도 당황하게 되었다. 어느 쪽을 막아야 할지 난감했던 것이다.
그때 세이렌을 향해 걸어가던 아이들이 동시에 뭐라고 외쳤다. 그러자 그 아이들의 몸에 이상한 갑옷같은 것이 생기는게 아닌가. 그 모습에 경악한 카인이 소리쳤다.
"쉐...... 쉐도우!!!"
그 갑옷같은 것은 바로 쉐도우였던 것이다.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100여명의 아이가 동시에 쉐도우와 접속을 하게 되다니.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헤켈들을 향해 걸어가던 아이들도 어느새 쉐도우와 접속한 상태였다. 그 아이들은 헤켈들을 향해 걸어가면서 팔을 이상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파리나타가 웃었다.
"마치. 수인을 맺는 것 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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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가 아니라. 진짜로 수인을 맺는겁니다."
파인리히였다. 그는 아우로페가 수인 맺었을 때의 모습을 절대로 잊지 못했다. 그 아이들은 가상 생명체를 소환하기 위해 수인을 맺고 있었던 것이었다.
100여명의 아이가 동시에 쉐도우로 몸을 두르고 수인을 맺으니 그 모습이 정말 괴기스러웠다. 그들의 모습은 하나같이 일치된 모습이어서 마치 잔잔한 파도가 이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수인을 맺는 아이들의 손에서 일제히 가상 생명체. 즉, 크리에이쳐가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100여마리의 가상생명체들이 헤켈들을 향해 쏟아져 나왔던 것이다. 그 종류도 각기 서로 달라서 동물원 우리에서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동물들 같은 인상을 주었다. 그 모습을 보고 파리나타가 맥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저 크리에이쳐들은 못해도. 중급이상의 녀석들입니다. 보통 헤켈들도 이 공격은 막기 힘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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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 없어. 어떻게 아이들이. 저런."
얀 일행들은 모두 자신들의 눈을 믿지 못하는지 전혀 움직일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다. 그때 세이렌들을 향해 걸어가던 아이 들에게서도 놀라운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몸에서 하나같이 이상한 기류가 몰아치는게 아닌가. 그 기류는 얀이 분명히 알고 있던 힘이었다.
"맙소사. 매너 포스!!!!!!!!!"
아이들은 자신들의 앞에서 자신들을 우습게 바라보고 있는 세이렌들을 향해 일제히 공격을 시도했다. 기초적인 물건을 던지는 공격에서부터 공기의 소용돌이 공격, 프리징 포스, 물기둥 공격, 입자 분해 공격 등 다양한 공격이 아이들의 손으로부터 뿜어져 나왔다.
"저. 저 녀석들은. 포스 오너의 능력을 넘어선 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 중. 몇 명은 그랜드 포스 오너의 실력이오!!!"
얀은 놀라서 그렇게 소리쳤다. 저건 아이들이 아니라 전투 머신이나 다름없었다. 그것도 말도 안되게 강한 전투 머신.
방어력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쉐도우와 인간 최고의 능력 매너 포스, 세이렌 최고의 기술 소환술. 그 모든 능력을 서로 접목시킨 사상 최고의 전투 괴물인 것이다.
"빌어먹을 지오자식!!!! 아이들을 데리고 무슨 빌어먹을 실험을 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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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님 예상이 옳았어요!! 연구소에서 연구했던 프로젝트의 결과를 T.T 에서는 모두 가지고 있었던거에요!! 그걸 이용해서.
그 젠장할 결과를 이용해서!!"
카인과 파인리히는 자신들과 같은 괴물이 탄생한 것을 보고 분을 억누르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의 분노는 극에 달해 그들 자신도 모르게 눈물까지 흘리고 있었다. 그 아이들은 자신들과 똑같은 실험을 당한 것이었다.
얀 역시도 마찬가지 기분이 들었다. 지오는 지금껏 이 순간만을 위해 그 모든 연구를 기획하고 추진했을 것이었다.
모든 연구들은 각각 성공적인 결과를 나타내었으며 재단 T.T 에선 그 모든 결과를 보관하고 있었을 것이다. 아니, 그걸 가지고 보다 더 효율적인 뭔가를 얻기 위해 더 연구했겠지. 그리곤 끝내 그것들을 이용해 저런 괴물들을 만들어 낸 것이다. 얀은 온 몸이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너무나 놀랍고도 두려웠다.
이미 얀은 지오가 기가스인 카안드리아스의 생각을 앞질러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이제는 모든게 확연해 진 것이다.
그는 기가스들의 조약을 지키기 위해 전쟁을 반대하던 카안드리아스의 품속에서 혼자의 힘으로 전쟁을 준비해왔고 마테리온을 이용해 전쟁론을 통과하도록 만들었으며 전쟁을 하기 위해 아이들을 납치했다. 그리고 그 아이들에게 천인공로할 실험을 자행했다. 카인과 파인리히가 당했던 바로 그 실험. 그 빌어먹을 실험을 지오가 해낸 것이다.
이제 모든게 분명해지고 있었다. 기가스의 조약이 깨진 것, 바로 지오가 전쟁을 위해 다른 종족의 인권을 유린하는 실험을 저질러 발생한 일인 것이다. 카안드리아스는 이런 사실을 몰랐을까? 얀은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와서 어쩔 것인가.
"그. 그의 압승이야."
얀은 무릎을 꿇으며 양손으로 바닥을 짚었다. 그의 눈에서도 알 수 없는 분노로 눈물이 맺히고 있었다. 얀은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참으면서 세라곤 바닥을 주먹으로 때리기 시작했다.
쿵! 쿵! 쿵!
얀의 주먹에서 벌써 피가 베어나기 시작했다. 타렌이 그런 얀의 팔을 잡아 멈추게 만들었다. 그리곤 조용하게 말했다.
"지금 지오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우리뿐입니다. 여기서 자포자기해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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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렌. 그는 강하오. 그리고 똑똑하오. 우리의 힘으로 어쩔 수 있는 상대가 아니란 말이오."
얀은 거의 포기한 심정으로 그렇게 말했다. 이미 아이들과 다른 종족들은 서로 뒤엉켜 혈전을 벌이고 있었다. 아이들의 괴기스런 능력은 선제공격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헤켈들은 아이들이 만들어낸 크리에이쳐를 얕봤다가 1/3에 해당하는 전력이 왜 죽는지도 모른채 그대로 죽어버렸다. 그건 세이렌들도 마찬가지여서 이상한 갑옷으로 무장한 아이들이 포스 오너들이 사용하는 기술을 이용해 하는 공격에 많은 수가 당해버린 것이었다.
그들은 더 이상 다른 종족들의 눈에도 아이들이 아니었다.
전투 괴물인 것이다. 아이들과 헤켈,세이렌들이 서로 뒤엉켜 싸우는 모습은 너무도 처참했다.
아무리 아이들이 쉐도우를 가지고는 있다지만 완벽 방어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쉐도우와 접속한 상태에서도 충분히 부상을 입을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쉐도우에 생긴 검상은 실제의 몸에도 그대로 나타나 통증이 되어 나타나지 않는가. 쉐도우와 접속한 아이들이었지만 아이들의 피해도 점점 늘어가고 있었다.
각 종족들의 수장들은 쉐도우도 가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의 검에 아이들의 몸통이 그대로 둘로 나뉘어 바닥을 굴렀고 아이들의 머리통이 으깨졌다. 그런데 아이들은 전혀 아파하거나 통증을 호소하지도 않았다.
맹목적으로 오로지 죽이기 위해 적에게 달려들 뿐이었다.
헤켈과 세이렌도 피가 튀고 살점이 떨어져나갔다. 뇌수가 흘러내리고 비명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서로 죽고 죽이고.
마치 그동안 갈고 닦아왔던 복수의 칼날을 서로에게 들이밀 듯 그들은 원수 대하듯 서로에게 공격을 퍼부었다. 절로 몸서리쳐지는 무서운 광경이었다. 아니. 이건 지옥이었다. 아니. 지옥도 차라리 이것보단 낳을 것이다.
얀 일행들은 그 모습에 그 자리에 얼어붙어 치를 떨었다.
그들은 그런 아이들과 다른 종족들을 보고 아무런 행동도 취할 수 없었다. 그들이 다른 보통 인간들이었더라면 아이들을 도와 다른 종족을 공격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는 달랐다.
그들은 이미 생명의 소중함을 깨달은 자들이었던 것이다. 다른 종족이지만 헤켈과 세이렌을 공격할 수 없었다.
그들도 엄연한 생명을 가진 생명체이고 세느카가 한 말처럼 단지 신의 유희로 인해 희생되는 희생양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괴물로 변해버린 아이들을 공격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들은 분명 뉴스에 나왔던 그 납치된 아이들인 것이다.
그들에겐 아무런 잘못도 없었다. 단지 지오의 명령에 따랐다는 점.
아니. 지오의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었던 그 점만이 그들의 잘못이라면 잘못이었던 것이다.
얀 일행들은 선뜻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아니, 그들은 모두 망연자실 서 있을 뿐이었다. 이건 지옥이었고 종말의 서장이었다.
그들 모두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3-27 구역. 한 빌딩의 옥상에서는 그 가공할 전투를 바라보는 두 명이 있었다. 한 명은 기가스라 불리는 카에살레아. 다른 한명은 그의 심복인 카자마였다.
"주인님. 이대로 두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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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알고 있다."
"이건 주인님께서 원하신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저 아이들은 도대체 뭡니까? 도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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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고 모든 것을 예상할 순 없지 않겠느냐? 저것은 예정되어 있던 일이 아닐 뿐. 하지만 저것 역시 그 운명의 일부분에 불과할 것이다."
"주인님!!! 주인님은 그 운명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이제껏 세느카를 위해 행했던 그 수많은 일들. 제게 세느카를 납치하라고 명령을 내렸던 것, 그녀를 세이렌들에게 보냈던 것. 파인리히를 엄청난 폭발에서 살려낸 일. 그리고 몇일 전 세이렌들이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공격해 왔을 때 그들을 설득시킨 일. 모두 운명을 바꾸기 위해서 그러셨던 것이 아닙니까? 세 종족이 공멸 하지 않도록. 모두 파멸 당하지 않도록.
그것을 원하시는게 아니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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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말씀이 없으십니까? 전 제가 이렇게 많은 말을 했다는게 믿어지지 않습니다. 어째서 제가 떠들도록 내버려두시는 겁니까?
설마. 저들도 저렇게 싸우도록 내버려두시려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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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 무슨 다른 뜻이라도 있으신 겁니까? 저들을 막지 않으시는 다른 이유라도 있는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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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나도 가슴이 아프구나."
"그렇다면. 마음이 시키는대로 하십시오. 마음이 가는대로.
지금 저들을 구하고 싶으시지 않습니까. 제발. 무언가 조치를 내려주십시오. 지금 이 상황을 막을 분은 오로지 주인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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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시키는 것은 저들을 그대로 지켜보는 것이다."
"!!!!!"
카에살레아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대로 입을 다물어 버렸다.
카자마는 그의 표정을 보고 더 이상 말해도 소용이 없음을 알았다. 그는 끔찍한 광경에 슬픔이 복받쳐 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주인이 그렇게 말한 이상 더 이상 희망은 없었다.
카자마는 우울한 표정으로 생각했다.
'그분까지도 저들을 포기하신건가. 아니야. 그럴리 없어.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모두 허사가 아닌가. 하지만. 저대로 놔둔다면. 세 종족은 모두 공멸하게 된다. 아니. 적어도 헤켈과 세이렌은 망하게 될거야.'
카자마는 다시 한번 그의 주인을 바라보았지만 그에게는 아무런 변화도 느낄 수 없었다.
제이드는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그는 다급히 얀에게 다가와서는 말했다.
"제가 무슨 도움이 될만한 일이 없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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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제가 듣기로 당신은 염동법(念動法)을 사용할 줄 안다고 했는데 그게 사실입니까?"
"그렇습니다. 얀 박사."
얀은 뭐라도 해야 마음이 놓일 지경이었다. 그런데 제이드가 염동법을 사용할 줄 아는 것이다. 만약 지오만 찾아낼 수 있다면 아이들을 막을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염동법으로 사람을 찾는게 가능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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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어렵습니다만."
"그 말은 가능하긴하단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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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하긴 한데. 제 혼자의 능력으론 힘이 듭니다. 게다가 그 사람을 제가 모르는 사람이라면 더욱 어렵습니다."
"그 자는 지오라는 자입니다. 그 자를 찾아야합니다. 그래야 저 아이들을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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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까 저분이 말한 그 슬레이브 시스템을 파괴하려하시는군요?"
"아. 제이드도 타렌의 말을 들었군요. 맞습니다. 그 자를 찾을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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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동법을 사용하면 찾을 수는 있지만 제 혼자 힘으론 힘듭니다. 우선 그 자의 기운을 느껴본 사람이 필요하고 또 제게 힘이 되어 줄 포스 오너가 많이 필요합니다."
"제가 도와주겠습니다."
제이드가 오른쪽을 바라보니 아까 슬레이브 시스템에 대해서 말했던 사람이 걸어왔다. 타렌이었다. 그러자 얀이 타렌을 보고는 말했다.
"타렌은 그랜드 포스 오너입니다. 그의 실력과 제가 돕는다면 가능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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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어렵습니다. 전 지오라는 자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기에 그 자의 기운을 읽을 수 없습니다.
얀 박사님이 그 자를 안다고 해도 제3자를 통해서 찾는 경우기 때문에 더 많은 포스 오너가 필요합니다. 이건 매너 포스 공유시스템의 개념을 뛰어넘어서야 하는 것입니다.
둘 이상만 모이면 큰 힘을 발휘하지만 지금은 얀박사님과 타렌의 힘만으론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랜드 포스 오너급이 두 명정도 더 필요합니다."
"파인딩 포스와 비슷하지 않습니까? 예전에 라케프씨와 세느카를 찾으려 했을 때 해봤었는데 가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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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라케프씨가 세느카의 기운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의 경우 지오라는 자는 자신의 위치를 철저하게 숨기고 있을것입니다.
만약 그 자가 <나 여기 있으니 찾아주시오!> 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금새 찾겠지만 지금은 전혀 반대의 경우인 것입니다. 그랜드 포스 오너 3명정도가 있어도 성공확률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이럴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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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훗. 저희가 있잖아요. 선생님!!"
얀은 어디선가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아크바레이와 펜 타고니가 걸어오고 있었다. 그들의 옆에는 락켄신이 같이 걸어오고 있었는데 그의 표정은 주욱 쥬데카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아크바레이!! 살아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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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이지. 이 몸이 쉽사리 죽겠어?"
"하핫. 녀석!!"
카인과 파인리히는 아크바레이를 환한 웃음으로 반겼다.
쥬데카는 자신을 향해 걸어오고 있는 락켄신을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는 반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락켄신!! 네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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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세이렌도 있고 인간도 있고. 펜 타고니. 너의 아들이 한 말의 의미란 것이 이건가? 종족을 초월한 생명의 존엄성?"
펜 타고니는 락켄신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쥬데카를 보고 험악한 인상을 쓰고 있던 락켄신이 긴 한 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런 거였군. 배신을 한게 아니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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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락켄신. 배신이 아니라. 옳은 길을 발견한거지."
쥬데카는 그렇게 말하고는 락켄신의 손을 맞잡았다. 얀은 아크바레이를 바라보고는 심각한 표정으로 제이드에게 물었다.
"이 아이는 그랜드 포스 오너가 아닌데도 가능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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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놀랍군요."
제이드는 얀의 말에 이상한 답변을 했다. 그리곤 아크바레이에게 다가가더니 고개를 살며시 저었다.
"이 아이는 제가 본 어떤 사람보다 강력한 매너 포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절 능가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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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에? 아크바레이!! 이게. 어찌된."
"선생님. 전. 선생님과 조부님 말씀의 뜻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강한 의지를 구현하는 참된 마음. 전 그걸 깨달았습니다."
아크바레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얀에게 허릴 숙여 인사를 했다.
그리고는 제이드를 향해 말했다.
"저희 어머니와 제가 돕는다면 지오라는 사람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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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은 있지만 속단하기엔 이릅니다. 일단 시도는 해보는 수밖에요."
제이드는 그렇게 말하고는 그 자리에 앉았다.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그의 뒤에 얀과 아크바레이,타렌,펜 타고니가 도열했다. 제이드는 두 눈을 감은 채로 그들에게 말했다.
"얀 박사님은 그 자의 기운을 감지하도록 노력하십시오. 이건 제가 주도하지만 느낄 수 있는 사람은 얀 박사님뿐입니다. 다른 분들은 제게 매너 포스를 공급하시면 됩니다. 그럼 들어갑니다."
제이드의 말이 끝나자 동시에 엄청난 양의 매너 포스가 그들의 주변을 감싸고돌기 시작했다. 정말 놀라울 정도의 매너 포스였다.
그랜드 포스 오너를 능가한 제이드와 아크바레이 그리고 그랜드 포스 오너인 타렌과 펜 타고니 게다가 그에 버금가는 포스 오너 얀까지 이들의 능력은 티탄시 헤켈대전에서 아크타리안이 모았던 매너 포스의 양을 훨씬 뛰어넘고 있었다.
그들 주변으로 엄청난 기운이 휘몰아치면서 밝은 빛이 뿜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그곳에 있는 모든 자들이 넋을 잃고 바라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이들과 헤켈,세이렌의 싸움은 그치지 않고 있었다.
헤켈들의 수장 쟈칼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크리에이쳐를 힘겹게 베고는 그대로 달려나가 자신을 공격했던 아이를 그대로 두동강 내었다. 아이는 쉐도우와 접속한 상태였지만 두부 썰리듯 그대로 잘려지는게 아닌가. 너무도 참혹한 장면이었다.
세이렌들의 수장 휘페리언 역시 입자 분해 공격을 가하고 있던 아이에게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돌격해 아이의 심장에 손톱을 박아버렸다. 그의 광마라는 별명답게 손은 그대로 쉐도우를 뚫고 심장도 뚫어버렸다.
하지만 헤켈과 세이렌의 피해도 만만치 않았다. 일반 하위 헤켈 전사들은 그 수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였으며 쉐도우를 가진 헤켈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세이렌도 마찬가지여서 어느 정도 계급이 되는 세이렌들을 제외하고 그 수가 많이 줄어 있었다.
아이들의 수도 1/3 가량 줄어 있었다. 이대로 가게 되면 아이들과 다른 종족이 다 괴멸될지도 몰랐다. 만약 그렇게 되면. 인류의 승리로 끝날까? 그럴지도 모른다. 지오는 단며칠사이에 아이들을 괴물로 만들어냈으니.
"흑흑. 너. 너무 처참해요. 너무나."
-
"세느카 진정해요."
"흑흑. 모두 죽고 있어. 모두."
세느카는 미시케가 말리지 않는다면 그대로 아이들을 향해 달려갔을지도 몰랐다. 그녀는 거의 실신하기 직전이었다.
아이들은 다른 종족들의 공격에 싸늘하게 죽어가고 있었고 그건 다른 종족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싸움이 있다니. 도대체 누가 원한 결과란 말인가.
세느카는 이렇게 된 이유 역시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더욱 슬프게 울었다. 아우로페는 세느카를 바라보며 아무런 말도 해줄 수 없었다.
그녀 역시도 너무나 슬펐던 것이다.
"세느카. 어떻게 하죠. 우린."
이카루스였다. 그렇게 물었지만 대답을 구하는 것은 아니었다.
얀 일행들도 도우러 갔지만 막상 아무런 도움이 못되고 있지 않은가. 자신들이 돕고 싶다 해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도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 건가요? 왜."
세느카는 그렇게 말하고는 얀 일행이 있는 곳을 향해 걸어갔다. 미시케와 이카루스가 말렸지만 그녀는 눈물을 닦으며 세차게 뿌리쳤다. 아우로페가 미시케와 이카루스에게 말했다.
"그녀를 내버려두세요. 무슨 생각이 있을지도 몰라요."
아우로페의 말에 이카루스와 미시케는 세느카의 뒷모습만을 바라보는 수밖에 없었다.
세느카는 얀 일행을 향해 걸어가는 듯 보였지만 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전투를 벌이고 있는 곳의 중앙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그녀에게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얀 일행들은 지오를 찾느라 정신 없었고 다른 사람들도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그런 그녀를 의식할 수 없었다.
뒤늦게 세느카가 얀 일행쪽으로 가는 것이 아님을 깨달은 미시케가 소리치며 세느카를 향해 달려갔다.
"위험해요!! 세느카!!"
세느카는 미시케의 말을 못 들었는지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제이드는 계속해서 주변을 샅샅이 뒤지고 있었다. 하지만 얀은 지오의 느낌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는 심각해질 것이다. 어쩌면 모두 죽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들자 더욱 더 초조해져만 갔다.
세느카는 헤켈과 세이렌의 중간지점까지 가서는 소리쳤다.
"모두 제발 그만해요!!! 제발 그만 두라구요!"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파공성으로 인해 묻혀 버렸다.
그녀는 울음에 지쳐 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는지 힘겹게 소리쳤다.
"모두. 제발. 멈춰요!!! 제발요."
아무리 세게 소릴 질러도 아무도 그녀의 목소리에 답해주지 않았다. 아니. 도리어 그녈 알아본 헤켈과 세이렌들이 그녈 향해 공격해오는게 아닌가. 아이들이 막강한 공격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그들의 목표물을 알아본 것이다. 세느카는 자신을 향해 공격해 오는 다른 종족들의 모습에 치를 떨었다.
그때였다!
"세느카!!! 빨리 돌아가요!! 여기 있으면 위험해요!!"
-
"미. 미시케."
"어서 뛰어요!!"
미시케였다. 그녀는 세느카가 목이 터져라 외칠 때 이미 그녀에게까지 달려왔던 것이다. 미시케는 세느카를 거의 끌 듯이 붙잡고는 뒤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자 두 명이 뛰는 속도보다 다른 종족들이 훨씬 빨랐다.
'스걱!!!!!'
"꺄아아악!!!"
어디선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리더니 미시케가 그대로 쓰러져 버리는게 아닌가. 그녀의 등에서는 붉은 피가 그녀의 옷을 적시고 있었다.
검상이었다. 세느카가 고개를 들어보니 한 헤켈 녀석이 미시케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녀석이 검으로 미시케를 벤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녀석은 곧 뒤쫓아온 한 전사 세이렌 녀석과 아귀다툼을 벌이기 시작했다.
"미시케. 오. 이런."
세느카는 다급히 미시케를 일으켜 세워 걷기 시작했다.
아직 숨은 붙어 있었다. 세느카는 자신 때문에 그 지경이 된 미시케에게 너무나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미시케. 미안해요. 나 때문에 . 괜히 . 나 때문에. 당신은 죽게 내버려둘 수 없어요. 당신은 절대 죽어선 안되요!!'
세느카가 아무리 체력이 좋은 여성이라지만 사람 한 명을 부축하고 뛰기란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문득 세느카는 섬뜩한 느낌에 뒤를 돌아보았는데 미시케를 벤 헤켈은 쓰러져 있고 세이렌 한 녀석이 달려오는게 아닌가?
"꺄아아아악!!"
그 세이렌 녀석은 세느카를 못 알아 봤는지 세느카를 공격했다. 그때였다.
'챙!!!'
세이렌의 손톱을 누군가가 막아냈다.
"카. 카인!!"
-
"세느카! 이게 무슨 짓이야!!! 어서 도망쳐!!"
카인은 세이렌 개체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세느카를 보호했다.
아직 쉐도우와 접속을 안 해서 그런지 세이렌 한 녀석의 파괴력은 굉장했다. 하지만 카인의 적수는 될 수 없었다. 카인은 그 세이렌 녀석을 베어버리고는 세느카를 쫓아갔다. 그는 미시케를 업고 얀 일행이 있는 방향으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난 괴생명체가 그들을 가로막았다. 그 녀석을 본 세느카가 소리쳤다.
"쏘레노드!!"
그 크리에이쳐는 스캇의 쏘레노드였던 것이다. 스캇은 세느카를 잡기 위해 아이들을 내버려두고 이쪽으로 달려왔던 것이다. 카인은 미시케를 세느카에게 맡기고는 쏘레노드를 향해 돌격했다.
카인의 검이 그대로 자연과 동화되어 자연의 기운을 담은채 쏘레노드의 허릴 갈랐다. 정말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움직임이었다.
쏘레노드는 불의의 기습을 당해서인지 그대로 두동강이 나버렸다.
그런데 2초도 안 되서 상체와 하체가 붙어버리는게 아닌가.
"카인! 녀석은 죽지 않는 불사의 괴물이야!!"
-
"뭐라구!!"
카인은 녀석의 끔찍한 모습에 잠시 기가 흐트러져버렸다.
그때 쏘레노드가 카인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카인은 왼팔을 들어 녀석의 주먹을 막았는데 어찌나 파워가 강하던지 그대로 밀려나가 바닥을 뒹굴었다. 팔로 막았는데도 그는 피를 토해냈다. 그런 카인을 향해 쏘레노드가 계속해서 공격해왔다.
카인은 내장이 뒤흔들리면서 잠시 움직일 수가 없었는데 녀석이 발길질을 하는게 아닌가. 카인은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고 말았다.
그런데 그때 그런 쏘레노드를 향해 갑자기 불덩어리가 돌진 하는게 아닌가. 쏘레노드는 불덩어리에 그대로 명중당한채 뒤로 날아가 쓰러져 버렸다.
하지만 녀석의 상처는 매두 래돈의 눈이 번쩍거리자 즉시 아물어버렸다. 정녕 놀라운 녀석이었다.
카인은 파인리히가 자신을 도우러 왔음을 알고는 간신히 일어섰다. 파인리히는 카인을 부축해 일으켜 세우고는 같이 뒤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쏘레노드는 녀석들이 동료가 있는 곳으로 도망치자 더 이상 쫓지 않고 그들을 지켜보았다. 그때 이미 미시케는 킴의 가오그가 뒤로 옮긴 상태였고 세느카 역시 얀 일행들이 있는 곳까지 피해 있었다.
"미시케. 나 때문에. 괜히. 나 때문에."
세느카는 연신 그 말만 내뱉고 있었다. 그녀는 두려웠다. 미시케가 어찌 될까봐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미시케의 검상은 뼈까지 드러날 정도로 심했는데 숨도 점점 가늘어지고 있었다.
"지. 지금은 매너 포스 공유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중이라 그녀를 치료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
-
"아뇨!! 제가 있잖아요!!"
파인리히의 외침에 누군가 반박했다. 그녀는 이카루스였다.
미시케가 세느카를 향해 달려갈 때 아우로페와 함께 얀 일행이 있는 곳까지 온 것이었다. 이카루스는 강한 매너 포스를 가진 사람은 아니었지만 상처를 치료하는데 있어선 엄청난 능력을 가진 사람이었다.
이카루스는 미시케의 검상을 바라보고는 매너 포스를 집중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상처가 치료가 되지 않는게 아닌가.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아픈 사람은 아프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이것은 곧 치료 받고 싶어하는 의지라고 할 수 있다. 매너 포스라는 것은 생명체에 한해서 의지가 서로 같은 종류일 때(예를 들면 치료 받고 싶어하는 의지와 매너 포스로 치료하고 싶어하는 의지)가능한 것이다.
이카루스의 치료하고자 하는 의지가 미시케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녀가 치료를 거부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미시케. 그녀. 그녀가. 치료를 거부하고 있어요."
-
"이카루스!! 그게 무슨 소리에요. 미시케는. 나 때문에 이렇게 되었는데. 도대체."
미시케는 가까스로 눈을 떴다. 그리곤 파인리히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순간적으로 감상적인 생각에 사로잡혀버렸다.
'내가 죽는다면 그에게 더 이상 짐이 되지 않겠지. 난 쓸모 없는 아이야. 동료들에게 피해만 줄뿐. 파인리히. 미안해요.'
미시케는 파인리히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그 모습을 바라본 파인리히가 미시케에게 소리쳤다.
"정신차려요!! 미시케!! 이렇게 죽으면 안돼요!! 미시케!!"
하지만 미시케는 간신히 떴던 눈마저 감기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가 울먹거리며 말했다.
"미시케. 당신이 죽으면 파인리히는 어떻게 하라구요. 난 당신과 파인리히가 잘 되길 바라는데. 당신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며 나도 행복을 느끼려 했는데. 내가 어떻게 이런 추한 모습으로 그에게 돌아올 수 있었는데. 나 대신 그를 . 그를 사랑해줘요.
미시케. 어서 눈을 떠요."
그녀는 아우로페였다. 이미 초상집처럼 그곳은 온통 울음바다였다. 미시케는 아우로페의 목소리를 어렴풋이 듣고는 눈물을 떨궜다. 동시에 그녀의 상처가 아물기 시작했다.
이카루스의 능력이 워낙 뛰어났지만 그의 능력을 뛰어넘는 속도였다. 미시케의 상처가 낫기 시작하자 모두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상처가 다 아물자 미시케가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 이카루스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
아우로페 역시 울음을 그치고 슬픈 미소를 지었다. 미시케는 아우로페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아뇨. 다시 살고 싶단 생각을 한 건 결코 파인리히때문이 아니에요. 파인리히는 아우로페. 당신을 너무나 사랑해요. 비록 당신의 몸이 그렇다하더라도 그는 오로지 당신만을 바라볼거에요.
내가 다시 살고 싶어진 것은. 당신의 파인리히에 대한 사랑때문이었어요. 그를 진정 사랑하기에 그를 포기하려 했던거죠?
하지만 전 그를 받아들일 수 없어요. 그렇다고 죽고 싶지도 않아요. 나도 당신같은 사랑을 꼭 해보고 싶거든요?"
-
"미시케."
"걱정끼쳐서 미안해요."
미시케는 진심으로 모두에게 사과를 했다. 그때였다. 얀이 소리쳤다.
"젠장!! 지오는 이 근처에 없어!!! 녀석은. 지구상에 없다구!!"
-
"??"
"설마. 원자력 천공위성!!!"
타렌의 말에 모두들 허탈한 표정이 되어버렸다. 얀은 지오의 기운을 아무리 노력해도 읽을 수 없었다. 엄청난 매너 포스로 그 어렵다는 파인딩 포스를 구현했던 그들이지만 그를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결국 녀석을 지구 밖 즉, 원자력 천공위성에서 발견했던 것이다.
"빌어먹을. 어떻게 그 먼 곳에서 아이들을 조종할 수 있지?"
-
"이제 정녕 수가 없는 것인가.?"
"젠장."
"끝이야."
"오. 신이시여."
-
"젠장. 여기서 신을 왜 찾아? 얼어죽을 신을!!"
모두들 낙담한 표정들이었다. 더 이상 희망은 없는 듯 보였다.
이제 끝이었다. 다행히 아이들과 다른 종족들의 전투는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서로 약간씩 떨어져서는 섣불리 덤비지 못하고 있었다.
이미 헤켈들은 그 수가 반 이하로 줄어들었으며 세이렌도 1/3 가량이 죽어버렸다.
아이들도 200명에서 100명이 조금 더 되어 보이는 정도였다.
잠시 정적이 모두를 휘감았다. 아이들은 다시 서로 줄을 맞추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도 일치해 소름이 끼쳤다.
세느카는 간신히 마음을 진정하고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다른 종족들도 바라보았다. 그들은 모두 공포에 시달린 얼굴로 모두 겁에 질려 있었다.
전쟁. 전쟁이란 그런 것이다. 전투를 하는 도중에는 자신도 모르게 다른 생명을 앗아가고 전혀 죄책감도 느끼지 못할뿐더러 두려움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잠시라도 그들에게 생각할 여유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극도의 공포심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슬픔을 느끼고 죄책감을 느끼고 마음의 상처를 얻게 된다. 전쟁이란 그런 것이다.
아무리 서로가 서로를 증오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지만.
지금 그들은 그런 운명을 저주하고 있었다. 죽음. 상대를 죽이는 것과 내가 죽는 것. 살기 위해 죽이는 것과 죽임을 당하는 것. 서로에 대한 원한이 아무리 바다와 같이 깊다고 할 지언정. 이건 아니었다.
다른 종족들의 표정은 피로와 공포로 물들어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았다. 전혀 공포심같은 것을 느끼지 못하는 듯 여전히 무표정했으며 하나같이 정확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 아이들의 표정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마치.
엑소시스트에 나오는 여자아이처럼 그들의 표정이 모두 괴기스럽게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은 쉐도우에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는데 그 표정은 마지막 일전에 대한 결의를 보여주는 듯 했다.
아이들의 표정이 공포스럽게 바뀌자 다른 종족들이 일제히 긴장하기 시작했다. 그들도 최후의 발악을 준비하는 듯 보였다.
그런데 그때였다. 지상에서 무언가가 하늘로 치솟았다.
"응.? 저게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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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세느카의 질문에 모두들 하늘을 바라보았다. 엄청난 높이로 뭔가가 튀어 올라갔는데 그것은 지상을 향해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매너 포스 공유 시스템으로도 별 소득을 얻지 못한 제이드가 그 물체를 바라보고는 비명에 가까운 소릴 질렀다!!
"저!!! 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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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구..... 겨우 감기가 낳아가네요... 이 좋은 날씨에 감기때문에 아무것두 못하구 있다니..... --;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라구 다시 한번 말씀드리구요. 코멘트 많이 달아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