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81회 - http://hoyanet.new21.net/zero/view.php?id=gigaselender&no=81
[기가 슬렌더] -43- 카인 쥬언트(쟈칼과의 대결.....) -카인 쥬언트(쟈칼과의 대결.
.....)-
2지역구 라빌로스시 북서쪽에 위치한 오라닌시.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다른 지역구로 이주해갔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수 또한 그에 못지 않게 많았다.
도시 하나를 포기한다고 해도 방위부소속 대원들까지 도망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단 일분이라도 시간을 벌기 위해 각자 자신이 지키고 있던 시에 남아 있었다.
오라닌시의 차베크전대장은 헤켈들의 공격이 시작되기 직전 광선형 돔 결계를 가동시킬 것을 명령했다. 사실상 불필요한 명령이었다. 지원군을 보내줄 도시도 없었고 오래버틸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명령이었다.
"차베크 전대장님. 이제라도 그냥 포기하고 퉁지나시로 이동해 그곳의 적들을 섬멸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차베크의 부관이 그를 설득하려 들었다. 사실 가오그의 수적인 면에서 헤켈들에게 밀리는 것이라 퉁지나시에 있는 가오그 20대와 전력을 합친다면 충분히 승산 있는 싸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차베크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내가 어찌 그런 전략을 모르겠는가 퉁지나시는 그 방어력이 우리보다 훨씬 뛰어나다네 하지만 우린 절대 그렇지 않아 그들은 충분히 시간을 벌 능력이 된다는 말이네. 그런데 우리가 그들을 돕기 위해 이곳을 버려 두고 간다면 이곳 오라닌 시의 남은 사람들은 어떻게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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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건 무모한 짓입니다. 차라리 적을 한녀석이라고 더 죽이고 죽는게."
"적을 죽이는 것은 중요한게 아니야. 어떻게 한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차베크는 고개를 들어 광선형 돔 결계를 공격하고 있는 헤켈들을 바라보았다. 그는 몇 시간 전에도 부관이 말한 것과 같은 문제로 고민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가 내린 결론은 이곳에 머무르는 것이었다.
'퉁지나시로 간다면 적을 섬멸 시킬수는 없더라도 많은 피해를 입힐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이 도시의 사람들은 더욱 끔찍한 꼴을 당하게 될 것이다. 시간을 벌어야만 해 사람들이 도망칠 시간을'
차베크전대장은 남은 사람들이 도망칠 시간을 벌기 위해 이곳에 남아 최후를 맞이할 것을 결정한 것이었다.
이것은 대부분의 방위부소속 대원들이 내린 결정이기도 했다.
정부차원에서의 이주계획은 이미 끝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아직 수많은 의(義)를 아는 사람들이 빈민들을 구하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었다. 사실상 그들의 호크에 의해 구출되는 사람들이 정부차원에서 벌인 이주계획으로 구출된 사람의 수를 능가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출입 루트는 한정되어있어 시간을 더 벌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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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너희들에게 마지막으로 몇 마디만 하겠다.
나를 믿고 이곳에 남아준 너희들에게 감사한다. 여기서 살아나갈 수 있을거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것은 너희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다른 이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이곳에 남아준 너희들이 자랑스럽다. 우리의 목표는 시간!! 시간이다.
적들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이미 다른 도시들의 파괴로 다들 알 것이다. 하지만 죽기를 각오하고 싸운다면 결코 쉽사리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자 최후의 순간. 우린 모두를 위해 하나가 되는 것이다!!!"
"와아!!!"
가오사이보그 전대 12명의 우렁찬 함성소리가 들렸다.
그와 동시에 르부뤽의 백호단이 광선형 돔 결계를 파괴했다.
"가라!!! 1조와 3조는 좌우현을 맡는다. 나와 2조는 추행진형의 선두에 선다."
차베크의 외침에 모두들 가오그에 탑승한채 달려나갔다.
르부뤽은 자신의 백호단을 향해 돌진하는 인간들의 병기 가오그를 바라보며 비웃었다.
"감히 이 위대하신 르부뤽님에게 대항하려들다니.
후후훗 뭐. 저런 하등 생물따위에게 내가 나설 필욘 없겠지. 공격!!!"
자신의 잘난체에 모자란 부분이 없었나 생각해보던 르부뤽은 만족하는 미소를 지으며 공격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백호단의 100개체의 헤켈들이 미친 듯이 달려나갔다.
하지만 이내 차베크를 선두로 한 오라닌시 가오그전대와 마주치게 되었다. 차베크의 부관의 말대로 출입 루트는 지극히 제한적이었다. 100여개체중 30여개체만 싸움에 돌입하였고 나머지 70여개체는 뒤에서 구경만 하는 꼴이 되었다.
"최대한 힘을 아껴라!! 우리가 버티는 1초에 수십명의 목숨이 왔다 갔다 한다!!!"
차베크의 말에 모두들 기합성을 토해냈다. 르부뤽은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출입구가 상당히 좁다는 것은 예상했지만 적이 이토록 분전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게다가 가장 선두에서 지휘하는 녀석은 종횡무진 지칠 줄 모르는 공격을 펼쳤다.
"저번 녀석과 비슷한 녀석들이군. 겨우 저런 녀석들이 나의 자존심에 금이 가게 하다니. 빨리 끝내버려야겠군.
백호 수라대는 지금 즉시 선두에서서 쉐도우와 가이넥을 시도해라!!"
르부뤽의 명령에 바닷물 빠지듯 후퇴한 헤켈들 중 10개체가 앞으로 튀어나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가이넥을 외쳤다. 그러자 10개체의 헤켈들이 마치 금속갑옷에 둘러싸인 듯 몸의 형태가 변하기 시작했다.
가이넥은 쉐도우 접속 명령어였던 것이다.
백호 수라대는 10개체로 이루어진 쉐도우를 가진 몇 안되는 자들의 집단이었다. 백호 수라대가 선두에 나서자 전투는 묘한 방향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쉐도우를 가진 수라대 한 개체의 능력은 가오그 한 대의 능력과 거의 필적했으니 말이다.
이렇게 싸우는 와중에도 수많은 호크들이 사람들을 하나라도 더 구출하기 위해 바쁘게 날아다니고 있었다.
"백호 수라대를 투입했는데도 이 지경이라니..
도대체 믿을 수가 없군."
르부뤽은 적의 사기에 눌린 듯 보이는 자신의 수하들이 너무 한심해 보였다. 자신이 또 나서야 할 일이 생기고 만 것이다. 사실 백호 수라대는 엄청나게 강한 집단이었다.
하지만 죽기 살기로 싸우고 있던 차베크의 가오그 전대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였던 것이다.
르부뤽은 저번에 아그나문에게 당할뻔 했던 것을 상기하며 앞으로 뛰어나갔다. 그의 움직임은 쉐도우와 가이넥 한 백호 수라대원들보다도 더욱 빨랐다.
"뭐지?"
엄청난 살기를 내뿜으며 달려오는 한 헤켈을 바라본 차베크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온 몸에 페인트칠을 한 듯 형형색색의 문신을 한 그의 모습은 찬란하기 그지없었고 그 빠르기 또한 다른 헤켈들을 오래전에 능가해버렸다.
하지만 차베크 역시 쉽게 당할만큼 어리숙한 전대장은 아니었다.
"핫!!!"
섬광같이 찔러들어오는 르부뤽의 왼검을 가오그의 T-blade 로 쳐낸 차베크는 역공을 시도하려했다. 하지만 르부뤽의 오른검이 그걸 용납지 않았다. 오른검을 겨우 막아낸 차베크는 검술로는 자신이 한참 아래인 것에 분개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가오그의 무게가 훨씬 무겁기에 적의 내력이 담긴 공격을 겨우 막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르부뤽은 자신의 공격을 계속해서 막아내는 적에 대해 또 한번 자존심에 금을 긋고 말았다.
"나처럼 완벽하게 잘생기고 멋진 검술의 달인을 이토록 화나게 한 대가가 얼마나 처절한지 맛보게 해주마!!!"
르부뤽은 그렇게 말한 후 더욱 빠른 몸놀림으로 차베크를 공략해 나갔다. 그 모습이 너무도 화려해 다른 가오그들과 헤켈들의 공격은 멈추었고 모두의 시선이 그들로 향했다.
차베크는 온몸에 땀이 비오듯하고 숨이 차는 것에 자신이 질 거란 것을 느꼈다. 그래도 후회는 없었다. 최선을 다했고 할만큼 했다고 생각했다. 다만 자신의 눈앞에 괴물같은 녀석이 활개치고 다닐 것을 생각하니 너무도 분했다.
르부뤽의 왼검이 차베크의 가오그 왼다리를 갈랐다.
그와 동시에 몸을 한바퀴 돌린 르부뤽은 오른검으로 가오그의 심장을 찔렀다.
차베크는 자신의 심장을 향해 들어오는 검을 보았지만 막을 수 없었다. 더 이상 어떠한 힘도 낼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웃고 있었다.
"후후훗.."
르부뤽의 검이 심장을 꿰뚫자 그들을 바라보던 다른 가오그들이 일제히 르부뤽을 향해 달려들었다. 르부뤽은 죽으면서까지 자신을 희롱하는 하등생물에 세 번째 금이 간 자존심을 붙잡고 달려오는 가오그들을 무참히 살육했다.
다채로운 색깔의 문신들 때문에 그의 검술은 너무도 화려해보였다. 단 1분여만에 르부뤽과 백호 수라대의 활약으로 오라닌시의 가오그는 전멸당해 버렸다 동시에 르부뤽은 앞으로 달려나가면서 말했다.
"하등생물들을 말살해라!!!!"
상당히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듯 르부뤽은 자신이 직접 선두에 서서 사람들을 살육해나갔다. 그런 그의 모습은 악마의 모습으로 죽은자들의 동공에 맺혔다.
사정은 오라닌시의 서쪽에 위치한 퉁지나시와 리메논시 북동쪽에 위치한 갈로디아시도 마찬가지였다. 퉁지나시 20대의 가오그는 락켄신의 현무단에 의해 10분여만에 몰살당하는 비운을 맞이했다. 하지만 퉁지나시 자체가 워낙 부호들이 사는 곳이었기에 인명피해는 다른 도시들에 비해 훨씬 적었다.
갈로디아시
다행히 얀들이 갈로디아시에 도착했을 때 헤켈들의 공격은 시작되지 않은 상태였다. 광선형 돔 결계가 몇분을 버텨줄지 알 수 없었지만 지금은 그 몇분이라도 고마운 시점이었다.
얀들과 마찬가지로 인명을 구하기 위해 온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얀은 그런 그들을 보고선 가슴이 뭉클해지는것을 느꼈다.
"두곳으로 나누어서 사람들을 실어나르기로 합시다.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시는 60Km 떨어져있는 2지역구 발카로스시와 90Km 떨어져있는 1지역구의 쿼터드 시입니다.
발카로스시보다는 쿼터드시가 더 안전할테니 그쪽으로 사람들을 옮기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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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랴.. 그랴 이주계획인가 뭔가 하는 거시. 2지역구를 버리는거시었응께 1지역구로 도망치는게 낳을 것이여.."
"호크가 그다지 성능이 좋지 않기 때문에 한번 옮기는데 적어도 20■30분정도 걸릴겁니다. 광선형 돔 결계가 버틴다고 해도 최대 한두시간. 최대한 서둘러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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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습니다. 소장님."
카인이 동의하자 그들은 즉시 두 패로 나뉘어 사람들을 싣기 위해 움직였다. 다행히 피난하지 못한 사람들은 방공호 같은 곳에 모여있었기에 그들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게다가 얀이 일사불란하게 피난민들을 지휘하여 호크에 태우는 것도 빨랐다. 죽음의 늪에서 건져진 그들의 표정은 한없이 밝아보였지만 얀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못했다.
자신같은 사람들이 없었다면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얀은 다시 한번 마테리온같은 작자에게 분노를 느꼈다.
그들에겐 위선자(僞善者)라는 말이 딱 어울렸다.
그렇게 두 번째 호크가 쿼터드시에 갔다가 다시 도착했을 때였다. 이미 과반수 이상의 시민들이 탈출에 성공했다.
그들은 대부분이 노약자나 여자, 어린아이들이었다. 남아있던 남자들의 대부분이 그들이 먼저 도망치기를 바랬기 때문이었다.
'두 번만 두 번만 더'
얀은 두 번정도면 자신들이 가지고 온 호크 30여대와 다른 의인들의 호크 수십여대로 충분히 시민들을 옮길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때였다. 그의 바램을 산산히 조각내듯 광선형 돔 결계의 작동이 멈추었다.
자동차 시동이 맥없이 꺼지듯 결계가 사라지자 헤켈들의 괴기스런 함성소리가 들려왔다.
"소장님!! 큰일입니다. 녀석들이.. 공격해 들어왔어요!!
이 갈로디아 시의 가오그는 고작 8대.. 이래선 사람들을 구할 수가 없어요!!"
카인이었다. 그의 얼굴은 사람들을 구하는데 많은 피로가 쌓인 듯 지쳐 보였다. 얀은 쓴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다른 도리가 없었다. 이번 탈출을 끝으로 자신들도 탈출해야만 했다.
"카인!! 어쩔 수 없네 가오그 전대를 믿는 수밖에 사람들 대피시키는데 신경을 쓰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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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 없습니다!! 8대 가지곤 5분도 버티기 힘들어요!!
5분동안 사람들을 다 태울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제 제가 싸우겠어요!!"
카인의 말에 얀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그것은 무모한 행동이었다. 언제라도 도망칠 수 있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했다. 싸움에 끼어든다면 도망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안돼!!! 죽을려고 그러나!!! 자넨 아직 그래선 안돼!!
세느카 생각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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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세느카가 제게 중요한 사람이란거 느낍니다.
하지만 지금은 세느카보다 이곳의 수백명의 생명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카인은 그 말과 함께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곳으로 달려나갔다. 이미 그의 팔에는 광목검이 들려있었다.
"이런 큰일이군."
얀은 다급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의 눈에 누군가가 들어왔다.
카인이 도착했을 때 벌써 2대의 가오그가 거의 분해되다시피해 땅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Connect!!"
급히 쉐도우와 접속한 카인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헤켈의 허리춤을 베었다. 물의 기운을 담은 공격이었다.
헤켈은 자신의 몸이 두 개가 되어 땅바닥에 떨어지는 모습을 눈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분명.
자신의 방어력은 1.5배 이상 강해졌는데 갑자기 등장한 카인의 존재에 갈로디아시 방위부 소속 가오그 전대장 라엔은 싸우면서 소리쳤다.
"당신은 도대체 누굽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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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카인이란 사람입니다. 돕기 위해 왔습니다."
"휴.. 다행이군요난 전대장 라엔이오. 잘부탁하오!!!
힘내라!!! 지원군이오고 있다!!"
라엔은 카인이 지원군으로 온 사람들중에 한명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카인은 혼자였다. 카인은 라엔의 외침에 고무된 다른 탑승자들의 사기를 꺾고 싶지 않았다.
카인의 검이 벌써 4번째 헤켈의 몸을 가르고 있었다.
라엔은 그런 카인의 가공할 파괴력에 놀랐지만 싸움에 열중하느라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이래선.. 이래선 안돼.. 쉐도우와 접속한 상태로 오래버틸 수 없다. 게다가 남은 6명의 탑승자들도 지쳐가고 있어.. 10분.. 10분만 더 버티자 몸이 가루가 된다해도..'
카인은 예상외로 헤켈들의 능력이 강하다는 것을 알고 최소한의 힘으로 적들을 해치우고 있었다. 벌써 카인 한명의 손에 목이 떨어진 헤켈만해도 8개체나 되었다.
그 사이 가오그 2대가 더 파괴되어 남은 것은 카인과 4대의 가오그뿐이었다.
쟈칼은 자신의 청룡단이 생각보다 빨리 진격하지 않고 있음을 알고 의아해했다.
"라이노,도대체 무슨 일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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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하지는 않지만 적의 지원군이 나타난 것 같습니다."
"지원군? 그런게 그들에게 도움이 될거라 생각하는가?"
- "그게"
"우린 지금 마케루시안의 디펜션 조력단의 지원을 받고 있다. 그런 우리들을 감히 누가 막아낸단 말인가!!!"
쟈칼은 자신에게 갈로디아시를 맡겼을 때 너무도 쉬운 임무라 서운함마져 느끼고 있던 차였다. 그런데 그렇게 쉬울 것 은 임무에 이렇게 시간을 끌고 있다는 것이 이상할 따름이었다.
"청룡 용아대를 써라."
-
"옛!!"
라이노는 금새 그 말뜻을 알아들었다.
"청룡 용아대는 즉시 가이넥 하여 적들을 공격하라!!"
라이노는 쟈칼이 가장 신임하는 부하이자 용아대의 수장이기도 했다. 라이노의 명령이 떨어지자 라이노와 9개체의 헤켈들이 쉐도우와 접속했다.
적진에서 보통 헤켈들과는 약간 다르게 생긴 금속성의 괴물들이 튀어나오자 카인과 라엔들 모두 당황했다. 특히 그 모습이 카인의 모습과 너무도 흡사해 그들이 지원군인줄 착각하여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하지만 카인의 쉐도우가 붉은색의 사이보그처럼 생긴 반면 그들의 쉐도우는 진청색 괴물같은 모습이었다.
카인이 공격해 들어오는 그들을 향해 검을 휘두르는 모습을 보고서야 라엔은 그들이 적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젠장. 녀석들은 적이다!!! 방심하지 마라!! 붉은색을 빼고는 모두 적이다!! 공격해!!"
남은 3명의 탑승자를 향해 그렇게 외친 라엔은 자신도 공격하기 위해 검을 휘두르며 달려나갔다.
카인은 쉐도우와 접속한 헤켈들의 실력이 엄청나다는것을 알고는 더욱 암담해졌다.
'큰일이다.. 헤켈들중에서도 쉐도우를 사용할줄 아는 녀석은 지극히 적은줄 알았는데.. 10개체나 되다니..
게다가 저 녀석은. 그들 중 실력이 가장 좋구나..'
카인이 말한 저 녀석이란 바로 라이노였다. 카인이 라이노에 대해 놀라고 있을 때 라이노 역시 카인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어떻게 쉐도우와 가이넥 한 녀석이 저들편에 있단 말인가.. 우리 중 인간들을 돕는 녀석이 있단 말인가. 그렇지 않다면 녀석도 5검중 쥬데카와 같은 족속인가.'
카인은 청룡 용아대에 밀려 점점 뒤로 후퇴하고 있었다. 4대의 가오그 역시 지쳤는지 계속 밀리고 있었다. 그들이 역전의 용사였기에 지금껏 버틴 것이었다. 사실상 지금까지 버틴것도 초인적인 정신력으로 견뎌낸 것이었다.
라이노의 검이 카인 쉐도우의 왼쪽 어깨를 스치고 지나갔다.
'으윽.. 상대가 너무 많아. 어서. 소장님.
사람들을 데리고 도망치세요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라엔!!! 5분만 더 버팁시다!!! 5분만 더!!"
-
"후훗.. 나도 그러고 싶소만.. 쿨럭!!!"
"..!!!! 라엔!!!"
카인은 라엔의 이름을 힘차게 불렀지만 용아대 3개체의 협공을 받은 라엔은 이미 이승 사람이 아니었다. 라엔의 가오그가 무너지자 다른 3대의 가오그도 더욱 수세에 몰리기 시작했다.그때였다.
'슈우우웅■'
"캬악.."
"꾸 에.겍"
"크카악!!!"
어디선가 날아온 불덩어리에 용아대 3개체가 뒤로 날아가 버렸다. 카인은 언젠가 본적이 있는 불덩어리에 밝은 미소를 지었다.
"파인리히!!!"
파인리히였다. 카인의 미소에 보답이라도 하듯 어디선가 두 개의 광포한 돌풍이 두 개체의 헤켈을 날려버렸다.
"소장님!!!"
- "나도 있다구. 치잇"
쓰러져있는 가오그의 T-blade 가 갑자기 솟구치더니 헤켈을 향해 찔러 들어갔다. 무협지에 등장할법한 이기어검술(以氣馭劍術)처럼 T-blade는 한 헤켈을 꿰어 땅에 메다 꽂아버렸다.
"아크바레이까지!!!"
-
"카인!! 시간이 얼마 없네. 라케프씨가 도착하면 바로 탈출해야해. 우리에게 저들을 모두 이길 힘은 없네!!"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소장님"
카인은 알 수 없는 미묘한 감정이 복받쳐 오르는 것을 간신히 참고 다시 공격에 열중했다. 갑자기 등장한 괴인들에 의해 순식간에 10개체 가까이 수하를 잃은 쟈칼은 분노한채 직접 전선으로 뛰어들었다.
라이노는 순식간에 청룡 용아대의 4개체가 적들의 손에 당한것에 치를 떨며 카인에게 더욱 맹렬한 공세를 가했다.
카인은 쉐도우와 접속한 헤켈들이 줄어들자 여유가 생겼다.
게다가 그중 가장 낳은 실력을 가진 녀석이 죽자 사자 덤비는 차에 다른 헤켈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싸울 수 있었다.
카인의 광목검이 라이노의 심장을 찔러 들어가다가 아래로 휘어졌다. 라이노는 자신을 찌르려는 상대의 검을 밖으로 쳐내려다가 검이 사라진 것을 보고 경악했다.
'나보다 뛰어난 자는 오직 쟈칼님뿐이다!!!'
하지만 그것은 라이노의 생각이었다. 어느새 그의 하복부엔 쉐도우를 찢고 들어온 거대한 검상이 새겨있었다.
'어떻게. 조력단의 도움을 받고 있는 쉐도우를 자를수 있단 말인가'
그 말과 함께 라이노가 쓰러졌다.
파인리히의 일갈에 또 다시 3개체의 헤켈들이 시커멓게 탄채 땅바닥을 굴렀다. 아크바레이의 공격에 헤켈들이 죽지는 않았지만 부상을 입은채 뒤로 물러나야했다.
처음의 기습땐 성공했던 공격들이 서서히 먹혀들지 않고 있었다. 게다가 적들은 엄청난 방어력을 가지고 있었다. 얀은 그것을 느끼고 있었다. 전번 티탄시 헤켈대전에서 보았던 녀석들과는 차원이 다른 방어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게다가 쉐도우를 가진 녀석들도 몇 놈 있었다.
'라케프씨.. 빨리 와주십시오.. 시간이 다해갑니다..'
얀이 그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미얀과 미시케는 사람들을 거의 다 호크에 태웠고 라케프는 한때 자신의 호크였던 애마를 끌고 얀을 향해 날아오른 상태였다.
에리네 반인테스.190의 훤칠한 키에 짧은 금발머리의 호리호리한 체격의 사내였다. 유그리스 시의 시장이기도 한 그는 일개 도시의 시장이라는 직책임에도 불구하고 몸소 전장에서 사람들을 구하고 있었다.
차갑고 냉정한 성격이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다른 종족에 대해서였다. 같은 동족의 생명을 천시하는 마테리온과는 질적으로 달랐다.
"5분만.. 5분이 이렇게 길게 느껴지다니"
에리네는 아직 호크 수송선에 타지 못한 수백명의 사람들을 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불과 몇 백미터 떨어져있지 않은 곳에서는 헤켈들과 가오그들의 싸움이 한창 진행중이었다. 아니,가오그는 3대밖에 보이지 않았고 이상한 사람들이 헤켈들을 막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허름한 모습으론 그리 오래 버틸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자신의 주변에는 자신처럼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호크를 가지고 온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그 중에는 미얀과 미시케도 있었다.
또 한 대의 호크가 에리네의 수송선 옆에 내렸다. 한 대가 도착하자 에리네는 그쪽으로 사람들을 보내려고 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호크에 달린 수송선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뭐지? 수송선이 없다면 호크에 몇 십명밖에 못타는데'
그때였다. 호크에서 누군가가 내려섰고 그의 뒤에 검은색의 폴리아트겐 재질의 옷을 입은 사내 셋이 뒤따라 내렸다. 에리네는 그들이 누군지 금새 짐작할 수 있었다. 그 검은색 옷은 마테리온의 개인 경호부대가 착용하는 복장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앞에 서 있는 사내의 얼굴은 에리네가 잘 아는 얼굴이었다.
"코로니스. 당신이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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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죄송해서 어쩌나요? 죽어 주셔야겠습니다."
"그분께서 시키신 일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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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훗.. 뻔한 사실을 뭐하러 물으십니까? 어차피 죽을 목숨.. 말 한마디라도 아끼시죠 호호홋.."
코로니스가 그렇게 말하면서 손짓했다. 그러자 뒤에 있던 세명의 괴한들이 에리네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에리네는 설마 마테리온이 이렇게 선수를 칠거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 자신은 단지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이곳에 온것이지 아직까지 크게 마테리온에게 반항한 적은 없었다.
물론 사태가 수습이 된 후에 어느 정도 따져볼 생각이었지만 그게 배신을 뜻하는 것은 아니었다. 의견이 맞지 않으면 서로 다른 길로 나아가면 될거라 생각했는데 상대는 그렇지 않았다.
물론 게류온의 입심이 작용한 탓도 있었다.
에리네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상대는 세명 코로니스를 제외하고라도 자신은 이길 자신이 없었다. 어느 정도 싸움에는 자신있었지만 그건 막싸움의 얘기였지 저들처럼 고도로 훈련된 무인들에겐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
세명의 괴한이 에리네를 둘러싸는 것을 보고 미얀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을 통솔하고 호크에 실어나르는 굉장히 혼잡하고 시끄러운 상황이었지만 그 상황에서도 묘하게 흐르는 살기를 감지한 것이다.
게다가 지금껏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던 뛰어난 용모의 사내를 우락부락한 자들이 둘러싸자 심상치 않음을 알아챘던 것이다.
코로니스의 부하들은 일을 조용히 처리하라는 지시 때문에 에리네를 조용한 곳으로 옮겨 죽이려고 했다. 그래서 에리네의 양팔을 좌우측에서 붙잡고 다른곳으로 걸어가려는데 누군가가 막아섰다.
"실례지만 무슨 일이시죠? 이분을 왜 데려가는거에요?"
미얀이었다. 어색해진 분위기에 코로니스가 음흉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가씨는 상관하지 마시죠. 이 자는 범죄자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연행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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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라구요? 말도 안돼요!! 당신들 소속이 어디죠?
CPD 인가요? 아니면 정부요원?"
"후자쪽입니다. 여기."
코로니스는 자신의 신분증을 미얀에게 보여주었다.
그 신분증은 코로니스가 정부소속 요원임을 증명해주는 것이었다.
"그럼 이만"
코로니스는 상대의 태도가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런 마음을 억누른채 앞으로 걸어나갔다. 그때 미얀이 그를 가로 막아서며 말했다.
"쳇 우습군요!! 지금이 어떤 상황인데 사람을 잡아가나요? 이 분이 얼마나 큰 범죄를 저질렀는지는 몰라도 지금은 그런게 중요한게 아니잖아요!! 이 분이 구한 사람들 수만해도 몇 백명이 넘어요!! 이런 시국에 사람을 잡아간다니 말도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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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방해하면 공무집행 방해죄로 당신도 체포하겠습니다."
코로니스의 비아냥거리는 말투에 미얀은 본색을 드러내고야 말았다.
"뭐야? 이게 좋게 말하려고 했더니."
코로니스는 갑자기 날라온 회축에 당황한 나머지 적중당하고 말았다. 설마 여자가 그런 공격을 하리라곤 예상하지 못했기때문이었다.
미얀이 공격하자 에리네를 붙잡고 있던 세명의 괴한이 미얀을 향해 달려들었다. 코로니스는 얼얼한 턱을 붙잡고 싸움을 지켜보았다. 자신이 끼어들지 않아도 충분히 그녀를 제압할 수 있을거란 생각에서였다.
"호홋. 제법 매섭군요. 하지만 각오해야 할겁니다."
미얀은 그런 코로니스의 말에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내가 할 소리!!"
미얀의 얼굴을 향해 정권을 내지르던 괴한은 미얀의 상체가 뒤로 젖혀짐과 동시에 자신을 향해 차기가 나오는것을 보았다. 사타구니에 발차기가 적중된 그 괴한은 그 부분을 붙잡고 바닥에 뒹굴었다.
다른 한 괴한이 거의 눕다시피 한 미얀의 하복부를 돌려차기로 공격했다. 미얀은 언제 그랬냐는 듯 몸을 튕겨 일어나 상대의 발을 간만의 차이로 피한 후 몸을 옆으로 굴려 상대의 축이 되는 다릴 걸었다.
괴한도 만만치 않은지 미얀의 다릴 점프해서 피한 후 바로 공중 내려찍기를 구사했다. 미얀은 괴한들의 실력이 보통이 아님을 알고 난감했다. 세명도 벅찬데 싸가지 없는 말투를 가진 저 녀석은 이들보다도 더 강한 것 같았으니 말이다.
찍기 공격을 양팔을 엑스자로 모아 막아낸 미얀은 뒤로 한보 후퇴하여 숨을 골랐다. 두명의 괴한의 연속공격이 시작되었다. 미얀도 굉장한 실력파였지만 여자는 여자였다.
상대의 공격을 모두 막아내긴 하였지만 강인한 근골의 파괴력에 팔이 저려옴을 느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사타구니를 붙잡고 구르던 녀석마져 일어서서 다가왔다.
"호호. 벌써 지치면 어떻게 합니까? 제가 재미볼 시간은 주셨어야죠"
코로니스는 희미한 웃음을 흘리며 그렇게 말했다.
괴한들을 해치우고 자신과도 한판 해보자는 소리로 들렸다. 그때였다.
"됐소.. 그만해요. 아가씨. 나 때문에 다른 누구라도 다치는걸 원치 않습니다."
에리네였다. 그의 눈빛은 간절했다.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눈빛이었지만 미얀은 차갑게 대꾸했다.
"쳇.. 누가 당신 하나 구하자고 이러는 줄 알아요?
저기 저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려고 그러는거라구요!!! 핫!!"
기합소리와 함께 미얀의 손에서 무언가가 뿜어져 나왔다. 암기였다!! 두명의 괴한은 각각 어깨와 가슴에 적중되어 쓰러졌고 한 괴한은 눈에 맞았는지 비명을 지르면서 허우적거렸다. 그 모습에 코로니스는 적이 당황한 듯 냉소를 지으며 앞으로 나왔다.
"어쌔씬(Assassin)이었군요 비겁하게 암수를 사용하다니"
-
"비겁한건 너희들 아냐? 연약한 여자를 두고 셋이서 협공한. 안그래?"
"후훗 할말을 잃게 만드는군요."
코로니스는 품에서 플라즈마 검을 꺼내어 들었다.
그 검은 카인의 입자폴리곤 단검을 제압하기 위해 가지고 다니던 것이었는데 의외로 그와 잘 맞아 계속 들고 다니던 검이었다.
"치사하게 검을 쓰다니."
-
"당신도 암기를 사용하니. 공평한 것 같군요호호홋."
코로니스의 검이 미얀의 허릴 베기 위해 좌에서 우로 그어졌다. 플라즈마 검이 양성자와 공기의 전위차를 이용한 것이기에 검신보다도 훨씬 긴 형태의 전압이 미얀에게 뿜어졌다.
분명 뒤로 물러나 검을 피했는데 갑자기 전기 충격이 몸에 가해졌다.
"꺄아아악.."
정신을 잃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충분히 공포를 느끼게 할 정도의 공격이었다. 코로니스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계속해서 공격해 들어갔다.
미얀은 검신의 길이보다도 훨씬 넓은 간격을 벌리며 피해 다니는 수밖에 없었다.
'이래선 이기기 힘들겠어. 암수를 쓰는 것도 방심하지 않는 상태에선 소용없는 짓이야.'
에리네는 자신을 구하기 위해 아니,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열심히 싸우고 있는 생면부지의 여자를 보고 뭔가 가슴깊이 느끼는 것이 있었다.
목숨걸고 싸우는 그녀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자신이 너무 한심스러워 보였다. 그런 그의 눈에 무언가가 들어왔다. 쓰러진 한 괴한의 발목에 부착되어있던 소형 로이안 리플이었다. 괴한들은 자신들의 무력을 알기에 그런 총기류는 잘 휴대하지 않았는데 그 괴한은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에리네는 자신은 신경쓰지도 않고 싸움을 하고 있는 코로니스에게 방심이 얼마나 큰 허점인가를 일깨워 주기 위해 조심스럽게 다가가 로이안 리플을 꺼내어 들었다.
에리네는 무술은 전혀 아니었지만 사격술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인정받던 자타가 공인하는 스나이퍼였다.
'슈우우웅!!!'
섬광이 뿜어졌다. 에리네의 손으로부터 뿜어져 나온 그 섬광은 코로니스의 복부를 뚫고 지나갔다. 코로니스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에리네를 바라보았다.
엄청나게 빠른 움직임으로 미얀과 싸우던 코로니스였기에 맞히기 힘들었지만 에리네는 명중시켰던 것이다. 코로니스가 피를 토하며 쓰러지자 미얀은 주저앉아 숨을 헐떡거렸다.
그런 그녀를 향해 에리네가 달려왔다. 하지만 미얀은 손을 내저으며 소리쳤다.
"뭐해욧!! 시간이 없어요!! 빨리 호크를 타고 탈출하란 말이에요!! 바보같으니라구!!!"
잠시 멍해졌던 에리네는 그녀의 거부할 수 없는 언력(言力)에 의해 다급히 호크를 향해 달려갔다. 이미 사람들은 모두 호크에 달린 수송선에 탑승한 상태였다.
미얀도 지친 몸을 이끌고 미시케가 있는 호크를 향해 달려갔다.
에리네와 미시케의 호크 그리고 수많은 의인들의 호크가 급부상했다. 남아있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구출 계획은 성공이었다. 수십개의 수송선을 매단 호크가 서쪽으로 날아갔다.
수하들이 죽어나가자 흥분한 쟈칼이 최전선으로 뛰어나왔다. 쟈칼의 눈에 들어온 녀석은 붉은색 쉐도우와 가이넥 한 카인이었다. 상대방이 쉐도우를 가진 인간이란 사실에 약간 놀랐지만 흉켈리스에게들은 것이 있어 금새 마음을 가라 앉힐수 있었다.
전번 티탄시를 공격했을 때 인간들이 자신들의 유전자를 이용해 괴물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쟈칼은 그 괴물이 바로 눈앞에 있음을 알고 외쳤다.
"가이넥!!!"
접속 명령어를 외친 쟈칼의 몸엔 어느새 푸른색의 쉐도우가 감싸져 있었다. 카인의 쉐도우가 매끈하고 잘빠진 사이보그 같았다면 쟈칼의 쉐도우는 어깨와 무릎에 뿔이 달려있는 괴기스런 모습이었다.
청룡 용아대의 다른 헤켈들의 쉐도우보다도 훨씬 강한 살기를 내뿜는 한 개체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느낀 카인은 녀석이 그들의 수장이란 것을 금새 간파할 수 있었다.
쟈칼의 검이 유연한 곡선을 그리며 날아왔다.
"격룡파(激龍破)!!!"
카인은 거대한 용의 모습을 한 물결이 자신을 덮치는 느낌이 들었다. 뭔가 알 수 없는 무형화 된 기운이었다.
'설마. 검기(劍氣)?'
카인은 적의 기세가 대단함을 느끼고 급히 내력을 담아 검을 들어 막아내었다.
'챙!!!'
쟈칼은 자신의 격룡파를 막아낸 상대에 대해 놀라고 있었다.
'대단한 실력이군.. 결코 쉐도우만 가지고 저런 능력을 낼 수는 없는 것이다. 라이노가 부상당한 것도 이해가 되는군. 하지만.'
"수룡세(水龍勢)!!!"
쟈칼의 검이 좌우로 흩뿌려지는가 싶더니 거대한 수룡이 덮쳐왔다. 카인은 상대의 실력이 자신보다 한 수위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젠장.. 운(雲)의 도움으로 어느 정도 폐지된 무공을 회복한 줄 알았건만.. 아직 불완전하단 말인가.'
"수(水)!!!"
카인 역시 물의 기운을 담은 공격으로 맞대응을 펼쳤다. 무념(無念)의 경지에서였다면 천검법(天劍法)의 초식을 사용할 필요도 없었을 테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물 흐르듯이 좌에서 우로 베어진 카인의 검은 쟈칼의 수룡세와 뒤엉켜 서로를 튕겨내었다.
하지만 카인은 쉐도우에 검상을 입어 피를 흘리는데 반해 쟈칼은 아무런 상처도 보이지 않았다. 이대로 간다면 녀석에게 당할 것이 자명했다.
그때였다. 누군가 카인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카인!! 어서 빠져나가자!! 라케프 할아버지께서 오셨어!!"
파인리히였다. 카인은 몸을 빼고 싶었지만 쟈칼의 방해로 쉽지 않았다. 그때였다.
"디바이딩 미케노스!!!!"
파인리히의 크리스탈 볼에서 거대한 원이 튀어나오더니 수십마리의 미케노스들이 뛰쳐나오기 시작했다. 그 엄청난 위세에 공격하던 헤켈들은 방어하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 그와 동시에 얀과 아크바레이의 공기 소용돌이 공격이 쟈칼을 향해 뿜어졌다.
"이런 비열한 놈들!!!"
쟈칼은 황급히 두 개의 소용돌이를 회피했으나 남은 두 개의 소용돌이에 적중 당하고 말았다. 카인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호크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소용돌이에 적중당해 뒤로 밀려나가던 쟈칼은 뒷발을 땅에다 꽂아 넣어 멈출수가 있었다. 하지만 카인들은 모두 호크에 탄 상태였다.
"이놈들!!!!!"
쟈칼과 청룡 용아대 그리고 나머지 헤켈들이 일제히 호크를 향해 돌진했다. 하지만 그 호크는 전 라케프의 애마, 현 미얀의 가보였기에 쟈칼이 도달하기 전에 이륙에 성공했다.
날아오르는 호크를 바라보며 쟈칼은 소릴 질렀다.
"용서치 않겠다!!!!!!"
호크에 탄 카인은 저절로 접속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극심한 체력소모와 부상으로 인해 저절로 사라진 것이다.
카인의 명치 아랫부분의 검상에서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크바레이가 다가와 가슴에다가 손을 대고 나지막히 말했다.
"힐링 포스!"
그러자 부상당했던 부위가 천천히 아물기 시작했다.
파인리히는 그런 아크바레이를 보고 말했다.
"이야.. 전보다 실력이 많이 늘었는걸?"
- "후훗 나도 놀고만 지낸 건 아니거든"
"옴마나.. 자네 괜찮은감? 아까 근석은 범상치 않은 녀석이었는디. 그런 녀석을 상대로 잘 싸웠구먼.."
라케프의 말에 카인은 고개를 살며시 끄덕였다.
자신의 무공이 과거보다 못해서 졌다고 생각하고 싶었지만 과거의 실력이라도 이길 자신은 없었다.
상대는 검기(劍氣)를 사용하는 녀석이었던 것이다.
'내가 배웠던 천검법은 마음과 온 세상을 하나로 묶어주는 검법이었다. 그것에도 모자란 부분이 있었던 것인가.'
카인은 자신이 연성한 천검법이 무초식의 초식을 사용하는 외공(外功)적인 면에서는 최고임을 알지 못했다. 아직 내력(內力) 수행의 부족으로 인해 외부의 기운 즉, 자연의 기운만을 이끌어 사용한 그로서는 내부의 기운과 부합된 자연의 기운을 사용하는 쟈칼의 검술에 뒤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어쨌든 다행이구먼. 모두 무사혀서.."
"카인.. 다신 그런 무모한 행동은 용서하지 않겠네."
-
"죄송합니다. 소장님."
"자네마져 잃는다면 난 마지막 남은 레이에게 더 큰 죄를 짓게 되는 것이라네"
- "소장님"
카인은 아직도 오래전 일을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얀에게 진심으로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동료들을 모두 위험에 빠뜨렸던 것이다. 다행히 사상자가 없었지만 이건 정말 운이 좋았던 것 뿐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녀석.. 울 듯한 표정 짓지 말고 기운 차려 다른 도시들도 빨리 도와줘야해."
-
"고마워. 파인리히. 네가 같은 편이라니 정말 다행이야.. 후훗.."
"하하핫 알기는 아는 구나? 다신 다른 사람들 걱정시키지 마 그땐 보고도 모른척 해버릴테니.."
- "후훗 그래"
'네가 그러지 않을거란 거 잘 알아..
파인리히 후훗 정말 고맙다.'
모두들 살아 돌아온 기쁨때문인지 온통 먼지를 뒤집어 쓴 몰골에도 표정만은 밝았다. 그렇게 수십여대의 호크들이 1지역구의 쿼터드 시로 날아갔다.
-3권 끝('운명'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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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권이 끝났네여 ^^; 꾸준히 읽어주시는 소수의 독자님들께이 영광을 돌리면서. -_-;;;;;
아웅 워크를 너무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