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75회 - http://hoyanet.new21.net/zero/view.php?id=gigaselender&no=75
[나노 브레이커] -5- 버논 레닌(얍삽이가 뭔지 알려주마!!!) (2) -버논 레닌(얍삽이
가 뭔지 알려주마!!!)-
버논은 이동하면서 이상한 물건을 몸에 두르고 두 개의 단검을 양쪽 허리에 찼다. 그 모습이 어찌나 우습던지.. 나중에야 그 이상한 물건이 체인 메일이란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런 이상한 물건을 어지간한 사람들은 다 입고 다닌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버논 일행들이 노리아초원에서 서쪽으로 꽤 떨어진 곳까지 오는데 반나절이 걸렸다. 버논은 내일 아침쯤이면 노리아 왕국의 수도인 데아도르 시에 도착할 것이라 했다.
대충 노숙할 준비를 마친 일행은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낯선 세상에서의 두 번째 밤이었다.
세느카는 들판위에서 잠을 잔다는 생각에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다. 게다가 하늘에는 수많은 별들이 오직 자신만을 위해 반짝이는 듯 보여 기분이 이상했다.
그건 레스도 마찬가지였다. 갖은 고초를 다 겪은 그였지만 별들이 속삭이는 밤하늘은 그의 마음을 울리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이제 나의 방황도 마지막인가 그런데 도대체 나같은 노예를 원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버논 아저씨가 직접 데려가는 걸 보면 상대방의 신분이 고귀한 것 같은데..'
잠을 못이루는 레스를 봤는지 세느카가 허릴 세워 앉았다. 그리곤 천천히 레스에게 다가갔다.
노숙할때엔 몬스터들의 위협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불침번을 서야한다고 버논이 말했기에 지금은 세이타르가 불침번을 서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땔감을 주으러 가고 없었다.
세느카가 레스의 옆에 앉고는 말을 꺼내려던 찰나 레스가 다급히 그녀의 입을 막았다. '웁,우읍.' 하며 당황하던 세느카는 레스가 천천히 팔에 힘을 빼며 조용히 하라는 시늉을 하자 숨을 죽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레스는 마치 숨어있는 사람들을 찾으려는 듯 심각하게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세느카는 전혀 이상한 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행동하는 레스가 신기해보였다. 그때였다.
"꾸엑.. 꾸엑"
누군가가 음주를 과하게 한 후 자신이 어젯밤에 무엇을 먹었나 확인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제서야 세느카는 레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
레스는 무의식중에 여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세느카를 뒤에 둔채 양팔을 벌려 방어자세를 취했다. 이상한 소리에 버논과 루카누스도 깨어났다.
"무슨 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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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몬스터가 나타난 것 같소."
버논의 말에 세느카 일행들은 긴장했다. 워낙 버논이 몬스터란 존재에 대해 심각하게 설명했기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 몬스터란 존재를 드래곤을 주축으로 설명했기에 당연했다.
세느카가 곤하게 자고 있는 이카루스를 깨우고는 일행의 뒤로 몸을 피했다. 그때 어디선가 바람을 가르는 파공성이 울려퍼졌다.
"꾸웩."
오바이트 하는 소리와는 또 다른 소름끼치는 소리가 들렸다. 버논과 루카누스는 그 소리가 무슨 소린지 알아들었는지 그 방향으로 달려갔다. 그 뒤를 세느카들도 뒤쫓았다.
그 소릴 낸 주인공은 다름 아닌 세이타르였다.
세이타르의 주위에는 못생긴 돼지들이 30마리나 우글거렸다. 이상하게도 그 돼지는 두 발로 걸어다니고 있었다. 그 놈들 중 한 녀석이 세이타르의 손톱에 죽임을 당한 것이었다. 버논의 외침에 그 돼지종족의 이름을 알 수 있었다.
"젠장!! 오크닷!!!!"
그렇게 외친 버논은 재빨리 허리에서 두 개의 단검을 빼어 양손에 쥐었다. 그제서야 일행들은 버논의 몸에 두른 갑옷과 단검의 용도를 알 수 있었다.
오크들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공격해오기 시작했다.
물론 녀석들 나름대로야 여행자들의 식량과 무기들을 탈취하여 생계를 꾸려갈 작정이었겠지만 루카누스의 입장에선 서 있는 돼지가 옆차기하는 것 밖에는 안되었다.
그래도 수적인 면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게다가 이쪽에는 어린아이와 숙녀 두 분이 있지 않은가 오크족은 단체 생활을 중시하기 때문에 협공에 능했다.
오크들이 떼거리로 덤벼들자 루카누스가 투덜거렸다.
"뜨.. 돼지들이 도살장에서 회뜨는 칼을 들고 덤비다니.. 이 세상의 이름은 '엽기계'란 말인가"
루카누스의 왼팔이 들려지자 달려오던 오크 한 마리가 공포에 질려 도망치기 시작했다. 녀석은 자신의 검으로 자신의 몸을 발라내는 환각을 목격한 것이었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팔을 휘젓다가 끝내 자신의 등심을 발라내고야 말았다.
루카누스에게 달려들던 오크들은 가공할 환각에 순식간에 당해버렸다. 집단생활을 하지만 그다지 머리가 좋지 않던 녀석들이었기에 환각에 쉽사리 당한 것이다.
세이타르에게 덤빈 녀석들은 더욱 처참했다. 세이타르의 왼손톱이 한 번 빛을 뿌릴때마다 돼지들은 혈화를 뿌려야했다.
그리고 그의 오른손에 잡힌 오크들은 그야말로 돼지 멱따는 신세가 되었다.
버논은 그런 둘의 활약에 묻혀 두 마리의 오크를 해치웠으나 맥빠진 모습이었다. 다행히 일행의 대응이 빨랐기에 오크들은 순식간에 전멸되고 말았다.
상황이 나빠지자 도망친 오크도 몇 마리 있었지만 멀리 가기도 전에 루카누스의 환각속에서 죽어갔다.
버논은 자신과 함께 가고 있는 이 여행자 파티가 자신의 생각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것을 알고는 내심 놀라고 있었다.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어지간한 용병들을 고용하는 것보다도 낳을 것이다.
대충 상황이 정리되자 버논이 길게 숨을 내쉰 후 말했다.
"다행이오. 녀석들은 여행자들을 습격해서 물건을 갈취하는 몬스터였는데..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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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이란 몬스터도 저렇게 약한가요?"
버논의 과장된 설명을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는 세이타르의 질문이었다. 하지만 버논의 드래곤에 대한 설명은 전혀 과장이 아니었다.
"드래곤이란 생명체는 지상 최강의 생명체라오.
전사들이 유명한 세이렌들이나, 뛰어난 기사들을 보유하고 있는 헤켈들이나 강한 것은 사실이오. 나노 물질을 잘 사용하는 고급 나노 오더를 가지고 있는 엘프들이나 머리 좋은 인간들.. 이들중 어떤 생명체도 드래곤이란 존재를 능가할 순 없소."
버논의 설명에 모두들 눈을 반짝였다. 사실상 세이렌들이 세상에서 가장 강하다고 믿고 있던 루카누스와 세이타르였기에 드래곤이란 존재가 궁금해지는건 당연했다.
"한번 만나보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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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누스. 그건 무모한 생각이오. 그들은 자신들의 휴식을 방해받는걸 싫어한다오. 그들이 그렇게 느꼈다면 죽는 수밖에는 없소. 난 죽기 싫소. 미리 경고하겠는데 아베룬 산맥을 지날땐 그린 드래곤 네라이조마드가 있으니 조심해야하오.."
버논의 말에 루카누스는 진심으로 네리이조마드란 드래곤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그의 표정을 읽었는지 버논은 머릴 흔들면서 말했다.
"아무리 네라이조마드의 나이가 1600살 밖에 안되었다고 해도 강력한 가스(Gas) 브레스가 있소.
그거 한방이면 우린 전멸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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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알겠습니다. 조심하도록 하죠."
버논의 말에 루카누스는 건성으로 대답했다.
버논은 설마 아무리 무식해도 드래곤에게 도전하지는 않을거라 생각하고 노숙하던 자리로 돌아갔다.
루카누스의 모습을 바라보던 레스는 그가 싸우는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 나중에야 그것이 환각이란 것을 알았지만 너무도 사실적이어서 그를 나노 오더라고 생각했었다.
나노 오더 중에서도 최상급의 실력을 지녀 주문을 외우지도 않고 바로 극소법(極小法,Using Nano material)을 사용하는 엄청난 고수의 나노 오더.
하지만 그것이 환각이란 것을 알고는 더욱 놀라고 말았다. 환술이란 것은 배우기도 힘들뿐더러 요즘에는 사용할 줄 아는 자가 없었다. 워낙 정교한 예술적 능력이 있어야 하며 정신력이 강해야만 했다. 그리고 나노 물질들을 잘 이해하고 사용할 줄 알아야만 했다.
그런데 저 루카누스란 자는 그런 신기한 기술을 마구 써도 전혀 힘든 기색이 없었다.
루카누스는 레스의 시선을 느꼈는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돌아서서 걸어갔다. 레스는 자신이 왜 그런 그에게 관심이 생겼는지 의아해하며 피비릿내가 진동하는 곳을 벗어났다.
일행들이 노숙하던 곳으로 돌아오자 버논이 말했다.
"요즘들어 이상하게 몬스터들이 많이 출몰하고 있수다.
예전에는 노리아 왕국에는 거의 몬스터들이 보이질 않았었는데."
약간 씁쓸함을 담은 그의 말투는 뭔가 과거를 회상하는 듯 보였다. 그렇게 말한 버논은 엄청난 살육을 저지르고도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세이타르 일행을 보고 생각했다.
'싼맛에 이들을 꼬드겼지만 후우 도대체 이들의 능력은 어느 정도란 말인가.. 그리고 드래곤이란 존재에 대해서도 전혀 겁먹지 않다니..
마치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자들 같다'
그렇다고 모두 아무렇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피가 온 땅을 적시는 처참한 광경에 이카루스와 세느카는 많이 지쳐보였다. 내일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일행들은 마지막 불침번이었던 레스가 그들을 깨우면서 길을 재촉했다. 이대로 한시간 정도만 가면 데아도르 시가 나온다고 했다. 버논의 말대로 거의 한시간 정도가 지나자 거대한 시가지가 눈에 들어왔다.
푸른 초원지대위에 놓인 데아도르시는 버논이 살고 있던 한적한 노리아초원보다 훨씬 크고 볼거리가 많았다. 특히 이 세상의 도시를 처음 본 일행들로서는 모든게 신기할 뿐이었다.
이상한 옷차림의 사람들..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상복을 입고 있었지만 버논처럼 갑옷을 입고 있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았다. 그 중에서 가장 볼만했던 것은 기사들의 행렬이었다.
버논의 말로는 노리아 왕국의 근위기사단인 노리에 기사단이라고 했다. 노리에 기사단은 왕국내에서 가장 강한 기사들로 구성된 기사단으로 정말 막강한 힘을 자랑한다고 소개했다.
붉은색 사자문양의 문장을 가진 20여명의 기사들이 말을 타고 일렬로 행진하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다.
세이타르는 그 기사들을 바라보면서 그들의 실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 전사로서의 육감이었다. 장대한 광경에 넋을 잃고 있던 일행들은 숙소를 정했다. '수정구슬'이라는 여관에 투숙한 그들은 버논의 제의로 근처 술집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음식들에 대해 잘 모르던 일행들은 버논이 시키는 것과 동일한 것으로만 시켰으며 버논은 그들의 속셈을 아는지 모르는지 값싼 음식들만 시켰다. 반주로 비망주(悲忘酒)를 곁들였다.
슬픔을 잊게 해준다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비망주는 사실 술만 마시면 나타나는 건망증을 가지고 극대 해석을 하여 빚은 독한 술이었다.
여하튼 비망주를 마시던 일행들의 얼굴에 취기가 오를 때쯤이었다.
술이란 것을 처음 마셔본 루카누스와 세이타르는 숙녀들보다도 먼저 해롱거리고 있었으며 숙녀들 또한 오랜만에 마신 술기운 탓에 눈의 초점을 잃어가고 있었다. 멀쩡한 사람은 버논과 레스 뿐이었다. 버논이야 원채 타고난 술꾼이라 상관없었고 레스는 술을 마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네라이조마드가 요즘 들어 기승을 부린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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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봐.. 그래서 요즘엔 아베룬 산맥을 넘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잖아. 이렇게 되면 우리 왕국하고 알칸 왕국은 고립되는거 아냐?"
어디선가 떠드는 소리에 버논의 귀는 이미 기울어질대로 기울어져있었다. 열심히 듣고 있던 버논은 네라이조마드가 행패를 부린다는 소문에 '역시나' 하고 있었다.
자신도 어느 정도 들어본 소문이었지만 이젠 공공연한 비밀로 어지간한 사람들은 다 아는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루카누스의 드래곤에 대한 말에 버논이 심각하게 대꾸했던 것도 다 네라이조마드 때문에 신경이 쓰여서 그랬던 것이었다.
"네라이조마드. 망할!!"
버논이 큰소리로 말하며 술을 들이켰다. 옆에 있던 세느카가 깜짝 놀라며 술잔을 떨어뜨렸다.
그 바람에 술잔이 깨어졌다.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세느카쪽으로 향하자 버논이 일어서서 큰소리로 말했다.
"뭐야!!! 다 죽고 싶어??? 앙? 시비거는거야!!!"
버논의 외침에 세느카와 이카루스는 술이 깨고 말았다. 옆에 있던 레스는 눈앞이 깜깜했다. 버논은 평소에는 그다지 사나운 성격이 아닌데 술만 마셨다하면 더러운 성질이 나오는 것이다. 소피아 말로는 그 술버릇 때문에 엄마가 가출했다나 뭐래나..
버논의 술주정을 못봐주겠다는 듯 한 거한이 일어섰다.
그 거한은 말 그대로 정말 덩치 하나는 끝장인 녀석이었다.
버논도 엄청난 덩치를 가졌지만 그 거한보다는 작아보였다.
"술을 마셨으면 곱게 자빠져 잘 것이지!! 여기가 니네집 안방이냐??? 시끄럽게 굴지말고 집에가서 마누라 가슴이나 주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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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 자식이 내 마누라 도망간거 알고 놀리는거냐? 너 죽었어.. 다 뎀벼!!!"
버논의 말에 거한이 거대한 주먹을 날리며 공격해왔다. 버논은 꽤 술에 취했지만 워낙 술꾼이라 날아오는 주먹을 피하며 발차기를 했다. 힘이 실린 발차기였지만 거한은 꿈쩍하지 않았다. 도리어 그의 화만 돋군 듯 보였다.
세이타르와 루카누스는 갑자기 벌어진 싸움에 버논을 돕고 싶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젠장 왜 이리 기분이 이상한거야. 우 우읍.."
루카누스는 그렇게 말하더니 바닥에다가 방금 전 먹은 음식물들을 하나씩 재생해 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세이타르 역시 구역질이 났는지 목을 붙잡고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들의 그런 이상한 모습을 지켜보는 한 흑의의 기사가 있었다. 30대 초반으로 보이며 거대한 바스타드 소드를 등에 차고 있던 그 기사는 그들의 이상한 행동에 주목한 것이 아니라 레스의 왼쪽 어깨를 보고 있었다.
거한과 버논의 격투는 갈수록 피를 부르고 있었다.
옆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던 다른 여행자들에게 피해를 주자 그 테이블에 앉아있던 사람들도 합세하여 마침내 안에는 서로 서로 난타전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엉망진창이 되고 있는 곳을 레스가 숙녀들의 손을 붙잡고 겨우 탈출했다.
세느카와 이카루스는 버논과 세이타르들이 무사하기만을 간절히 바라면서 기다렸다. 거의 한시간이 지날 무렵 어디선가 보았던 문장을 가진 기사들이 달려왔다. 신고를 듣고 출동한 듯 보였다.
세느카는 그들이 노리에 근위기사단과 같은 문장을 가지고 있지만 뭔가 풍기는 뉘앙스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그들은 노리아 왕국 레드 라이언 기사단소속의 기사들이었다. 노리에 기사단보다는 실력이 낮은 기사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노리아 왕국을 이끌어 나가고 있는 젊은 기사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레드 라이언 기사단 기사들이 사태를 진정시키려 하자 버논과 루카누스들이 천천히 걸어왔다. 버논은 마치 싸움을 즐기기라도 한 듯 만면에 웃음을 띄며 걸어왔고 세이타르와 루카누스는 아직도 속이 별로 좋지 않은 듯 이상한 걸음걸이로 다가왔다.
그 혼란한 상황에서 전혀 다치지 않은 버논들을 보며 세느카는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나 야릇한 웃음을 흘리는 버논을 그녀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도대체 뭐가 좋다고 웃는거지.'
나중에 레스에게서 들은 답이지만 버논은 굉장한 자였다. 그는 그야말로 최강이다. 정답을 말하자면 음식값과 술값을 계산하기 싫어서 일부러 시비를 걸었던 것이다. --;;
그 말을 들은 세느카는 버논에게 이상야릇한 존경심이 생기는 것을 어찌 할 수가 없었다. 루카누스 또한 자신을 능가하는 얍삽함에 웃을 수밖에 없었다.
더욱 대단한 것은 레드 라이언 기사단이 나타날 타이밍을 예상하고 때맞추어 밖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그것도 속이 좋지 않아 연신 오바이트를하고 있던 세이타르와 루카누스를 데리고 버논 그는 알 수 없는 작자였다.
아니,알기 꺼림칙한 작자였다.
다시 숙소로 돌아온 일행은 하룻밤을 묶고 아침 일찍 떠나기로 했다. 그런 그들의 뒤를 조용히 쫓는
자가 있다는 사실을 모른채
그들은 가쟈린 강을 건너가서 아베룬 산맥의 안전한 루트로 갈 것인가 아니면 강을 건너지 않고 아베룬 산맥의 위험한 루트로 갈 것인가를 결정해야만 했다. 첫 번째 것이 시간상 두 번째 방법보다 두 배는 오래 걸리는 것이었지만 안전했다.
시간. 그랬다. 세느카 일행에겐 시간이 가장 중요했다. 세느카 일행은 내심 두 번째 방법을 선택할 것을 바랬다. 이건 버논도 마찬가지였다.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드는 경비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두 번째 방법은 비록 위험하지만 해볼만한 것이었다.
오직 레스만이 안전한 길로 가고 싶었지만 노예의 의견이 존중될리 없었다.
"두번째 방법!!"
"두번째 방법!!"
루카누스와 버논이 동시에 말했다. 둘 다 상대방이 첫 번째 방법을 말했을 경우 어떻게 설득할까 고민중이었는데 우연찮게 같은 방법을 고른 것이다.
둘의 속셈은 달랐지만 결정은 쉽게 내려졌다.
"두번째 방법은 다 좋은데.. 네라이조마드의 레어(Lair)가 가까워서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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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어라뇨?"
"으그.. 드래곤이 사는 집 말이오 둥지!! 알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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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그럼 꽤 위험하겠군요.. 후훗.."
루카누스는 그렇게 말하면서 묘하게 웃었다. 버논은 이때 이 웃음의 의미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해봤어야 했다.
"그래도 가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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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훗. 물론입니다. 당신이 길을 알고 있으니.. 우린 따라가는 수밖에요."
마치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 척 하던 루카누스는 한번 드래곤이란 생명체를 보고 싶다는 충동에 그런 결정을 내렸던 것이다. 어쨌든 그렇게 결정되어졌고 일행들은 내일의 험난한 여정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