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69회 - http://hoyanet.new21.net/zero/view.php?id=gigaselender&no=69
[기가 슬렌더] -38- 얀 이반(실패하는 연구소 폭파 계획..) -얀 이반(실패하는 연
구소 폭파계획!!)-
중앙통제실에 막 도착한 얀과 카인은 통제실안쪽으로 급히 달려갔다. 헤켈들이 연구소를 공격했을 때 공략했던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
얀은 급히 중요자료가 있는 대형 컴퓨터 앞에 앉았다.
"카인!! 아마 이것들을 파괴하려면 적어도 몇 분 이상은 걸릴것이네 그 동안 자네는 날 보호해 주게.."
-
"알겠습니다!!"
카인은 얀을 보호하기 위해 약간 떨어진 곳에서 주위를 살폈다. 그때였다. 거대한 쇠뭉치가 땅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가오그가 달려오는 소리였다.
"크 크레이넌!!!"
카인의 외침대로 그 가오그 탑승자는 바로 연구소 소속 가오그 전대장 크레이넌이었다. 쉐도우의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시험대결을 펼쳤던 바로 그 크레이넌..
카인은 반가우면서도 안타까움을 느꼈다. 어쩔 수 없이 싸워야만 했다. 그것은 크레이넌도 마찬가지였다.
"어째서 이런 일을 벌이는 겁니까? 얀소장님!! 카인!!
도대체 왜 펀캐드 경비 대장님을!!!"
-
"그는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 우릴 이해해주세요!! 크레이넌!!"
"카인!! 난 그럴 수 없습니다. 난 임무를 맡았고 그것을 수행 하려는 겁니다. 아무리 상대가 당신과 같은 뛰어난 인물이라도."
크레이넌은 T-blade 를 치켜세웠다. 그리곤 공격해 들어왔다. 카인은 맨몸으론 당해낼 수 없음을 알고 쉐도우와 급히 접속했다.
"Connect!!"
쉐도우와 접속한 카인과 크레이넌의 가오그는 그 엄청난 덩치에도 불구하고 중앙통제실을 메우지 못했다. 크레이넌의 검이 카인의 머릴 공격했다.
카인은 놀라운 스피드로 옆으로 피하고는 허릴 베어나갔다. 물의 기운을 담은 카인의 공격에 크레이넌은 주춤하면서 겨우 검으로 막아내었다.
카인이 크레이넌을 해치고 싶지 않았기에 힘을 빼어 공격했던 것이다. 사실 카인의 실력은 처음 쉐도우를 시험가동 할때보다 훨씬 강해진 상태였다.
크레이넌은 다급히 몸을 돌려 재차 공격을 시도했다.
카인의 광목검이 엄청난 무게의 T-blade 와 계속해서 맞부딪혔다. 일반 광목검이었다면 무게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파괴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카인은 자신의 천검법의 기운을 검에 고스란히 담고 있었으므로 그럴 걱정은 없었다.
"이런 소모적인 싸움은 하지 맙시다!!!"
-
"카인!! 당신이 검을 버린다면 그렇게 될거요!!"
크레이넌은 카인이 자신을 봐주고 있음을 알았지만 끊임없이 공격해 들어갔다. 어쩌면 그 자신도 카인을 해치고 싶은 마음이 없는지도 몰랐다. 차라리 이대로 시간이 흘러 얀소장이 뜻한 바를 이루고 탈출하는 것이 낳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였다. 거대한 공기입자의 소용돌이가 얀 소장을 향해 뿜어졌다. 카인은 갑작스런 공격에 몸을 날려 얀 앞에 버티어 섰다.
아무리 쉐도우라 해도 그 공격은 그랜드 포스 오너가 사용하는 공기 입자의 공격이었다.
"으으으."
카인의 몸이 공중으로 30센치가량 떠오르면서 부들부들 떨렸다. 카인은 엄청난 인내심으로 고통을 참는 듯 보였다. 하지만 곧 땅바닥으로 쳐박혀 버렸다.
얀은 자신을 위해 대신 공격을 받은 카인에게 다가갔다. 다행히 강력한 쉐도우의 방어막을 뚫지는 못했다. 카인은 고통은 받았지만 큰 상처는 입지 않았다. 얀은 이런 공격을 한 자가 누구인지 바라보고는 크게 놀라며 말했다.
"지.. 지오!!!"
-
"왜. 놀라셨나? 내가 포스 오너란 사실이 그렇게 놀랄만한 일인가?? 후훗. 난 너 같은 미개한 종자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감히 내 일생의 꿈을 짓밟으려하다니.."
크레이넌은 갑자기 나타난 지오의 등장에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얀보다는 지오가 더 상관이었으므로 그의 옆으로 다가갔다.
지오는 크레이넌을 신경쓰지도 않은채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네 녀석이 이리로 오리라는 것 정도는 예상했다.
물론 편법을 약간 쓰긴 했지만. 이제 더 이상 이용가치가 없는 너희들은 그만 사라져줘야겠어!!"
-
"이런 나쁜 자식. 네 녀석이 날 이런 괴물로 만들었겠다!!!!"
카인이었다. 카인이 정신을 차리고 천천히 일어섰다. 그의 머리속에는 자신을 상대로 그런 실험을 저지른 지오에 대한 복수심만이 가득차 있었다.
얀은 그런 카인이 복수심 때문에 이성을 잃고 있음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막을 여력이 없었다.
'큰일이다. 지오가 굉장한 녀석이란건 알았지만 설마 그랜드 포스 오너일줄은.. 그만한 능력이 있었기에 지금껏 그런 능력이 없는 것처럼 행동했단 말인가..'
지오는 크레이넌에게 카인을 보라는 식으로 고갯짓을 한 후 말했다.
"자네가 저 친구를 막아낸다면 재단에선 많이 기뻐할걸세 후후훗.."
크레이넌은 뭔가 기분나쁜 웃음을 흘리는 지오의 말이 다소 듣기 거북했지만 상관의 명령에 따르기 위해 카인에게 다가갔다.
명령을 내린 지오는 얀에게 천천히 다가오며 말했다.
"난 이 모든 것을 계획했다 쉐도우 프로젝트도..
가상 생명체 프로젝트도. 후훗. ADIP 는 성공이었어 이제 다른 종족들을 모조리 없애버리는 일만 남았다."
- "역시. 네 놈의 계획이란게 .바로 전쟁이었구나"
"난 우리 인류를 위해 이러는 것 뿐이야!! 모두들 내게 감사해야할 것이다."
-
"쳇. 모두들 널 저주하게 될 것이다!!"
지오는 얀의 말에 별다른 감흥이 일지 않았는지 화제를 돌려 말했다.
"네 녀석이 뛰어난 포스 오너란 사실을 알고 있다.
한때 포스 스트렝스 플랜으로 만들어낸 지상 최강의 매너 포스를 가진 괴물을 네 녀석이 물리친 적이 있지.
하지만 그때 이후론 넌 별 볼일 없는 녀석이 되어 버렸다는것도 알고 있다."
-
"그 그게 무슨 소리냐!!!!"
"이해를 못하는건가? 굳이 내가 설명해 줘야하나?"
얀은 지오가 말하는 것을 잘 이해할 수는 없었으나 그가 엄청난 자신감에 휩싸여있다는 것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만큼 그에게서는 엄청난 매너 포스가 느껴졌던 것이다.
'지금껏 저런 힘을 숨겨오다니 지금껏 나와 팔케넌. 우리 모두는 저 녀석의 농간에 놀아나고 있었단 말인가'
"나와 싸우는 것이 두려운겐가? 후후훗. 허기사 두려울 만도 하지."
-
"쳇 웃기지 마라 네 녀석이 그런 힘을 숨겨 왔다는 것은 놀랍지만 두렵지는 않다!!"
"후훗. 강바닥에 던져도 네 놈의 주둥아리는 떠오르겠구나. 그렇게 입만 살아서야.. 난 이미 네 수준을 훨씬 능가했다. 아차 네게 고맙다고 해야하나 네 공이 컸거든.."
-
"뭐라구???"
얀은 지오가 무슨 소릴 지껄이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내 공??? 설마 그 그럴리가!!!'
갑자기 털썩 주저앉은 얀은 뭔가를 깨달은 듯 분노와 놀라움이 섞인 목소리로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그.. 그럼연구소를 파괴하는 건.. 아무 의미가 없잖아.."
-
"서론이 너무 길었군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구."
얀과 지오가 이상한 말들을 주고 받는 동안 카인과 크레이넌은 서로 뒤엉켜 엄청난 각결을 펼치고 있었다.
너무 흥분한 나머지 제대로 된 검술을 펼치지 못하는 카인과 이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 크레이넌은 서로에게 살수를 뻗치고 있었다.
지오는 얀이 싸울 의지가 없어 보이자 싱겁다는 듯 입맛을 다신 후 양팔에 매너 포스를 집중시켰다.
그러자 거대한 바람이 손위에 뭉쳐지기 시작했다.
그 것은 일반적이고 단순한 공격일지 모른다. 하지만 지오가 만들어낸 바람의 소용돌이는 중앙통제실 안의 잡동사니들이 벽에 쳐박혀 부숴질 정도로 강력했다.
얀은 그제서야 마음을 다잡고 천천히 일어섰다.
연구소를 파괴하지 못하더라도 살아남아 도망쳐야한다고 생각했다.
얀 역시 마음속에 생긴 공포를 천천히 잠재웠다. 그 사건이후로 매너 포스를 갈구한 적이 없던 얀이었다.
아내를 잃은 후로 그런 힘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절실히 그때의 힘이 필요했다. 그 알 수 없는 힘
'아크타리안 스승님.. 제게 힘을 주세요. 마음 속의 광포한 분노를 잠재울.. 힘을 주세요.'
얀 역시 양팔에 천천히 바람의 소용돌이를 만들어내었다.
하지만 지오것에 비해 너무도 약하고 볼품 없었다. 지오는 '흥'하는 코웃음소리와 동시에 얀을 향해 공격을 시도했다.
지오의 거대한 바람의 소용돌이가 얀을 집어삼킬 듯 날아왔다. 얀은 자신의 몸안에 내재되어있는 매너 포스를 최대한 이끌어 내었지만 조금 더 큰 소용돌이만 만들어질 뿐이었다.
얀의 소용돌이 방향이 지오의 것과 반대방향이라 그런지 두 개의 소용돌이는 서로를 상쇄시키며 충돌했다. 얀은 기운이 금새 빠져나감을 느꼈다.
지오의 공격은 지속적이었는데 자신은 오래 버틸 수 없음을 알았다.
'하지만 버텨야한다. 카 카인이 이성을 되찾을 때까지..'
카인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흥분에 못이겨 크레이넌에게 검을 생각 없이 휘두르고 있었다. 생각 없이 휘두른다고 해서 무념의 경지가 되었다는 말은 켤코 아니다.
그냥 막 휘두르는 검이었지만 크레이넌은 엄청난살기가 담겨져 있음을 알고 맞대응을 펼쳤다.
시간이 흐를수록 지치는 것은 카인이었다. 쉐도우와 접속한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흥분한 것이 그런 효과를 내고 있었다. 엄청난 체력소비에 카인은 숨을 헐떡였다.
'슈우우욱'
하는 소리와 함께 크레이넌의 검이 카인의 왼쪽 어깨에 정통으로 맞았다. 카인이 쉐도우와 접속하지 않은 상태였다면 그대로 두동강 났을 일격이었다.
하지만 정작 그 상황에 놀란 것은 크레이넌이었다.
'이 이건 아니야.'
갑자기 힘을 멈춘 크레이넌에게 카인은 광목검을 세차게 휘둘렀다. 크레이넌의 가오그에 30센치 가량 검상이 생겼다. 다행히 크레이넌의 몸에는 상처가 나지 않았지만 등골이 오싹할 정도의 공격이었다.
크레이넌은 카인이 무엇때문인지 이성을 잃고 날뛰는 걸 알았다. 그를 말리기로 결심한 크레이넌은 카인의 공격을 받아주면서 말했다.
"카인!!
정신차려요!!! 이러다가 둘 다 죽고 말겠어요!!"
-
"으으아아!!!"
"이런.. 큰일이군.."
크레이넌은 카인의 공격을 집요하게 막아내다가 끝내 카인의 광목검을 날려버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검을 잃어버린 카인은 맨몸으로 무섭게 덤벼들었다.
"크으. 카인!!! 정신차리라구!!!!"
T-blade 를 버린 크레이넌과 카인이 서로 뒤엉켜 땅바닥에 굴렀다. 가오그가 워낙 무거웠기 때문에 밑에 깔린 카인은 큰 저항을 하지 못했다. 크레이넌의 가오그가 주먹으로 카인의 면상을 세차게 때리기 시작했다.
10대쯤.. 카인의 저항이 완전히 멈춘 것은 바로 그때였다. 크레이넌은 설마 너무 세게 때려서 죽은것은 아닐까 두려웠다. 그래서 몸을 비키려는 찰나에 카인의 쉐도우가 사라지면서 본모습으로 돌아왔다.
얀은 방어하면서 큰 소리로 크레이넌에게 외쳤다.
"크레이넌!! 우린. 우린 속고 있었어!! 저자는.
다른 종족의 유전자를 인간에게 삽입시키는.
저주받을 실험을. 시킨 녀석이라구!!"
카인마져 쓰러져 상황이 극도로 악화된 얀은 크레이넌을 설득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설명하는게 쉽지 않았다. 크레이넌은 얀이 무슨 소릴 외치는 것 같은데 무슨말인지는 들을 수 없었다. 그만큼 소용돌이의 충격파는 소리나 위력면에서 굉장했다.
얀의 작은 소용돌이들이 점차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 옆에서보면 거대한 허리케인이 작은 돌풍을 흡수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때 카인이 천천히 눈을 떴다. 크레이넌은 이상하게 눈물로 흠뻑 젖은 카인의 얼굴을 바라보며 다급히 외쳤다.
"카인!! 정신차려요!! 얀 소장님이 위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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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크레이넌 어째서??"
"난 당신들을 알아요.. 하지만 저 자에 대해선 잘 모르죠 이젠 내가 아는 것을 믿기로 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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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넌."
"얀박사님을 데리고 탈출해요. 이곳은 너무 위험해요!!"
크레이넌이 그 말과 동시에 검을 주워들고는 지오를 향해 달려나갔다. 카인이 다급히 뭐라고 외쳤지만 소음 때문에 크레이넌에게 들리지 않았다.
"뭐냐!! 네 녀석은. 타핫!!!"
지오는 갑작스레 태도가 바뀐 크레이넌을 향해 왼손의 소용돌이를 꺾어 공격했다. 단 한 손의 공격이었는데 크레이넌의 가오그가 소용돌이에 휩싸여 뒤로 날아가 버렸다.
그 덕에 얀은 지오와 대등한 싸움을 펼쳤다. 카인은 크레이넌이 다시금 일어서서 지오를 향해 달려가는것을 보고 가슴을 통과하는 뭔가를 느꼈다.
'크 크레이넌은 단지 나와 소장님을 믿고 저러는 것이다.. 도대체 난. 난'
그때 얀이 소리쳤다.
"카인!! 일단 연구소를 빠져나가세!!! 어서!!"
-
"알겠습니다."
카인은 이상하게 극도로 피로해진 몸을 이끌고 달려갔다. 지오는 미묘한 웃음을 지으며 왼손에 엄청난 힘을 집중시키기 시작했다. 밝은 빛..
"저.. 저것은."
얀은 그게 뭔지 알고 있었다. 바로 매너 포스 그 자체였다. 얀은 자신의 예상이 맞았음을 깨닫고 얼른 피하려고 했다. 하지만 지오의 소용돌이가 그를 도망칠 수 없게 붙잡아 두고 있었다.
크레이넌이 엄청난 속도로 지오에게 접근하여 /자 베기를 시도하려는 순간.. 지오의 왼팔의 거대한 빛이 크레이넌에게 쏟아졌다.
"피 피해!!!!"
얀이 소리쳤지만 크레이넌은 검으로 그 빛을 베려고 했다. 그 빛은 순식간에 T-blade 를 녹여버리더니 가오그를 통째로 삼켜버렸다. 그와 동시에 얀의 소용돌이도 지오의 소용돌이에 의해 소멸되고 말았다.
크레이넌의 가오그가 마치 휴지조각처럼 구겨져 버린채 벽에 내동댕이쳐졌다. 얀 역시 지오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기계에 부딪혀 의식을 잃었다.
다급해진 카인은 얀에게 달려가 어깨에 들쳐맸다.
그리곤 출입구를 향해 최고 속도로 달려나갔다.
지오는 순식간에 많은 힘을 소비했는지 카인들을 쫓아가지 않고 가만히 서있었다. 그는 쓴 입맛을 다시며 크레이넌의 시체를 바라보았다.
"저런 배신자 녀석 때문에. 쳇."
지오는 천천히 밖으로 걸어나갔다. 얀들이 도망치리라곤 생각지 않았다. 자신이 파 놓은 함정이었다. 밖에는 더 많은 적들이 얀을 기다릴 것이다. 아마 그가 나갈때쯤이면 둘 다 죽어있을 것이다.
"후후훗. 감히. 나에게 도전하다니.."
연구소 밖에는 상황이 더욱 안좋았다. 코로니스의 가오그가 종횡무진 분투하였으나 10대의 가오그 실력도 만만치 않았다. 겨우 3대만 파괴했을뿐 여전히 7대와 4대의 처절한 사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후훗. 저를 이 정도로 지치게 하다니.
굉장하군요. 경의를 표합니다."
코로니스는 불리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지껄이는 짓을 멈추지 않았다. 연구소 소속 가오그 전대도 코로니스의 도발에 이제 어느 정도 적응 되었는지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때 얀을 어깨에 맨 카인이 뛰어나왔다. 그를 처음 발견한 사람은 아크바레이였다. 아크바레이는 코로니스들 옆에서 간간히 적의 시선을 교란시키는 공격계 매너 포스를 사용하고 있었다.
"카인!!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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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바레이!! 실패야!! 계획은 실패라구!!
일단 일단 이곳을 피하자!!"
"젠장.. 선생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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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다치셨어 얼른 이곳을 빠져나가야돼!!"
카인과 아크바레이의 대화를 들었는지 코로니스가 반기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이거 미안하군요.. 여러분 급한 볼일이 생겨 먼저 가봐야겠군요 그럼 나중에 또 한 번 즐기도록 하죠 호호홋"
코로니스는 끝까지 지껄이면서 동료들의 후퇴를 돕다가 마지막으로 연구소를 빠져나갔다.
카인과 아크바레이가 연구소 밖으로 나오자마자 한 대의 플라잉 머신이 쏜살같이 달려와 멈추어섰다.
"라 라이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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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타!! 오빠!!"
바로 라이오네였다. 라이오네는 아크바레이 말대로 안전한 곳으로 피신할까 생각하다가 레이를 안전한 병원에 옮겨놓고 다시 오는 길이었다. 멀리서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는데 얀이 부상당한채 카인의 어깨에 매달려있는것을 보고 더욱 속력을 높여 도착한 것이었다.
얀과 아크바레이,카인이 플라잉 머신에 탑승하자 라이오네가 급히 출발시켰다. 코로니스들도 자신들의 가오그 수송선에 탑승하면서 원격조종으로 호크를 이륙시켰다.
연구소 소속 가오그전대는 연구소 안에 그다지 큰 피해가 없음을 알고 뒤쫒는 것을 포기했다.
코로니스들에겐 천만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륙하는 호크를 공격하기라도 했으면 그대로 황천행이었을 테니 말이다.
코로니스의 호버크레프트 안..
도망치던 일행들은 중간에 모두 코로니스의 호크로 옮겨탔다. 플라잉 머신보다는 안전할거란 판단에서였다. 호크에 탄 일행들의 모습은 정말 가관이었다. 모두들 지쳐있었으며 표정도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얀의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아크바레이가 전력을 기울여 힐링 포스를 사용해 외상은 대부분 치료가 되었지만 통제실 장비와 부딪힐 때 입은 내상은 여전했다. 목숨을 잃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몇일 요양이 필요할 것 같았다.
"일단 병원으로 옮겨야겠어요."
라이오네였다. 모두 그녀의 말에 동의하듯이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얀을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호크는 지상으로 내려왔다. 레이가 입원한 그 병원이었다. 아무리 재단의 힘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해도 병원까지 찾아와서 난동을 피우지는 않을 것이다.
제2지역구 글랜시아시. 생체공학 연구소 중앙제어본부실파인리히가 본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아우로페였다.
그녀를 보고 멍하니 서있는 파인리히를 향해 미얀이 다가가 물었다.
"저 여자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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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얀의 질문에 파인리히는 묵묵부답이었다.
파인리히는 그런 것을 대답할 상태가 아니었다.
그의 머리는 빠르게 3년전으로 거슬러올라가 있었고 그녀의 임종을 지켜보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 그 그녀는 주 죽었어'
하지만 살아있었다. 파인리히는 자신을 향해 사랑한다는 마지막 말을 남긴 아우로페의 모습이 생생히 떠올라 무척 괴로웠다.
'그.. 그래. 그때 그녀는 숨이 붙어있었어주.. 죽지 않았었다구 하지만 상처가 심해서 가망이 없었는데.. 도대체..'
파인리히의 심각한 표정을 즐기기라도 하듯 타렌은 비웃으며 아우로페를 소개했다.
"너무 놀라지 마! 파인리히 아참.. 먼저 소개부터 하지 이쪽은 4호야. 2호였던 너보다 훨씬 개량된 모델이지 이름은 아우로페 로니안.아마 너도 아는 이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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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인리히는 타렌이 아우로페를 4호라고 소개하자 할말을 잃었다. 자신이 2호였다면 자신과 같은 실험을 당했다는 말이었다.
4호. 그랬다. ADIP 의 피실험체들은 차례로 1,2,3호로 불리웠었다. 카자마가 1호 파인리히가 2호 카인이 3호였다. ADIP 2차 계획이었던 V.C 프로젝트가 2호 파인리히의 탈출로 실패하자 4호를 가지고 실험을 계속해나갔던 것이다.
파인리히는 그런 사실들을 알지는 못했지만 아우로페가 자신과 똑같은 괴물이 되는 실험을 당했다는 사실만은 또렷이 기억했다.
"아우로페. 나. 기억안나? 사담 사담이야.."
-
""
아우로페가 직접 지어준 옛이름에도 그녀는 대답이 없었다. 그걸보고 타렌이 혀를 끌끌 찼다.
"멍청하긴. 네 녀석이 탈출해서 우린 피실험자 관리법을 바꿨다구 아예 복종만 하도록. 말이지..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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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서 설마."
"파인리히 진정해요. 무슨 일인지 몰라도 우린 위험에 빠졌다구요.침착해야만 해요.."
미얀이 평소와는 다르게 진지하게 말렸음에도 불구하고 파인리히는 감정을 조절하기 어려웠다.
사랑하는 여자가 그런 실험을 당했는데 화나지 않을 사람이라면 진정 사랑했노라고 말할 자격이 없을 것이다.
"어 어떻게 그녀를 살렸지?"
-
"어떻게 살렸냐구? 후훗 내게 감사하단 말이하고 싶은거야? 물론 아니시겠지 그리고 감사해 할 필요도 없고 그녀의 살려는 의지가 그녀 자신을 살렸던 것 뿐이니까.. 우린 옆에서 그저 조금 도왔을 뿐이지 목적을 위해.."
"목적? 다른 종족과 혼합된 전투머신을 개발하려는 개같은 목적? 어떻게. 너희들이. 순수한 아우로페마저"
-
"어때? 기분이 새롭지 않아?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멋지게 희생하는 아름다운 로맨스.. 한 번 구경시켜줄래?"
타렌은 마치 파인리히가 자결하는 장면을 상상하기라도 하듯 흐뭇하게 웃었다. 하지만 파인리히는 그의 말에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내가 사랑하는 아우로페는 이미 죽었다"
파인리히의 말을 곁에서 듣고 있던 미얀은 놀란 표정으로 파인리히를 응시했다. 미얀은 옆에서 그들의 대화만 듣고도 상황이 어떻게 되어가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적이 사랑하는 여자라니..
그런데 파인리히의 대답은 냉랭했다.
'내가 사랑하는 아우로페는 이미 죽었다' 는 말은. 미얀에겐 충격이었다. 그럼 공격하겠다는 뜻인가..
"파인리히!! 어쩔려구 그래요? 차라리 그냥 도망쳐요 "
- "미얀. 당신도 진지해지니까 더 여성스럽군요"
"파인리히!! 지금 농담할때가 아니에요!!"
미얀이 소릴 버럭 지르자 파인리히는 미얀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미소지었다. 그리곤 타렌에게도 들릴 정도로 또박또박 말했다.
"난 오늘 이곳에서 할 일이 있다. 그 일을 할 것이며 살아서 나갈 것이다."
-
"푸하핫 네 녀석 유머감각은 여전하군!! 여기서 빠져나간다구? 그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하하핫.. 너 아직 4호의 위력을 모르는구나? 아벨이 폭주했을 때 기억나나?"
"아벨???"
- "그래!! 그 녀석이 폭주해서 골렘으로 현신했을 때 우린 죽을 뻔했지 4호는 이미 그 아벨을 능가했어"
파인리히는 타렌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아벨? 그게 누구지? 하는 생각이 들 때 언뜻 얀에게서 들었던-아벨 그레고리와 티리건 모스와 함께 실종-말이 생각났다. 그렇다면 아벨도 자신과 같은 실험대상이었단 말인가..
"네가 모르는게 있나보군. 난 절대 지지 않아. 난 무적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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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하하 날 두 번 웃겼어. 좋아.좋아.
천하무적 파인리히씨 오늘은 네 명성에 금이 가도록 해주마!!"
타렌이 손짓하자 4호 아니, 아우로페가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왔다. 그녀는 분명 앞을 볼 수 없는 장님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시선은 파인리히에 고정되어있었다.
"아우로페.."
파인리히는 그녀의 이름을 나지막히 부르고는 전투 자세를 취했다. 옆에 있던 미얀은 속이 타는지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미얀.. 만약에 무슨 일이 생기면 혼자 도망치도록 해요 연구소를 파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목숨이 더욱 소중한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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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리히!! 같이 도망쳐요!! 당신 정말 그녀를 죽일 수 있나요? 그녀와 싸울 수 있느냐구요?"
"사실 마음이 너무 아파요.. 그녀와 내가 이렇게 밖에 못 만난다는 것이.. 하지만 기쁘기도 해요 다신 못 볼것같은 그녀를 봤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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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설마.. 당신!!"
"기회가 생기면 바로 도망쳐요!! 타렌은 강한 녀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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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이곳에서 죽으려는 거군요!!!"
파인리히는 미얀의 말을 못들은 척 앞으로 성큼 성큼 걸어나왔다. 타렌은 그런 파인리히의 모습에 묘한 희열감을 느끼는 듯 보였다.
사랑하는 남자와 여자의 대결이라.. 구경할만하겠는걸. 라는 표정으로 미얀은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당황했다. 아무래도 파인리히는 아우로페라는 여자 때문에 정신이 어떻게 되버린 것 같았다.
왠지. 이곳에서 그냥 죽어버릴것만 같은 느낌..
미얀은 갑자기 미시케가 생각났다. '사랑하는 사람의 깊은 슬픔을 도울 수 없다는게 너무나 마음이 아파요.'
라고 눈물을 떨구던. 미시케.
"파인리히!! 그럼 미시케는 어쩌란 말이죠?"
-
"!"
"미시케. 당신을 바라보며. 오로지 당신만을 생각하며 한송이 스타게이져처럼 당신을 사랑하는 그녀는 어쩌란 말인가요!!! 이렇게 허망하게 죽을 생각을 한다면.. 그녀는 뭐가 되냔 말이에요!!"
- "미 미얀"
미얀은 자신도 모르게 감정이 복받쳐 올랐다.
'때론 약해지는 것도 좋은데. 울고 싶을땐 울어 버리는게 좋은데..' 미얀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미시케의 기분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았다. 눈물을 흘러내리는 것을 수치로 생각하던 그녀였지만 지금은 한없이 기분이 후련해졌다.
"미시케는.. 지금도 당신이 무사하기만을 바라고 있다구요.."
- "미시케"
파인리히는 자신을 위해 맹목적인 사랑을 주었던 미시케를 떠올렸다. 정말 아무것도 바라는 것 없이 단지 옆에서 그를 지켜보았던 그녀.. 만약 지금 이 결심대로 이곳에서 죽어버린다면.. 그녀에게 큰 죄를 짓게 되는 셈이었다.
파인리히가 혼란에 빠졌을 때 4호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4호는 인간의 눈으로는 믿을 수 없는 놀라운 스피드로 수인을 맺었다. 한 손은 새끼와 검지손가락으로 두 개의 원을 만들었고 다른 한 손으론 그 원을 받드는 시늉을 했다. 그리곤 싸늘하게 외쳤다.
"라벤더!!!"
파인리히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고고학과 신화,전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본능적인 기억이 남아있던 그였다. 아마 라벤더라는 것도 신화모임인 '갓 노우즈' 에 있을 때 공부했던 것이리라
'라벤더라면.. 하체는 말이고 상체는 인간인 켄타루우스족의 족장이 아닌가 그는 팔이 네 개가 달려있다고 했는데 설마!!'
파인리히는 V.C 프로젝트로 소환해낸 생명체들은 모두 신화와 관련된거란 것을 알았다. 자신이 불러내는 미케노스나 볼캔샤이어 같은 경우는 이상하게 기억이 잘 나지 않았지만 라벤더는 확실히 기억이 났다.
파인리히의 예상대로 그의 앞에는 팔이 네 개 달린 반인반마의 괴물이 서있었다. 대충 봐도 3미터를 넘는 거대괴물이었다.
"파. 파인리히 저 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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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 뒤로 물러서요!! 고마워요!! 나도 개죽음은 당하지 않겠어요!!"
괴물이 나타났지만 미얀은 파인리히가 살려는 의지를 가졌다는 것에 안심했다. 하지만 그 의지를 꺾기 위해 라벤더가 공격해왔다. 라벤더의 4개의 팔중 두 팔은 거대한 창을 들고 있었으며 한 팔은 방패를 가지고 있었다. 마지막 남은 한팔에는 아무것도 들려있지 않았다.